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심명령을 받았다고 돈이 저절로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은행 송달로 압류 효력이 생긴 뒤 채권자가 진술최고 등으로 실제 잔액을 확인하고, 은행에 지급을 청구해 받은 돈을 법원에 신고하거나 다른 압류가 있으면 공탁해야 회수가 끝납니다.
이 글은 판결이나 지급명령, 공정증서 같은 집행권원을 가지고 거래처의 은행 예금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은 회사나 용역 제공자를 위한 안내입니다. 2026년 10월 31일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현행 민사집행법(2026. 2. 1. 시행)과 민법 조문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미수금 회수 과정에서 가장 많이 쓰는 집행 방법이 예금 압류입니다. 그런데 결정문을 받은 뒤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몰라 몇 달씩 기다리거나, 은행이 알아서 보내 줄 것이라 생각하고 손을 놓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추심명령은 채권자가 직접 받으러 갈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이고, 그 권한을 실제로 쓰는 일은 채권자의 몫입니다.
압류·추심명령이 은행에 송달되면 달라지는 것
압류의 효력은 결정이 나온 날이 아니라 명령이 제3채무자인 은행에 송달된 날 생깁니다(민사집행법 제227조 제3항). 그래서 결정문을 받으면 먼저 은행 송달일을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금전채권을 압류할 때 법원은 은행에게는 채무자에게 돈을 내주지 말라고 하고, 채무자에게는 예금을 처분하거나 찾아가지 말라고 명령합니다(같은 법 제227조 제1항). 송달 뒤에는 은행이 거래처에 예금을 내주더라도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으므로, 은행은 통상 거래처의 인출이나 이체 요청을 거절합니다.
추심명령이 함께 나오면 채권자는 채권자대위 같은 별도 절차 없이 그 예금을 직접 추심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29조 제2항). 추심명령의 효력도 은행에 송달된 때 생기므로(같은 법 제229조 제4항, 제227조 제3항), 압류와 추심 모두 송달일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은행이 압류 송달 뒤에 새로 취득한 채권을 가지고 상계해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는 없습니다(민법 제498조). 다만 은행이 그 전부터 거래처에 대출채권 등을 가지고 있었다면 상계를 주장할 수 있는지가 문제 될 수 있고, 이 경우 실제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줄어듭니다.
진술최고를 신청했다면, 송달 뒤 1주 안에 잔액 확인
압류한 계좌에 돈이 얼마나 있는지는 결정문만 보아서는 알 수 없으므로 제3채무자 진술최고를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압류채권자가 신청하면 법원은 은행에게 압류명령을 송달받은 날부터 1주 이내에 서면으로 사실관계를 진술하도록 합니다(민사집행법 제237조 제1항, 제2항).
실무에서는 압류·추심명령 신청서에 진술최고 신청을 함께 적는 경우가 많습니다. 은행이 진술해야 하는 사항은 다음 네 가지입니다.
채권을 인정하는지, 인정한다면 그 한도
채권을 지급할 의사가 있는지, 있다면 그 한도
그 채권에 대해 다른 사람의 청구가 있는지와 그 종류
다른 채권자에게 압류당한 사실이 있는지와 그 청구의 종류
진술서를 받으면 세 가지를 따로 읽어야 합니다. 첫째, 인정한 금액이 집행채권액보다 적은지입니다. 둘째, 은행 자신의 대출 등 상계 주장이 있는지입니다. 셋째, 다른 압류나 가압류가 먼저 들어와 있는지입니다. 세 번째 항목은 뒤에서 보는 공탁 의무와 직결됩니다.
은행이 진술을 게을리하면 법원은 은행을 심문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37조 제3항). 진술서는 은행이 알고 있는 사실을 알리는 자료이므로, 진술 내용만으로 지급할 금액이 확정된다고 보기는 어렵고 실제 잔액과 다른 압류 여부를 다시 확인하는 근거로 활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은행에 지급을 청구하고 받은 돈을 신고하기
잔액이 확인되면 채권자가 은행에 결정문과 송달증명 등을 갖추어 직접 지급을 청구합니다. 은행마다 요구하는 서류와 처리 절차가 조금씩 다르므로, 진술서를 보낸 담당 부서에 미리 필요한 서류를 확인해 두면 시간이 줄어듭니다.
추심명령은 원칙적으로 압류한 채권 전액에 미칩니다(민사집행법 제232조 제1항 본문). 다만 채무자가 신청하면 법원은 압류채권자를 심문해 압류 범위를 채권자의 요구액으로 줄이고, 초과 부분을 채무자가 처분하도록 허가할 수 있습니다(같은 항 단서). 실무에서는 예금 압류 신청서에 청구금액을 적고 그 범위에서 압류할 채권을 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결정문에 적힌 압류 범위를 기준으로 추심할 금액을 정리하면 됩니다.
다른 압류가 없을 때: 추심 후 법원에 신고
민사집행법 제236조(추심의 신고) ① 채권자는 추심한 채권액을 법원에 신고하여야 한다. ② 제1항의 신고전에 다른 압류ㆍ가압류 또는 배당요구가 있었을 때에는 채권자는 추심한 금액을 바로 공탁하고 그 사유를 신고하여야 한다.
돈을 받으면 채권자는 추심한 금액을 집행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236조 제1항). 신고는 회수가 끝났다는 사실을 법원 기록에 남기는 절차이므로, 받은 날짜와 금액, 은행 입금 자료를 함께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다른 압류·배당요구가 있을 때: 바로 공탁
추심 신고를 하기 전에 다른 채권자의 압류·가압류 또는 배당요구가 있었다면, 채권자는 받은 돈을 바로 공탁하고 그 사유를 신고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236조 제2항). 이 경우 돈은 법원의 배당 절차를 거쳐 채권자들 사이에 나누어집니다.
집행력 있는 정본을 가진 다른 채권자는 채권자가 추심 신고를 할 때까지 배당요구를 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47조 제1항 제2호). 그래서 추심을 마친 뒤 신고를 미루면 그 사이 다른 채권자가 배당에 참가할 여지가 생깁니다. 받은 돈은 신고까지 마쳐야 정리가 끝난다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은행이 먼저 공탁하는 경우
은행은 압류된 금전채권 전액을 스스로 공탁할 수 있고, 배당요구서를 송달받은 뒤 배당에 참가한 채권자가 청구하면 압류된 부분을 공탁해야 하며, 압류되지 않은 부분을 넘어 압류·가압류가 거듭되고 그 채권자의 청구가 있으면 전액을 공탁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248조 제1항부터 제3항). 은행이 공탁하고 법원에 신고했다면 채권자는 은행에 지급을 청구하는 대신 배당 절차에서 자기 몫을 받게 됩니다.
은행이 지급하지 않으면 추심의 소
은행이 정당한 이유 없이 지급을 미루거나 거절하면 압류채권자는 은행을 상대로 추심의 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49조 제1항). 결정문만으로 은행 재산을 바로 압류할 수는 없으므로, 은행을 상대로 한 판결을 따로 받아야 한다는 뜻입니다.
추심의 소는 일반 규정에 따른 관할법원에 내고, 채무자인 거래처에게 소송을 알리는 고지를 해야 합니다. 다만 채무자가 외국에 있거나 있는 곳이 분명하지 않으면 고지하지 않아도 됩니다(같은 법 제238조).
집행력 있는 정본을 가진 다른 채권자는 원고 쪽 공동소송인으로 참가할 수 있고, 피고가 된 은행은 첫 변론기일까지 그 채권자들을 참가시켜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249조 제2항, 제3항). 소송 결과는 참가 명령을 받은 채권자에게도 미칩니다(같은 조 제4항).
실제로 은행이 이유 없이 지급을 거부하는 경우보다는 상계 주장, 다른 압류와의 경합, 예금 성격에 관한 다툼 때문에 지급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를 내기 전에 진술서와 은행의 거절 사유를 서면으로 받아 두면 다툼의 범위를 좁힐 수 있습니다.
추심명령과 전부명령, 무엇을 고를까
압류한 금전채권을 현금으로 바꾸는 방법은 추심명령과 전부명령 두 가지이고, 어느 쪽을 고르느냐에 따라 위험의 성격이 달라집니다(민사집행법 제229조 제1항).
전부명령이 확정되면 압류된 채권이 지급에 갈음해 채권자에게 넘어가고, 송달 때 채무자가 그 범위에서 빚을 갚은 것으로 봅니다(같은 법 제229조 제3항, 제7항, 제231조 본문). 다른 채권자와 나누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 범위에서 거래처에 대한 채권이 변제된 것으로 보므로 이후 은행 측 사정으로 회수가 어려워져도 거래처에 다시 청구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전된 채권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변제 효과가 생기지 않습니다(같은 법 제231조 단서). 은행이 송달 전부터 가진 채권으로 상계를 주장하면 그 효력과 범위가 개별적으로 다투어질 수 있습니다.
또 전부명령이 은행에 송달되기 전에 다른 채권자가 압류·가압류 또는 배당요구를 했다면 전부명령은 효력이 없습니다(같은 법 제229조 제5항). 전부명령이 송달된 뒤에는 다른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할 수 없습니다(같은 법 제247조 제2항).
추심명령은 다른 채권자와 경합하면 배당으로 나누어 받아야 하지만, 추심이 끝날 때까지 집행채권이 그대로 남아 있으므로 예금이 부족하면 다른 재산에 다시 집행할 수 있습니다. 다른 압류·배당요구가 들어올 가능성이 낮고 확정까지 기다릴 수 있다면 전부명령을, 경합 가능성이 있거나 회수 경로를 넓게 남겨 두려면 추심명령을 검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미 추심명령을 받았다면 이 차이는 앞으로 다른 채권에 집행할 방법을 고를 때 참고하면 됩니다.
거래처가 개인사업자라면 압류금지 예금 확인
거래처가 법인이 아니라 개인사업자라면 압류한 예금 가운데 일부가 압류금지 범위에 들어가 실제 추심액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현행법은 생계비계좌에 예치된 예금과, 그 외 채무자의 1개월간 생계유지에 필요한 예금으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금액을 압류하지 못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8호, 제9호).
법령에 정한 부양료, 급여의 일정 부분 등 압류금지 성격의 돈이 계좌로 이체된 경우에도 채무자가 신청하면 법원은 해당 부분의 압류명령을 취소해야 합니다(같은 법 제246조 제2항). 또한 당사자는 생활 형편 등을 이유로 압류명령의 전부·일부 취소나 압류금지채권에 대한 압류명령을 법원에 신청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조 제3항).
그래서 개인사업자 거래처의 예금을 압류했다면 은행 진술서의 인정 금액을 그대로 회수 예상액으로 잡지 말고, 압류금지 금액과 채무자의 취소 신청 가능성을 감안해 다른 재산 조사도 함께 준비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추심을 미루면 생기는 일
추심명령을 받아 두고 실제 추심을 게을리하면 다른 채권자에게 기회를 넘겨줄 수 있습니다. 집행력 있는 정본으로 배당을 요구한 채권자는 압류채권자에게 일정 기간 안에 추심하라고 최고하고, 응하지 않으면 법원 허가를 받아 직접 추심할 수 있습니다(민사집행법 제250조).
추심이 어렵다고 판단되면 추심명령으로 얻은 권리를 포기하고 법원에 서면으로 신고할 수도 있습니다(같은 법 제240조). 이때 포기하는 것은 그 예금에 대한 추심권일 뿐이고, 거래처에 대한 원래 채권에는 영향이 없습니다(같은 조 제1항 단서). 그래서 예금이 거의 없다는 진술을 받았다면 포기 여부와 다른 재산 집행을 함께 검토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가상으로, 미수 용역대금 3,000만 원에 대해 거래처의 A은행 예금을 압류·추심했는데 진술서에 인정 금액 800만 원, 다른 압류 없음으로 적혀 있다면 800만 원을 추심해 신고하고, 남은 2,200만 원은 같은 집행권원으로 다른 재산을 찾는 순서가 됩니다. 반대로 다른 가압류가 있다고 적혀 있다면 800만 원을 받아도 바로 공탁해야 하고 배당 결과에 따라 실제 회수액이 정해집니다.
결정문을 받은 뒤 확인할 순서
결정문을 받았다면 아래 순서로 하나씩 확인하면 됩니다.
은행과 거래처에 대한 송달일과 송달 여부를 확인합니다.
진술최고를 신청했다면 송달 후 1주 안에 은행 진술서가 오는지 확인합니다.
진술서의 인정 금액, 상계 주장, 다른 압류·가압류를 따로 정리합니다.
다른 압류가 없으면 은행에 서류를 갖추어 지급을 청구하고, 받은 뒤 법원에 추심 신고를 합니다.
다른 압류나 배당요구가 있으면 받은 돈을 바로 공탁하고 사유를 신고합니다.
은행이 지급하지 않으면 거절 사유를 서면으로 받고 추심의 소를 검토합니다.
부족한 금액은 같은 집행권원으로 다른 재산 집행을 준비합니다.
예금 압류는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드는 집행 방법이지만, 송달 이후의 확인과 청구, 신고까지 채권자가 움직여야 실제 회수로 이어집니다. 진술서를 받은 날부터 지급 청구와 신고까지 일정을 미리 잡아 두는 것이 회수 기간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은행의 상계 주장이나 다른 채권자와의 경합처럼 금액이 달라지는 사정이 보이면, 그 시점에서 추심명령을 유지할지, 추심의 소를 낼지, 다른 재산으로 옮겨 갈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 판단은 집행권원의 내용과 채무자 재산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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