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세윤 변호사입니다.
“문제를 제기하면 회사에 계속 다닐 수 있을까요?”
“인사권을 가진 상사라 그 자리에서 강하게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직장 내 성추행 피해자는 사건 자체뿐 아니라 생계와 경력까지 걱정하게 됩니다. 그러나 퇴사는 신고나 고소의 전제조건이 아닙니다. 재직 중에도 대응할 수 있으며, 형사절차와 함께 근무환경에서의 보호조치를 검토해야 합니다.
회사에 신고하는 것과 형사고소는 다른 절차입니다
직장 내 성희롱과 형사처벌 대상인 성범죄는 판단 기준과 절차가 다릅니다. 직장 내 성희롱으로 문제되는 모든 언행이 곧바로 강제추행죄가 되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회사가 사건을 가볍게 판단했다고 형사책임까지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신체접촉의 내용과 경위에 따라 강제추행 등이 문제될 수 있고, 보호·감독 관계에서 지위나 영향력을 이용한 경우에는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 여부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상사라는 사실만으로 범죄가 자동으로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위와 권한, 관계, 구체적 행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따라서 회사의 조사 결과를 받아야만 고소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두 절차에서 각각 어떤 사실을 확인하고 어떤 보호를 요청할지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재직 중이라면 보호조치도 구체적으로 요청하십시오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신고를 받거나 발생 사실을 알게 되면 지체 없이 조사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조사 중 필요한 보호조치를 해야 하며, 피해근로자 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해서는 안 됩니다. 성희롱이 확인되면 피해근로자의 요청에 따른 조치와 행위자에 대한 필요한 조치도 해야 합니다. 신고자와 피해근로자 등에 대한 불리한 처우 역시 금지됩니다.
신고할 때에는 사건 경위와 함께 현재의 어려움을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좋습니다. 매일 가해자에게 직접 보고해야 하는지, 단둘이 근무하는 시간이 있는지, 업무상 연락을 빌미로 접촉이 이어지는지 등을 설명하고 필요한 분리·보호 방안을 요청하십시오.
사건 기록과 신고 이후의 기록을 나누어 보관하십시오
사건 자체에 대해서는 날짜와 장소, 접촉이나 발언 내용, 주변 사람, 관련 메시지를 정리하십시오. 인사평가나 계약 갱신 등을 언급하며 압박했다면 그 내용도 중요합니다.
신고 이후에는 회사에 제출한 문서, 조사 안내, 보호조치 요청과 답변, 업무나 평가의 변화 등을 보관하십시오. 인사조치가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보복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변경 시점과 사유를 확인할 자료는 남겨둘 필요가 있습니다.
손해배상도 책임의 근거를 구분해야 합니다
가해자에 대한 손해배상과 회사의 책임은 각각 따져야 합니다. 회사에도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는 업무 관련성, 사용자책임 요건, 신고 이후 대응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달라집니다.
퇴사해야만 피해를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고소를 준비하면서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요청하고, 피해로 발생한 손해를 함께 정리할 수 있습니다. 대응의 방향은 처벌뿐 아니라 피해자의 일상과 경력을 지키는 데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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