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재물손괴죄 성립과 관련하여 눈여겨 볼 대법원 판결이 있어 이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얼마 전 아내가 식사 중에 계속 통화를 한다는 이유로 화를 내면서 욕설을 하고 아내가 먹는 음식에 침을 뱉은 남편에게 벌금형이 확정된 사건이 있었는데요.
A씨는 지난해 4월 집에서 부인 B씨와 식사를 하던 중 B씨가 전화 통화를 하면서 밥을 먹는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고 B씨 앞에 놓인 반찬과 찌개에 침을 뱉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았습니다.
A씨의 행동은 한차례에 그치지 않았는데요. B씨가 "더럽게 침을 뱉냐"고 하자, A씨는 계속해서 침을 뱉어 먹지 못하게 한 것입니다.
이에 수사를 담당한 검찰은 A씨의 행동이 재물의 효용을 훼손하는 행동이라 판단하여 재물손괴죄를 적용해 A씨를 기소하였습니다.
형법 제366조는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요.
그에 반해 A씨는 "아내 앞에 놓인 반찬과 찌개 등은 아내 소유가 아니며, (내가) 음식의 효용을 해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반론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1심은 "아내가 준비해 먹던 중인 음식이 아내 소유가 아닐 리 없고, 음식에 타인의 침이 섞인 것을 의식한 이상 그 음식의 효용이 손상됐음도 경험칙상 분명하다"면서
"A씨도 경찰 조사에서 '저도 먹어야 하는데 저도 못 먹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며 벌금 50만원을 선고하였습니다.
2심도 "타인의 재물을 손괴한다는 것은 타인과 공동으로 소유하는 재물을 손괴하는 경우도 포함한다"며 "반찬과 찌개 등을 A씨 단독으로 소유하고 있었다고 할 수 없음이 분명하다"며 1심 판단을 유지하였습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재물손괴죄의 '타인의 재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하였는데요.
본 사건은 매우 사소한 일로 볼 수 있지만 재물의 효용 가치를 훼손하는 방법은 무수히 다양하고, 각 상황에 따라 실제로 재물의 효용 가치가 훼손되었는지를 기준으로 이를 판단함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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