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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자 인지청구, 아버지 사망 후엔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이 아닌 검사 상대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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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외자 인지청구, 아버지 사망 후엔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이 아닌 검사 상대 소송 

강대현 변호사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에야 자신이 혼외자라는 사실을 확인했거나, 오래전부터 알았지만 생전에 법적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채 상속 문제 앞에 선 분들이 있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소송이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인데, 혼외자와 이미 사망한 생부 사이의 관계에서는 이 소송으로 가면 소 자체가 부적법해질 수 있습니다. 법원은 혼외자와 아버지의 법률상 부자관계를 인지라는 별도의 제도로만 만들어낸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는 왜 인지청구여야 하는지, 누구를 상대로 언제까지 어떤 증거를 갖춰 제기해야 하는지, 인지가 확정되면 상속에서 무엇이 달라지는지 짚어보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혼외자와 아버지 — 혼외자의 부자관계는 저절로 생기지 않는다

혼인 중인 부부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는 민법 제844조의 친생추정을 받아 별도 절차 없이 남편의 자녀로 취급됩니다. 반면 혼인 외의 출생자는 어머니와의 관계는 분만이라는 사실로 곧바로 정해지지만, 아버지와의 관계는 다릅니다. 민법 제855조 제1항은 혼인 외의 출생자를 그 생부나 생모가 인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고, 판례도 혼인 외 출생자의 부자관계는 아버지의 인지가 있어야 비로소 법률상 성립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혼인신고나 출생신고 과정에서 자녀로 올리지 않았다면, 가족관계등록부상 아버지란은 비어 있고 법적으로는 부자관계가 존재하지 않는 상태입니다. 혈연이 있다는 사실과 법률상 아버지의 자녀라는 지위는 별개라는 뜻입니다. 이 간극을 메우는 방법이 아버지가 살아 있을 때는 임의인지(신고), 거부하면 재판상 인지청구이고, 아버지가 이미 사망했다면 사후의 재판상 인지청구가 유일한 길입니다.

혼외자의 아버지와의 관계는 혈연만으로 생기지 않고, 인지(임의 또는 재판)를 통해서만 법률상 부자관계가 된다.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이 막히는 이유 — 법원이 보는 소송의 성격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은 이미 부모와 자녀로서의 법률관계가 있거나 있었다는 전제에서 그것이 존재하는지를 확인받는 소송입니다. 그런데 혼외자의 부자관계는 인지가 되어야 비로소 생기므로, 인지 없이 '이미 있는 관계를 확인해 달라'는 청구는 소송의 성격이 맞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96므738 판결 등에서 아버지가 사망한 경우 혼외자와 사망한 아버지 사이의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을 구하는 소는 허용되지 않고,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한다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또한 대법원 2021. 12. 30. 선고 2017므14817 판결은 같은 법리를 확인하면서도 혼외자가 존재확인 소를 낸 경우 법원이 곧바로 각하해서는 안 되고, 원고의 진정한 의사를 석명해 인지청구에 맞는 청구취지로 정리하도록 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판결은 처음 소를 낸 시점을 기준으로 제소기간을 지켰는지 볼 여지도 인정했습니다. 다만 모든 법원이 석명을 해 주리라고 기대하며 소를 잘못 내는 것은 위험하므로, 처음부터 인지청구로 청구취지를 구성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친생자관계존재확인 — 이미 존재하는 친자관계의 확인. 혼외자·사망한 아버지 사이에는 부적법.

  • 인지청구 — 법률상 부자관계를 새로 성립시키는 형성의 소. 확정되면 출생 시로 소급.

  • 잘못된 소를 낸 경우 — 석명을 통해 정정될 수 있으나 법원마다 대응이 다를 수 있어 처음부터 인지청구로 제기.

누구를 상대로 하나 — 아버지 사망 후에는 검사가 피고

아버지가 생존해 있다면 인지청구의 상대방은 아버지 본인입니다(민법 제863조). 그러나 아버지가 이미 사망했다면 상대방이 없어지므로 민법 제864조가 검사를 상대로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상속인인 이복형제나 배우자가 있어도 이들을 피고로 삼는 것이 아니라 소송의 상대방은 관할 지방공소청의 검사입니다.

이는 신분관계에 관한 소송이 단순한 개인 간 분쟁이 아니라 공익적 성격을 갖기 때문에, 대립 당사자를 두기 어려운 사후 인지의 경우 국가가 그 지위를 맡게 하는 구조입니다. 그렇다고 상속인들이 소송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속인은 소송에 보조참가할 수 있고, 인지가 인정되면 자신의 상속분이 줄어드는 이해관계가 있어 실제로 참가해 친자관계를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원고는 이를 전제로, 검사만 상대하는 것이 아니라 상속인 측의 반박까지 대비한 증거를 갖춰야 합니다.

언제까지 제기해야 하나 —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아버지 생전의 인지청구에는 별도의 기간 제한이 없다고 보지만, 사망 후에는 민법 제864조에 따라 부의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내에 제기해야 합니다. 핵심은 기산점이 사망일이 아니라 '사망을 안 날'이라는 점입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사실을 한참 뒤에 알게 된 혼외자라면 그 인지한 날이 기준이 되므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자료(부고, 상속인과의 연락, 등기·제적 확인 일자 등)를 남겨두어야 합니다.

반대로 장례나 상속 협의 과정에 참석했거나 사망을 알려주는 연락을 받았다면, 그날부터 2년이 흐른 뒤에는 인지청구 자체가 기간 도과로 각하될 수 있습니다. 제척기간이라 중단·정지 개념으로 구제받기 어렵기 때문에, 상속재산을 둘러싼 협의가 길어지는 동안 시간만 흘려보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앞서 본 2017므14817 판결처럼 존재확인 소를 먼저 냈다가 인지청구로 정리되는 경우라도, 처음부터 인지청구로 제기해 기간 다툼의 여지를 없애는 편이 안전합니다.

사망한 아버지에 대한 인지청구는 검사를 상대로, 사망을 안 날부터 2년 이내에 제기해야 하며 이 기간은 제척기간이다.

무엇으로 입증하나 — 혈연 증명의 방법과 한계

인지청구의 본질은 원고가 사망한 아버지의 혈연상 자녀임을 증명하는 데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증거는 유전자 검사인데, 아버지가 사망한 경우에는 망인 본인의 시료를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망인의 친자녀(이복형제자매)나 부모·형제 등 친족의 유전자와 비교하는 방식이 쓰입니다. 다만 상속인이 검사에 응하지 않으면 강제하기 어렵고, 법원이 직권 또는 신청으로 검사를 명하더라도 거부하면 다른 증거와 함께 사실상 불리한 정황으로 평가되는 데 그칠 수 있습니다.

유전자 검사가 불가능하거나 보완이 필요할 때는 여러 간접 증거를 쌓아야 합니다.

  • 생전 아버지가 자녀로 대하며 보낸 양육비·생활비 송금 내역과 통장 거래 기록.

  • 아버지와 함께 찍은 사진, 가족 행사 참석 기록, 주고받은 편지·문자·SNS 메시지.

  • 아버지가 자녀로 언급한 제3자의 진술(친척·지인·학교 관계자 등)과 출생 당시 병원·산후조리 기록.

  • 어머니와 아버지의 교제·동거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와 임신 가능 시기에 관계가 있었다는 입증.

법원은 이러한 자료를 종합해 혈연관계가 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합니다. 특히 어머니와 아버지의 관계가 임신 가능 시점에 있었는지, 다른 남성 관계 가능성이 배제되는지가 쟁점이 되므로, 어머니의 진술만이 아니라 객관적 자료의 비중을 높이는 구성이 필요합니다.

인지가 확정되면 — 소급효와 가족관계등록부 정리

인지청구 인용 판결이 확정되면 민법 제860조에 따라 인지의 효력은 자녀의 출생 시로 소급합니다. 따라서 혼외자는 처음부터 아버지의 자녀였던 것으로 취급됩니다. 다만 같은 조 단서에 따라 제3자가 이미 취득한 권리를 해하지 못합니다. 이 단서는 상속에서 중요한데, 인지 전에 다른 상속인들이 이미 상속재산을 분할하거나 처분했을 때 이를 곧바로 무효로 되돌리지는 못한다는 뜻입니다.

재판이 확정된 후에는 소를 제기한 사람이 재판 확정일부터 1개월 이내에 가족관계등록법에 따라 인지 신고를 해야 합니다. 신고가 마쳐지면 가족관계등록부상 아버지란에 사망한 생부가 기재되고, 이후 상속 절차에서 직계비속임을 증명하는 자료로 쓸 수 있습니다. 신고 기한을 넘기면 과태료 문제가 생길 수 있으므로 판결 확정 직후 바로 진행해야 합니다.

상속에서 달라지는 것 — 상속분과 가액지급청구

인지된 혼외자는 직계비속으로서 민법 제1000조 제1항 제1호의 1순위 상속인이 되고, 혼인 중 출생자와 같은 상속분을 갖습니다(제1009조). 예를 들어 법률상 배우자와 혼인 중 자녀 2명이 있는 상태에서 인지된 혼외자 1명이 추가되면, 배우자는 5할 가산을 받고 자녀 3명은 균등한 몫을 받는 구조로 상속분이 재계산됩니다. 상속재산이 10억 원이라면 혼외자의 몫은 배우자 지분을 고려해 계산된 균등분이 되므로, 인지 여부에 따른 금액 차이가 매우 큽니다.

문제는 다른 상속인들이 이미 협의분할을 마친 경우입니다. 이때 민법 제1014조는 상속 개시 후 인지 또는 재판 확정으로 공동상속인이 된 자가 분할을 청구할 때, 다른 공동상속인이 이미 분할 기타 처분을 했다면 그 상속분에 상당한 가액의 지급을 청구할 권리를 줍니다. 즉 이미 끝난 분할을 되돌리는 것이 아니라 금전으로 받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한편 상속권이 침해된 경우에는 민법 제999조의 상속회복청구가 문제될 수 있는데, 침해를 안 날부터 3년, 침해행위가 있은 날부터 10년의 기간 제한이 있어 인지청구와 함께 시기를 관리해야 합니다.

인지가 확정되면 상속분은 혼인 중 자녀와 같고, 이미 분할이 끝났다면 분할 무효가 아니라 상속분 상당 가액의 지급을 청구하게 된다.

자주 묻는 질문

Q. 아버지가 사망한 뒤에는 상속인들을 피고로 해도 되나요?

A. 안 됩니다. 사망한 아버지에 대한 인지청구는 민법 제864조에 따라 검사가 피고입니다. 상속인들은 소송에 보조참가하는 방식으로 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Q. 아버지 사망을 안 날은 어떻게 입증하나요?

A. 부고 연락 내역, 장례 참석 여부, 상속인과의 연락 기록, 제적·가족관계 증명서를 발급받은 일자 등으로 입증합니다. 이 날부터 2년이 기산되므로 연락 시점을 보여주는 객관적 자료를 따로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2년이 지났다면 상속을 받을 방법이 전혀 없나요?

A. 제척기간이 지나면 인지청구 자체가 각하될 수 있어 상속인 자격을 얻기 어렵습니다. 다만 사망을 안 날의 기산점이 실제로 언제였는지 사정에 따라 다툼의 여지가 있으니, 기간 판단은 구체적 경위를 갖고 검토해야 합니다.

Q. 이미 친생자관계존재확인 소송을 냈다면 어떻게 하나요?

A. 2017므14817 판결처럼 법원이 석명으로 인지청구로 정리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소송 중이라면 청구취지와 원인을 인지청구에 맞게 변경하는 방식을 검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유전자 검사를 상속인들이 거부하면 인지가 불가능한가요?

A. 그렇지 않습니다. 검사 거부는 법원이 다른 증거와 함께 종합해 판단할 때 정황으로 고려되고, 송금 내역·사진·메시지·제3자 진술 등 간접 증거로도 혈연관계를 입증할 수 있습니다.

Q. 인지되면 이미 분할한 상속재산을 돌려받을 수 있나요?

A. 분할 자체가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민법 제1014조에 따라 상속분에 상당하는 가액의 지급을 청구하는 구조입니다. 재산 구성과 분할 시기에 따라 청구 금액과 방법이 달라지므로 자료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맺음말

혼외자가 사망한 아버지와의 관계를 법적으로 인정받으려면 친생자관계존재확인이 아니라 검사를 상대로 한 인지청구의 소를 제기해야 하고, 이는 부의 사망을 안 날부터 2년이라는 제척기간 안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소송의 종류를 잘못 고르거나 기간을 흘려보내면 혈연이 분명한 경우에도 상속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위험입니다.

인지 판결이 확정되면 출생 시로 소급해 상속인의 지위를 인정받고, 이미 분할이 끝났더라도 제1014조에 따라 가액을 청구할 길이 남아 있습니다. 어떤 증거가 남아 있는지, 사망을 안 날이 언제인지부터 정리해 보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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