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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준 통장에 들어온 피싱 피해금을 빼 쓰면 횡령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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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준 통장에 들어온 피싱 피해금을 빼 쓰면 횡령인가요 

김강희 변호사


빌려준 통장에 들어온 피싱 피해금을 빼 쓰면 횡령인가요


수원 광교와 서울 양재역, 두 곳에서 상담이 가능합니다.

현재 상황에 대해 상담이 필요하신 경우 편하게 연락 주시면, 사건 경위를 확인한 뒤 대응 방향을 함께 검토해드리겠습니다.


사건 개요


급전이 필요하던 때 "통장과 체크카드를 빌려주면 수수료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계좌를 넘겨준 분이 있습니다. 며칠 뒤 은행 앱을 열어 보니 모르는 사람 이름으로 큰돈이 들어와 있었습니다. 출처가 의심스러웠지만 통장은 이미 넘어갔고, 별도로 갖고 있던 모바일 뱅킹이나 재발급받은 카드로 그 돈의 일부를 인출해 생활비나 빚을 갚는 데 썼습니다. 얼마 뒤 경찰서에서 "보이스피싱 피해금이 입금된 계좌의 명의인"이라며 출석을 요구하는 연락이 옵니다.

이때 많은 분이 "내 이름으로 된 통장에 들어온 돈이니 내 돈 아닌가", 혹은 반대로 "어차피 사기범의 돈이니 내가 쓴다고 누가 피해를 보나"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수사기관은 두 갈래로 접근합니다. 하나는 통장을 넘긴 행위 자체(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사기방조)이고, 다른 하나는 입금된 돈을 빼 쓴 행위(횡령)입니다. 이 글은 두 번째, 즉 입금된 피해금을 임의로 인출한 행위가 횡령이 되는지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기준으로 정리합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계좌명의인이 사기 범행을 몰랐다면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고, 반대로 처음부터 범행을 알고 계좌를 넘긴 공범이라면 횡령이 아니라 사기(또는 사기방조)의 문제가 됩니다. 어느 쪽으로 평가되느냐에 따라 적용 죄명과 방어 방향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핵심 쟁점


이 유형의 사건에서 결과를 가르는 지점은 네 가지입니다. 첫째, 횡령죄(형법 제355조 제1항,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백만원 이하의 벌금)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만 범할 수 있는데, 계좌명의인이 피해자의 돈을 "보관하는 자"인가 하는 점입니다. 보관은 위탁관계를 전제로 하므로, 피해자와 명의인 사이에 위탁관계가 있는지가 출발점입니다.

둘째, 대법원 2018. 7. 19. 선고 2017도17494 전원합의체 판결의 판단입니다. 다수의견은 송금·이체로 명의인이 예금채권을 취득했더라도 송금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없다면 그 돈은 송금인에게 반환해야 할 성격이므로, 명의인은 송금인을 위해 그 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고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횡령이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금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했습니다.

셋째, 같은 판결은 명의인이 사기의 공범이라면 사정이 다르다고 합니다. 자신이 가담한 범행의 결과로 돈을 보관하게 된 것이어서 피해자와 위탁관계가 없고, 인출은 사기 범행의 실행행위일 뿐 새로운 법익 침해가 아니므로 사기죄 외에 횡령죄가 따로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범행을 알았는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넷째, 인출 행위가 사기범(통장을 받아간 조직)에 대해서는 횡령이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같은 판결은 접근매체를 넘겼더라도 은행에 대한 예금채권은 여전히 명의인에게 있고, 계좌명의인과 사기범 사이의 관계는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위탁관계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해자는 사기범이 아니라 송금한 피해자 본인입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1]: 사기 범행을 몰랐다는 점을 입증해 공범·방조 혐의부터 걷어내기


인출 행위를 다투기 전에 먼저 정리해야 할 것은 통장을 넘긴 행위가 어떻게 평가되느냐입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은 접근매체를 양도·양수하거나, 대가를 받고 대여하거나, 범죄에 이용될 것을 알면서 대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같은 법 제49조 제4항은 이를 위반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합니다. 여기에 더해 수사기관은 "보이스피싱에 쓰일 것을 알고 있었다"고 보아 형법 제32조의 사기방조까지 의율하기도 합니다. 방조까지 인정되면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인출 행위는 횡령이 아니라 사기범행의 일부로 흡수될 수 있으므로, 범행 인식 여부는 죄명 자체를 바꾸는 쟁점입니다. 김강희 변호사는 다음 순서로 방어선을 세웁니다.

1) 통장을 건네게 된 경위를 시간순 자료로 재구성합니다.

대출 광고 문자, 상대방과 주고받은 메신저 대화, 통장을 건넨 방식(택배·퀵·대면), 약속받은 대가의 성격을 전부 확보합니다. 상대가 "대출 실적을 쌓기 위해 필요하다", "급여 이체 테스트용이다"라고 설명했다면 범죄 이용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정황이 됩니다. 반대로 대가가 지나치게 높았는지, 은행에서 용도를 물었을 때 거짓으로 답하라는 지시가 있었는지도 수사기관이 보는 지점이라, 불리한 사실까지 미리 파악해 일관되게 정리해야 합니다.

2) 입금을 알게 된 시점과 인식 내용을 구별합니다.

사기 범행을 몰랐더라도 입금 사실을 안 뒤에는 "이 돈이 내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인식이 생깁니다. 인출 시점마다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입금자 이름, 은행의 지급정지 안내, 상대방의 연락 내용)를 구분해 두면, 전체를 한 덩어리로 공범 취급하는 수사기관의 구성에 맞서 개별 행위별로 책임 범위를 다툴 수 있습니다.

3) 대가 수수와 사후 행동을 근거로 공범 여부를 반박합니다.

피해금이 입금된 사실을 안 뒤 스스로 은행이나 경찰에 알렸는지, 상대방에게 돈의 출처를 따져 물었는지는 범행 가담 의사가 없었음을 보여 주는 정황입니다. 다만 이미 인출을 시작한 뒤라면 그 이후 행동이 오히려 영득 의사를 뒷받침할 수 있으므로, 어떤 자료를 제출할지는 사건 전체 구도를 보고 선별해야 합니다.


김강희 변호사의 해결방법 [2]: 횡령이 불가피할 때 양형과 피해 회복으로 결과를 낮추기


공범이 아니라는 점이 받아들여지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횡령이 성립할 여지는 남습니다.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에 따르면 사기를 몰랐더라도 입금된 돈은 피해자에게 돌려줘야 할 돈이고, 이를 인출해 쓰면 횡령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성립 여부와 별개로 무엇을 얼마나 인출했는가와 얼마나 회복했는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1) 인출 내역을 건별로 분리해 횡령 대상 금액을 확정합니다.

입금된 금액 전체가 명의인의 책임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사기 조직이 별도의 접근매체로 직접 빼 간 금액이고, 명의인이 자기 손으로 인출해 쓴 금액만이 횡령의 대상입니다. 은행 거래내역을 일자·시각·인출 방식별로 나눠 누가 인출했는지를 특정하면, 공소사실의 금액을 실제 인출액으로 줄이는 근거가 됩니다. 가장 흔한 쟁점이 이 금액 특정입니다.

2) 영득 의사를 다툴 수 있는 사안인지 점검합니다.

횡령은 영득 의사가 있어야 성립합니다. 인출한 돈을 곧바로 상대방에게 전달할 의도였다거나, 입금 직후 은행이 지급정지를 한 것으로 알고 인출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경우처럼 사정에 따라 영득 의사의 존재가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반면 생활비·채무 변제로 쓴 사실이 명확하면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우므로, 사실관계에 비추어 현실적으로 쓸 수 있는 주장인지 먼저 가려야 합니다.

3) 피해자에 대한 변제와 합의를 양형 자료로 만듭니다.

횡령 피해자는 사기를 당한 개인이므로 인출액을 반환하고 합의서를 받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양형 요소가 됩니다. 반환 시기가 수사 단계인지 재판 단계인지, 전액인지 일부인지에 따라 기소 여부와 선고 형량에 차이가 생깁니다. 변제 계획과 자금 출처, 초범 여부, 계좌를 넘긴 경위의 참작 사유를 의견서로 묶어 제출합니다.


결론


빌려준 통장에 들어온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인출해 썼다면, 사기 범행을 몰랐더라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상 피해자에 대한 횡령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범행을 알고 계좌를 넘긴 것으로 평가되면 횡령이 아니라 사기 또는 사기방조가 문제 되고, 통장을 넘긴 행위 자체로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책임이 따로 있습니다.

그래서 이 사건은 "범행을 알았는가", "누가 얼마를 인출했는가", "피해를 회복했는가"를 순서대로 가려야 합니다. 이미 경찰 연락을 받았거나 출석 요구를 앞두고 있다면 조사 전에 거래내역과 대화 기록을 정리해 어떤 죄명이 문제 되는지부터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A


Q1. 통장이 제 명의인데 거기 들어온 돈을 쓰는 것이 왜 횡령인가요?


은행과의 관계에서는 명의인이 예금채권자가 맞습니다.

그러나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송금의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가 없다면 그 돈은 송금인에게 반환해야 할 성격이라고 보아, 명의인이 송금인을 위해 보관하는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영득할 의사로 인출하면 횡령죄(형법 제355조 제1항)가 문제 됩니다.


Q2.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면 아무 책임이 없나요?


사기에 가담하지 않았다는 점은 공범·방조 책임을 다투는 중요한 근거입니다.

하지만 입금된 돈을 임의로 인출한 부분은 별개의 문제로, 사기를 몰랐더라도 피해자에 대한 횡령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통장을 넘긴 행위도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에 따라 별도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Q3. 사기범이 먼저 돈을 대부분 빼 갔고 저는 일부만 인출했는데요?


횡령의 대상은 명의인이 직접 인출한 금액이 기본입니다.

거래내역에서 누가 어떤 접근매체로 인출했는지를 건별로 확인해 공소사실의 금액을 특정하는 작업이 중요합니다.

다만 인출액이 적더라도 횡령 성립 여부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므로 피해 회복 방안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


Q4. 그 돈은 사기범의 것이니 사기범에 대한 횡령은 아닌가요?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은 계좌명의인과 사기범 사이의 관계를 횡령죄로 보호할 만한 위탁관계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접근매체를 넘겼더라도 예금채권은 여전히 명의인에게 있어, 그 돈이 사기범에게 귀속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횡령이 문제 된다면 피해 대상은 사기범이 아니라 송금한 피해자가 됩니다.


Q5. 경찰 조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요?


통장을 넘기게 된 경위를 담은 문자·메신저 대화와 광고 내용을 먼저 보존하십시오.

입금 내역과 인출 내역을 일자별로 정리해 어느 부분을 본인이 인출했는지 구분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조사에서는 "몰랐다"는 말만 반복하기보다 언제 무엇을 알게 되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진술해야 하므로, 진술 전에 사건 구도를 점검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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