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가 매달 판매목표를 내려보내고, 목표를 채우지 못하면 공급을 끊겠다거나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압박하는 일이 대리점 현장에서는 드물지 않습니다. 많은 대리점주가 "계약서에 목표가 적혀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받아들이지만, 대리점법은 공급업자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목표를 강제하는 행위를 따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목표를 제시했다는 사실만으로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고, 어떤 수단으로 강제했는지가 판단의 핵심입니다. 이 글에서는 판매목표 강제 금지 규정의 구조와 위법 판단 기준, 목표 미달을 이유로 한 불이익에 대응하는 방법을 정리하겠습니다.
법무법인 도모 강대현 대표변호사
대리점법 제8조 — 판매목표 강제를 금지하는 구조
「대리점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대리점법) 제8조 제1항은 공급업자가 자기의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해 자기가 공급하는 상품 또는 용역과 관련하여 대리점에게 거래에 관한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계열회사나 다른 사업자로 하여금 이를 하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금지됩니다. 조문을 뜯어보면 위법이 되기 위한 요소가 세 가지로 나뉩니다. 첫째 공급업자가 대리점에 목표를 제시했을 것, 둘째 그 목표의 달성을 강제했을 것, 셋째 그 과정에 거래상 지위를 부당하게 이용했을 것입니다.
여기서 '강제'의 구체적 유형은 제8조 제2항에 따라 시행령에 위임되어 있습니다. 즉 법 조문만으로는 어떤 행동이 강제인지 알 수 없고, 시행령이 정한 유형에 해당하는지를 따져야 합니다. 이 때문에 본사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느껴져도, 시행령이 열거한 수단이 없다면 곧바로 제8조 위반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먼저 알아두셔야 합니다. 반대로 목표의 이름이 '권장 수치'나 '협의된 계획'으로 붙어 있어도, 실질이 불이익을 수단으로 한 달성 압박이라면 명칭은 판단에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목표를 제시한 것 자체가 아니라,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시행령이 정한 불이익 수단으로 달성을 강제했는지가 대리점법 제8조 위반의 핵심이다.
대리점법이 적용되는 거래인가 — 제2조의 요건 확인
제8조를 주장하려면 먼저 내 거래가 대리점법의 '대리점거래'여야 합니다. 제2조 제1호는 공급업자와 대리점 사이에 상품 또는 용역의 재판매 또는 위탁판매를 위해 이루어지는 거래로서, 일정 기간 지속되는 계약을 체결하여 반복적으로 행하여지는 거래라고 정의합니다. 같은 조 제3호는 대리점을 공급업자로부터 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받아 불특정다수의 소매업자 또는 소비자에게 재판매 또는 위탁판매하는 사업자로 정의합니다. 상호에 '대리점'이 들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실제 거래 구조가 이 정의에 맞는지가 기준입니다.
예를 들어 식품·생활용품·건자재 본사에서 물품을 공급받아 지역 소매점이나 소비자에게 되파는 총판, 특약점, 판매점이 대표적입니다. 반면 본사가 불특정다수가 아닌 특정 수요처에만 납품하는 구조라면 대리점 정의에 들어가는지 별도로 따져봐야 합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은 가맹사업법의 규율을 받는 영역이므로 대리점법과 구분해서 접근해야 합니다. 계약서의 제목이 위탁판매계약이든 판매점계약이든, 재판매와 반복 거래라는 실질을 입증할 거래내역과 계약서를 먼저 확보해 두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일정 기간 지속되는 계약 — 기본 대리점계약서, 갱신 약정, 연간 거래약정 등으로 확인.
반복 거래 — 세금계산서, 발주 내역, 거래원장으로 월별 공급 실적 확인.
재판매·위탁판매 — 공급받은 상품을 소매업자·소비자에게 판매한 매출자료로 확인.
공급업자 특정 — 계약 상대방과 실제 지시를 한 주체가 다르면 계열회사 관여 여부까지 확인.
무엇이 '강제'인가 — 시행령 제5조가 정한 네 가지 수단
판매목표 강제의 유형은 대리점법 시행령 제5조가 정합니다. 공급업자가 다음의 행위를 하거나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목표 달성을 강제하는 경우가 금지 대상입니다. 첫째 대리점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는 행위, 둘째 상품 또는 용역의 공급을 중단하는 행위, 셋째 대리점에 지급해야 하는 금액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않는 행위, 넷째 그 밖에 대리점의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하는 불이익을 주는 행위로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는 행위입니다.
주목할 부분은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라는 문구입니다. 실제로 계약을 해지하거나 공급을 끊지 않았더라도, "이번 분기 목표를 못 채우면 계약을 해지하겠다", "미달이면 물량 배정에서 제외하겠다"는 식으로 말이나 문서, 메신저로 의사를 표시했다면 해당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구두 압박이 있었다면 그 시점과 발언자, 내용을 기록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목표 미달 대리점에게 아무 불이익 없이 단순히 격려하거나 실적을 공유한 정도라면 강제로 평가되기 어렵습니다.
계약 중도 해지 또는 해지 예고 — 해지 통보, 해지 경고 문자·이메일.
공급 중단 — 발주 거부, 물량 축소, 신제품 배정 제외.
대금 미지급 — 판매장려금·리베이트·정산금을 목표 미달을 이유로 지급하지 않는 행위.
고시가 정한 영업 방해 — 대리점의 정상적인 영업을 방해하는 불이익.
목표를 정하는 것 자체는 적법한가 — 위법 판단에서 보는 지점
공급업자가 연간 판매계획을 세우고 대리점과 목표를 협의하는 것은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속합니다. 따라서 목표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위법을 주장하기는 어렵고, 법이 문제 삼는 것은 '강제'입니다. 법원과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제로 살피는 요소는 대체로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목표가 대리점과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해졌는지, 달성이 객관적으로 어려운 수준이었는지, 미달 시 부과되는 불이익이 시행령이 정한 수단에 해당하고 목표와 비례하지 않을 만큼 과도한지입니다.
가정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전년 매출이 10억 원이었던 대리점에 본사가 협의 없이 20억 원을 목표로 통보하고, 분기 목표를 80% 이하로 달성하면 다음 분기 물량 공급을 끊겠다고 한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이때 목표는 일방적이고 비현실적이며, 불이익은 공급 중단이라는 시행령 열거 수단이어서 강제에 해당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대리점이 직접 제안한 목표를 달성했을 때만 추가 장려금을 주는 구조라면, 달성하지 못해도 기본 거래조건에 변화가 없으므로 강제로 보기 어렵습니다. 같은 목표라도 미달의 결과가 '혜택을 못 받는 것'인지 '기존 권리를 박탈당하는 것'인지가 갈림길입니다.
장려금 삭감과 계약 해지 — 목표 미달 불이익의 이웃 조항들
목표 미달을 이유로 한 불이익은 제8조 외에 다른 조항으로도 다툴 수 있어서, 사안을 한 조문에만 가두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리점법 제9조(불이익 제공행위의 금지)는 시행령 제6조에서 계약서에 정한 판매장려금 지급 제한 사유가 아닌데도 장려금을 삭감하거나 지급하지 않는 행위, 합리적 이유 없이 공급이나 영업지원을 중단·제한하는 행위, 계약 기간 중 대리점 의사에 반해 거래조건을 추가·변경하는 행위를 유형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목표 미달을 이유로 계약서에 없던 감액 기준을 적용했다면 제8조와 함께 제9조 위반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제6조(구입강제)는 대리점이 구입할 의사가 없는 상품을 사도록 강제하는 행위를, 제7조(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는 판촉비용 부담이나 기부금 등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실무에서는 판매목표를 채우지 못한 대리점에 재고를 떠넘겨 '목표를 맞추게' 하는 방식, 즉 밀어내기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목표 압박과 밀어내기는 별개의 위반으로 각각 주장할 수 있고, 구입강제와 경제상 이익 제공 강요는 아래에서 보듯 손해배상에서 취급이 다르다는 점도 알아두어야 합니다. 어떤 조항을 중심에 둘지는 증거로 확인되는 사실관계에 따라 정해집니다.
목표 미달 불이익은 제8조만이 아니라 제9조(장려금 삭감·공급 제한), 제6조(구입강제)와 함께 겹쳐서 검토해야 빠짐없이 주장할 수 있다.
구제 절차 — 분쟁조정, 신고, 시정조치와 과징금
대응 경로는 크게 둘입니다. 하나는 대리점 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방법입니다. 대리점법 제13조에 따라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협의회가 설치되어 있고, 제19조에 따라 분쟁당사자는 분쟁조정 신청서를 제출해 조정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조정 신청은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어 손해배상 청구권의 소멸시효를 지켜 두는 수단으로도 쓸 수 있습니다. 조정절차는 신청일부터 60일이 지나도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종료되며, 당사자 쌍방이 동의하면 90일까지 연장됩니다(제20조 제5항).
다른 하나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방법입니다. 위원회는 제6조부터 제12조를 위반한 사업자에게 제23조에 따라 행위 중지,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의 공표 등 시정조치를 명할 수 있고, 제25조에 따라 과징금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법 위반 금액을 산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5억 원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과징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제20조 제3항 제3호입니다. 신청 전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미 조사를 개시한 사건은 조정신청이 각하될 수 있으므로, 두 경로의 순서와 선택은 사안별로 미리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고나 조정 신청을 했다는 이유로 본사가 보복하는 것은 별도로 금지됩니다. 제12조는 분쟁조정 신청, 공정거래위원회 신고와 조사 협조를 이유로 거래 정지나 물량 축소 등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구제 절차에 나서더라도 이를 이유로 한 거래 불이익은 별개의 위반이 됩니다.
손해배상 청구 — 입증책임과 증거 확보
대리점법 제34조 제1항은 공급업자가 이 법을 위반해 대리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하도록 하되, 공급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하면 책임을 면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일반 불법행위와 달리 고의·과실이 없다는 점의 입증책임이 공급업자에게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제2항의 손해액의 3배 이내 배상은 제6조, 제7조, 제12조 위반에만 적용되므로, 판매목표 강제(제8조)만 위반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실제 발생한 손해를 배상받는 구조입니다. 목표 압박과 함께 밀어내기(제6조)나 보복(제12조)이 있었다면, 그 부분은 3배 배상까지 검토할 수 있습니다.
손해는 증거로 증명해야 하므로 준비가 승패를 가릅니다. 목표 통보 문서와 메신저 기록, 해지·공급중단 예고 내용, 장려금 정산 내역의 변동, 공급이 끊긴 기간의 매출 감소 자료가 핵심입니다. 계약서는 대리점법 제5조에 따라 공급업자가 대리점거래가 종료된 날부터 3년간 보관하게 되어 있으니, 계약서가 없거나 서명이 빠져 있다면 그 자체로 과태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확인하십시오. 손해 산정에는 감소한 영업이익, 중단 기간의 고정비, 이미 투입된 판촉비용 등을 항목별로 나누어 정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목표 통보 증거 — 공문, 이메일, 단체채팅방 공지, 영업사원 문자.
불이익 증거 — 해지·갱신거절 통보서, 발주 거부 기록, 장려금 정산서 변동.
손해 증거 — 기간별 매출·매입 원장, 반품·재고 내역, 고정비 지출 자료.
통화는 녹취, 구두 압박은 날짜·장소·발언자를 즉시 메모해 두기.
자주 묻는 질문
Q. 계약서에 판매목표가 적혀 있으면 강제로 볼 수 없나요?
A. 계약서에 목표가 있다는 사실만으로 적법해지지 않습니다. 대리점법은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해지·공급중단·대금 미지급 같은 불이익으로 목표 달성을 강제했는지를 보기 때문에, 계약상 목표가 일방적이고 비현실적이었는지와 미달 시 불이익의 내용을 함께 따져봐야 합니다.
Q. 실제로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말로만 경고한 경우도 해당하나요?
A. 시행령 제5조는 해지나 공급중단을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함으로써' 목표 달성을 강제하는 경우도 금지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고만 있었어도 그 내용이 불이익 수단을 예고한 것이라면 해당할 수 있고, 문자나 녹취 같은 증거가 중요합니다.
Q. 목표 미달로 장려금이 깎였다면 어떤 조항으로 다투나요?
A. 제8조와 함께 제9조, 시행령 제6조 제5호를 검토합니다. 계약서의 판매장려금 지급 제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데도 삭감했다면 불이익 제공행위가 될 수 있으므로, 계약서의 장려금 조항과 실제 정산 내역을 먼저 대조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Q. 분쟁조정을 신청하면 소송이 막히나요?
A. 막히지 않습니다. 조정은 60일(합의 시 90일) 안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종료되고, 그 뒤에 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조정 신청은 시효중단의 효력이 있어 시효를 지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Q. 신고했다가 본사가 거래를 끊으면 어떻게 하나요?
A. 제12조는 분쟁조정 신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 신고를 이유로 거래 정지·물량 축소 등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이 위반으로 손해가 생기면 제34조 제2항에 따라 손해의 3배 범위 내 배상 책임이 문제될 수 있으니, 불이익이 생긴 시점과 신고 시점의 선후를 기록해 두십시오.
Q. 3배 배상은 판매목표 강제에도 적용되나요?
A. 제34조 제2항의 3배 이내 배상은 제6조, 제7조, 제12조 위반에 적용되고 제8조는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목표 강제만 있었다면 실제 손해를 배상받는 구조이고, 밀어내기나 보복이 함께 있었다면 해당 부분은 3배 배상 여부를 따로 검토합니다.
맺음말
판매목표 자체는 거래에서 흔한 관행이지만,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해지·공급중단·대금 미지급 같은 불이익으로 달성을 강제하면 대리점법 제8조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위법 여부는 목표의 일방성과 비현실성, 그리고 시행령 제5조가 정한 수단이 있었는지로 갈립니다.
목표 미달 불이익은 제9조의 장려금 삭감, 제6조의 구입강제와 겹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한 조문에 가두지 말고 증거를 먼저 모으는 것이 우선입니다. 분쟁조정,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손해배상 중 어느 경로가 맞는지는 시효와 증거 상황에 따라 달라지니, 불이익이 시작되는 시점에 기록부터 남겨 두시길 권합니다.
조력이 필요하시면 강대현 대표변호사에게 연락주십시오. 신속히 도와드리겠습니다.
의뢰인을 위한 최선의 전략을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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