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탁에 의한 상속관리는 2012년 개정된 신탁법 제59조 유언대용신탁과 제60조 수익자연속신탁이 도입되면서 시작됐습니다.
신탁은 말 그대로 믿고 맡긴다는 의미로 금융기관을 수탁자로 지정해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나 부동산, 주식 등을 내가 원하는 대로 운용하게 하는 상품을 말합니다.
유언대용신탁은 재산의 수익자와 상속받을 사람을 정하는 신탁으로서, 생전에는 자신을 수익자로 정해 생의 마지막까지 일정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데요,
신탁 제도가 대중에게 각인된 계기는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사망을 통해서입니다.
마이클 잭슨은 가족신탁계약서를 통해 사후 유산의 20%는 자선재단에 기부하고, 장례비, 변호사비 등의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재산은 아내와 세 자녀에게 상속하도록 정해두었습니다.
계약 내용에 따라 자녀들은 유산을 한 번에 받을 수 없었고 성인이 되고도 한참 후인 30세가 넘어야 일부 상속을 받을 수 있게 했는데요, 그 이유는 자녀의 삶이 유산으로 망가질까 걱정한 마이클 잭슨의 요구 때문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언대용신탁은 죽음을 미리 논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활용도가 그리 높지 않았지만, 최근 고령인구가 증가하고 상속에 대한 분쟁이 끊이지 않으면서 가족 간 분쟁을 막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유언대용신탁이 새롭게 부각되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상속 분쟁의 대안으로 유언대용신탁 제도를 활용하는 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유언장 작성보다 간단한 유언대용신탁
유언장과 신탁 계약은 내 재산을 물려줄 방법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차이점이 분명 존재합니다.
유언장은 상속 이해관계인이 아닌 보증인 2명과 공증을 받아야 하고 이 과정에서 보증인에게 개인 재산 내역이 밝혀지는 것은 유언장 작성 시 가장 껄끄러운 부분 중 하나이죠.
게다가 만약 유언 내용을 변경하고 싶다면 똑같은 과정을 반복해야 합니다. 그러나, 신탁은 계약 의지와 계약 능력만 있다면 금융기관과의 계약으로 충분합니다.
또 죽고 난 후에나 효력을 발휘하는 유언장과 달리 유언대용신탁은 살아있는 동안 자신을 수익자로 정해 재산을 관리하고, 사망한 뒤 원하는 사람에게 상속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사망 이후의 자금 지급 시기나 방법도 자유롭게 설계가 가능합니다.
즉 유언장의 경우 사망 이후에 개봉돼 그 효력을 갖기 때문에, 생전에 법적으로 요구되는 절차와 형식을 충족하지 못하는 하자를 인지하지 못해 유언으로서 효력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가 있고, 공증의 불편함이나 보관 과정에서 위·변조나 분실의 위험도 있지만,
유언대용신탁은 계약의 상대방인 금융기관이 존재하고 생전에 계약에 따른 쌍방의 이행이 이뤄지기 때문에 계약상 하자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고, 계약서의 분실이나 변경 등의 우려도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자산운용사들이 노후생활보호를 위한 대안으로 신탁상품을 소개하며 고객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을 홍보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또 유언대용신탁은 상속자 개인이 파산해도 법적 분쟁에서 자유롭다는 것이 장점이며 신탁 계약자는 물론 재산을 관리하는 금융회사가 파산해도 신탁재산은 보호됩니다.
부동산 상속, 치매 부모의 재산 관리 해결에도 도움
일반적으로 유언이 집행되면 상속인 중 한 명이 상속 집행인이 되는데, 분쟁이 생기면 상속을 집행해야 하는 사람은 상속 문제를 둘러싸고 가족 간 갈등의 중심이 되며 심적 고통을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신탁은 집행인의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에 상속인끼리의 분쟁 발생 가능성이 낮아집니다.
또 유산 대용신탁은 부동산 상속에 활용하면 유용합니다.
부동산은 현금에 비해 운용이 쉽지 않고, 분할도 어렵기 때문에 상속자들이 매각을 결정해도 분쟁 발생 가능성이 높은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부동산을 자산으로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부동산 상속 분쟁을 미리 해결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탁 상품은 이런 경우 대안이 될 수 있는데, 부동산의 상속, 증여뿐만 아니라 신축이나 리모델링, 임대위탁관리 등도 가능합니다. 특히 해외에 거주하는 자녀에게 부동산 임대 수익을 나눠주고 싶다면 신탁을 고려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물론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을 신탁하려면 부동산을 신탁하려면 수탁자인 금융기관에 소유권이 이전되어야 하는데 이 부분이 아무래도 거부감이 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한편 고령화에 따른 치매 인구가 늘어나면서 치매 이후 스스로의 삶을 준비하는 방법으로 신탁이 활용되기도 합니다. 치매 발병 전이나 초기에 신탁을 통해 자산관리와 상속설계를 해놓으면 병원비나 간병비, 생활비에 필요한 돈을 은행이 관리하는 방식으로 치매 부모 간병과 관련해 자식 간에 재산 갈등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유언대용신탁과 유류분의 관계
유언대용신탁은 효과적인 상속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유류분 문제로 발목 잡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유언대용신탁의 계약 대상이 된 재산이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이 되지 않는다는 하급심 판결이 나왔습니다.
결론은 유언대용신탁 목적물의 소유권은 수탁자인 금융회사에 속하고, 신탁계약은 상속 개시로부터 3년 전에 체결됐으므로 유류분 반환 청구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입니다.
최근 피상속인의 첫째 며느리와 그 자녀들이 피상속인의 둘째 딸을 상대로 11억여 원을 돌려달라며 제기한 유류분 반환 청구소송에서 며느리는 고인인 시어머니가 둘째 딸에게 재산을 물려주기 위해 사망 3년 전 가입한 유언대용신탁 자산에 대해 유류분을 주장했습니다.
우리 민법은 피상속인이 생전에 자신의 재산을 상속인들의 생계도 고려하지 않고 모두 타인에게 유증하는 처분은 바람직하지 못하므로, 일정 비율의 재산을 피상속인의 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 ·형제자매 등 근친자(상속인)를 위해 남겨두도록 하는 유류분 제도를 두고 있는데요,
유류분 권리자에 해당하는 상속인은 유류분을 침해하는 증여나 유증으로 유류분에 부족이 생긴 경우에는, 그 부족한 한도에서 그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는데, 이를 ‘유류분 반환 청구’라고 합니다.
즉 피상속인이 지정한 상속인에게만 자신의 재산을 넘기고 싶어도 유류분 제도는 피상속인이 주고 싶지 않은 상속인에게도 고인의 유산을 상속 청구할 권리를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판결은 신탁제 도로 유류분 적용을 피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처음 제시한 판결이자, 고인의 의지대로 유산을 처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는 것이어서 상급심의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유언대용신탁은 유언장처럼 일정한 틀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세히 들여다보고 그걸 충족시키기 위해 가장 적합한 사항을 만들어야 합니다.
2012년 7월 26일부터 개정 ‘신탁법’이 발효되면서 민법에서 허용하는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 구수증서 등 다섯 가지 유언장 외에 유언대용신탁도 유언의 효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따라서, 가족 간의 분쟁을 줄이고 안정적인 노후 자산관리를 위해 유언대용신탁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향후 법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예상 문제를 예측해보고 어떤 목적의 유언대용신탁을 할 것인가에 대해 상속전문변호사의 법적 조력을 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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