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변호인으로 참여한 허위영상물 제작·유포 등 사건에서, 의뢰인은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도 면제되었습니다. 범행을 모두 인정하는 상황에서 일부 피해자와의 합의, 나머지 피해자들을 위한 공탁과 그 수령 의사, 범행 당시 미성년이라는 사정이 유리하게 반영된 사건입니다. 형의 집행 여부와 함께 성범죄에 따른 부가처분의 범위까지 판단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허위영상물 사건으로 재판을 앞둔 분들은 징역형을 받을 가능성뿐 아니라 자신의 신상정보가 공개되는지, 장래 취업에 어떤 제한이 생기는지도 걱정하십니다. 범행을 인정하면 더 이상 설명할 것이 없다고 생각하거나, 모든 피해자와 합의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대응의 방향을 잡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범죄의 성립 여부와 실제로 어느 정도의 형을 선고할 것인지는 서로 다른 판단입니다. 범행을 인정하는 사건일수록 책임을 전제로 어떤 사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인지가 중요합니다.
의뢰인은 다른 사람과 공모하여 피해자들의 의사에 반하는 성적 합성물을 제작하고, 이를 인터넷에 게시한 행위로 재판을 받았습니다. 허위영상물의 제작과 게시에 관한 혐의뿐 아니라 별도의 음란물을 게시한 혐의도 함께 문제 되었습니다. 한 종류의 행위만을 대상으로 선처를 구하는 사건이 아니었고, 제작에 관여한 행위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한 행위를 함께 평가받는 상황이었습니다.
불리한 사정은 디지털 성범죄의 피해가 게시 당시의 상황에 머무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법원은 디지털 매체의 특성상 추가 유포의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피해자들이 상당한 정신적 충격과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누구든 허위영상물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을 조성하고 사회적 신뢰를 해친다는 점도 무겁게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해를 가볍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사건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이 사건의 양형을 설명할 때, 불리한 사정과 유리한 사정을 함께 보아야 한다는 점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양형은 범행의 책임을 전제로 구체적인 형의 정도를 정하는 판단입니다. 피해가 중대하다는 이유로 의뢰인에게 해당하는 모든 사정이 배제되는 것도 아니고, 유리한 사정이 있다는 이유로 피해의 무게가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 판결도 범행의 사회적 폐해를 분명히 지적한 뒤, 의뢰인에게 유리한 사정들을 별도로 살폈습니다.
범행을 모두 인정한 태도는 그 출발점이었습니다. 의뢰인은 법정에서 범행을 인정했고, 법원은 이를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습니다. 다만 이 사건에서 살펴볼 내용은 인정 여부에 그치지 않습니다. 범행 이후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어떤 조치가 이루어졌는지, 범행 당시 의뢰인에게 어떤 개별적인 사정이 있었는지가 함께 판단되었습니다. 인정한다는 말과 피해 회복을 위한 실제 조치는 각각 의미가 있으므로, 어느 하나만으로 사건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피해 회복과 관련해서는 일부 피해자와의 합의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했습니다. 의뢰인은 일부 피해자와 합의했고, 나머지 피해자들을 위해서는 상당한 금액을 공탁했습니다. 해당 피해자들은 공탁금을 수령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습니다. 법원은 합의 사실과 공탁 사실, 피해자들의 수령 의사를 함께 유리한 사정으로 고려했습니다. 합의가 이루어진 범위와 그 밖의 피해자들에 대한 조치가 각각 판결에 반영된 것입니다.
제가 이 부분에서 주목하는 것은 공탁을 했다는 사실뿐 아니라 그에 대한 피해자들의 의사까지 판단에 포함되었다는 점입니다. 공탁은 피해 회복을 위하여 금전을 맡기는 절차이지만, 공탁 사실만으로 피해자의 입장까지 설명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해자들이 공탁금을 받겠다는 뜻을 밝혔다는 내용이 함께 고려되었습니다. 피해 회복을 이야기할 때에는 의뢰인의 조치와 피해자의 의사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범행 당시 미성년이었다는 점도 의뢰인에게 개별적으로 해당하는 사정이었습니다. 법원은 성적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시기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점을 유리하게 고려했습니다. 이는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범죄의 책임을 부정한 판단이 아닙니다. 피해의 심각성을 인정하면서도 범행 당시의 발달 단계와 개별 사정을 함께 평가한 것입니다. 저는 이 판단을 범행 인정, 합의와 공탁에 관한 사정들과 연결하여 설명합니다. 판결은 어느 한 가지 사정만으로 형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신상정보 공개·고지와 취업제한에 관해서는 별도의 판단이 이루어졌습니다. 법원은 의뢰인에게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을 고려했습니다. 또한 신상정보 등록과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명령만으로도 어느 정도 재범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의뢰인의 처벌 전력과 재범 방지 가능성에 관한 판단이 부가처분의 범위를 정하는 과정에서도 의미를 가진 것입니다.
공개·고지나 취업제한이 필요한지는 그 명령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와 발생하는 불이익까지 살피는 문제였습니다. 법원은 이러한 명령으로 기대되는 사회적 이익과 성폭력범죄 예방 효과, 의뢰인이 입게 될 불이익과 예상되는 부작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습니다. 그 결과 신상정보 공개·고지와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 및 장애인 관련기관에 대한 취업제한을 명하지 않을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제가 이 사건을 소개하면서 집행유예와 부가처분을 함께 설명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는 형의 집행 여부만으로 재판 결과의 전부를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신상정보를 공개하거나 고지할 것인지, 일정한 기관에 대한 취업을 제한할 것인지도 의뢰인에게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징역형의 집행을 유예하는 결과와 함께,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의 면제라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1심 법원은 징역 1년을 선고하면서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그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보호관찰, 200시간의 사회봉사,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도 함께 명했습니다. 허위영상물 제작·유포와 별도의 음란물 유포에 관한 책임을 인정하면서, 이러한 의무를 부과하는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입니다. 의뢰인에게 유리한 사정이 반영된 결과와 함께, 선고에 따라 부담하게 되는 의무도 분명히 살펴야 합니다.
신상정보 등록·제출 의무는 공개·고지 명령의 면제와 구분됩니다. 법원은 유죄판결이 확정되면 의뢰인이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고 관할기관에 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명시했습니다. 등록기간도 별도로 단축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성과는 1심 집행유예와 신상정보 공개·고지 및 취업제한 명령의 면제입니다. 신상정보 등록까지 면제된 결과는 아닙니다.
딥페이크를 비롯한 허위영상물 사건에서 범행을 인정하는 경우에는, 합의 여부를 한마디로 정리하는 데서 멈추지 않아야 합니다. 누구에 대하여 어떤 피해 회복 조치가 이루어졌는지, 그 조치에 관한 피해자의 의사는 어떠한지, 재범 방지와 관련하여 어떤 사정이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선고형에 관한 문제와 공개·고지·취업제한에 관한 문제도 함께 보아야 사건에 맞는 대응 방향이 드러납니다.
저는 변호의 역할이 유리한 사정을 나열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범행의 무게를 인정하면서도 피해 회복의 구체적인 내용과 의뢰인에게 해당하는 개별 사정을 법적 판단의 기준에 연결하여 설명해야 합니다. 제가 변호인으로 참여한 이 사건은 그와 같은 사정들이 선고형과 부가처분의 판단에 각각 반영된 사례입니다. 범행 인정 이후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이라면, 합의와 공탁의 진행 상태부터 재범 방지에 관한 사정, 선고 이후 남는 의무까지 차근차근 짚어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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