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방법원 앞 법률사무소 세담 대표변호사 신알찬입니다.
** 이 사건의 경우 의뢰인에 대한 개인정보보호 및 수사기밀 보호 등을 이유로 일부 사실관계를 각색하였습니다.
1.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마약관련범죄로 1심에서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되었고, 국민참여재판에서도 제가 변호인으로서 참여하였고, 기소된 범죄 중 일부는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고, 항소심에서도 저를 변호인으로 선임하였습니다.
2. 이 사건의 쟁점
마약범죄는 범죄의 직접피해자가 없는 경우가 많아 명확한 증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범죄 특성 상 참고인, 증인의 진술이 확보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검찰은 위치정보, 통신자료 등 객관적인 증거를 수집하여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거로 제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약류를 취급하는 범죄를 저질렀다면 그 사람은 사회에 해악을 끼친 사람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어디까지나 법이 정한 정당한 절차를 통해 수집된 증거로 유죄가 증명된 경우에 한해서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법률가는 신이 아닌 사람이고, 수사기관도 마찬가지이므로 만의 하나 억울한 사람이 생길 경우를 막기 위해서라도 절차적 정의는 지켜져야 합니다.
증거수집절차가 위법해도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모두 처벌할 수 있게 된다면, 수사기관은 현재는 불가능한 도청, 감청 등의 방법이나 함정수사를 통해서라도 범죄자를 검거하고자 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렇다면 범죄자가 아닌 일반 국민 또한 그러한 감시 하에 놓여질 가능성 또한 농후합니다.
따라서 우리 법은 수사기관이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를 법정에서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도록 정한 것입니다.
다시 이 사건으로 돌아와, 의뢰인이 이용한 렌터카 회사는 검찰에 GPS 자료를 아무런 영장 제시 없이 제공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떤 증거의 소유자, 소지자, 보관자는 수사기관에 이를 임의로 제출할 수 있고, 따라서 그러한 제출은 얼핏 보면 적법한 증거수집절차로 보였습니다.
형사소송법 제108조(임의 제출물 등의 압수)소유자, 소지자 또는 보관자가 임의로 제출한 물건 또는 유류한 물건은 영장없이 압수할 수 있다.
그러나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은 긴급구조 등 목적이 아닌 경우 임의로 개인위치정보를 수집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으므로, 수사기관이나 법원은 위치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임의제출이 아닌 압수수색절차를 통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영장이 꼭 필요합니다.
위치정보의 보호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위치정보의 수집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개인위치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해당 개인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또는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개정 2012.5.14, 2018.4.17>
1. 제29조제1항에 따른 긴급구조기관의 긴급구조요청 또는 같은 조 제7항에 따른 경보발송요청이 있는 경우
2. 제29조제2항에 따른 경찰관서의 요청이 있는 경우
3.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
저는 변호인의견서를 통해, 개인위치정보를 임의로 수집한 것은 위법수집증거이며, 이를 근거로 피고인이 저지른 범행 중 일부에 관하여는 유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습니다.
3.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저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당 GPS 내역을 위법수집증거로 판단하였습니다.


4. 이 사건의 의의
일본 최고재판소 대법정 판결(平成29年(2017年)3月15日, 最高裁第 大法廷, 平成28年(あ)第422号. 窃盜, 建造物侵入, 障害被告事件)은 GPS 수사는 원칙적으로 강제수사라고 판단한 적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의 법체계는 유사한 것도 있으나 다른 부분이 많아 이러한 내용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우리나라의 법률에 따르더라도 GPS 수사는 강제수사이고, 당연히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야 하는 것이라는 점을 최초로 확인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사건이었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