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집 추행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될 수 있었던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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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집 추행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될 수 있었던 이유는? 

김현귀 변호사

치킨을 먹다가 강제추행범으로 신고당한 A씨

- 정말 만지지 않았다니깐요...


60대 남성 A씨는 2019년 2월 서울 중구의 한 치킨집에서 친구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었습니다. 당시 여성 종업원 B는 주위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었습니다. B가 A씨가 앉은 곳 바로 옆 테이블을 정리하던 찰나, A는 자신의 왼쪽 팔을 옆으로 크게 돌리며 앞에 있는 일행의 손을 잡으려고 하였는데요. 잠시 후 B가 추행을 당하였다며 경찰에 신고하였고 A는 바로 입건되었습니다.

당시 치킨집 내부에 설치된 CCTV영상을 분석한 결과 A씨는 B씨가 있는 방향으로 왼팔을 들어올리는 모습만 보일 뿐, 직접적으로 만지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A는 해당 영상을 근거로 B씨를 추행한 적이 없다고 일관되게 항변하였으나. 검사는 이를 무시한 채 피해 여성의 진술이 대체적으로 일관된다는 이유로 벌금 500만원 약식기소하였습니다.

(약식기소란 - 법정에 직접 나가지 않고, 검사가 서면으로 구형을 하여 판사가 처벌하는 것입니다. 약식 기소 결과에 불복할 시 7일내에 정식재판을 청구하면 됩니다)

                                   [CCTV에 모든 정황이 찍혔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결백을 밝히기 위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다

- 강제추행범이 될 수 없기에


A는 바로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재판 과정에서도 치킨집 내 CCTV영상이 화제로 떠올랐습니다. A는 CCTV영상에도 직접적으로 B를 추행하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 등 뚜렷한 증거가 없음에도, 단지 B가 피해를 당한 것 같다고 진술한 것만 가지고 약식 기소한 것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날 선 공방 끝에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 재판부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A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① 수사기관은 A씨의 시선 방향과 팔을 뻗는 행동이 있었다는 사실에 초점을 맞춰 공소를 제기하였으나

② CCTV 상으로도 A씨의 손이 실제 피해자 신체에 닿았는지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아 손이 닿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A씨가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며 반경을 넓게 해 일행을 향해 팔을 뻗는 자세를 가끔 취한 것으로 보이며, 일행들 역시 A가 손을 잡기 위해 팔을 뻗은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④ A의 진술은 CCTV 영상에 의해 확인되는 A씨의 대체적 모습과도 일치한다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검사는 즉각 항소하였으나, 항소심 재판부 역시 A의 손을 들어주고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결백을 밝힐 수 있어 천만다행이다]


A가 무죄를 선고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 정말 A가 만지지 않아서?


1. 성범죄 재판에서 무죄가 거의 나오지 않는 이유

강간, 강제추행 등 성범죄로 일단 기소가 되면, 무죄가 나올 확률은 대략 10%미만입니다. 그 이유는 수사기관과 재판기관이 유죄를 선고할 때 가장 많이 드는 두 가지 이유때문인데요 바로

① 피해여성의 진술이 다소 어색한 점은 있으나, 대체적으로 일관되고.

② 피고인을 무고할 이유가 없다.


즉 정리하면, 피해 여성이 진술의 어느 정도 번복되어도 크게 피해를 보았다는 점에서 일치하면 된다. 그리고 그 여자가 왜 아무런 이유 없이 거짓말을 하겠느냐? 입니다.

2. 위 두 가지 이유는 형사소송의 대원칙과 맞지 않다

위 두 가지 이유는 형사소송의 대원칙과는 다소 맞지 않습니다. 무죄추정의 원칙에 의하여 피고인은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로 추정되며, 유죄가 선고되기 위하여는 다음 요건이 필요합니다.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정하다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증명이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유죄로 판단할 수는 없다

- 대법원 2016. 2. 18. 선고 2015도11428 판결


즉 법관에게 범죄 사실이 확실하다는 확신을 줘야 유죄가 선고될 수 있으며, 그 정도가 아니라면 설령 피고인의 진술이 의심스럽다고 하더라도 무죄가 선고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까 주로 성범죄에 유죄가 선고되어야 하는 이유 두 가지로 다시 돌아와보겠습니다.

① 피해여성의 진술이 다소 어색한 점은 있으나

- 이 말은 곧 피해 여성의 진술이 계속 바뀐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피해 부위, 추행 당할 때 어느 쪽에서 손이 들어왔는지, 당시 피고인이 어느 편에 서있었는지 등등이 경찰 검찰 공판 단계를 거치면서 번복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② 피고인을 무고할 이유가 없다.

- 애정 문제이건, 개인적 복수심이건, 합의금이 목적이건 무고할 동기는 많습니다. 심지어 아무런 이유없이 무고가 이루어질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실무에서는 피해 여성의 진술이 번복되어서 공소 사실이 확실하다는 확신이 들지 않는 경우라도, 유죄가 선고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3. 어떤 경우에 무죄가 나오는 것일까?

① 피해 여성의 진술이 완전히 어색한 경우 ex) 가슴을 추행당했다고 했다가, 엉덩이인 것 같다고 하는 경우

② 상반된 진술 중 어느 것이 맞는지 입증할 객관적 증거자료가 있는 경우 ex) CCTV영상. 제3자의 목격 진술

치킨집 엉덩이 사건은 바로 ②에 해당하여 무죄가 나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만일 CCTV영상이 없었다면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근거로 유죄가 선고되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검사가 유죄라고 확신하여 약식기소한 것처럼, 판사 역시 CCTV 영상이 없었다면 유를 선고하였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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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은 것은? 아예 이런 일에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

- 절대로 결코 휘말리지 말아야 한다.

제가 진행한 사건 중, 약 2년전에 클럽에서 2명의 여성을 추행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된 의뢰인이 있었습니다. 1심 재판에서 충분히 방어를 하지 못하여 유죄가 선고되었고, 2심 재판을 맡게 되었습니다.

무려 7 차례 공판기일이 열렸으며, 6번의 의견서를 제출하였습니다.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 2명이 모두 증인으로 소환되었습니다. 증인신문 과정에서 2명의 진술이 상호 모순되었고, 각자의 진술 역시 번복되었습니다. 피해 부위가 왼쪽 가슴이었다가 오른 쪽으로 바뀌었고, 피고인이 앞에서 왔다고 했다가 뒤에서 왔다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두 명의 여성은 서로 바라보고 있는 상태였음에도 서로의 피해 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하는 등 거의 대부분의 진술이 어색한 상황이었습니다.

결정적으로 피고인은 신뢰할만한 사설 거짓말탐지기 업체에서 검사를 받은 결과 '진실'반응이 나왔고 이를 제출하기도 하였습니다.

                                      [피고인의 무죄를 밝히기 위하여 할 수 있는 건 다해야 한다]

근 1년여의 재판 과정을 판사는 다음의 말로 마무리하였습니다.

피해여성의 진술이 다소 어색한 점은 있으나 대체적으로 일관된다. 피해 여성들이 생면부지의 피고인을 무고할 이유가 없다. 그러므로 유죄!

이렇게 성범죄로 기소가 되면 할 수 있는 것을 다하여도 결백히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당시 그 장면을 촬영하는 CCTV가 있었다면 결과가 바뀔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간절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성범죄로 수사를 받게되면 가장 중요한 것은 물적 증거를 최우선으로 확보하는 것을 말씀드리며 긴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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