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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정신성 처방약 복용 후 운전, '정상 운전 못 할 우려'는 어떻게 판단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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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정신성 처방약 복용 후 운전, '정상 운전 못 할 우려'는 어떻게 판단하나 

강대현 변호사

불면증이나 불안장애로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먹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약물운전으로 단속되었다는 연락을 받고 당황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졸피뎀 같은 수면제나 신경안정제 중에는 마약류관리법상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되는 것이 많은데, 의사가 처방한 약이라는 사실이 곧바로 운전 면책이 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도로교통법이 묻는 것은 약의 종류가 아니라 '그 약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였는가'이고, 이 문구가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판단되는지가 처벌 여부를 가릅니다. 이 글에서는 처방약 복용 후 운전이 어떤 조문으로 처벌되는지, 법원과 수사기관이 '우려'를 무엇으로 판단하는지, 단속 단계에서 무엇을 조심해야 하는지 차례로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처방약도 약물운전이 된다 — 도로교통법 제45조의 구조

약물운전을 금지하는 근거는 도로교통법 제45조 제1항입니다. 자동차등의 운전자는 술에 취한 상태 외에 과로, 질병 또는 약물의 영향과 그 밖의 사유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 조문은 불법 마약류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조문이 '약물'의 종류를 한정하지 않고 '영향'을 요건으로 삼기 때문에, 의사가 적법하게 처방한 수면제·신경안정제·진통제·항히스타민제라도 그 영향으로 운전 능력이 떨어진 상태라면 문제가 됩니다. 다만 같은 법 시행규칙 제28조에는 환각물질을 운전 금지 약물로 정한 규정이 남아 있어, 어떤 약까지 '약물'에 해당하는지는 사건에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처벌은 같은 법 제148조의2 제5항에 있습니다.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과거 약물운전이 음주운전보다 훨씬 가볍게 다뤄지던 시기와 달리 법정형이 상당히 높아졌고, 약물운전으로 벌금 이상의 형이 확정된 뒤 10년 내에 다시 위반하면 같은 조 제4항에 따라 2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됩니다. 개인형 이동장치(전동킥보드 등)는 이 조항의 대상에서 빠져 있다는 점도 조문에 명시되어 있습니다.

  • 금지 행위 —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하는 것.

  • 처벌 — 제148조의2 제5항, 5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재범 가중 — 같은 조 제4항, 10년 내 재범이면 2년 이상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 벌금.

  • 약의 종류 — 불법 마약류뿐 아니라 처방약·일반의약품도 '약물'에 해당할 수 있음.

약물운전의 핵심은 어떤 약을 먹었는가가 아니라, 그 약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였는가이다.

'우려'만으로 성립한다 — 위태범이라는 대법원의 설명

처방약을 먹고 운전한 분들이 가장 자주 하는 항변은 "운전하는 동안 아무런 증상이 없었고 사고도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2010. 12. 23. 선고 2010도11272 판결에서 이 항변을 정면으로 다뤘습니다. 약물운전죄는 이른바 위태범이어서, 약물 등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하면 바로 성립하고, 현실적으로 정상적인 운전을 하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러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필로폰 투약 후 운전한 경우였고 당시에는 구 도로교통법 조문이 적용되었지만,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라는 핵심 문구는 지금의 제45조 제1항에도 그대로 있어 법리가 이어집니다.

이 판결은 같은 사건에서 중요한 증명 구조도 보여줍니다. 피고인이 증상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만으로는 죄의 성립을 막을 수 없고, 통상 증상이 나타나는 수량을 투약하고 근접한 시간 안에 운전했다면 우려 상태가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입니다. 처방약에 그대로 대입하면, 복용량이 처방 범위 안이었더라도 약의 작용이 가장 강한 시간대에 운전했다면 '우려'가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복용 시점과 운전 시점 사이에 충분한 시간이 있었고 약효가 이미 빠진 상태였다면, 그 간격 자체가 다투는 핵심 사실이 됩니다.

우려 상태는 무엇으로 입증되나 — 시약검사·혈액검사·운전 태도

수사기관은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를 한 가지 수치로 판단하지 못합니다. 음주운전은 혈중알코올농도 0.03퍼센트라는 숫자 기준이 있지만, 약물운전에는 그런 법정 수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여러 자료를 종합하는 방식으로 입증이 이뤄집니다. 먼저 도로교통법 제45조 제2항에 따라 경찰공무원은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서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타액 간이시약검사 등으로 약물 복용 여부를 측정할 수 있습니다. 결과에 불복하면 같은 조 제3항에 따라 운전자의 동의를 받아 혈액 채취 등으로 다시 측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간이시약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는 사실은 '약을 복용했다'는 점을 보여줄 뿐, 그 약의 영향으로 운전 능력이 떨어졌다는 점까지 증명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단속 당시의 운전 모습과 현장 상태가 함께 정리됩니다. 차선 침범, 신호 위반, 급제동, 갓길 정차 후 졸음, 동문서답이나 어눌한 발음, 비틀거리는 걸음걸이 같은 사실이 대표적입니다. 블랙박스 영상과 경찰관이 작성한 현장 상황 보고, 병원 처방내역과 복용 시각을 확인하는 진술이 함께 증거로 쌓입니다.

  • 타액 간이시약검사 — 약물 복용 여부 확인용. 제45조 제2항.

  • 혈액·소변 검사 — 약물 성분의 존재와 정도 확인용. 제45조 제3항.

  • 운전 태도 — 차선 이탈, 급제동, 졸음, 발음·보행 상태 등 외관상 징후.

  • 처방내역·복약 시각 — 약의 종류, 용량, 마지막 복용 시각과 운전 시각의 간격.

처방대로 먹었다는 항변 — 어디까지 통하고 어디서 막히나

의사의 처방에 따라 복용했다는 사실은 두 가지 서로 다른 쟁점과 연결되므로 구분해서 봐야 합니다. 첫째는 마약류관리법상 문제입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이라도 의료 목적으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복용한 것은 마약류 불법 투약과 성격이 다르므로, 처방약 복용 자체를 마약류관리법 위반으로 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이해입니다. 이 점은 약물운전 사건에서도 '마약 투약자'라는 낙인을 분리해 다툴 수 있는 출발점이 됩니다.

둘째는 도로교통법상 문제로, 이 영역에서는 처방받았다는 사실이 면책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제45조 제1항은 약의 출처가 아니라 운전 시점의 상태를 요건으로 삼기 때문입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운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었는가'가 고의 판단과 양형에서 의미를 갖는데, 약 봉투나 복약지도서에 '졸음이 올 수 있으니 운전 주의'라는 문구가 있고 본인이 이를 설명 들었다면 우려 상태를 인식하고도 운전했다고 평가받기 쉽습니다. 반대로 평소 복용해 온 용량과 시간대였고 의사에게서 운전 제한 설명을 들은 바 없다는 사정은 양형에서 참작될 수 있으나, 구성요건 자체를 부정하는 사유로 곧바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처방 사실은 마약류관리법 쟁점을 정리해 주지만, 도로교통법의 '우려' 판단에서는 면책이 아니라 복용 시점과 용량을 가리는 자료로 쓰인다.

측정을 거부하면 — 제148조의2 제6항의 별도 처벌

단속 현장에서 약물 사용을 의심받은 운전자가 타액 검사를 거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처방약이라 문제없다고 생각해 굳이 검사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하거나, 검사 자체가 불쾌해서 거부하는 경우입니다. 그러나 제45조 제2항은 운전자가 경찰공무원의 측정에 응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이 측정에 응하지 않으면 제148조의2 제6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

이는 약물운전 본죄와 같은 법정형입니다. 측정 거부는 증거를 없애는 선택이 아니라 별도의 범죄를 하나 더 만드는 선택이 되는 셈입니다. 더구나 거부한 사실 자체가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는 정황과 함께 기록에 남고, 이후 수사에서 병원 처방내역, 약국 조제기록 등을 통해 복용 사실이 어차피 확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검사 결과에 불복이 있다면 현장에서 거부하기보다 검사에 응한 뒤 혈액 채취를 통한 재측정을 요청해 정확한 수치를 남기는 방향이 일반적입니다. 재범의 경우 제148조의2 제4항 제2호에 따라 측정 불응도 1년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가중됩니다.

사고가 났다면 —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1이 붙는 경우

단순 적발과 달리 약물의 영향으로 교통사고를 낸 경우에는 처벌이 크게 달라집니다.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5조의11 제1항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등을 운전하여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경우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사망에 이르게 한 경우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조문의 요건은 도로교통법 제45조의 '우려'보다 한 단계 높습니다. 도로교통법은 정상 운전을 못 할 '우려'만으로 충분하지만, 이 조문은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사고 사건에서는 약효가 실제로 운전 능력을 얼마나 떨어뜨렸는가가 핵심 쟁점이 되고, 사고 직전의 주행 궤적, 졸음 징후, 사고 후 대처 행동, 혈중 약물 농도가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예를 들어 수면제 복용 직후 차를 몰다 앞차를 추돌한 경우라면 복용 시각과 사고 시각의 간격, 사고 직전 브레이크 흔적 유무, 목격자의 진술이 곤란 상태의 판단 자료가 됩니다. 이 단계에 이르면 단순한 벌금 사건이 아니라 실형 가능성을 따져야 하는 사건이므로 초기 진술부터 신중해야 합니다.

단속 이후 무엇을 준비하나 — 입증 자료와 진술의 방향

적발된 뒤 다툴 수 있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첫째, 복용 시점과 운전 시점의 간격입니다. 마지막 복용 시각, 약의 반감기와 작용 시간, 운전 직전의 수면·식사 상태를 시간순으로 정리해 약효가 이미 잦아든 시점이었음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둘째, 처방내역과 용량입니다. 처방전, 약국 조제기록, 평소 복용 패턴을 통해 과량 복용이 아니라 통상적인 복용이었다는 점을 객관 자료로 남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단속 당시 외관상 징후의 부재입니다. 블랙박스 영상, 단속 경찰관의 보고서 내용, 음성·보행 상태에 대한 기록이 우려 상태를 뒷받침하는지 아니면 반박하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진술에서는 두 가지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나는 "졸리긴 했지만 괜찮을 줄 알았다"처럼 징후를 인정하는 취지의 막연한 표현이고, 다른 하나는 기억이 불분명한 복용 시각을 단정적으로 말했다가 나중에 약국 기록과 어긋나는 경우입니다. 시간 관련 진술은 확인 가능한 기록을 먼저 확보한 뒤 그에 맞춰 정리해야 신빙성을 잃지 않습니다. 초범이고 사고가 없었으며 치료 중인 질환이 있고 이후 운전을 삼가는 등의 사정은 양형에서 불리하지 않게 작용할 수 있으므로, 처방 의사와 상의해 약 조정 이력을 남겨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인데도 약물운전으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도로교통법 제45조 제1항은 약의 출처를 가리지 않고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가 있는 상태를 금지합니다. 처방 사실은 면책이 아니라 용량과 복용 시점을 설명하는 자료로 쓰입니다.

Q. 운전 중 아무 증상이 없었다면 처벌되지 않나요?

A.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대법원 2010도11272 판결은 약물운전죄가 위태범이어서 현실적으로 정상 운전을 못 하는 상태에 이르지 않아도 '우려'가 있으면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약효가 빠진 뒤 운전했다면 그 점이 쟁점이 됩니다.

Q. 타액 간이시약검사를 거부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면 제148조의2 제6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별도 처벌될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가 의심스러우면 거부보다는 응한 뒤 혈액 채취로 재측정을 요청하는 편이 일반적입니다.

Q. 약물운전에도 음주운전의 혈중알코올농도 같은 기준 수치가 있나요?

A. 없습니다. 음주운전은 0.03퍼센트라는 수치 기준이 있지만 약물운전에는 법정 기준이 없어, 시약·혈액 검사 결과와 운전 태도, 복용 시점과 용량을 종합해 우려 여부를 판단합니다.

Q. 약물운전으로 사고를 내면 형량이 어떻게 달라지나요?

A.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사람을 다치게 하면 특정범죄가중법 제5조의11에 따라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 사망이면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됩니다.

Q. 단속된 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

A. 처방전, 약국 조제기록, 마지막 복용 시각과 운전 시각을 확인 가능한 기록으로 정리하는 일입니다. 기억에 의존한 시간 진술은 나중에 기록과 어긋날 수 있으므로, 조서를 받기 전에 자료를 먼저 확보해 두는 것이 안전합니다.

맺음말

처방약을 먹고 운전한 사건은 겉으로는 단순해 보여도, 처벌 여부는 약의 이름이 아니라 운전 시점의 상태를 어떻게 입증하고 반박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도로교통법 제45조의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할 우려'는 위태범으로 해석되어 실제 사고나 증상이 없어도 성립할 수 있고, 측정 거부와 사고 발생은 각각 별도의 무거운 처벌로 이어집니다.

그만큼 복용 시각, 처방 용량, 단속 당시의 상태를 객관 자료로 정리하는 초기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약을 계속 복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처방 의사와 운전 가능 여부를 먼저 상의하고, 이미 단속되었다면 진술에 앞서 자신의 사안이 어느 단계의 쟁점에 해당하는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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