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는 당사의 등록상표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므로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
이런 내용증명을 받으면 대부분 당황해 바로 합의금을 보내거나, 간판과 상품, 홈페이지를 모두 바꾸려 합니다. 상표권 침해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는 문구까지 붙어 있으면 더 그렇습니다.
하지만 내용증명은 상대방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적힌 내용이 모두 맞는 것은 아닙니다. 성급한 대응은 오히려 불리한 자료를 남길 수 있습니다. 답장하기 전에 아래 네 가지를 먼저 확인하세요.
1. 상대방 상표가 실제로 등록되어 있는가
상표권은 지식재산처(옛 특허청)에 등록되어야 생깁니다.
키프리스(KIPRIS)에서 상대방 상표가 등록되었는지, 아직 출원 중인지, 존속기간이 지나 소멸하지는 않았는지 확인하세요.
내용증명을 보낸 사람이 실제 상표권자인지도 중요합니다. 상표권자가 아닌 수입업체나 대리점이 보내는 경우가 있는데, 상표권자로부터 전용사용권을 받은 것이 아니라 단순히 물건을 들여와 파는 업체라면 직접 권리를 주장할 자격 자체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2. 같은 상품에 쓰고 있는가
상표권 침해는 등록상표와 같거나 비슷한 상표를, 등록할 때 정한 지정상품과 같거나 비슷한 상품에 쓸 때 성립합니다.
이름이 비슷해도 업종과 상품이 전혀 다르면 침해가 아닐 수 있습니다. 상대방 상표의 지정상품 목록을 꼭 확인하세요.
3. 상표로 쓴 것인가, 설명으로 쓴 것인가
상품의 보통명칭, 품질, 원재료, 효능, 용도 등을 일반적인 방법으로 표시한 경우에는 상표권의 효력이 미치지 않습니다. 자기 이름이나 상호를 상거래 관행에 따라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상품 설명 문장 속에 그 단어가 들어간 것만으로는 '누구의 상품인지'를 표시하는 상표 사용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어디에, 어떤 모양으로, 얼마나 눈에 띄게 썼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4. 내가 먼저 쓰고 있었는가
상대방이 상표를 출원하기 전부터 부정한 목적 없이 계속 사용해 왔고, 그 결과 소비자들 사이에 내 상품으로 알려져 있었다면 그 상표를 계속 사용할 권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처음 사용한 날을 보여 주는 판매 기록, 세금계산서, 광고, 매장 사진을 미리 모아 두세요. 오래 써 왔다는 사실은 기억이 아니라 자료로 입증해야 합니다.
합의금은 그다음 문제입니다
위 네 가지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협상의 구도 자체가 달라집니다.
침해가 맞더라도 실제 사용 기간과 매출에 비추어 요구 금액이 적정한지 따져 볼 수 있고, 사용 중단 시기나 재고 처리 기간을 조건으로 협의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성급하게 보낸 사과문이나 합의금 지급은 나중에 침해를 스스로 인정한 자료로 쓰일 수 있습니다. 회신 문구 하나하나가 이후 분쟁의 증거가 된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회신서에는 무엇을 담을까
검토 결과 침해가 아니라고 판단되면, 그 근거를 차분하게 적은 회신서를 보내는 것이 좋습니다.
(i) 상대방 상표와 지정상품, 내가 사용하는 표장과 상품을 나란히 비교한 내용
(ii) 상표로 쓴 것이 아니라 상품을 설명하는 표시라는 점, 또는 출원 전부터 사용해 왔다는 사실
(iii) 앞으로 같은 주장을 하려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해 달라는 요청
감정적인 표현이나 사과 문구는 넣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대로 침해 가능성이 있다면, 회신 전에 사용 중단 범위와 합의 조건을 먼저 정리한 뒤 협상에 들어가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내용증명을 무시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내용증명에 답할 법적 의무는 없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가처분, 손해배상 소송, 형사고소로 넘어갈 수 있고, 경고를 받은 뒤에도 계속 사용한 사실은 고의를 판단하는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검토를 거쳐 대응 방향을 정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상표만 바꾸면 끝나나요?
A. 앞으로의 사용을 중단하면 추가 분쟁은 줄일 수 있지만, 그동안의 사용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가 남을 수 있습니다. 바꾸기 전에 침해가 맞는지부터 확인해야 불필요한 비용을 막을 수 있습니다.
Q. 나도 상표를 출원해 두면 해결되나요?
A. 상대방 상표가 먼저 등록되어 있다면, 같거나 비슷한 상품에 쓸 비슷한 상표는 나중에 출원해도 등록되기 어렵습니다. 다만 상대방 상표에 무효 사유가 있거나 3년 이상 사용되지 않았다면, 무효심판이나 불사용취소심판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Q. 회신 기한까지 답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나요?
A. 내용증명에 적힌 기한은 상대방이 정한 것이라 법적 효력이 있는 기한은 아닙니다. 다만 아무 반응이 없으면 상대방이 곧바로 소송이나 고소로 넘어갈 수 있으니, 검토에 시간이 필요하다면 그 뜻만이라도 먼저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Q. 합의서에는 무엇을 넣어야 하나요?
A. 합의금 액수만큼 중요한 것이 범위입니다. 과거 사용에 대한 모든 청구를 포기한다는 조항, 재고 처리 기간, 형사고소를 하지 않는다는 약속을 함께 넣어야 같은 문제가 다시 생기지 않습니다.
변리사 출신 변호사가 필요한 이유
상표 분쟁은 출원과 등록 실무를 아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변리사로서 상표 출원부터 분쟁까지 다뤄 온 경험으로, 내용증명 회신 단계부터 함께 대응하겠습니다. 내용증명을 받으셨다면 회신하기 전에 먼저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 법무법인 리브로 대표변호사·변리사 유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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