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밍”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그루밍이란 원래 동물의 털손질 또는 사람이 꾸미고 치장하는 행위를 의미로, 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자들을 일컬어 “그루밍족”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n번방’사건에서 문제가 되었던 그루밍은 가해자가 피해자의 호감이나 신뢰를 얻어 지배관계를 형성한 뒤 성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명 ‘길들이기’ 수법에 의해 상대가 스스로 성관계를 허락하게 하거나, 관계 후 이를 폭로하지 못하도록 범죄사실을 은폐하는 것입니다.
사실 성범죄가 발생하기 전까지 아동·청소년에 대하여 온라인으로 성적 행위를 유인·권유하는 경우에는 발각되더라도 처벌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n번방’을 계기로 이에 대하여 처벌의 근거를 마련하고, 성범죄에 따른 피해를 예방하고자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줄여서 ‘아청법’)이 개정되었고, 2021. 9. 24. 시행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일부개정 2021. 3. 23. 시행 2021. 9. 24.) 제15조의2(아동·청소년에 대한 성착취 목적 대화 등) ① 19세 이상의 사람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아동·청소년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또는 혐오감을 유발할 수 있는 대화를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하거나 그러한 대화에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참여시키는 행위 2. 제2조 제4호(아동·청소년의 성을 사는 행위)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행위 ② 19세 이상의 사람이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16세 미만인 아동·청소년에게 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 제1항과 동일한 형으로 처벌한다. |
온라인에서 아동·청소년을 성적으로 착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 혐오감을 유발하는 대화를 지속적·반복적으로 하는 경우,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권유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n번방’같은 범죄는 일반적인 수사기법만으로는 적발이나 증거수집이 어려운 점을 고려하여 수사기관이 신분을 밝히지 않고 범죄자에게 접근하여 범죄와 관련된 증거 및 자료 등을 수집할 수 있고, 위장수사를 위하여 문서, 전자기록의 작성·변경 등을 허용한다는 규정을 신설하였습니다.
일반적인 형사사건에서 함정수사는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자에 대하여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케 하여 범죄인을 검거하는 것을 의미하고, 이러한 함정수사는 위법한 것으로 보아 공소제기 자체가 무효가 됩니다.
다만, 범의를 가진 자에 대하여 단순히 기회를 제공하는 것에 불과한 위장수사의 경우에는 위법한 함정수사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인데, 아청법 개정안 역시 수사기관이 범의를 유발케 하는 것이 아닌 범죄의 혐의점이 충분히 있는 경우 수사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부득이한 때 위장수사가 가능하다는 점을 명문으로 규정하였고, 위장수사가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법원의 허가를 받아 통제함으로써 안전장치를 마련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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