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는데도 검사가 항소할지 모른다는 불안 때문에 판결 이후의 며칠을 편히 보내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2026. 10. 2. 공소청법이 시행되면서 광역공소청마다 사건심의위원회가 설치되었고, 그 심의 대상에 상소 제기 여부가 명시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심의는 아무 때나 신청할 수 있는 제도가 아닙니다. 항소기간은 판결 선고일부터 7일에 불과하고, 항소 여부가 이미 정해진 뒤에는 심의 절차가 종결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어떤 사건이 심의 대상인지, 누가 어디에 신청하는지, 왜 항소 결정 전에 움직여야 하는지, 심의 결과가 검사를 어디까지 구속하는지를 조문 기준으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공소청 사건심의위원회 — 상소 여부를 심의하는 외부 전문가 기구
공소청법 제21조 제1항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거나 공정성이 우려되는 사건에 관해 ① 구속영장 청구 및 재청구 여부, ② 공소 제기 여부, ③ 상소 제기 여부, ④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심의하도록 각 광역공소청에 사건심의위원회를 두고 있습니다. 위원은 사법제도 등에 관한 학식과 경험을 가진 사회 각계 전문가 중에서 광역공소청장이 위촉하며, 50명 이상 200명 이하로 구성되고 임기는 2년입니다(제21조 제2항·제3항). 검사가 혼자 내리던 항소 결정에 외부의 시각을 끼워 넣는 장치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실제 회의는 위원 전원이 아니라 회의 때마다 무작위 추첨으로 뽑은 위원 15명이 합니다(제21조 제5항). 위원장과 위원 10명 이상이 출석해야 회의가 열리고,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합니다(제21조 제6항). 무작위 추첨은 특정 위원을 상대로 한 사전 접촉이나 안배를 막기 위한 구조이고, 회의는 비공개입니다.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항소를 막아주는 제도가 아니라, 항소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외부 전문가에게 한 번 더 판단받게 하는 제도로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사건심의위원회는 항소를 금지하는 기구가 아니라, 상소 제기 여부를 외부 위원 15명에게 심의받게 하는 절차다.
모든 무죄 사건이 대상은 아니다 — 사회적 관심·공정성 우려 요건
제21조 제1항의 문언상 심의 대상은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거나 공정성이 우려되는 사건입니다. 1심 무죄가 났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건이 심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통령령인 「사건심의위원회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 제2조도 그 밖의 심의사항을 사안의 중대성, 반복성, 권리구제 필요성 등을 고려해 광역공소청장이 심의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항으로 정하고 있어, 대상 여부에 일정한 재량이 있습니다.
그래서 신청서에는 심의가 필요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수사 단계에서 공정성 논란이 있었거나, 같은 쟁점의 사건이 반복되고 있거나, 피해자의 권리구제 문제가 걸려 있다면 그 사정을 자료와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신청이 심의 대상이 아님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면 광역공소청장은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고 절차를 끝낼 수 있습니다(규정 제8조 제2항 제1호).
사회적 관심 집중 — 언론 보도나 공적 논란으로 사건의 사회적 파장이 큰 경우.
공정성 우려 — 수사·기소 과정의 편파, 이해충돌, 부실 수사 의혹이 제기된 경우.
중대성·반복성 — 법익 침해가 크거나 같은 유형의 사건이 거듭되는 경우.
권리구제 필요성 — 항소 여부에 따라 피해자나 당사자의 권리 회복이 좌우되는 경우.
누가 어디에 신청하나 — 사건을 처리한 공소청에 서면으로
제21조 제4항은 검사 또는 사건관계인이 사건을 검토 중이거나 처분을 한 각급 공소청 및 지청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사건관계인은 법 문언상 피의자, 고소인, 기관고발인, 피해자 및 그 변호인·대리인입니다. 신청 서식도 구분됩니다. 사건관계인은 규정 별지 제1호서식의 신청서를(규정 제6조 제1항), 주임검사는 별지 제2호서식의 신청서를(규정 제7조 제1항) 제출합니다.
한 가지 짚어야 할 점이 있습니다. 법 제21조 제4항의 사건관계인 열거에는 피고인이 빠져 있습니다. 규정 제4조 제1항 제1호는 사건관계인에 피고인을 포함시켜 정의하고 이 정의가 같은 규정의 신청 조항(제6조 제1항)에도 이어지지만, 법률 문언에는 피고인이 없어 신청권이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무죄를 받은 피고인 측이 직접 신청하는 경우에는 신청 접수 여부와 효과를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고소인·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 그 측의 신청이 먼저 들어올 가능성이 크므로, 피고인 측은 상대방의 신청 여부를 파악하고 의견서를 준비하는 쪽이 현실적인 대응입니다.
지방공소청이나 지청이 신청을 접수하면 관할 광역공소청장에게 지체 없이 그 사실을 보고해야 합니다(규정 제6조 제2항). 광역공소청장은 신청이 있으면 원칙적으로 안건으로 상정해 회의를 소집해야 합니다(규정 제8조 제1항).
항소 결정 전에 신청해야 하는 이유 — 7일의 시간표
형사소송법 제358조는 항소 제기기간을 7일로 정합니다. 1심 무죄 판결이 선고되면 검사는 이 7일 안에 항소할지 정해야 하고, 심의 신청도 사실상 이 기간 안에 이뤄져야 의미가 있습니다. 규정 제8조 제2항은 광역공소청장이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고 절차를 종결할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하는데, 그중에 상소기간 등 법정기간 내에 위원회 회의 개최가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제4호)와 법 제21조 제1항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사항에 대한 결정이 있은 후 신청한 경우(제3호)가 있습니다.
이 두 문언이 시간표를 결정합니다. 제3호에서 상소 제기 여부는 제21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하므로, 검사가 이미 항소장을 냈거나 항소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의 신청은 종결 사유가 됩니다. 제4호는 더 현실적인 장벽입니다. 위원 15명을 추첨하고 회의 3일 전까지 안건을 통지해야 하는데(규정 제10조 제2항, 긴급한 경우 하루 전), 선고 후 6~7일째에 신청하면 7일 안에 회의를 열 수 없다는 이유로 종결될 수 있습니다. 가정해 보면 선고일이 월요일이라면 늦어도 선고 직후 이틀 안에 신청서가 접수되어야 회의 준비와 의견서 제출 시간이 확보됩니다.
항소기간 7일, 회의 소집 통지 3일 — 선고 직후에 신청하지 않으면 심의는 열리지 못하고 종결될 수 있다.
신청 이후의 진행 — 의견서 제출과 출석 진술
안건이 상정되면 주임검사와 신청인은 각각 의견서를 작성해 위원회에 제출해야 하고, 신청인 외의 사건관계인도 의견서를 낼 수 있습니다(규정 제11조 제1항). 두 사람 모두 회의에 출석해 사건을 설명하고 의견을 진술할 수 있으며, 간사가 회의 전에 출석 여부를 확인합니다(규정 제11조 제2항·제3항). 위원회는 필요하면 사건관계인이 아닌 전문가의 서면 의견이나 출석 설명을 들을 수도 있습니다(규정 제12조).
의견서는 무죄 판결문을 중심으로 써야 설득력이 있습니다. 항소심에서 검사가 다툴 수 있는 이유는 형사소송법 제361조의5가 정한 사유로 한정되는데, 무죄 사건에서는 주로 제14호 사실오인과 제1호 법령위반입니다. 따라서 의견서에서는 1심이 무죄 이유로 삼은 증거 판단이 어떤 증거에 근거했는지, 검사가 주장할 법령위반이나 사실오인이 어디에 있는지를 하나씩 짚어 항소의 실익이 낮다는 점을 보여줘야 합니다. 신청인이든 피고인 측이든 이 틀에서 쓰면 위원들이 쟁점을 파악하기 쉽습니다.
1심 판결문 — 무죄 이유로 든 증거 판단과 증명력 평가 부분을 표시.
공판조서·증인신문조서 — 진술의 일관성이나 번복 과정을 확인할 자료.
항소 실익 정리 — 사실오인·법령위반 주장이 성립할 수 있는지 항목별 검토.
심의 필요성 소명 — 사회적 관심·공정성 우려가 있다는 구체 사정.
심의 결과의 효력 — 존중하되 구속하지는 않는다
공소청법 제21조 제8항은 검사가 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견을 존중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규정 제14조 제5항도 주임검사가 심의의견을 존중하여 결정해야 한다고 되풀이합니다. 문언은 '따라야 한다'가 아니라 '존중하여야 한다'입니다. 결과가 항소 제기를 막거나 강제하는 법적 구속력을 가진다고 읽을 근거가 없고, 최종 결정은 여전히 주임검사와 소속 공소청의 몫입니다.
그렇다고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심의 결과는 신청인과 주임검사에게 통지되고(규정 제14조 제1항), 광역공소청장은 검찰총장에게 보고합니다(규정 제14조 제4항). 심의의결서에는 결과와 이유가 기재되고 위원장과 각 위원이 서명·날인해 해당 사건기록의 보존기간 동안 보존됩니다(규정 제13조 제2항·제4항). 외부 위원들이 항소를 하지 말라는 취지로 의결했는데 검사가 그와 반대로 항소한다면,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부담이 생기는 구조입니다.
항소가 제기된 이후의 대응 — 심의와 별개의 항소심 준비
심의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거나, 심의 자체가 열리지 못해 검사가 항소했다면 대응은 항소심 절차로 넘어갑니다. 항소인은 소송기록접수통지를 받은 날부터 20일 이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해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61조의3 제1항), 상대방인 피고인 측은 부본을 송달받은 날부터 10일 이내에 답변서를 제출합니다(같은 조 제3항). 답변서에는 1심 무죄 판단이 왜 타당한지,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이 왜 성립하지 않는지를 증거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항소심은 항소이유에 포함된 사유에 관해 심판하고, 항소이유가 없다고 인정되면 판결로 항소를 기각합니다(형사소송법 제364조 제1항·제4항). 항소이유 없음이 명백하면 변론 없이 기각할 수도 있습니다(제364조 제5항). 한편 검사는 항소를 제기한 뒤에도 상소를 취하할 수 있으므로(형사소송법 제349조), 심의 결과가 뒤늦게 나왔더라도 항소 철회로 이어질 여지는 남아 있습니다. 다만 이는 검사의 판단에 달린 것이어서, 피고인 측은 취하 가능성에 기대지 말고 항소이유서에 대한 답변을 병행 준비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1심 무죄가 나오면 사건심의위원회 심의가 자동으로 열리나요?
A. 자동으로 열리지 않습니다. 법 제21조 제4항에 따라 검사나 사건관계인이 신청해야 하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거나 공정성이 우려되는 사건이어야 대상이 됩니다. 신청이 있더라도 대상이 아님이 명백하면 안건 상정 없이 종결될 수 있습니다.
Q. 항소기간이 지난 뒤에도 신청할 수 있나요?
A. 신청 자체를 막는 규정은 없으나, 이미 항소 여부에 대한 결정이 있은 뒤의 신청은 규정 제8조 제2항 제3호에 따라 안건 상정 없이 종결될 수 있습니다. 항소기간은 판결 선고일부터 7일이므로 선고 직후에 신청해야 실질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Q. 무죄를 받은 피고인이 직접 신청할 수 있나요?
A. 법 제21조 제4항의 사건관계인 열거에는 피의자, 고소인, 기관고발인, 피해자와 그 변호인·대리인이 있고 피고인은 명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피고인 측 신청은 접수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 하며, 고소인·피해자의 신청이 있는 사건에서는 의견서 제출로 대응하는 방법이 현실적입니다.
Q. 위원회가 항소하지 말라고 의결하면 검사는 항소할 수 없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법 제21조 제8항은 검사가 심의의견을 존중하도록만 정하고 있어 법적 구속력은 없습니다. 다만 의결서가 사건기록과 함께 보존되고 검찰총장에게 보고되므로, 반대로 결정할 때 그 사유를 설명해야 하는 부담이 생깁니다.
Q. 심의 내용을 공개할 수 있나요?
A.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되며, 위원 명단·심의 내용·의견서·의결서를 공개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됩니다(규정 제15조). 위원회가 공개가 필요하다고 의결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공개할 수 있습니다.
Q. 신청한 뒤에 마음이 바뀌면 취소할 수 있나요?
A. 신청인과 주임검사는 위원회 의결 전까지 서면으로 신청을 취하할 수 있습니다(규정 제9조 제1항). 취하가 있으면 광역공소청장이 사건심의 절차를 종결합니다.
맺음말
공소청 사건심의위원회의 상소 심의는 1심 무죄 이후 항소 여부를 외부 위원 15명이 따져보게 하는 절차이지만, 사회적 관심·공정성 우려라는 대상 요건이 있고 결과도 검사가 존중해야 하는 의견에 그칩니다. 항소기간 7일, 회의 소집 통지 3일, 항소 결정 이후 신청은 종결될 수 있다는 규정을 함께 보면, 이 제도는 선고 직후에 움직여야 쓸모가 있습니다.
동시에 심의가 열리지 않거나 결과가 기대와 달라도 항소심 대응은 별도로 준비되어야 합니다. 항소이유서 20일, 답변서 10일이라는 기한을 의식하고, 1심 무죄 이유를 증거 기준으로 정리해 두면 어느 쪽으로 진행되더라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절차의 시점마다 판단이 갈리므로 판결문을 받은 즉시 쟁점을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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