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아파트나 연립주택을 준공 단계까지 지어 놓고서야, 사업부지 한쪽에 매입하지 못한 땅이 남아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분쟁으로 번지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시행사나 시공사 쪽에서는 “이미 건물이 다 올라갔는데 설마 헐라고 하겠나”, “땅값 조금 더 얹어주면 정리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입주를 앞둔 수분양자들은 “분양받은 집인데 땅 문제는 시행사가 알아서 해결하겠지”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막상 땅 일부의 주인이 등기부등본을 들고 나와 소유권을 주장하면, 건물 철거와 사용료 반환 청구가 동시에 날아오고 사업 전체가 멈춰 서는 일이 벌어집니다.
이때 법은 건물이 이미 지어졌다는 사정만으로 땅 주인의 권리를 막아주지 않습니다. 다만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주택건설사업이라면 주택법이 정한 매도청구와 공탁 제도가 있고, 이미 구분소유자가 생겼다면 집합건물법이 정한 별도의 조정 장치가 작동합니다. 어느 쪽 입장에 서 있느냐에 따라 쓸 수 있는 수단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아파트를 다 지은 뒤 일부 토지 소유자가 권리를 주장할 때 어떤 청구가 가능한지, 그리고 사업자와 입주자가 각각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건물이 완성됐어도 남의 땅 위에 서 있다면 소유자의 청구를 막기 어렵습니다
토지 소유권은 그 위에 건물이 올라갔다는 사정과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보호됩니다.
우리 민법은 토지와 건물을 별개의 부동산으로 봅니다. 건물을 얼마나 많은 돈을 들여 지었는지는 토지 소유권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따라서 사용할 권원 없이 남의 토지 위에 건물을 지었다면, 토지 소유자는 민법 제213조에 따라 토지의 반환을, 민법 제214조에 따라 방해의 제거를 청구할 수 있고, 실무에서는 이것이 곧 건물 철거와 토지 인도 청구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여기서 가장 먼저 가려야 할 것은 “그 땅을 쓸 권원이 있었는가”입니다. 매매계약이나 토지사용승낙서가 있었는지, 계약금만 오가고 소유권이전등기가 안 된 상태였는지, 혹은 오래 점유해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있는지에 따라 출발선이 달라집니다. 등기부등본과 지적도, 경계측량 결과를 맞춰 보면 침범한 면적이 정확히 얼마인지부터 나옵니다.
또 하나 주의할 점은 소유자가 누구냐입니다. 땅 일부가 공유지분으로 쪼개져 있거나, 상속이 이어지면서 소유자가 여럿으로 늘어난 경우 협상 상대 자체가 불분명해져 시간이 더 걸립니다.
건물이 이미 완성됐다는 사실은 토지 소유자의 철거·인도 청구를 막아주는 사유가 되지 못합니다.
2.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주택건설사업이라면 주택법상 매도청구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땅은 시가로 사들여 사업을 이어갈 길이 법에 열려 있습니다.
주택법 제22조는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사업주체가 주택건설대지 중 사용할 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의 소유자에게 그 대지를 시가로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매도청구를 하기 전에 3개월 이상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이 절차상 핵심입니다.
주택건설대지면적의 95퍼센트 이상의 사용권원을 확보한 경우에는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의 모든 소유자에게 매도청구를 할 수 있고, 그 밖의 경우에는 지구단위계획구역 결정고시일 10년 이전에 소유권을 취득하여 계속 보유하고 있는 자를 제외한 소유자에게 매도청구를 할 수 있다(주택법 제22조 제1항).
즉 사용권원을 95퍼센트 이상 확보했다면 소유 기간과 관계없이 모든 미확보 토지 소유자가 매도청구 대상이 되지만, 95퍼센트에 미치지 못하면 고시일 10년 전부터 계속 보유한 소유자는 대상에서 빠집니다. 이른바 “알박기” 사건에서 실무적으로 가장 먼저 따지는 기준이 바로 이 확보 비율과 취득 시기입니다.
소유자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에는 주택법 제23조에 따라 전국 배포 일간신문 2곳 이상에 두 차례 이상 공고하고 30일이 지나면 매도청구 대상으로 보며, 감정평가액을 법원에 공탁하고 사업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감정평가액은 사업계획승인권자가 추천하는 감정평가법인등 2인 이상이 평가한 금액의 산술평균으로 정합니다.
사업계획승인 사업이라면 협의 3개월과 95퍼센트 확보 여부가 매도청구의 성패를 가릅니다.
3. 이미 분양된 뒤에는 입주자의 대지사용권 문제가 함께 얽힙니다
대지사용권이 없는 구분소유자는 토지 소유자의 철거·매도청구 앞에 서게 됩니다.
분양이 끝나 구분소유자가 생긴 단계에서는 집합건물법이 적용됩니다. 같은 법 제20조는 구분소유자의 대지사용권이 전유부분의 처분에 따르고, 전유부분과 분리하여 대지사용권을 처분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토지에 대한 사용권원 자체가 없었다면 그 부분에 해당하는 대지사용권이 처음부터 확보되지 못한 것이 됩니다.
대지사용권을 가지지 아니한 구분소유자가 있을 때에는 그 전유부분의 철거를 청구할 권리를 가진 자는 그 구분소유자에 대하여 구분소유권을 시가로 매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7조).
이 조항은 토지 소유자가 구분소유자 전원을 상대로 건물을 헐라고 하기보다, 구분소유권을 시가로 사들이겠다고 청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둔 것입니다. 입주자 입장에서는 “내 집이 헐린다”는 극단적 결과보다 “집을 시가에 팔아야 할 수 있다”는 현실적 위험으로 문제가 나타납니다.
한편 수분양자는 분양계약의 상대방인 사업주체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습니다. 민법 제572조는 매매 목적물의 일부가 타인에게 속해 매도인이 이를 취득해 이전할 수 없는 경우 대금감액을 청구할 수 있고, 선의의 매수인은 계약 해제와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지 확보 여부를 분양 단계에서 알렸는지가 쟁점이 됩니다.
구분소유자 입장에서는 집합건물법 제7조의 위험과 민법상 담보책임 청구권을 함께 따져야 합니다.
4. 금전 부담은 사용료 반환, 매도대금, 손해배상으로 갈라져 커집니다
토지 소유자는 철거와 별개로 점유 기간 동안의 임료 상당 부당이득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토지 소유자는 건물 철거와 함께 사용 권원 없이 토지를 점유해 이득을 얻은 만큼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고, 근거는 민법 제741조 부당이득입니다. 금액은 보통 토지 가액에 일정 비율을 곱한 임료 상당액으로 산정되며, 감정평가를 통해 정해집니다. 점유 기간이 길수록 금액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사업주체가 분양 단계에서 대지 사용권이 없다는 사실을 숨기고 분양대금을 받았다면 문제가 민사에 그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기망으로 재물을 교부받았다고 평가되면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문제되고, 이 죄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다만 사기죄는 기망의 고의가 있었는지가 핵심이라, 사정을 몰랐거나 해결 가능하다고 믿을 만한 정황이 있었는지가 따로 다투어집니다.
반대로 토지 소유자가 현장 입구를 막거나 공사를 방해한다면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가 문제될 수 있으며,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정당한 권리 행사와 권리 남용의 경계가 어디인지는 사안마다 다릅니다. 상대방이 형사 고소를 내걸고 매도 대금을 올리려 한다면 협상이 아니라 별도의 대응이 필요합니다.
철거 위험과 별개로 부당이득 반환, 분양계약 책임, 형사 문제가 따로 움직인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5. 분쟁이 터졌다면 확인과 협의를 먼저, 소송과 가처분은 순서대로 진행합니다
확보 비율과 협의 기록을 갖춘 뒤에 소송과 보전절차로 넘어가야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등기부등본·지적도·경계측량으로 침범 범위와 소유자 확정 → ②내용증명 등으로 3개월 이상 협의를 진행하며 기록을 남김 → ③협의가 깨지면 법원에 매도청구 소송 또는 상대방이 제기한 철거·부당이득 소송에 대응(수원 소재 부지라면 수원지방법원 관할을 기준으로 검토) → ④판결 이후 이행 단계에서 공탁이나 강제집행을 다루는 순서로 이어집니다. 건물 철거를 막기 위해 필요하면 점유이전금지나 처분금지 가처분 같은 보전절차를 함께 검토합니다.
분쟁이 시작됐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업계획승인 도면과 토지 확보 현황표를 대조해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땅의 면적과 전체 대비 비율부터 확인합니다.
해당 토지 소유자와 오간 매매계약서, 사용승낙서, 협의 기록, 내용증명 등 사용 권원과 협의 경위를 보여주는 자료를 모읍니다.
분양계약서와 분양 안내 자료에 대지 확보 현황이 어떻게 안내되어 있었는지 확인해 수분양자와 사업주체 사이의 책임 범위를 정리합니다.
이런 자료가 정리되어 있으면 매도청구 가격 협상, 소송 대응, 분양계약 책임 문제를 한 흐름으로 설계할 수 있어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마치며
건물이 이미 올라갔다는 이유로 “이제 와서 어쩌겠나” 하며 대응을 미루다가, 철거 소송과 부당이득 청구가 한꺼번에 들어오고 나서야 상담을 받으러 오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토지 일부를 확보하지 못한 사업자 입장에서는 매도청구 요건과 협의 기록이 승패를 가르므로 하루라도 빨리 확보 비율과 취득 경위를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일부 토지의 소유자 입장에서도 정당한 권리가 있더라도 공사를 막거나 과도한 금액을 요구하면 권리 남용이나 형사 문제로 번질 수 있어, 청구 범위를 정확히 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토지를 확보하지 못한 건축주·시행사 쪽과 토지 소유권을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확보 비율 하나, 협의 기록 한 장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파트가 이미 준공됐는데도 일부 땅 주인이 철거를 청구할 수 있나요?
A. 청구할 수 있습니다. 토지와 건물은 별개의 부동산이라 사용권원이 없다면 민법 제213조·제214조에 따라 철거와 인도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용권원이 있었는지와 권리 남용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Q. 주택법상 매도청구는 아무 때나 할 수 있나요?
A. 아닙니다.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사업주체가 해당 토지 소유자와 3개월 이상 협의한 뒤에 할 수 있고, 사용권원 확보 비율이 95퍼센트 이상인지에 따라 대상 소유자의 범위가 달라집니다.
Q. 땅 주인이 어디 있는지 알 수 없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주택법 제23조에 따라 일간신문 2곳 이상에 두 차례 이상 공고하고 30일이 지나면 매도청구 대상으로 보고, 감정평가액을 법원에 공탁한 뒤 사업을 시행할 수 있습니다.
Q. 분양받은 입주자는 집을 잃게 되나요?
A. 곧바로 그렇게 되지는 않습니다. 집합건물법 제7조에 따라 토지 소유자가 구분소유권을 시가로 매도하라고 청구하는 형태가 현실적이며, 입주자는 사업주체에게 민법 제572조에 따른 책임도 물을 수 있습니다.
Q. 땅 주인이 공사 현장을 막으면 형사처벌이 되나요?
A. 위력으로 공사를 방해했다면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정당한 권리 행사의 범위인지가 따로 판단되므로, 구체적 행위 태양을 기준으로 봐야 합니다.
Q. 협상 전에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협의 단계 이전이 가장 좋습니다. 3개월 협의 기록과 확보 비율 정리는 이후 매도청구와 소송의 결과를 좌우하므로, 첫 서면을 보내기 전에 방향을 잡아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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