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 물려받은 토지나 형제·친척과 함께 산 건물을 정리하고 싶은데, 공유자 중 일부는 분할 자체를 원하지 않아 협의가 번번이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흔히 '다 같이 동의하지 않으면 분할은 불가능하다'고 오해해 몇 년씩 공유 상태를 방치하곤 합니다. 그러나 공유물분할은 공유자 한 사람만으로도 청구할 수 있고, 법원은 분할을 원하는 사람의 지분 한도에서만 분할하고 나머지 공유자는 계속 공유로 남게 하는 판결도 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분할을 원하지 않는 공유자를 공유로 남겨 둔 채 내 지분만 단독소유로 떼어 받는 법적 구조와 그 한계, 실제로 준비할 사항을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공유물분할청구권 — 공유자 누구나, 언제든 행사하는 권리
민법 제268조 제1항은 "공유자는 공유물의 분할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공유는 지분 비율에 따라 물건 전체를 함께 쓰는 상태라서 공유자 각자가 물건 전체를 처분하거나 변경하는 데 제약이 많고(제264조에 따라 공유물 전체의 처분·변경에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가 필요), 이 불편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법이 분할청구권을 보장합니다. 이 권리는 다른 공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생기는 것이 아니며, 지분이 아무리 작아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소멸시효에도 걸리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설명입니다.
일반적인 공유물에서 유일한 제약은 같은 조항 단서의 분할금지 약정입니다. 공유자들은 5년 내의 기간으로 분할하지 않기로 약정할 수 있고, 이를 갱신하더라도 갱신한 날부터 5년을 넘지 못합니다(제268조 제2항). 따라서 공유자들이 '10년간 분할하지 않는다'고 합의했더라도 5년을 넘는 부분은 효력이 없고, 약정이 없다면 곧바로 청구할 수 있습니다. 분할금지 약정이 있다고 주장하는 상대방이 있다면, 약정서의 작성 시점과 기간, 갱신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분할청구는 공유자 한 사람만으로 가능하며, 다른 공유자의 동의는 요건이 아니다. 일반적인 공유물에서 분할을 막는 것은 5년 이내의 분할금지 약정뿐이다.
협의분할이 안 될 때 — 민법 제269조의 재판상 분할
분할 방법은 먼저 공유자 사이의 협의로 정하고, 협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민법 제269조 제1항에 따라 법원에 분할을 청구합니다. 이때 소송은 공유자 전원을 당사자로 하는 고유필수적 공동소송이어서, 분할을 원하는 쪽이 나머지 공유자 전원을 피고로 삼아야 합니다. 일부 공유자를 빠뜨리면 소가 부적법해질 수 있으므로, 소 제기 전에 등기부등본으로 공유자와 지분 비율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상속으로 공유가 된 부동산이라면 상속등기가 안 된 공유자가 있는지, 사망한 공유자의 상속인이 누구인지까지 확인하는 작업이 선행됩니다.
법원이 분할 방법을 정하는 기준은 현물분할이 원칙이라는 점입니다. 협의가 안 된 경우 법원은 각 공유자의 지분 비율에 따라 공유물을 여러 개의 물건으로 나누고 각자의 단독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이 원칙이고, 현물로 나눌 수 없거나 나누면 가액이 현저히 줄어들 염려가 있을 때에만 제269조 제2항에 따라 경매를 명해 대금을 나눌 수 있습니다. 분할 방법을 정하는 소는 형성의 소라서 법원은 원고가 구한 방법에 얽매이지 않고 재량으로 합리적인 분할을 명합니다. 그래서 원고가 현물분할을 구해도 법원이 경매분할을 명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협의분할 — 공유자 전원이 합의하면 방법을 임의로 정할 수 있고, 합의서와 함께 등기를 해야 효력이 생깁니다.
재판상 현물분할 — 지분 비율에 따라 토지·건물을 나누어 각자 단독소유로 하는 방식으로, 법원이 우선적으로 검토합니다.
재판상 경매분할 — 현물분할이 불가능하거나 가액이 현저히 감손될 때에만 인정되며, 매각대금을 지분대로 나눕니다.
분할을 원하지 않는 공유자를 공유로 남기는 일부 분할 — 판례의 입장
핵심 법리는 이렇습니다.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물건을 현물분할할 때 분할청구자의 지분 한도 안에서 현물분할을 하고, 분할을 원하지 않는 나머지 공유자는 공유로 남게 하는 방법도 허용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태도입니다. 대법원 2015. 3. 26. 선고 2014다233428 판결과 2015. 7. 23. 선고 2014다88888 판결이 이 법리를 거듭 확인했고,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1다304601 판결도 토지의 현물분할에서 같은 법리를 전제로 판단했습니다. 예컨대 5명이 공유하는 토지에서 한 사람만 분할을 원한다면, 그 사람의 지분에 해당하는 면적을 떼어 단독소유로 하고 나머지 4명은 남은 땅을 종전 지분 비율대로 계속 공유하게 하는 판결이 가능합니다.
이 방식은 분할을 원하지 않는 공유자의 의사도 존중하면서 분할청구자의 재산권 행사를 막지 않는다는 점에서 균형이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분할을 원하지 않는 공유자가 있으니 분할할 수 없다'는 항변은 통하지 않습니다. 상대방이 분할을 반대하더라도 법원은 그 사람을 공유로 남기는 조건으로 청구자 몫만 분리해 주는 선택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이 선택지를 실제로 쓸 수 있는지는 토지의 형태·면적·접도 여건에 달려 있어, 뒤의 항목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분할청구자의 지분 한도에서 현물분할하고, 분할을 원하지 않는 공유자는 공유로 남기는 판결이 허용된다 — 대법원 2014다233428, 2014다88888.
일부 분할의 한계 — 분할청구자들끼리는 공유로 남길 수 없다
일부 분할에는 분명한 제한이 있습니다. 분할청구를 한 공유자가 여러 명인데 그들 사이에서도 공유 유지를 원하지 않는다면, 분할청구자와 상대방 사이의 공유만 정리하고 청구자들을 여전히 공유로 두는 판결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앞서 본 2014다88888 판결이 바로 이 사안으로, 원고들이 '우리 사이의 공유도 해소해 달라'고 주장하는데도 원심이 원고들끼리의 공유는 유지하는 일부 분할을 명하자 대법원이 법리 오해로 파기했습니다. 2014다233428 판결은 반대 방향으로, 피고들이 서로의 공유 유지를 원하지 않는데도 피고들을 공유로 남기는 현물분할을 명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정리하면 '공유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 분할을 원하지 않는 사람이고, 분할을 청구한 사람 또는 서로 공유 유지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힌 사람은 지분 한도에서 단독소유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따라서 소송에서는 누가 공유 유지를 원하고 누가 단독소유를 원하는지를 소장과 준비서면에서 분명히 해 두어야 합니다. 형제 세 명이 공유하는 토지에서 두 명이 함께 청구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서도 단독소유로 나눌 것인지 계속 공유할 것인지를 미리 합의하고 청구취지에 반영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분할을 원하지 않는 공유자 — 청구자 지분 한도의 현물분할 후 남은 부분에 계속 공유로 남을 수 있습니다.
분할을 청구한 공유자 — 자기 지분 한도에서는 현물분할 또는 경매분할로 공유를 해소하고 단독소유를 인정받아야 합니다.
청구자 사이에서도 공유 유지를 원하지 않는 경우 — 청구자끼리 공유로 남기는 방식의 분할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현물분할이 막히는 경우 — 가액배상과 경매분할의 판단 기준
토지가 좁거나 맹지가 생기는 등 지분 비율대로 물리적으로 나누기 어려우면 법원은 다른 방법을 검토합니다. 대법원 2004. 10. 14. 선고 2004다30583 판결은 공유관계의 발생 원인, 지분 비율, 분할 후의 경제적 가치, 공유자의 희망을 종합해 특정 공유자에게 물건을 취득시키는 것이 상당하고 다른 공유자에게는 지분 가격을 지급하는 것이 실질적 공평을 해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가액배상(가격보상) 방식의 분할도 현물분할의 하나로 허용된다고 판시했습니다. 즉 한 사람이 물건 전체를 단독소유로 하고 나머지 공유자에게는 지분의 적정한 가격을 지급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또한 2021다304601 판결은 지분 비율대로 정확히 면적이 나뉘지 않더라도 토지의 경제적 가치가 지분 비율에 상응하도록 분할하거나, 공유자 상호 간에 금전으로 가치의 과부족을 조정하는 현물분할이 가능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면적이 아니라 가치를 기준으로 나누라는 취지여서, 도로에 접한 부분과 안쪽 부분처럼 가치가 다른 땅도 정산금을 주고받는 조건으로 나눌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런 방법이 모두 어려울 때에야 비로소 경매분할이 선택됩니다.
경매분할이 되면 분할을 원하지 않는 공유자는 주의해야 합니다. 공유물분할을 위한 경매는 민사집행법 제274조에 따라 담보권 실행 경매의 예에 따라 진행되는데, 공유물 전부를 경매하는 경우에는 민사집행법 제140조의 공유자 우선매수권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물건을 지키고 싶은 공유자는 경매절차에서 직접 입찰해야 하고, 분할을 청구하는 쪽도 경매 전에 가액배상이나 협의 매수를 먼저 제안해 보는 것이 비용 면에서 유리합니다.
소송 전 준비 — 청구취지와 증거를 어떻게 잡을까
일부 분할을 원한다면 청구취지부터 신중해야 합니다. 법원이 재량으로 분할 방법을 정한다고 해도, 원고가 어떤 분할안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심리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는 측량감정으로 토지를 나눈 분할도면을 첨부해 '별지 도면 표시 ㄱ부분 ○○㎡는 원고의 단독소유로, 나머지 부분은 피고들의 공유로 분할한다'는 식으로 청구취지를 구성합니다. 분할선을 어디에 긋는지에 따라 접도 여부, 진입로 확보, 지목과 용도지역에 따른 건축 가능성이 달라지므로 이 부분이 사실상 소송의 승패를 좌우합니다.
증거로는 등기부등본, 토지대장, 지적도, 건축물대장 외에 법원 감정인의 측량·감정평가가 중요합니다. 감정에서는 분할 전후 각 부분의 가치, 도로 접면 여부, 건축법상 최소 대지 면적 충족 여부가 다뤄집니다. 또 상대방이 분할을 원하지 않는 이유(농사를 짓고 있다, 건물이 지어져 있다, 선산이다)가 현물분할 가능성에 영향을 주므로 사용 현황 자료도 미리 확보해야 합니다. 건물이 걸려 있는 경우에는 분할선이 건물을 가로지르면 건물 가치가 훼손될 수 있어, 건물이 있는 부분을 건물 소유자에게 귀속시키는 방향의 분할안을 설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등기부등본 — 공유자 전원과 지분 비율, 근저당·가압류 등 제한물권을 확인합니다.
측량 도면 — 분할선을 특정하고 각 필지의 면적과 접도 상태를 보여줍니다.
감정평가서 — 분할 전후 가치와 정산금(과부족 금액)을 산정하는 기초 자료입니다.
사용 현황 자료 — 점유 관계, 건물 존재 여부, 농작물 경작 등 현물분할 가능성을 가르는 사실을 입증합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 — 등기, 담보책임, 제한물권의 정리
분할 판결이 확정되면 민법 제187조에 따라 등기 없이도 단독소유권을 취득합니다. 다만 같은 조 단서가 정하듯 등기를 마쳐야 처분할 수 있으므로, 판결 확정 후 곧바로 분필등기와 소유권이전등기(공유물분할을 원인으로)를 신청해야 합니다. 협의분할은 판결이 아니므로 합의만으로는 소유권이 바뀌지 않고 등기를 해야 효력이 생기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판결 후 상대방이 등기에 협조하지 않아도 판결문만으로 단독 신청이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분할 이후에도 두 가지를 짚어야 합니다. 첫째는 제270조의 분할로 인한 담보책임입니다. 공유자는 다른 공유자가 분할로 취득한 물건에 대해 지분 비율로 매도인과 동일한 담보책임을 지므로, 분할로 받은 땅에 하자나 권리 흠결이 있으면 다른 공유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둘째는 해당 지분에 설정된 근저당권이나 가압류 같은 제한물권의 처리입니다. 공유자 한 사람의 지분에 근저당이 설정되어 있으면, 분할 후에도 그 근저당이 어느 부분에 어떻게 남는지를 따져야 하므로, 소 제기 전에 등기부에서 각 지분에 걸린 권리를 확인해 두어야 분할 후 분쟁이 줄어듭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다른 공유자가 모두 반대하면 공유물분할 소송을 할 수 없나요?
A. 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268조 제1항에 따라 공유자는 누구나 분할을 청구할 수 있고, 다른 공유자의 동의는 요건이 아닙니다. 협의가 안 되면 제269조 제1항에 따라 법원에 소를 제기하면 됩니다.
Q. 내 지분만 분리하면 나머지 공유자들은 어떻게 되나요?
A. 분할을 원하지 않는 공유자는 남은 부분에 대해 종전 지분 비율대로 계속 공유 상태로 남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분할청구자의 지분 한도에서 현물분할하고 나머지 공유자를 공유로 남기는 방법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Q. 같이 청구한 공유자들끼리도 공유로 남길 수 있나요?
A. 청구자들이 서로 공유 유지를 원하지 않는다면 허용되지 않습니다. 대법원 2014다88888 판결은 청구한 원고들 사이의 공유를 그대로 둔 분할을 법리 오해로 파기했으므로, 청구자 사이에서의 정리 방식도 청구취지에서 분명히 해야 합니다.
Q. 땅이 좁아서 나누기 어려우면 바로 경매로 가나요?
A. 곧바로 경매로 가지는 않습니다. 법원은 현물분할을 우선하고, 가치 기준의 분할이나 정산금 조정,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의 가액배상(대법원 2004다30583)을 먼저 검토한 뒤에야 제269조 제2항에 따라 경매를 명합니다.
Q. 경매분할이 되면 다른 공유자는 물건을 잃게 되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공유물 전부를 경매하는 공유물분할 경매에는 민사집행법 제140조의 공유자 우선매수권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물건을 지키려면 경매절차에서 직접 입찰하거나 경매 전에 가액배상이나 협의 매수를 추진해야 합니다.
Q. 판결이 나면 바로 내 명의로 등기가 되나요?
A. 제187조에 따라 판결 확정 시 등기 없이도 소유권을 취득하지만 등기를 마쳐야 처분할 수 있습니다. 판결 확정 후 분필등기와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해야 하며, 지분에 걸린 근저당 등 제한물권은 별도로 정리해야 합니다.
맺음말
공유물분할은 분할을 원하는 한 사람만으로도 청구할 수 있고, 상대방의 반대가 곧 분할 불가를 뜻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현물분할을 원칙으로 하며, 분할청구자의 지분 한도에서만 분할하고 분할을 원하지 않는 공유자는 공유로 남기는 판결도 가능합니다. 다만 청구자들이 서로 공유 유지를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사이의 공유까지 해소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현물분할이 어려워 보여도 가치 기준 분할, 정산금 조정, 가액배상 같은 단계가 있으므로 곧바로 경매를 전제할 필요는 없습니다. 소송 전에 등기부로 공유자와 제한물권을 확인하고, 측량·감정으로 분할안을 구체화해 청구취지에 반영하는 준비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사안마다 토지 형태와 이용 현황이 달라 적합한 분할안이 달라지므로, 소를 내기 전에 권리관계부터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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