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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건] 계좌 추적으로 베팅 규모가 정해질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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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사건] 계좌 추적으로 베팅 규모가 정해질 때 

천준영 변호사

[도박 계좌·자금 문제 가이드 ⑤]


"계좌 추적으로 베팅 규모가 정해질 때"

E씨는 경찰 조사 중 수사관이 5년 치 계좌 거래내역을 가지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본인은 1년 정도 이용했다고 생각했는데 수사관은 그보다 훨씬 앞선 기록까지 묻기 시작했습니다. 은행에서 자신의 거래내역이 넘어갔다는 통지를 받은 기억도 없었습니다. 도박 계좌추적은 베팅 규모를 정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입니다. 수사관이 꺼낸 표에는 입출금 1200여 건이 날짜별로 정리돼 있었습니다.

1. 계좌 추적에는 영장이 필요합니다
수사기관이 금융기관에서 거래정보를 받으려면 원칙적으로 법원이 발부한 영장이 있어야 합니다. 영장에는 대상 계좌와 기간과 범위가 적혀 있고 그 범위를 넘은 자료는 문제될 수 있습니다. 영장 없이 임의로 받은 자료라면 증거능력을 따져 볼 여지가 생깁니다.

2. 연결 계좌로 범위가 넓어집니다
처음에는 사이트 계좌를 추적하다가 그 계좌와 거래한 이용자 계좌로 범위가 넓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용자 계좌에서 다시 다른 사이트 계좌가 발견되면 사건이 추가로 커질 수 있습니다. 한 계좌에서 시작된 추적이 가족 계좌나 다른 금융기관 계좌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3. 제공 사실 통보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금융기관은 거래정보를 제공한 뒤 명의인에게 그 사실을 알려야 합니다. 다만 수사에 지장이 있다는 이유로 통보가 유예되는 경우가 있어 조사 단계에서 처음 알게 되기도 합니다. 통보를 받았다면 어느 기관이 어떤 근거로 자료를 받았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통보서에 적힌 기간을 보면 수사 범위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4. 영장 범위를 확인해야 합니다
수사기관이 제시하는 거래내역이 어느 영장으로 확보된 것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장 기재 범위를 벗어난 기간이나 계좌라면 적극 대응한다면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이런 다툼은 자료가 제출되는 시점에 맞춰 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5. 계좌 기록만으로 베팅액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송금 기록은 돈이 오간 사실을 보여 줄 뿐 그 돈이 모두 도박에 쓰였다는 사실까지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상대 계좌가 도박사이트 계좌라는 점이 어떻게 확인됐는지도 따져 봐야 합니다. 상대 계좌 중에는 도박과 무관한 개인 거래 계좌가 섞여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6. 오래된 기록은 공소시효와 연결됩니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기록이 길더라도 공소시효가 지난 부분은 처벌 대상에서 빠질 수 있습니다. 어느 시점부터 하나의 범죄로 묶이는지에 따라 계산이 달라집니다. 추적 기간이 길다고 해서 그 기간 전체가 공소사실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7. 먼저 말하지 않는 것도 판단입니다
수사기관이 어느 기간까지 확보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먼저 더 오래 했다고 말하면 수사 범위가 스스로 넓어집니다. 다만 사실과 다르게 축소하면 신빙성 문제가 생깁니다. 어디까지 말할지 정하려면 상대가 무엇을 가졌는지부터 가늠해야 합니다.

계좌 추적 자료는 객관적으로 보이지만 확보 경위와 해석에 따라 의미가 달라집니다.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전에 그 숫자가 어디서 왔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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