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변호를 맡은 성착취 목적 대화 사건에서, 통상회부 이후 합의로 대응 방향을 바꾸어 1심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핵심은 약식절차로 진행되던 사건이 공판절차로 넘어왔을 때 그 의미를 제대로 살피는 일이었습니다. 무죄 가능성을 검토하려는 취지인지, 검사가 약식으로 청구한 형이 가볍다고 보는 취지인지에 따라 필요한 대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수사 단계에서 이루어지지 않았던 합의를 통상회부 후 곧바로 진행했고, 합의와 처벌불원이 유리한 양형 사정으로 반영됐습니다.
약식절차로 진행되던 사건이 공판으로 넘어왔습니다
의뢰인은 온라인에서 미성년자에게 성적인 메시지를 반복적으로 보낸 일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적용된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중 성착취 목적 대화 등이었습니다. 상대방은 16세 미만의 아동·청소년이었고, 의뢰인은 실제로 상대방을 만나지는 않았습니다.
사건은 처음부터 일반적인 공판절차로 진행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약식절차로 진행되다가 법원의 통상회부로 공판에서 심리하게 된 사건입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피해자 측과 합의하지 않은 상태였지만, 통상회부 이후에는 그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다시 판단해야 했습니다.
약식절차로 진행되는 사건에서는 벌금형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공판기일이 잡히면 왜 절차가 바뀌었는지, 기존 입장을 계속 유지해도 되는지부터 고민하게 됩니다. 저는 이 사건에서도 단순히 법정에 출석할 준비를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절차가 달라진 상황에서 대응의 우선순위를 다시 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통상회부라는 사실보다 그 취지를 읽는 일이 중요했습니다
통상회부를 곧바로 유리한 신호나 불리한 신호로 받아들이는 것은 신중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은 약식명령으로 처리할 수 없거나 약식명령으로 처리하는 것이 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 공판절차로 심판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절차가 바뀌었다는 사실만으로 법원이 무죄를 예상한다거나 더 무거운 형을 정했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습니다.
제가 중요하게 본 구분은 유무죄를 다툴 여지가 문제인지, 처벌 수위를 정할 사정이 문제인지였습니다. 혐의의 성립이나 증거에 의문이 있는 경우와, 유죄를 전제로 형이 충분한지 살피는 경우에는 변론의 중심이 달라집니다. 앞의 문제라면 범죄가 성립하는지와 증거의 내용을 살펴야 하고, 뒤의 문제라면 불리한 사정에 대응하면서 선처에 필요한 사정을 갖추는 일이 중요해집니다.
이 사건에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불리한 사정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의뢰인이 상대방이 아동·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음에도 범행한 점과 피해자의 나이가 어린 점을 불리하게 평가했습니다. 온라인 대화에 그쳤다는 사정만으로 사건 전체를 가볍게 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을 무죄 가능성에 대한 기대만으로 대응할 사안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통상회부 이후에는 유죄 판단과 양형의 부담을 함께 고려해야 했고, 수사 단계에서 합의하지 않았다는 기존 경과에 머물러 있을 이유도 없었습니다. 재판에서 중요하게 평가될 사정에 맞춰 대응을 바꾸는 것이 필요했습니다.

수사 단계의 대응을 고집하지 않고 곧바로 합의를 진행했습니다
제가 선택한 대응은 통상회부 후 합의를 우선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는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공판절차로 넘어온 뒤에는 곧바로 합의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습니다. 이전 단계에서 어떤 입장이었는지보다, 달라진 재판 상황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더 중요했습니다.
합의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 측의 의사를 양형에 반영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정이었습니다. 피해자 측과 합의가 이루어졌고, 피해자의 보호자는 의뢰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이 사건의 대응 전환과 결과를 연결하는 중요한 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판결문에도 그 연결이 나타납니다. 법원은 '뒤늦게나마' 합의가 이루어졌고 보호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의뢰인에게 유리한 양형 사정으로 들었습니다. 합의 시점이 수사 단계보다 늦었다는 이유로 그 의미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공판절차에 들어간 뒤 마련한 사정도 실제 형을 정하는 판단에 반영된 것입니다.
이 대응의 의미는 합의만으로 사건을 해결했다는 데 있지 않습니다. 법원은 합의 외의 사정까지 함께 고려했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통상회부라는 변화를 읽고, 종전 대응을 계속 유지하기보다 합의를 진행하는 쪽으로 신속하게 방향을 바꿨다는 점입니다. 그 결과 법원이 유리하게 고려할 수 있는 사정이 실제로 마련됐습니다.

범죄전력, 반성, 실제 행위의 범위도 함께 고려됐습니다
법원이 선고형을 정할 때 본 사정은 합의와 처벌불원에만 한정되지 않았습니다. 의뢰인에게 범죄전력이 전혀 없었던 점,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있었던 점, 실제로 피해자를 만나는 등의 행위를 하지 않았던 점도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됐습니다.
실제 만남이 없었다는 사실은 그 의미를 정확하게 설명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 된 행위는 온라인에서 이루어진 성착취 목적 대화 등이었고, 법원은 그 범죄사실을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실제 만남에 이르지 않았다는 사정은 인정된 행위의 범위를 살펴 형을 정하는 과정에서 고려됐습니다.
반성과 합의도 서로 다른 사실로 보아야 합니다. 의뢰인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다는 사정과 피해자 측이 합의 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정은 각각의 의미가 있습니다. 판결문 역시 이를 나누어 적고 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의 결과를 설명할 때 어느 한 가지 이유만 강조하기보다, 불리한 사정과 유리한 사정이 함께 평가됐다는 점을 짚습니다.

벌금형과 함께 부가 명령의 범위도 확인해야 합니다
1심 법원은 의뢰인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통상회부 이후 합의를 진행했고, 합의와 처벌불원을 포함한 여러 사정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법원은 신상정보 공개·고지명령과 취업제한명령을 면제했습니다. 이 판단에서는 재범 위험성, 행위자의 특성, 범행의 내용, 명령으로 인한 불이익과 예방·보호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벌금형이 선고됐다는 사실에 더해, 공개·고지와 취업제한에 관한 별도의 판단도 있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습니다.
한편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압수물 몰수도 명해졌습니다. 벌금 미납 시의 노역장 유치와 벌금 상당액의 가납명령도 포함돼 있습니다. 또한 판결문은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어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공개·고지명령의 면제가 신상정보 등록의무까지 없어졌다는 뜻은 아닙니다.

통상회부 후에는 대응의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했던 판단은 절차의 변화에 맞춰 대응을 바꾼 것이었습니다. 수사 단계에서 합의하지 않았더라도 공판으로 넘어온 상황에서 같은 선택을 계속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저는 통상회부의 취지를 살피고 양형의 부담을 고려해 합의를 우선했고, 실제 합의와 처벌불원이 법원의 판단에 반영됐습니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약식절차였다는 이유만으로 결과를 미리 정해 두기보다, 무엇이 공판에서 쟁점이 되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혐의를 다툴 근거가 있는지, 법원이 무겁게 볼 사정은 무엇인지, 피해자 측과의 합의나 처벌에 관한 의사가 어떤 상태인지에 따라 필요한 대응이 달라집니다. 성착취 목적 대화 사건에서도 실제 대화의 내용과 경위, 상대방의 연령에 관한 인식, 합의 경과와 양형 사정을 함께 살피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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