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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의 폭행도 가정폭력처벌법으로 처리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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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 사이의 폭행도 가정폭력처벌법으로 처리되나요 

김상훈 변호사

사귀는 사람에게 맞았는데 이걸 가정폭력으로 신고할 수 있는지, 아니면 그냥 길거리 폭행과 같은 취급을 받는지 몰라 망설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반대로 연인과 다투다 몸싸움이 났는데 "가정폭력으로 처벌받으면 전과가 더 무겁게 남는 것 아니냐"며 걱정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연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가정폭력처벌법이 적용되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법의 보호나 처벌에서 빠지는 것도 아닙니다. 어떤 법이 적용되는지에 따라 신고 후 절차와 받을 수 있는 보호 수단이 크게 달라집니다.

먼저 전체를 짚어보겠습니다: 연인 폭행에 가정폭력처벌법이 적용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가정폭력처벌법(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폭행·상해·협박 같은 범죄 자체를 새로 만든 법이 아닙니다. 폭행은 형법 제260조, 상해는 제257조로 처벌하고, 그 범죄가 가정구성원 사이에서 일어났을 때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교정을 위한 특례(응급조치, 임시조치, 보호처분, 피해자보호명령)를 덧붙이는 법입니다. 그래서 핵심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이 법이 말하는 가정구성원인가"입니다.

같은 연인 사이라도 사정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 혼인신고 없이 한집에서 부부처럼 살아온 경우 — 사실상 혼인관계로 평가되면 가정구성원에 해당합니다.

  • 데이트만 하는 교제 관계 — 가정구성원이 아니므로 가정폭력처벌법은 적용되지 않고 일반 형사 절차로 처리됩니다.

  • 이미 헤어진 연인 — 사실혼 관계였던 사람이라면 "배우자였던 사람"으로 포함될 수 있지만, 단순 교제였다면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신고 이후의 흐름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정폭력으로 분류되면 검사가 형사처벌 대신 가정보호사건으로 넘겨 보호처분을 받게 할 수 있고, 반대로 교제폭력은 원칙적으로 형사사건으로만 진행됩니다. 즉 연인 폭행은 "가정폭력처벌법으로 처리되느냐"를 묻기 전에, 두 사람의 관계가 어디에 해당하는지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법은 이렇게 판단합니다: 가정구성원 범위, 폭행·상해 처벌, 스토킹처벌법 적용의 기준

가정폭력처벌법 제2조는 가정구성원을 ① 배우자(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 포함)와 배우자였던 사람, ② 자기 또는 배우자와 직계존비속 관계(사실상의 양친자 관계 포함)에 있거나 있었던 사람, ③ 계부모와 자녀 또는 적모와 서자 관계에 있거나 있었던 사람, ④ 동거하는 친족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이 목록에 "연인"이나 "교제 중인 사람"은 없습니다. 따라서 결혼 의사 없이 만나는 사이, 같이 살지 않는 연인은 원칙적으로 이 법의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사실상 혼인관계는 이름이 아니라 실질로 판단합니다. 법원은 주민등록상 동거 여부만이 아니라, 혼인할 의사로 부부공동생활을 하는 실체가 있는지(생활비 공동 부담, 가족·주변에서 부부로 인정하는 정도, 장기간 공동생활 등)를 종합해 봅니다. 월세를 나눠 내며 같이 사는 연인이라도 곧바로 사실혼이 되는 것은 아니고, 혼인의사와 공동생활의 실체를 입증할 자료가 있어야 합니다. 이 판단이 갈리는 지점에서 신고 단계의 사건 분류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정구성원이 아니어도 폭행 자체는 처벌됩니다. 적용 조문은 아래와 같습니다.

  • 폭행(형법 제260조 제1항) — 2년 이하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같은 조 제3항)입니다.

  • 상해(형법 제257조 제1항) —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폭행과 달리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서 합의가 되어도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고, 합의는 양형에 반영됩니다.

  • 상습성(형법 제264조) — 상습으로 폭행·상해를 반복했다면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 협박(형법 제283조) — "헤어지면 죽이겠다" 같은 말이 오갔다면 폭행과 별도로 협박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연인 사이에서는 폭행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이별 이후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쓸 수 있는 법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입니다.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고, 주거지 앞에서 기다리거나, 반복해서 연락하는 행위가 지속·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같은 법 제18조 제1항)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흉기 등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이용했다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무거워집니다. 또한 2023년 법 개정으로 스토킹범죄는 더 이상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수사는 계속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보호 수단도 이 법에 있습니다. 법원은 잠정조치(제9조)로 서면 경고, 피해자나 주거지에서 100미터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까지 결정할 수 있습니다. 가정폭력 사건에서 법원이 내리는 피해자보호명령(가정폭력처벌법 제55조의2)은 가정구성원만 대상이라 교제 관계에는 쓸 수 없으므로, 연인 폭행의 접근금지는 사실상 스토킹처벌법 잠정조치에 기대게 됩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입장에서도 이 구분은 중요합니다. 교제폭력으로 입건되면 가정보호사건 같은 보호처분 경로가 원칙적으로 열려 있지 않아, 처음부터 형사 절차 안에서 대응해야 합니다. 폭행이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와의 합의로 처벌불원서를 받으면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수 있지만, 상해로 진단서가 끊겼거나 스토킹이 함께 성립하면 합의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피해자에 대한 후속 민사 책임도 있어,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민법 제750조, 제751조) 청구가 가능합니다.

김상훈 변호사의 대응, 이렇게: 증거 확보부터 보호조치·합의·방어까지 단계별 정리

피해자라면 다음 순서로 움직이는 것이 안전합니다.

  • 즉시 112 신고와 현장 증거 확보 — 현장에서 신고하면 경찰이 가해자를 분리하고 현행범 체포까지 검토합니다. 신고 기록 자체가 이후 수사의 출발점이 되므로 "더 지켜보자"며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상해 진단서와 사진 확보 — 병원에서 진단서를 받고, 멍·상처는 날짜가 보이게 사진으로 남깁니다. 폭행죄에서 상해죄로 넘어가는 경계는 진단서의 유무와 상처 정도로 갈리는 경우가 많고, 상해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는 점에서 결과가 달라집니다.

  • 메시지·통화 녹음·CCTV 보존 — 폭행 전후 카카오톡 대화, 사과나 위협이 담긴 문자, 통화 녹음(본인이 당사자인 통화 녹음은 증거로 쓸 수 있습니다), 건물 CCTV는 보관 기간이 짧아 며칠 안에 확보 요청을 해야 합니다.

  • 이별 후 접근이 있다면 스토킹으로 같이 신고 — 반복된 연락·찾아옴은 날짜와 횟수를 표로 정리해 제출하고, 경찰에 잠정조치 신청을 요청합니다. 접근금지가 필요한 피해자에게 가장 직접적인 수단입니다.

  • 합의는 서면으로, 시기는 신중하게 — 폭행은 처벌불원서가 제출되면 사건이 종결되지만, 합의를 서두르다 위자료 범위나 재접촉 금지 약속이 빠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합의서에는 금액, 접근·연락 금지 조건, 민형사 청구 포기 범위를 분명히 적어야 합니다.

반대로 가해자로 입건됐거나 조사를 앞둔 분이라면 방어 방향이 다릅니다. 쌍방 폭행이었는지, 상대방이 먼저 폭력을 썼는지, 정당방위·정당행위를 주장할 상황이었는지를 사실관계별로 정리해 진술해야 합니다. 첫 진술이 사건의 기본 틀로 굳어지기 쉬워서, 조사 전에 대화 내역과 현장 상황을 정리해 일관되게 설명하는 준비가 필요합니다. 피해자와의 접촉은 합의 목적이라도 신중해야 합니다. 직접 연락하다가 오히려 협박·스토킹으로 보일 수 있으니, 합의가 필요하면 대리인을 통해 진행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망설이는 사이, 시간은 불리해집니다: 관계 성격과 증거 보존이 결과를 가릅니다

연인 폭행은 "가정폭력처벌법이 적용되느냐"라는 질문에 앞서, 두 사람의 관계가 사실혼에 이르렀는지와 어떤 증거가 남아 있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가정구성원이 아니어도 폭행·상해·협박·스토킹으로 처벌될 수 있고, 가정구성원에 해당하면 보호처분 같은 별도 절차가 열립니다.

피해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진단서, CCTV, 메시지 같은 증거가 사라지고, 가해자는 첫 진술과 합의 시기에 따라 처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내 사건이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지 먼저 점검하시고, 필요한 대응을 서두르시기 바랍니다.

법률 문제는 초기 대응이 중요합니다. 도움이 필요하시면 언제든 김상훈 변호사에게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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