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계약갱신청구권이란
주택임대차의 경우, 임차인은 1회에 한하여 임대인에게 계약의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데 이를 계약갱신요구권이라 합니다(주임법 제6조의 3). 이는 임차인이 갱신을 요구하면 임대인은 주임법에 규정한 사유가 없으면 이를 거절할 수 없는 임차인의 일방적 권리입니다.
임대인이 갱신을 거절할 수 있는 사유는 총 9가지가 있고(주임법 제6조의 3 제1항), 갱신거절 사유로 대표적인 것이 제8호의 '임대인(임대인의 직계존속·직계비속을 포함한다)이 목적 주택에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입니다.
갱신요구권의 행사로 임대차계약이 갱신되면 갱신된 임대차 계약의 계약 기간은 2년으로 보게 됩니다. 그리고 갱신기간 동안 임차인이 계약 해지의 통지를 할 경우 임대차 계약은 임대인이 그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이 지나면 해지가 됩니다.
2. 손해배상 관련 법령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3(계약갱신 요구 등)
⑤ 임대인이 제1항제8호의 사유로 갱신을 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갱신요구가 거절되지 아니하였더라면 갱신되었을 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한 경우 임대인은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⑥ 제5항에 따른 손해배상액은 거절 당시 당사자 간에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다음 각 호의 금액 중 큰 금액으로 한다.
1. 갱신거절 당시 월차임(차임 외에 보증금이 있는 경우에는 그 보증금을 제7조의 2 각 호 중 낮은 비율에 따라 월 단위의 차임으로 전환한 금액을 포함한다. 이하 “환산월차임”이라 한다)의 3개월분에 해당하는 금액
2. 임대인이 제3자에게 임대하여 얻은 환산월차임과 갱신거절 당시 환산월차임 간 차액의 2년분에 해당하는 금액
3. 제1항제8호의 사유로 인한 갱신거절로 인하여 임차인이 입은 손해액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재임대한 경우, 임대인은 임차인의 손해를 배상하여야 합니다. 임대인이 제3자에게 주택을 임대할 수밖에 없었던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면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을 해 줄 의무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임대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더라도 임차인이 손해배상액을 입증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므로 법에서는 손해배상액에 관한 간주 규정을 두고 있고, 이 사건에서는 월차임환산액의 차이(=신규임대차 환산액 - 기존임대차 환산액)의 2년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청구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 수도권 아파트의 전세 가격과 금리가 크게 상승하여 월차임환산액이 커졌고, 그 차액의 2년 치를 지급하게 규정해 놓아서 결과적으로 임대인의 부담이 아주 커지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임대인이 실거주를 유지해야 하는 기간은 기존 임차인이 계약을 갱신했더라면 유지되었을 임대차 계약 기간인 총 2년입니다.
3. 사실 관계 정리
✅ 임차인 A, 임대인 B
✅ A는 2020년 9월~2022년 9월까지 서울 서대문 아파트를 보증금 6억 6천에 임대인 B로부터 임차
✅ A가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자 B는 자신이 직접 거주하겠다는 이유로 갱신 거절
✅ B는 2022년 9월 전입신고를 하고 2023년 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실거주 후 이사
✅ B는2024년 4월 C에게 위 아파트를 8억 2천에 재임대
4. 판결 요지(대법원 2026. 9. 10. 선고 2026다203203 판결)
가. 피고(임대인)의 주장
피고는 '2년 가까운 기간 동안 이 사건 아파트에서 실제 거주하였고,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던 사정인 피고 소유 다른 부동산의 6명의 임차인이 동시에 보증금반환을 요구하였으며, 대출이 불가능했던 피고로서는 부득이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하여 반환할 보증금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다. 이는 주택임대차법 제6조의 3 제5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라고 주장하였습니다.
나. 정당한 이유와 입증책임
대법원은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의 3 제5항의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임대인이 갱신거절 당시에는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으로 인하여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하였어야 하고, 제3자에게 목적 주택을 임대하는 것이 불가피하였어야 한다. 위와 같은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다.'라고 판시하였습니다.
즉, 정당한 사유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① 갱신거절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사정이 발생했을 것 ② 주택의 신규 임대차 불가피하였을 것을 요구된다고 볼 수 있고 그에 대한 증명책임은 임대인에게 있으므로 임대인이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을 해 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은 '다가구주택 6개 호실의 임차보증금 반환채무는 피고가 갱신거절할 당시 이미 성립된 채무로, 피고로서는 계약기간이 끝날 무렵인 2024. 2.경 임차보증금 반환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이 사건 아파트를 매도하는 경우에는 3억 원의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에게 임대할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는 불가피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라고 판단하였습니다.
정리하면, 피고가 소유한 다른 주택의 임차인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줘야 할 수도 있다는 사정은 갱신 거절 당시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고, 양도소득세가 많이 발생한다는 사정도 불가피한 사정으로 볼 수 없다는 판단입니다.
몇 년 사이 수도권 전세금 액수가 크게 올랐고, 이로 인해 손해배상액수도 급격히 커지게 되었고, 이 사건에서도 최종적으로 임차인은 3천만원의 손해배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5. 시사점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 다시 확인한 바와 같이 임대인이 재임대할 수 있는 사유는 아주 협소한 실정입니다. 결국 임대인은 갱신 거절 후 2년간 실거주를 해야하고, 재임대 할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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