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B들이 자산가에게 권하는 1순위 절세 방법은 ‘증여’입니다.
상속·증여세는 양도 시점 공시가격을 기준으로 세금을 매기기 때문에 시세가 오르기 전에 부동산으로 증여하면 현금이나 금융상품을 증여하는 것보다 세금을 덜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증여의 대상으론 월세보다는 높은 전세금을 낀 주택, 증여 방법으론 받는 사람이 자금 일부를 부담토록 하는 등 부담부 증여가 바람직한데요, 부담부 증여란 쉽게 말해 조건을 붙여 증여하는 것으로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증여계약을 해제하여 원상복구시킬 수 있는 계약을 말합니다.
자식에게 부담부증여로 재산을 물려주는 이유는 아무런 법률적 장치 없이 자식에게 현금이나 재산을 증여했다가 나중에 자식이 돌변해버리면 부모 입장에서는 자식도 잃고 재산도 잃은 채 불행한 노후를 보내게 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조부모(祖父母)의 제사를 지내달라는 조건으로 아버지가 아들에게 현금 3억 원을 건넸지만 제사를 지내지 않아 다시 돌려달라고 소송한 사례에서 법원은 순수하게 증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아들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부모를 봉양하겠다는 구두(口頭) 약속에 대해 법원은 '물증이 없다'라는 이유로 부모가 아닌 아들의 손을 들어준 것이죠.
이처럼 절세를 위해서라도 자식에게 사전 증여하는 것이 유리하다 전 재산을 증여했다가 혹시 자식이 돌변하여 돌보지 않을까 걱정된다면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효도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2015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효도 계약서를 작성하고 자식에게 부담부 증여를 했으나 자식이 계약 내용을 지키지 않자 법원이 효도 계약서 내용을 근거로 증여한 재산을 다시 돌려주라는 판결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효도 계약서의 필요성과 법적 효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작성해야 하는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효도 계약서 인정한 대법원 판결 내용은?
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다 236141
2003년 A 씨는 아들에게 당시 시가로 20억 원이 넘는 단독 주택을 물려주며 '효도 각서'를 받았습니다.
같은 집에 살며 부모를 잘 봉양하고 제대로 모시지 않으면 재산을 모두 되돌려 받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효도 각서 작성 이후 A 씨는 주택 증여 외에도 아들의 빚을 갚아주고 아들 회사를 위해 자신의 부동산을 내놓는 등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재산을 물려받은 후 아들의 태도는 돌변했고 한 집에 살면서도 어머니를 거의 찾아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허리 디스크로 어머니의 거동이 불편해졌는데도 어머니의 간병을 따로 사는 누나와 가사도우미에게 맡겼습니다.
2013년 어머니가 스스로 거동할 수 없는 상태가 되자 아들은 요양원 입원을 권유하기도 했습니다.
상심한 어머니 A 씨는 결국 아들을 상대로 부동산 소유권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A 씨가 부동산을 넘긴 행위는 단순 증여가 아니라 (효도라는) 의무 이행을 전제로 한 ‘부담부(負擔附) 증여’로 조건을 불이행하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라며 A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부양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증여 계약 해제를 인정하고 있는 민법 556조
제556조(수증자의 행위와 증여의 해제) ① 수증자가 증여자에 대하여 다음 각호의 사유가 있는 때에는 증여자는 그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 1. 증여자 또는 그 배우자나 직계혈족에 대한 범죄행위가 있는 때 2. 증여자에 대하여 부양의무 있는 경우에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때 ② 전항의 해제권은 해제 원인 있음을 안 날로부터 6월을 경과하거나 증여자가 수증자에 대하여 용서의 의사를 표시한 때에는 소멸한다. |
민법 제556조에는 부모로부터 재산을 증여받은 자식이 부모에 대한 부양의무를 다하지 않으면 부모는 증여를 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그 행위가 있은 후 6개월이 지나면 돌려받을 수 없으며 이미 이행한 부분 즉 자식 앞으로 등기까지 마친 경우에는 재산을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민법 제558조)
민법 제558조는 비록 증여자에게 특별히 해제권이 인정되는 사유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만일 이미 증여 계약이 이행되었다면 해제의 효과가 기존에 형성된 법률관계에 효력을 미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거래의 안전과 증여자 보호를 조율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효도 계약서” 또는 “효도 각서”를 쓴 경우에는 앞서 대법원 판례에서 알 수 있듯이 이미 이행한 부분 즉 자식 앞으로 등기까지 마쳤더라도 증여를 해제하고 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우리나라 대법원(2015년)에서 처음 이를 인정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적 효력을 가진 효도 계약서란
효도 계약서에 특별히 정해진 양식은 없지만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추상적인 표현은 지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부모의 마음에 들지 못하면 다시 재산을 돌려준다"라는 식으로 추상적인 조건을 달면 그 조건 자체가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 단순히 “부모님을 잘 모시겠다”, “매월 생활비를 보내 드리겠다”, “증여받은 재산을 잘 관리하겠다"라는 식으로 기준이 애매하거나 추상적인 내용의 표현은 입증이 어려워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변호사와 상의하여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효도 계약서 작성 자문 정도는 비용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법률자문을 통해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후일을 생각한다면 가장 안전하게 작성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효도 계약서의 내용에는 부모가 원하는 부양 의무의 범위와 내용, 증여 재산의 목록과 금액, 계약 해제 요건 등을 상세하게 명시해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컨대 자녀가 1년에 몇 차례 부모를 방문해야 하는지, 부양비 등은 얼마를 주는지 등의 조건을 구체적으로 적어야 하고, 이러한 계약 내용을 지키지 않을 경우 재산을 반환한다는 내용도 들어가야 합니다.
이 밖에 증여 재산을 부모가 살아계시는 동안에는 처분하지 않으며, 만약 불가피하게 처분할 경우에는 증여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항목도 포함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효도 계약서가 법적 효력을 가지려면 계약 날짜와 계약 당사자들의 이름, 사인이나 도장 날인 등이 반드시 들어가야 합니다. 공증을 따로 받을 필요는 없지만 자녀가 나중에 발뺌하는 것을 방지하고 자녀에게 책임감을 증가시키기 위하여 공증을 받아둘 수는 있습니다.
효도 계약서까지 써야 한다는 것이 어찌 보면 '돈 앞에는 자식도 부모도 없다'라는 현 세태를 반영하는 것 같아 한편 씁쓸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예나 지금이나 부모의 마음은 똑같습니다.
재산 때문에 자식끼리 서로 다투거나 돈 때문에 자식에 싫은 소리 하고 싶지 않다는 부모의 마음.
효도 계약서는 가족 간의 분쟁을 막을 뿐 아니라 자식에게 남기는 당부의 말을 전하는 방법으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효도 계약서와 관련된 법률 상담을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상속과 증여를 두고 어떤 것이 나에게 더 유리한 선택인지 궁금하시다면 법률사무소 카라와 기초적인 법률상담부터 받아보시기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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