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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하겠다는 공무원에게 돈을 줬는데 저도 뇌물죄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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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속하겠다는 공무원에게 돈을 줬는데 저도 뇌물죄인가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영업장 위생 점검, 불법 광고물·주정차 단속, 건설현장 안전 점검처럼 공무원의 현장 단속이 이뤄지는 자리에서 “이번만 좀 봐달라”며 돈이나 상품권을 건넸다가 입건되는 사례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단속 나온 공무원이 먼저 눈치를 줬다”, “적발되면 영업정지라는 말에 어쩔 수 없었다”, “받지도 않고 돌려줬으니 아무 일 없을 것이다”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런데 막상 공무원이 수사를 받게 되면 그 돈을 건넨 사람도 함께 조사를 받게 되고, “제가 피해자입니다”라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아 당황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법원은 공무원에게 금품을 건넨 사람이 뇌물공여죄의 가해자인지, 공갈죄의 피해자인지를 금품이 오간 경위와 직무와의 대가관계로 구분하는 기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속을 피하려는 목적이었다면 처벌될 수 있고, 반대로 공무원의 협박에 못 이겨 준 돈이라면 피해자로 평가될 여지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단속하겠다는 공무원에게 돈을 건넸을 때 어떤 경우에 뇌물공여죄가 되는지, 어떤 경우에 피해자로 인정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조사를 받게 되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단속을 봐달라는 대가로 건넨 돈은 액수가 적어도 뇌물이 됩니다

뇌물죄의 핵심은 금액이 아니라 공무원의 직무와 금품 사이의 대가관계입니다.

뇌물공여죄는 공무원의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약속하거나 건네거나 건네겠다는 의사를 표시했을 때 성립합니다. 형법 제129조 제1항은 공무원이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받은 경우를 처벌하고, 형법 제133조 제1항은 그 뇌물을 건넨 쪽을 처벌합니다. 받은 사람과 준 사람이 서로 짝을 이루는 구조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직무에는 단속 권한이 당연히 포함됩니다. 위반 사실을 적발하지 않거나, 적발하더라도 과태료·영업정지 처분을 가볍게 해달라는 취지로 금품을 건넸다면 그 돈은 단속 직무 처리의 대가로 보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무원이 실제로 단속을 봐주었는지, 그 결과 처분이 줄었는지는 따지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세무조사를 묵인하는 조건으로 금품을 건넨 사건에서, 묵인으로 추징 세액이 실제로 줄었는지와 관계없이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또 “커피값”, “식사비”, “명절 인사” 같은 이름을 붙였더라도 달라지지 않습니다. 법원은 금품의 명목이 아니라 건넨 시점, 단속 대상이라는 지위, 금액, 건넨 방식을 종합해 직무와의 관련성을 봅니다. 단속 현장에서 봉투를 건네거나, 점검 직전·직후에 계좌로 보냈다면 사교적 의례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단속하는 공무원에게 단속 처리를 부탁하며 건넨 돈은, 금액이 작아도 직무 대가로 평가되어 뇌물공여가 문제됩니다.


2. 공무원이 겁을 줘서 어쩔 수 없이 건넨 돈이라면 피해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돈을 요구한 쪽이 직무와 무관하게 협박했다면, 준 사람은 뇌물공여자가 아니라 공갈의 피해자입니다.

모든 경우에 처벌되는 것은 아닙니다. 공무원이 단속할 의사 없이, 혹은 직무 처리와 대가관계 없이 “돈을 안 주면 신고하겠다”, “영업을 못 하게 하겠다”고 겁을 주어 돈을 받아냈다면, 이는 뇌물수수가 아니라 형법 제350조의 공갈죄에 해당합니다. 이때 겁을 먹고 돈을 건넨 사람은 공갈죄의 피해자입니다.

공무원이 직무집행의 의사 없이 또는 직무처리와 대가적 관계없이 타인을 공갈하여 재물을 교부하게 한 경우에는 공갈죄만이 성립하고, 이러한 경우 재물의 교부자가 공무원의 해악의 고지로 인하여 외포의 결과 금품을 제공한 것이라면 그는 공갈죄의 피해자가 될 것이고 뇌물공여죄는 성립될 수 없다(대법원 1994. 12. 22. 선고 94도2528 판결).

다만 이 법리는 생각보다 좁게 적용됩니다. 같은 판결에서 대법원은 세무공무원에게 조사 직무를 처리하려는 의사가 있었고 그 직무를 묵인하는 대가로 돈이 오갔다면, 공무원의 요구가 있었더라도 뇌물죄가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핵심은 돈이 직무를 사기 위한 것이었는지, 아니면 직무와 무관한 협박에 굴복한 것이었는지입니다.

실무에서는 “적발될 사실이 실제로 있었는가”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실제로 위반 사실이 있어 처분을 피하려고 돈을 건넸다면 대가관계가 인정되기 쉽습니다. 반대로 위반이 없는데 공무원이 억지로 트집을 잡아 돈을 요구했고, 그 요구 과정이 녹음·메시지 등으로 남아 있다면 피해자로 평가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피해자로 인정받으려면 “강요당했다”는 주장이 아니라, 직무와 무관한 해악의 고지와 그에 따른 외포(두려움)를 자료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합니다.


3. 돈을 받지 않아 돌려받았거나 약속만 했어도 처벌 대상입니다

건네려다 거절당한 경우와 지인을 통해 전달한 경우까지 형법이 명시적으로 처벌합니다.

많은 분이 “공무원이 받지 않고 돌려줬으니 문제없다”고 생각하시지만 법 조문은 다릅니다.

제129조부터 제132조까지에 기재한 뇌물을 약속, 공여 또는 공여의 의사를 표시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133조 제1항).

이 조문에서 보듯 뇌물을 약속하거나 건네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만 해도 죄가 됩니다. 단속 공무원 앞에서 봉투를 내밀었다가 공무원이 거절했다면 뇌물공여의사표시죄가 문제됩니다. “나중에 챙겨드리겠다”는 말에 공무원이 응했다면 약속에 해당할 수 있고, 공무원이 응하지 않았더라도 공여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문제될 수 있습니다.

제3자를 거쳐 전달한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형법 제133조 제2항은 뇌물을 제공할 목적으로 제3자에게 금품을 교부한 사람과, 그 사정을 알면서 이를 받은 제3자도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 현장에서 직접 건네기 부담스러워 지인·거래처 직원·브로커를 통해 전달했다면 그 사람까지 함께 수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받았느냐가 아니라 건네려 했는지가 기준이므로, 거절당하고 돌려받았더라도 공여의사표시로 입건될 수 있습니다.


4. 처벌 수위는 징역과 벌금 외에 몰수·추징까지 따라옵니다

뇌물공여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건넨 돈은 몰수·추징 대상입니다.

뇌물공여죄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공무원이 받은 뇌물의 액수가 크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제2조에 따라 받은 공무원은 더 무겁게 처벌되지만, 건넨 사람은 형법 제133조의 법정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금액이 작고 초범이며 반성하는 사안이라면 벌금형이나 선고유예로 정리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편 형법 제134조는 범인이 받은 뇌물과 뇌물로 제공하려던 금품을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건넨 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것은 물론, 건네려던 돈이 압수되어 몰수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양형에서는 먼저 요구가 있었는지, 건넨 금액과 횟수, 단속 대상이 된 위반 행위의 중대성, 수사 협조와 반성 여부, 공여자가 얻으려던 이익의 크기가 고려됩니다. 공무원의 요구에 수동적으로 응한 정황은 형을 정하는 단계에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범죄 성립이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과 형사처벌은 별개로 진행되므로, 형사 결과가 행정처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5. 조사 통보를 받으면 이렇게 진행되고, 첫 진술이 가장 중요합니다

진술 전에 돈이 오간 경위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공무원 뇌물 사건은 통상 ①공무원 비위 첩보나 신고, 감찰 과정에서 단서 포착 → ②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등 수사기관의 참고인 또는 피의자 조사 → ③공소청(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공소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처음에는 참고인으로 불렀다가 진술 내용에 따라 피의자로 전환되는 경우도 있어서, 참고인 통보라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돈을 건넨 날짜·장소·금액·방식(현금·계좌이체·상품권 등)과 건네기 직전 공무원과 나눈 대화를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2. 공무원이 먼저 요구했거나 겁을 준 사실이 있다면 통화 녹음, 문자·메신저 내용, 목격자를 확보합니다.

  3. 단속 대상이 된 위반 사실이 실제로 있었는지, 처분 절차가 어디까지 진행되었는지 관련 서류를 확인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피해자로 다툴지, 대가관계는 인정하되 양형 사유를 중심으로 대응할지 방향을 정해야 합니다. 진술이 한번 조서에 남으면 번복하기 어려우므로, 첫 조사 전에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단속 현장에서 돈을 건넨 분들은 “그 자리에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생각 때문에, 혹은 부끄러운 마음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조사 통보가 온 뒤에는 이미 상대 공무원의 진술이 확보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공무원의 요구에 못 이겨 돈을 건넨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협박이 있었음을 보여주는 대화 기록과 정황을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단속을 피하려는 마음이 있었던 입장이라면, 사실관계를 숨기기보다 양형에 유리한 사정을 빠짐없이 갖추는 것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저는 공무원 뇌물 사건에서 돈을 건넨 쪽과 받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금액이라도 경위를 어떻게 정리하느냐에 따라 피해자가 되기도 하고 피의자가 되기도 하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첫 진술이 남기 전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공무원이 받지 않고 돌려줬는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133조 제1항은 뇌물을 약속하거나 공여의 의사를 표시한 것만으로도 처벌하므로, 거절당했더라도 뇌물공여의사표시가 문제됩니다.

Q. 공무원이 먼저 돈을 요구했는데도 제가 처벌되나요?

A. 요구 경위에 따라 다릅니다. 직무와 무관하게 겁을 주어 받아낸 돈이라면 공갈의 피해자가 될 수 있지만, 단속 처리를 봐주는 대가로 오간 돈이라면 먼저 요구했더라도 뇌물공여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Q. 금액이 5만원, 10만원 정도로 적은데도 뇌물인가요?

A. 금액이 적다는 사정만으로 뇌물이 아니게 되지는 않습니다. 직무와의 대가관계가 있다면 소액도 뇌물이 될 수 있고, 다만 금액은 양형에서 참작됩니다.

Q. 지인을 통해 전달했는데 그 지인도 처벌되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133조 제2항은 뇌물을 제공할 목적으로 제3자에게 금품을 건넨 사람과 사정을 알면서 이를 받은 제3자를 같은 형으로 처벌합니다.

Q. 건넨 돈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어렵습니다. 형법 제134조에 따라 뇌물로 제공하려던 금품은 몰수 대상이고, 몰수가 불가능하면 가액이 추징되기 때문입니다.

Q. 참고인으로 나오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변호사가 필요한가요?

A.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참고인 진술 도중 피의자로 전환되는 사례가 있고, 첫 진술이 이후 방어 방향을 정하므로 조사 전에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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