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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위탁판매 대금을 딜러가 안 주면 횡령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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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위탁판매 대금을 딜러가 안 주면 횡령인가요 

김상훈 변호사

중고차를 딜러에게 맡겨 팔아 달라고 했는데, 차는 이미 팔렸다면서 몇 주째 대금을 주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전화를 하면 "다음 주에 정산해 드리겠다"는 답만 돌아오고, 어느 순간 연락이 끊기기도 합니다. 차는 내 손을 떠났고 돈은 받지 못한 상태에서, 이것이 단순히 돈을 못 받은 민사 문제인지 아니면 형사처벌까지 가능한 횡령인지가 가장 먼저 궁금해지실 것입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위탁판매 대금 미지급, 횡령과 단순 채무불이행을 가르는 지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딜러가 대금을 주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횡령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같은 "돈을 못 받았다"는 상황이라도 어떤 구조로 차를 맡겼느냐에 따라 형사 문제가 되기도 하고, 민사 채권 문제에 그치기도 합니다.

크게 두 가지 구조로 나뉩니다. 하나는 딜러가 내 차를 대신 팔아 주고 판매대금을 받아 수수료 등을 뗀 나머지를 넘겨주기로 한 위탁판매(대리·위탁매매) 구조입니다. 다른 하나는 딜러가 내 차를 자기가 사들이는 매입 구조로, 차량의 소유권이 딜러에게 넘어가고 딜러는 정해진 매입대금을 지급할 채무만 지는 경우입니다. 앞의 경우 판매대금은 처음부터 내 돈이고, 뒤의 경우 대금은 딜러가 나에게 갚아야 할 빚에 가깝습니다.

이 차이를 계약서 제목만 보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위탁"이라는 말이 적혀 있어도 실제로는 딜러가 가격을 정해 사 간 것일 수 있고, 반대로 "매매"라고 적었어도 실질은 대신 팔아 달라는 약정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위탁 약정서, 문자·카카오톡 대화, 차량 이전등록 시점과 명의, 대금 정산 방식이 중요한 판단 자료가 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판매대금의 소유권 귀속과 횡령죄 형법 제355조 성립 요건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사람이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할 때 성립합니다(형법 제355조 제1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 핵심은 두 가지, 즉 "그 돈이 타인의 재물인가"와 "보관자 지위에서 불법영득의 의사로 처분했는가"입니다.

첫 번째 요건에서 위탁판매는 의미가 큽니다. 상법상 위탁매매에서는 위탁매매인이 위탁매매로 취득한 물건이나 채권을 위탁자와의 관계에서는 위탁자의 소유 또는 채권으로 보는 규정이 있습니다(상법 제103조). 이 법리를 바탕으로 법원은 위탁받은 물건을 판 대금은 수탁자의 돈이 아니라 위탁자를 위해 보관하는 돈으로 보며, 수탁자가 그 대금을 자기 용도에 쓰면 횡령이 된다고 봅니다. 즉 딜러가 구매자로부터 받은 대금 중 내게 정산해야 할 몫은 "딜러가 나에게 갚아야 할 빚"이 아니라 "딜러가 나를 위해 맡아 둔 내 돈"입니다.

반면 딜러가 차를 직접 매입한 구조라면 소유권이 딜러에게 넘어가므로 그 대금은 딜러 자신의 채무일 뿐입니다. 이 경우 대금을 늦게 주거나 안 주더라도 원칙적으로 횡령이 아니라 민사상 매매대금 청구 문제가 됩니다. 사기죄는 별개 문제로, 처음부터 대금을 줄 의사나 능력이 없었는데 있는 것처럼 속였다면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가 문제될 수 있지만, 이는 그 당시의 기망을 따로 입증해야 합니다.

두 번째 요건인 불법영득의사에 대해서는 이렇게 봅니다. 보관 중인 대금을 개인 채무 변제, 생활비, 다른 차량 매입 자금 등 위탁 취지와 무관한 용도로 소비했다면 그 시점에 횡령은 이미 성립합니다. 나중에 돈을 마련해 채워 넣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거나 실제로 일부를 갚았다는 사정은 이미 성립한 죄를 없애지 못하고 양형에서 참작될 뿐이라는 것이 확립된 법리입니다. 또 정당한 이유 없이 정산을 요구받고도 반환을 거부하는 것 자체가 불법영득의사를 드러내는 사정으로 평가되기도 합니다.

딜러 입장에서 가장 흔한 반박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수수료, 광고비, 보관비, 수리비를 빼고 나면 줄 돈이 없다"는 정산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아직 구매자에게서 대금을 못 받았다"는 주장입니다. 앞의 경우 약정된 수수료와 실제 지출 증빙이 있다면 그 범위의 공제는 정당한 권리로 인정될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약정에 없는 비용을 임의로 크게 떼었다면 초과분은 여전히 반환 대상입니다. 뒤의 경우에는 차량을 이미 넘겼는지, 구매자 명의로 이전등록이 되었는지를 확인하면 사실관계가 상당 부분 가려집니다.

딜러가 중고차 매매업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업무상횡령(형법 제356조,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적용될 수 있어 법정형이 더 무겁습니다. 위탁판매를 업무로 하는 지위에서 대금을 보관하다 소비한 경우이기 때문입니다.

실무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장면도 있습니다. 딜러가 구매자에게서 대금을 받아 자기 계좌에 섞어 두었다가 다른 차량 매입이나 개인 채무 변제에 쓴 경우, 계좌 안에서 돈이 섞였다는 이유로 횡령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옵니다. 그러나 돈은 형태가 바뀌어도 위탁자를 위해 보관하는 금액이라는 성격이 사라지지 않으므로, 정산해야 할 금액만큼을 자기 용도로 소비했다면 횡령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딜러가 대금을 받기 전 단계, 즉 구매자가 아직 지급하지 않은 상태라면 보관 자체가 없으므로 횡령을 논하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금액이 클수록 중요해지는 부분도 있습니다. 대금이 수천만 원 이상이고 위탁받은 차량이 여러 대라면 개별 건마다 매각일, 수령액, 정산 요구일을 따로 표로 정리해야 피해 규모와 고의를 입증하기 쉽습니다. 몇 대를 연속해서 같은 방식으로 정산하지 않았다면 단순한 자금 사정 악화가 아니라 반복된 영득 행위로 보일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정리하면 판단 기준은 이렇습니다.

  • 횡령 가능성이 높은 경우 — 차량을 대신 팔아 주고 대금에서 수수료만 공제해 넘겨주기로 한 약정이 있었고, 구매자에게서 대금을 이미 받았음에도 정산하지 않고 소비한 경우

  • 민사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경우 — 딜러가 정해진 가격에 차를 사들이고 소유권이 딜러에게 넘어간 뒤 대금만 미지급하는 경우

  • 사기를 따져 볼 경우 — 대금을 줄 의사나 능력이 없는데도 곧 정산할 것처럼 속여 차를 넘겨받은 경우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위탁 구조 입증부터 고소와 대금 회수 병행까지 단계별 정리

사건의 방향은 초반에 어떤 자료를 확보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실무에서는 다음 순서로 진행합니다.

  • 위탁 구조를 보여 주는 자료 확보 — 위탁판매 약정서나 계약서, 차량 인도 시점과 조건을 담은 문자·카카오톡 대화, "판매되면 얼마를 정산해 주겠다"는 취지의 녹취나 메시지를 모읍니다. 이 자료가 있어야 대금이 딜러의 돈이 아니라 내 돈이라는 점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서면 약정이 없더라도 대화 내용만으로 구조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으니 대화 원본은 삭제하지 말고 보존하셔야 합니다.

  • 자동차등록원부로 매각 사실 확인 — 자동차등록원부를 발급받으면 차량이 언제 누구에게 이전등록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딜러가 "아직 안 팔렸다"고 하는데 이미 제3자에게 이전되어 있다면 대금을 수령했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는 횡령 판단에서 중요한 정황이 됩니다.

  • 정산 요구를 서면으로 남기기 — 내용증명이나 문자로 판매 일자, 받을 금액, 입금 계좌, 정산 기한을 특정해 요구합니다. 이후 딜러가 반환을 거부하거나 답을 피한 사실이 기록으로 남아 불법영득의사를 판단하는 자료가 되고, 민사에서는 지연손해금 기산점도 분명해집니다.

  • 횡령 고소 — 수사기관에 구조와 소비 정황 제출 — 위 자료를 정리해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합니다. 수사에서는 딜러가 구매자에게서 대금을 받은 계좌 내역과 그 돈이 어디에 쓰였는지가 핵심이므로, 고소장에는 위탁 구조, 매각 시점, 정산 요구와 거부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 민사 회수 병행 — 가압류와 배상명령 — 형사 절차와 별도로 대금 반환 청구를 준비합니다. 딜러가 재산을 처분할 우려가 있으면 소송 전에 예금이나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를 먼저 신청합니다. 형사재판이 열리는 경우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배상명령 신청으로 별도 소송 없이 피해 금액을 받을 방법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 합의 국면 관리 — 고소 후 딜러가 변제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는 전액 변제 여부, 분할 시 담보, 합의서의 처벌불원 조항 시점을 신중히 정해야 합니다. 돈을 받기도 전에 고소를 취하하면 이후 이행이 되지 않을 때 다시 압박할 수단이 사라질 수 있습니다.

고소를 하더라도 수사기관은 민사상 채무불이행으로 보아 혐의없음으로 정리하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고소장에는 "돈을 안 줬다"는 사실에 그치지 않고, 대금이 누구의 소유인지, 딜러가 언제 얼마를 받았는지, 어떤 용도로 소비했는지, 정산을 요구받고도 어떻게 답했는지를 근거 자료와 함께 연결해 적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수수료 공제 여부와 약정 범위를 미리 정리해 두면 딜러의 정산 항변에 대응하기도 수월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대금이 흩어지기 전에 구조부터 정리해야 하는 이유

"곧 정산해 준다"는 말을 믿고 기다리는 동안 구매자에게서 받은 대금은 딜러의 다른 채무 변제나 생활비로 빠져나가고, 연락이 끊기면 소재 파악도 어려워집니다. 대화 기록은 정리되지 않은 채 쌓이거나 사라질 수 있습니다.

위탁판매 대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다면, 먼저 차량을 어떤 구조로 맡겼는지와 이전등록 사실을 확인하시고, 그에 맞춰 고소와 가압류를 포함한 대응 순서를 검토해 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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