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 협의분할로 이전된 재산도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에 포함되는지 여부
우선 유류분 제도는 돌아가신 분(피상속인)이 생전에 본인 재산을 누군가에게 증여하거나 유증하여 공동상속인들의 상속분이 침해됐을 경우, 증여나 유증을 받은 사람에게 본인의 상속분 중 일부(유류분)을 청구하여 피상속인의 무분별한 생전 처분행위로부터 상속인들을 보호하는 제도입니다.
유류분을 계산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을 확정해야 하는데요. 민법 제1113조는 '유류분은 피상속인의 상속개시시에 있어서 가진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가산하고 채무의 전액을 공제하여 이를 산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피상속인의 재산에서 미리 빠져나간 재산인 사전 증여된 재산을 더하여 계산을 합니다.
만약 아버지가 사망하여 어머니와 A, B라는 자식이 있다면 어머니, A, B는 1.5 : 1: 1의 비율로 상속분을 갖습니다. 그런데 어머니와 B가 본인들의 상속분을 모두 A에게 넘겨주는 상속재산분할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재산을 모두 A가 상속받았습니다. 이후 어머니는 A가 아버지의 재산을 모두 받았으니 본인의 재산을 미리 B에게 증여하였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사망하였습니다. 그런데 A는 B가 어머니의 모든 재산을 증여받았으니 본인의 유류분이 침해되었음을 이유로 B에게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A가 너무하죠?
그렇다면 B가 어머니로부터 증여받은 재산만을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으로 확정할까요? 아니면 A가 상속재산협의분할로 받은 어머니의 상속분도 더하여 계산할까요? 만약 A가 받은 어머니의 상속분을 더하여 계산한다면 A의 유류분 반환청구는 패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사건의 경위
구체적인 사건의 경위는 아래와 같습니다.
소외 1(소송 외의 사람에 대해 '소외'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은 1998. 10. 29. 사망하였고, 그 공동상속인은 처인 소외 2와 자녀들인 원고들, 피고, 소외 3이다.
소외 1의 사망 당시 상속재산은 경남 고성군 임야 3,818㎡(이하 ‘제1부동산’이라 한다), 임야 3,471㎡(이하 ‘제2부동산’이라 한다), 묘지 793㎡(이하 ‘제3부동산’이라 한다)인데, 제3부동산은 경제적 가치가 거의 없다.
원고 2는 2011. 2. 17. 제1부동산에 관하여, 2012. 9. 19. 제2부동산에 관하여 각 각 협의분할에 의한 상속을 원인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다(아버지인 소외 1의 사망으로 공동상속인들이 원고 2에게 상속재산 협의분할로 상속분을 모두 이전하였고, 상속분을 모두 이전해준 공동상속인에는 어머니인 소외 2도 있었습니다).
소외 2는 2013. 12. 20. 피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증여하고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었다. 소외 2는 2015. 1. 29. 사망하였고, 그 공동상속인은 원고들과 피고, 소외 3이다.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원심판결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 이라 한다)에 관하여 유류분반환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즉, 원고들의 어머니인 소외 2는 남편인 소외 1의 사망으로 인한 자신의 상속분을 모두 자녀인 원고 2에게 넘겨주었습니다. 이후 소외 2는 자신의 이 사건 부동산을 자녀인 피고에게 증여한 후 사망하였고, 원고들은 어머니인 소외 2의 모든 재산을 피고가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유류분 반환청구를 하였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인 소외 2가 남편인 소외 1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분을 원고 2에게 모두 이전하는 내용의 상속재산협의분할이 있었는데요. 이 상속재산협의분할에 따라 원고 2에게 이전된 어머니 소외 2의 상속분이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에 포함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특히 원심 부산지방법원에서는 민법 제1015조에 따라 상속재산협의 분할은 아버지인 소외 1의 사망시인 상속개시된 때로 소급효가 있으므로 원고 2는 아버지인 소외 1로부터 상속을 받은 것이고, 어머니인 소외 2는 상속을 받지 않았음을 이유로 어머니 소외 2의 사망으로 인한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상속재산 협의분할로 이전된 재산'도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인지 여부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 부분 쟁점은 공동상속인 중 1인이 다른 공동상속인에게 자신의 상속분을 무상으로 양도하는 것과 같은 내용의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한 경우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유류분에 관한 민법 제1118조에 따라 준용되는 민법 제1008조는 ‘특별수익자의 상속분’에 관하여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자가 있는 경우에 그 수증재산이 자기의 상속분에 달하지 못한 때에는 그 부족한 부분의 한도에서 상속분이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생전 증여로 민법 제1008조의 특별수익을 받은 사람이 있으면 민법 제1114조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그 증여가 상속개시 1년 이전의 것인지 여부 또는 당사자 쌍방이 유류분권리자에 손해를 가할 것을 알고서 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증여를 받은 재산 이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된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등 참조).
공동상속인이 다른 공동상속인에게 무상으로 자신의 상속분을 양도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류분에 관한 민법 제1008조의 증여에 해당하므로, 그 상속분은 양도인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에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된다(대법원 2021. 7. 15. 선고 2016다210498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실질적 내용이 어느 공동상속인이 다른 공동상속인에게 자신의 상속분을 무상으로 양도하는 것과 같은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따라서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따라 무상으로 양도된 것으로 볼 수 있는 상속분은 양도인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에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자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유류분제도는 피상속인의 재산처분행위로부터 유족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법정상속분의 일정비율에 해당하는 부분을 유류분으로 산정하여 상속인의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와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를 보장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헌법재판소 2010. 4. 29. 선고 2007헌바144 결정 참조). 민법 제1118조에 따라 준용되는 민법 제1008조는 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에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하여 그 수증재산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다루어 구체적인 상속분을 산정하는데 참작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1996. 2. 9. 선고 95다17885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유류분제도의 입법목적과 민법 제1008조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는 증여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피상속인의 재산처분행위의 법적 성질을 형식적ㆍ추상적으로 파악하는데 그쳐서는 안 되고, 재산처분행위가 실질적인 관점에서 피상속인의 재산을 감소시키는 무상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공동상속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일종의 계약으로서(대법원 2004. 7. 8. 선고 2002다73203 판결 참조), 상속이 개시되어 공동상속인 사이에 잠정적 공유가 된 상속재산에 대해서 그 전부 또는 일부를 각 상속인의 단독소유로 하거나 새로운 공유관계로 이행시킴으로써 상속재산의 귀속을 확정시키는 것이다(대법원 2007. 7. 26. 선고 2007다29119 판결 등 참조). 상속재산 분할의 기준이 되는 것은 특별수익(민법 제1008조)과 기여분(민법 제1008조의2 제1항)을 고려한 구체적 상속분이나(대법원 2001. 2. 9. 선고 2000다51797 판결 참조),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내용은 공동상속인이 자유롭게 정할 수 있으며 어느 공동상속인의 취득분을 영(零)으로 하는 상속재산 분할협의도 유효하다(대법원 2003. 8. 22. 선고 2003다27276 판결).
그런데 공동상속인 사이에 이루어진 상속재산 분할협의의 내용이 어느 공동상속인만 상속재산을 전부 취득하고 다른 공동상속인은 상속재산을 전혀 취득하지 않는 것이라면, 상속재산을 전혀 취득하지 못한 공동상속인은 원래 가지고 있었던 구체적 상속분에 해당하는 재산적 이익을 취득하지 못하고, 상속재산을 전부 취득한 공동상속인은 원래 가지고 있었던 구체적 상속분을 넘는 재산적 이익을 취득하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실질적인 관점에서 볼 때 공동상속인의 합의에 따라 상속분을 무상으로 양도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상속재산 분할이 상속이 개시된 때 소급하여 효력이 있다고 해도(민법 제1015조 본 문), 위와 같이 해석하는 데 지장이 없다.
위에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다음과 같이 판단할 수 있다. 원고 2는 상속재산 분할협의를 통해 소외 1의 상속재산 중 경제적 가치가 거의 없는 제3부동산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재산인 제1, 2부동산을 단독으로 취득하였다. 이러한 상속재산 분할협의는 실질적으로 소외 2를 포함하여 나머지 공동상속인이 원고 2에게 자신의 상속분을 무상으로 양도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소외 2가 위와 같은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따라 실질적으로 원고 2에게 무상으로 양도하였다고 볼 수 있는 상속분은 소외 2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에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되어야 하고, 나아가 원고 2의 유류분 부족액에서 원고 2가 받은 특별수익으로서 공제되어야 한다. 원심은 ‘제1, 2부동산 중 소외 2의 상속분을 소외 2의 상속에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포함해야 한다.’는 피고 주장을 배척하였다. 그 이유로 상속재산 분할협의에 따라 제1, 2부동산은 상속이 개시된 때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하고 상속재산에 대한 공유상태는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되므로, 소외 2의 제1, 2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는 사정을 들었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는 상속재산 분할협의와 특별수익,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라고 판시(대법원 2021. 8. 19. 선고 2017다230338 판결)하였습니다.
판례의 해설
우선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을 확정하기 위한 민법 규정의 취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즉 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으로부터 재산의 증여 또는 유증을 받은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에 공동상속인 사이의 공평을 기하기 위하여 그 수증재산을 상속분의 선급으로 다루어 이를 유류분 상정의 기초 재산으로 포함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원심인 부산지방법원의 판결보다 상속재산분할협의의 실질을 고려한 대법원의 태도가 유류분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고 할 것입니다.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은 공격입장에서는 무조건 승소할 수 밖에 없고, 방어하는 입장에서는 무조건 패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법률규정에 명확한 유류분 비율이 정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공격하는 입장에서는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을 최대한 파악하는 것이 사건 진행의 핵심입니다. 따라서 각종 사실조회를 통해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면밀히 파악해야 합니다. 특히 유류분반환청구권은 현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된 상태입니다. 피상속인의 사전 재산 처분권을 과도히 제한한다는 이유인데요. 개인적으로 헌법불합치 판결이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유류분반환청구권자와 그 비율에 대한 입법적 조정 등 혼란스러운 상황이 예상됩니다. 유류분 반환청구 반드시 사전에 변호사와 면밀한 상담을 받고 사건을 진행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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