"의료용으로 쓰면, 국내도 합법이라던데..."
태국 여행을 가서 한껏 대마를 즐기다 온 피의자 A씨가 생각해 낸 변명이었다. 처음에는 태국마약합법으로 처벌받는지 몰랐다는 말로 시작했는데, 찾다 찾다 의료용으로 썼다는 이야기까지 꺼내게 된 거다.
하지만, 그 어떤 주장도 검사에겐 통하지 않는다. 검사에게 이런 변명은 '다른 나라에서는 합법이니까, 나는 계속할 거야!'라는 말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
동시에, 마약검사 결과가 그 사람이 얼마나 마약에 중독됐는지를 알려준다.
paragraph1 : "모르고 먹었다." 주장 가능할까?

최근에 대마가 합법화된 태국마약합법 소식을 들으면 놀랍다. 길거리에서 대마 잎사귀를 넣은 음식도 판매가 될 정도이다.
이 사건의 피의자 A씨도 그런 빈틈을 이용하려 했던 것 같다. "대마가 들어있는지 모르고 친구가 대접한 음식을 먹었다."라는 주장으로 대마 혐의에서 벗어나려고 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법은, 대마를 음식으로 섭취했거나 흡연했거나 여부에 구분 없이 모두 마약사범으로 처벌한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던 것 같다.
다만, 마약검사 결과를 봐야 한다. 정말 모르고 한 번 섭취했다는 피의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기소유예로 종결할 수도 있다. 검사결과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대마 섭취량, 구분 기준이 있다;
여행지에서 대마가 들어있는 음식을 1번 먹은 게 사실이라면, 마약 성분이 검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회 성으로 섭취했을 시, 소변을 통해 3일까지만 미량으로 검출되기 때문이다.
다만, 여행 기간 내내 댜마를 흡연했다거나,. 상당 기간 섭취를 했다면 체내에서 마약 성분이 1달까지 검출된다. 심지어 머리카락 검사에서는 1년이 넘은 흡연 내역도 확인이 가능하다.
paragraph 2 : 솔직해야 할까 거짓말을 할까?

검사 결과 장기간 투약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어떻게든 변명을 해야 할까, 사실대로 말해야 할까?
정의의 입장에서는 솔직하게 말하는 게 옳은 일이라 외치지만 사실상 그건 본인과 변호인이 판단할 일이다. 사실 피의자(피고인) 입장에서는 죄를 더 숨기고 싶을 것이다. 검사라고, 판사라고 모르는 건 아니다. 그건 인간이 가진 본능이니까.
하지만 검사와 피고인은 적으로 마주하고 있다. 당연히 '구라'가 명백함에도 계속 거짓으로 일관하면 더 무거운 구형을 하는 경향이 있었고 거짓말한 대가는 엄벌이라는 판결로 반영된다.
✅ 삭발이나 탈색하면 검사를 피할 수 있다?
재밌는 사실은 피의자들은 머리카락 삭발, 탈색하거나 몸의 모든 털을 제모한다. 검사에 걸리지 않는다 생각한 모양이다.
탈색 시 머리털에서는 잡아내지 못하겠지만, 마약성분은 머리카락에만 흔적을 남기는 게 아니다. 머리털, 겨드랑이 털, 음모, 손톱, 발톱, 이 모든 곳에 흔적이 남는다.
사실상 이런 아날로그틱한 방법으로는 소용이 없으며 오히려 수사관입장에서는 피의자가 수사를 임하는 태도가 괘씸하다고 느껴질 뿐이다. 이른바 괘씸죄로 (법으로) 두들겨 맞을 수 있다. (이는 판사가 보기에 마찬가지다.)
그럼, 이렇게 삭발하거나 제모하는 후천적 방법을 어떻게 알았을까?
아마도 피의자 변호인이 가이드 해줬을 가능성이 높다. 잘못된 가이드...마약 실무를 해보지 않으면 티가 나기 마련이다.
paragraph 3:의료용 대마 주장, 엉뚱하고 잘못된 전략

대마의 성분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환각을 유발하는 'THC' 그리고, 안정을 주는 'CBD'.
실제로 국내에서도 대마의 CDB 성분을 이용한 마약성 진통제가 합법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그래서인지 많은 피의자들이 착각한다.
"의료용으로 복용한 건데요?"
정말 어이없는 주장이 아닐수 없다. 의료용으로 섭취했다면 당연히 의료 처방이 남았겠지, 내가 너를 왜 잡아왔을까.
그리고 국내 마약검사는 THC와, 의료용 CBD의 검출량을 구분하지 않는다. 둘 다 마약단속 대상이다.
✅처벌은 ?
약으로도 쓴다는데... 대마복용자들이 가장 안이하게 생각하는 포인트이다.
약으로 쓴다는 건 태국 같은 해외 이야기고, 우리나라에서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선고되는 중범죄로 분류되며 '펜타닐, 졸피뎀, 프로포폴'과 같은 마약류를 투약했을 때와 동일한 처벌을 받는다.
✅대마초 줄기는 단속대상이 아니라고?
실제로 줄기뿐만이 아니라, 대마의 종자 뿌리는 단속대상이 아니다. 환각성분인 THC함유량이 지극히 적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사를 해도 CBD 성분만 미량 검출된다.
그래서 많이들 착각하는 게, 'THC free'라며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대마오일은 괜찮지 않을까 생각을 한다. 대마 줄기를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이기도 하니까.
하지만, 국내에선 THC, CBD 구분이 없다. 모두 마약사범일 뿐이다.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르는 게 법"
대마 수사를 하다 보면 대마 투약 사범들은 '중독증상이 없다', '환각효과가 약하다', '담배보다 금단증상이 없다' 등의 변명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얘기를 나에게 전달함으로써 동감을 얻고 선처라도 얻어걸리려는...) 한마디로 대마 복용에 대해 합리화하는 경우를 꽤 많이 보았다는 것이다.
어떤 연예인은 매스컴을 타면서까지 대마는 마약이 아니라고 한다.
음..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법은 법이다.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르는 게 맞지 않을까? 여기는 대한민국이며 대마는 마약이고 불법이다.
글쓴이: 그 시절 검사, 배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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