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 조사 때 가족을 옆에 앉혀 달라고 할 수 있나요
수원 광교와 서울 양재역, 두 곳에서 상담이 가능합니다.
현재 상황에 대해 상담이 필요하신 경우 편하게 연락 주시면, 사건 경위를 확인한 뒤 대응 방향을 함께 검토해드리겠습니다.
사건 개요
성폭력 피해를 입고 고소를 결심한 분들이 가장 먼저 부딪히는 현실적인 두려움은 "경찰서에 가서 그 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말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피해 사실을 낯선 수사관 앞에서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일 자체가 또 하나의 고통이 되고, 혼자 앉아 있으면 말문이 막히거나 기억이 뒤엉켜 버리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부모님, 배우자, 언니나 친구 같은 가까운 사람이 옆에 있어 주기를 바라게 되고, 상담 현장에서도 "가족이 조사실에 같이 들어갈 수 있느냐"는 질문이 거의 빠지지 않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성폭력 피해자는 조사 과정에서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의 동석을 요청할 수 있고, 일정한 경우에는 수사기관이 이를 허용해야 할 의무까지 있습니다. 다만 누구나 어떤 사건에서든 자동으로 동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의 나이·사건의 종류·동석하려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반드시 허용해야 하는 경우'와 '수사기관이 판단하는 경우'가 갈립니다. 또 반대로 동석을 허용해서는 안 되는 경우도 법에 정해져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동석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 어떤 사람이 동석할 수 있는지, 어떻게 신청해야 실제로 받아들여지는지, 그리고 동석이 오히려 진술에 해가 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차례로 정리합니다.
핵심 쟁점
피해자 조사 동석 문제는 크게 다섯 가지로 나누어 보셔야 합니다. 첫째, 어떤 법 조문이 동석의 근거가 되는지입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하 특례법) 제34조가 일정한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동석을 규정하고, 이에 해당하지 않는 사건은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3항이 준용하는 제163조의2가 근거가 됩니다. 둘째, 동석이 '의무'인 경우와 '재량'인 경우의 구분입니다. 특례법 제34조는 열거된 범죄의 피해자와 19세 미만 피해자 등에 대해 신청이 있으면 "동석하게 하여야 한다"고 정하지만, 형사소송법 제163조의2 제1항은 "동석하게 할 수 있다"로 정해 판단 여지를 둡니다.
셋째,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의 범위입니다. 가족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넷째, 동석이 금지되는 경우입니다. 특례법 제34조 제3항은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피해자에게 불리하거나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동석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다섯째, 동석이 어렵거나 동석만으로 부족한 사안에서 변호사 선임이나 국선변호사 제도 같은 다른 보호 수단을 어떻게 함께 쓸 것인가입니다.
이 다섯 지점을 모르고 조사 당일 현장에서 "엄마가 같이 들어가면 안 되나요"라고 즉흥적으로 요청하면 거절당하거나, 반대로 동석했는데 가족이 대신 대답하는 바람에 진술의 신빙성이 흔들리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사건 유형에 맞는 법적 근거를 짚어 동석을 신청하기
동석 요청이 받아들여지려면 "그냥 불안하니까"가 아니라 법이 정한 틀에 맞춰 요청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피해자를 조력할 때 조사 일정이 잡히기 전, 가능하면 소환 통보 직후에 아래 순서로 동석 문제를 정리합니다.
1) 우리 사건이 특례법 제34조의 대상인지 먼저 확인합니다.
특례법 제34조 제1항은 동석 대상을 두 부류로 정합니다. 하나는 특례법 제3조부터 제8조, 제10조, 제14조, 제14조의2, 제14조의3, 제15조(제9조의 미수범 제외), 제15조의2에 따른 범죄의 피해자이고, 다른 하나는 19세 미만이거나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피해자(법에서 '19세미만피해자등'이라 부릅니다)입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이 규정을 검사 또는 수사기관의 사실관계 확인·면담·조사에 준용합니다. 따라서 이에 해당하면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신청할 때 수사기관은 재판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동석을 허용해야 합니다. 주의할 점은 열거된 조문에 형법 제297조(강간)나 제298조(강제추행) 자체는 들어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성인 피해자의 형법상 강제추행 사건은 아래 2)의 일반 규정으로 풀어야 합니다.
2) 열거 대상이 아니면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3항의 재량 규정으로 요청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3항은 사법경찰관이 범죄 피해자를 조사하는 경우 제163조의2 제1항부터 제3항까지를 준용하도록 합니다. 제163조의2 제1항에 따르면 피해자의 연령, 심신 상태,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하여 현저하게 불안 또는 긴장을 느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때 동석을 허용할 수 있습니다. 재량이므로 '왜 동석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피해 이후 공황 증상으로 진료를 받고 있다는 진단서나 상담 기록, 가해자와 마주친 뒤 진술 도중 호흡 곤란을 겪은 경험, 처음 한 번의 진술 시도에서 말을 이어 가지 못했던 사정 등이 소명 자료가 됩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기록이 있다면 조사 전에 제출 가능한 형태로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3) 조사 전에 서면이나 전화로 미리 요청하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동석 요청은 조사 당일 현장보다 소환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에서 담당 수사관에게 하는 편이 훨씬 안전합니다. 법원 증인신문 절차에서는 형사소송규칙 제84조의3 제2항이 동석 신청에 동석하려는 사람과 피해자의 관계, 동석이 필요한 사유를 명시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단계에도 같은 항목을 기재해 두면 수사관이 판단하기 쉽습니다. 신청서에 동석자의 성명, 피해자와의 관계, 동석이 필요한 사유(불안 증상, 진료 이력, 나이, 장애 여부 등)를 정리하고, 요청한 날짜와 답변 내용은 메모나 문자로 남겨 둡니다. 조사 후 "동석을 신청했는데 거부당했다"는 점을 다툴 때 이 기록이 근거가 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동석자를 정확히 고르고, 동석 이후의 진술 오염을 막기
동석이 허용되더라도 누가 앉는지, 앉아서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오히려 사건에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동석 제도는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것이지, 진술을 대신하거나 거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1) 동석할 수 있는 사람의 범위를 확인하고 적절한 사람을 정합니다.
형사소송규칙 제84조의3 제1항은 동석할 수 있는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을 피해자의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가족, 동거인, 고용주, 변호사, 그 밖에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정합니다. 법원 절차를 위한 규정이지만 수사 단계에서도 이 기준을 참고합니다. 그러므로 부모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친구, 직장 동료, 상담사도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라면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가장 편안해하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기준으로 고르십시오. 가해자와 가까운 사람이거나, 피해 사실을 알게 된 뒤 피해자를 탓한 적이 있는 가족은 오히려 위축을 낳습니다.
2) 동석이 금지되는 경우를 알고, 피해자가 원치 않으면 거절할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합니다.
특례법 제34조 제3항은 법원, 검사, 수사기관은 피해자와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피해자에게 불리하거나 피해자가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동석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합니다. 예를 들어 가해자가 가족 구성원이거나 친족인 사건에서 다른 가족이 합의를 종용하려는 의도로 동석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피해자 본인이 동석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혀야 하고, 필요하면 변호사를 통해 수사관에게 서면으로 전달합니다. 피해자가 원해서 동석하는 것이 제도의 전제입니다.
3) 동석자가 진술에 개입하지 않도록 사전에 약속하고, 조사 후에는 조서를 확인합니다.
법원 절차에서는 형사소송법 제163조의2 제3항이 동석한 사람이 신문이나 진술을 방해하거나 진술 내용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형사소송규칙 제84조의3 제3항은 재판장이 부당하게 진행을 방해하는 동석자를 중지시킬 수 있게 합니다. 수사 단계라 해도 같은 취지로 운영되고, 동석자가 대신 답하거나 눈빛·표정으로 유도하면 나중에 피의자 측이 "진술이 오염되었다"고 다툴 근거가 됩니다. 그래서 동석자에게 미리 '질문이 나오면 조용히 있고, 쉬는 시간에만 말을 건다'는 원칙을 정해 둡니다. 조사가 끝나면 동석 사실과 동석자의 인적사항이 조서에 기재되었는지, 진술한 내용이 그대로 적혔는지 한 줄씩 확인하고 서명합니다.
4) 변호사 선임 특례로 동석 이상의 조력을 받습니다.
동석한 가족은 법률적 조언을 하지 못합니다. 특례법 제27조 제1항은 성폭력범죄 피해자와 법정대리인이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이 변호사가 검사 또는 사법경찰관의 조사에 참여해 의견을 진술할 수 있게 합니다. 조사 도중에는 수사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제한이 있습니다. 또 같은 조 제6항에 따라 검사는 피해자에게 변호사가 없으면 국선변호사를 선정할 수 있고, 19세 미만 피해자 등에게는 선정해야 합니다. 가족 동석이 '정서적 지지'라면 변호사 조력은 '법률적 방어'이므로 두 가지를 함께 쓰는 것이 가장 안정적입니다.
결론
성폭력 피해 조사에서 가족이나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옆에 앉혀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정당한 권리의 행사입니다. 특례법 제34조가 정한 사건과 19세 미만 피해자 등은 신청하면 원칙적으로 동석이 보장되고, 그 밖의 사건도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3항이 준용하는 제163조의2에 따라 불안과 긴장을 소명하면 동석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신청 시기와 소명 방법, 동석자의 선택, 동석 중의 태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조사 일정이 잡혔다면 당일을 기다리지 말고 사전에 동석 요청과 변호사 조력 여부를 함께 정리해 두시기를 권합니다. 현재 겪고 계신 상황과 조사 일정을 알려 주시면 어떤 근거로 어떤 방식으로 요청하는 것이 좋을지 함께 검토해드리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성인 피해자인데도 부모님이 조사실에 함께 들어갈 수 있나요?
사건의 종류에 따라 근거 조문이 달라집니다.
특례법 제34조에 열거된 범죄의 피해자라면 신청 시 재판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동석이 허용되어야 합니다.
열거되지 않은 사건이라도 형사소송법 제221조 제3항이 준용하는 제163조의2 제1항에 따라 피해자가 현저한 불안이나 긴장을 느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면 동석이 가능합니다.
이 경우에는 수사관의 판단 여지가 있으므로 불안 증상에 관한 진료 기록 등 소명 자료를 함께 제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Q2. 친구나 직장 동료도 동석할 수 있나요?
가능성이 있습니다. 형사소송규칙 제84조의3 제1항은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가족, 동거인, 고용주, 변호사뿐 아니라 그 밖에 피해자의 심리적 안정과 원활한 의사소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도 포함시킵니다.
따라서 반드시 가족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가 가장 편안하게 느끼는 사람이 기준입니다.
다만 그 사람이 사건의 목격자이거나 증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에는 진술의 독립성 문제가 생길 수 있어 미리 변호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3. 가족이 동석하면 진술이 불리하게 평가되지는 않나요?
동석 자체가 불리하게 평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동석자가 대신 답하거나 진술을 유도하는 모습이 조서나 영상에 남으면 진술의 자발성과 신빙성을 다투는 근거로 쓰일 수 있습니다.
동석자에게 조사 중에는 말을 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도록 미리 안내하고, 쉬는 시간에만 대화하도록 정해 두십시오.
또한 조사 후 조서에 동석 사실과 진술 내용이 정확히 기재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4. 가족이 동석하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운데 거절해도 되나요?
거절할 수 있습니다. 특례법 제34조 제3항은 신뢰관계에 있는 사람이 피해자에게 불리하거나 피해자가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동석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가족이 피해 사실을 알게 되는 것 자체가 부담이거나, 가족 중에 가해자와 가까운 사람이 있는 경우에는 동석 없이 조사받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 됩니다.
그 대신 변호사 조력을 받으면 혼자 조사받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Q5. 동석을 신청했는데 수사관이 거절하면 어떻게 하나요?
먼저 어떤 사유로 거절되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특례법 제34조의 대상 사건이라면 재판에 지장을 줄 우려가 있는 등 부득이한 사유가 아닌 한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신청한 날짜, 신청 방법, 거절 사유를 기록으로 남기고, 변호사를 통해 법적 근거를 밝히는 서면을 다시 제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조사 일정을 조정하거나 동석이 가능한 조사 장소를 요청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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