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빌려주고 사기죄 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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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빌려주고 사기죄 성립 

김원석 변호사

고소대리, 유죄판결

서****

지난번 포스팅에서 말씀드린대로 이번에는 대여금 사기 사건의 실제 사례를 들어 성립 요건에 관하여 알아보려 합니다. 대여금에 관하여 사기죄가 성립되기 위한 요건에 관하여는 지난 포스팅에서 상세히 말씀드렸으니 꼭 한번 읽어보시기를 바라겠습니다.


설명드릴 사건의 간략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습니다.


피고인 A는 주식회사 S를 설립하여 건설사업을 하려는 과정에서 사업자금이 부족하여 피해자로부터 1억 8,000만원을 차용하였습니다. 그러나 피고인 A는 약속한 변제기일을 준수하지 못하였고 이를 변제하는 대신 피해자에게 '피고인 A와 주식회사 S는 피해자에게, 원금 및 이자와 건설사업 기여에 대한 이익금의 명목으로 3억 6,000만원을 더한 5억 4,000만원을 지급하겠다'라는 확약서를 작성해주었습니다. 이후 피고인과 주식회사 S는 아파트 사업권을 피고인 B에게, 피고인 B는 주식회사 D(피고인 B가 대표이사)에게, 주식회사 D는 주식회사 K에게 이전하였습니다. 이후 피해자는 채무자를 주식회사 S 및 피고인 B로, 제3채무자를 주식회사 D와 주식회사 K로 하여 채권가압류 결정을 받았습니다. 아파트 사업에 차질이 생긴 피고인 A와 피고인 B는 2016. 4.경 피해자와 합의서를 작성하여 위 5억 4,000만원 상당의 채무를 4억원으로 감액하고, 2016. 12.까지 3억원을 지급하되,  주식회사 D가 연대보증을 해주고 피해자는 위 채권가압류를 모두 해제해주기로 합니다. 그러나 나중에 알고보니, 피고인들은 2016. 12.까지 3억원을 지급할 능력이 전혀 없었고, 주식회사 D역시 지급 능력이 전혀 없었음에도 이에 관하여 피해자를 기망한 것이었습니다.


이 사건 1심 재판부에서는, 가해자들의 기망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들었습니다.




즉, 피해자가 피고인들과 2016. 4.경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주식회사 D의 연대보증을 요구하였는데 이는 피고인들이 먼저 제안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제안하고 요구한 것이었고, 주식회사 D가 연대보증을 서주는 대신 채권액을 5억4천만원에서 4억원으로 감액 하였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적극적으로 기망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결국 위와 같은 판결로 인하여 피고인들은 모두 무죄 판결을 선고 받았고, 피해자는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애초에 형사 고소를 한 이유가 피고인들의 명의로 된 재산은 전혀 없었던 상황이었기 때문인데, 이마저도 모두 무죄 판결이 선고되면서 더이상 피해를 회복할 방법을 찾을 수 없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저에게 찾아오셔서  '돈은 못 받아도 좋으니, 피고인들은 꼭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저는 의견서들을 제출하면서 다음과 같은 점들을 중점적으로 주장하고 입증하였습니다.


1. 피고인들이 피해자와 2016. 4.경 합의서를 작성한 것은 피고인들의 아파트 사업에 막대한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고, 따라서 피고인들로서는 피해자와 합의해야할 유인과 동기가 컸던 상황이었고,

2. 피해자가 주식회사 D의 연대보증을 요청한 것은 맞지만, 피해자가 그 배경이 되는 사실관계를 알게된 것은 전적으로 피고인들의 설명 등 적극적인 작위에서 비롯된 것이었으며,

3. 피해자가 그나마 유일하게 채권을 보전할 수 있는 수단인 채권 가압류를 해제해준 것은(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위와 같이 피고인들의 기망에 속았던 것임이 분명하고, 더군다나 채권액을 1억 4,000만원이나 감액해준 것은 피고인들에게 명백한 재산상 이익에 속한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에서는 아래와 같이 판결하고 피고인들의 사기죄를 유죄로 판결하였으며, 다만 그동안 피고인들이 변제한 금액이 1억원에 가깝다는 점,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실제 지급한 금원 액수도 1억원 남짓이라는 점 등을 감안하여 피고인 A에 대하여는 징역 8월, 피고인 B에 대하여는 징역 6월을 선고하되 각 2년간 집행의 유예를 선고하였습니다. 




쟁점이 되었던 내용과 실제 사실관계의 세부사항들은 본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것들보다 훨씬 구체적이고 복잡합니다만, 대여금 사기 사건의 성립 여부를 결정짓는 본질적인 요건들은 본 포스팅에서 말씀드린 내용들만 이해하셔도 충분합니다. 즉, 대여 사건이 사기죄로 성립되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대여 당시 변제 의사와 능력에 관한 기망이 있어야 합니다. 즉, 갚을 생각이나 능력이 전혀 없었음에도 마치 그럴 것처럼 속여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대여 당시는 아니더라도 이후에 합의를 하거나, 채무액을 조정하거나, 변제 기간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기망이 이뤄졌고, 그로 인해 기망자가 재산상 이익을 편취한 것이 맞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금원을 대여하고 차용하는 과정에서 채무자는 자신의 변제 능력과 의사를 어느 정도 과장하게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채권자에게 변제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지 않으면 대여 자체가 이뤄지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모든 채무불이행을 그 자체 사기죄로 의율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그 과장의 정도가 일정 수준을 넘어 채권자로 하여금 완전한 착오 상태에 이르도록 만들었고 이를 입증 가능하다면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대여금 사건에서 형사 고소 수단을 이용하는 것은 정말 신중해야 합니다. 섣불리 사용했다가는 혐의가 성립되지 않게 되고, 유일하게 채무자를 압박할 수 있는 수단이 사라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무턱대고 사용할 경우에는 오히려 무고죄로 고소를 당하거나, 허망하게 시간과 돈만 낭비하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률적 관점에서 명백히 기망이 이뤄진 것이 맞고, 그래서 사기죄가 성립되는 경우라면 빠른 변제와 신속한 피해회복에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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