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본적으로 이혼은 부부였던 두 사람이 모두 동의해야 가능합니다.
만일 한쪽이 이혼을 거부한다면 재판상 이혼을 통해 법원에 판결을 구할 수 있는데, 이때 유책배우자는 이혼 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재판상 이혼은 민법이 정하고 있는 여섯가지 이혼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법원의 판단에 따라 이혼 판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귀책 사유가 있는 배우자의 이혼 소송 제기는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이혼을 원하지만 연락이 되지 않거나 행방불명이어서 상대방의 의사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는 어떨까요?
연락두절이나 행방불명인 배우자와 이혼을 하기 위해서는 가정법원에 공시송달 절차를 밟은 뒤 이혼 소송을 제기해 법원의 이혼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법원에서 공시송달 명령을 내리기 위해서는 요건이 필요합니다.
몇 차례 당사자가 피고에게 송달 절차를 진행했으나 상대방을 찾을 수 없었다고 인정될 경우 법원에서 공시송달 명령을 내려줍니다.
상대방이 몇 년째 소식이 불명이고 이혼 소장도 받지 않는 경우, 원고가 원하는 것이 이혼만이라면 대부분 특별한 유책 사유 입증 없이 공시송달로 이혼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배우자가 뇌사상태에 빠진 식물인간이라면 어떨까요.
만일 배우자가 뇌사 상태에 빠져 배우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사실상 혼인 관계가 파탄난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하며 이혼 소송을 제기한다면 법원은 이를 받아들일까요?
이 경우 법원은 이혼 소송을 제기한 원고에게 귀책 사유가 없는지 여부를 살펴봅니다. 만일 뇌사 상태의 배우자를 악의적으로 유기하거나 방치했다면 원고의 귀책 사유가 있다고 보아 이혼 청구를 기각합니다.
하지만 만일 뇌사상태에 있는 배우자의 가족이 이혼에 동의를 하고 있고 뇌사상태에서 호전할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 법원은 원고의 이혼 청구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즉, 뇌사상태의 배우자가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입니다.
식물인간 상태인 배우자가 어떻게 이혼 소송을 제기한다는 걸까요. 또 왜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것일까요.
오늘은 식물인간 상태인 배우자가 이혼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특별대리인 선임을 통한 이혼 소송
의식이 없는 식물인간 배우자를 두고 부정행위를 한 남편이 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게된 장인과 장모는 하늘이 무너져내리는 것 같았는데요 왜냐하면 딸의 사고로 나온 보험금은 흥청망청 탕진하는가 하면 이젠 아예 대놓고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우기 때문입니다.
법적으로만 부부일뿐 남편으로서 아내를 돌보는 행위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괘씸하다고 생각했지만 의식이 없어 딸이 이 사실을 모르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다 위안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딸의 부모는 만일 딸이 자신보다 먼저 사망하게 된다면 자신의 유산을 먼저 사망한 딸을 대신해 사위가 상속권을 물려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른 바 대습상속입니다.
살아생전 아픈 딸 병문안 한 적 없던 사위에게 재산까지 물려주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는 딸의 부모는 어떻게든 딸이 살아있는 동안 사위와 이혼하게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혼은 부부 당사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인데요, 식물인간인 딸을 대신해 부모가 대리로 이혼 소송을 진행할 수 있을까요?
민사소송법에는 의사무능력자가 소송행위를 해야하는 경우 특별대리인을 선임해 소송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습니다.
즉, 식물인간인 딸을 대신해 친권자인 부모가 특별대리인으로 선임된 뒤 이혼 소송을 대리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제62조의2(의사무능력자를 위한 특별대리인의 선임 등) ① 의사능력이 없는 사람을 상대로 소송행위를 하려고 하거나 의사능력이 없는 사람이 소송행위를 하는 데 필요한 경우 특별대리인의 선임 등에 관하여는 제62조를 준용한다. 다만, 특정후견인 또는 임의후견인도 특별대리인의 선임을 신청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특별대리인이 소의 취하, 화해, 청구의 포기ㆍ인낙 또는 제80조에 따른 탈퇴를 하는 경우 법원은 그 행위가 본인의 이익을 명백히 침해한다고 인정할 때에는 그 행위가 있는 날부터 14일 이내에 결정으로 이를 허가하지 아니할 수 있다. 이 결정에 대해서는 불복할 수 없다. |

이혼 소송 전 딸의 성년후견인 지정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특별대리인으로 이혼 소송을 대리하기 전에 우선 딸의 친권자인 부모는 딸의 성년후견인으로 먼저 지정을 받아야 합니다.
2013년도부터 시행되고 있는 성년후견인제도는 의사무능력자를 대신해 법적 행위를 대리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후견인 선정은 가정 법원에서 진행됩니다.
법률가와 같은 제3자나 공익 법인 등도 후견인이 될 수 있지만 대체로 후견인은 가족 중에서 지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후견인이 된다고 해서 피후견인의 재산권까지 마음대로 주어지는 것은 아니며, 주어진 권한 안에서만 법률행위를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되면 매년 가정법원으로부터 성실히 후견업무를 다하고 있는지 관리감독을 받게 됩니다.
만일 법원으로부터 성년후견인을 신청해 소송 등 법률행위를 대신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면 부모는 딸을 대신해 이혼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된 다음에는 이혼 소송을 위한 변호사 선임 역시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되더라도 다음과 같은 법정대리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법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1. 영업에 관한 행위
2. 금전을 빌리는 행위
3. 의무만을 부담하는 행위
4. 부동산 처분 및 담보 제공 행위
5. 상속의 단순승인, 포기 및 상속재산의 분할에 관한 협의
6. 소송행위 및 변호사 선임 행위
즉, 딸의 이혼 소송을 제기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하는 행위 역시 먼저 법원의 허가를 받은 뒤 진행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사위의 부정 행위에 대해 성년후견인으로 지정된 부모가 딸의 이혼 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법원은 어떤 판결을 내릴까.
과거 판례를 살펴보면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었는데요,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남편을 내버려 둔 채 친정으로 돌아가 버린 후 다른 남자와 바람을 핀 아내에 대해 아들의 어머니가 특별 대리인으로 선임되어 이혼 소송을 제기한 사건에서 며느리의 부정행위가 혼인관계를 파탄에 이르게 한 이혼 사유가 명백히 존재하고 나아가 비록 식물인간 상태가 된 남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지만 특별대리인인 어머니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본인의 이혼의사도 객관적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혼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이 경우 아내의 부정행위가 명백하기 때문에 식물인간인 남편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을 뿐만 아니라 혼인기간 내 남편의 병간호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재산 증식에 대한 기여도가 현저히 적다고 보아 적은 비율의 재산분할만으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위 판례를 통해 알 수 있듯이 딸을 대리해 이혼 소송을 벌인다 할지라도 위자료와 재산분할에 대한 판단도 함께 구해야 하므로, 사위의 귀책사유가 인정될만한 구체적인 증거자료를 제출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