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나 제휴 상대방에게 기존 주주 몫이 아닌 신주를 배정하려면, 정관에 그 근거가 있고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같은 경영상 목적이 실제로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발행사항 결정과 납입기일 2주 전 주주 통지까지 갖추어야 나중에 신주발행무효 다툼에 대비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외부 투자 유치나 전략적 제휴를 위해 특정 상대방에게 신주를 발행하려는 비상장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이사회, 법무 담당자를 위한 안내입니다. 2026년 10월 31일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현행 상법(2026. 9. 10. 시행)과 대법원 판례의 일반 원칙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상장회사에 적용되는 자본시장 관련 특례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습니다.
투자 협상이 마무리되면 회사는 서둘러 이사회를 열고 투자자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기존 주주 가운데 한 사람이라도 지분이 줄어드는 데 반대하면, 그 발행이 법이 정한 예외에 해당하는지가 다툼의 중심이 됩니다. 투자금이 이미 들어온 뒤에 발행 효력이 흔들리면 회사와 투자자 모두 큰 부담을 지게 되므로, 발행 전에 확인할 사항을 순서대로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원칙은 주주 배정, 제3자 배정은 예외입니다
주주는 가진 주식 수에 따라 신주를 배정받을 권리가 있고, 주주 아닌 사람에게 배정하는 것은 법이 정한 조건을 갖춘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상법은 이 원칙과 예외를 한 조문에 함께 두고 있습니다.
상법 제418조 제2항: 회사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정관에 정하는 바에 따라 주주 외의 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신기술의 도입, 재무구조의 개선 등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한다.
판례는 이 규정의 취지를 기존 주주의 보호로 설명합니다. 제3자에게 신주가 가면 기존 주주는 보유 주식의 가치가 낮아지거나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잃을 수 있으므로, 제3자 배정은 기업 경영상 부득이한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된다는 것입니다.
어떤 발행이 주주 배정인지 제3자 배정인지는 회사가 주주들에게 지분 비율에 따라 먼저 인수할 기회를 주었는지로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주주들이 실제로 인수했는지는 기준이 아닙니다. 그래서 주주 배정 방식으로 청약 기회를 주었는데 주주가 청약하지 않아 권리를 잃은 부분은, 이사회 결의로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있고 이때는 정관 근거가 꼭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 판례의 입장입니다(상법 제419조 제3항 참조). 다만 이 경우에도 발행가액이나 처분 방법이 현저하게 불공정하면 유지청구나 무효 다툼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상법 제424조 참조).
첫째, 정관에 제3자 배정 근거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제3자 배정은 정관에 정하는 바에 따라서만 할 수 있으므로, 가장 먼저 현재 정관의 신주인수권 조항을 확인해야 합니다. 정관에 근거가 없다면 이사회 결의만으로는 제3자에게 배정할 수 없습니다.
정관을 볼 때는 조항이 있는지만 보지 말고, 어떤 경우에 누구에게 배정할 수 있는지를 함께 읽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정관이 긴급한 자금 조달을 위해 금융기관에 발행하는 경우나 기술 제휴 회사에 발행하는 경우만 허용한다면, 그 밖의 상대방에게 배정하는 것은 정관이 정한 사유에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관에 근거가 없거나 이번 거래가 정관의 사유에 들어가지 않는다면 정관을 먼저 바꾸어야 합니다. 정관변경은 주주총회 결의로 하고, 소집통지에 의안의 요령을 적어야 하며,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찬성이 필요합니다(상법 제433조, 제434조).
둘째, 경영상 목적이 실제로 있는지 자료로 남깁니다
정관에 근거 조항이 있더라도 이번 발행이 회사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하다는 점이 실제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법은 신기술 도입과 재무구조 개선을 예로 들고 있으며, 판단은 결국 발행 당시 회사의 사정과 자료로 이루어집니다.
정관상 사유 없는 경영권 방어 목적 배정은 위법합니다
판례는 경영권 분쟁이 현실화된 상황에서 정관이 정한 사유도 없이 경영진의 경영권이나 지배권을 방어하려고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면, 상법 제418조 제2항을 위반해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다고 봅니다. 회계장부 열람 요구나 이사 선임 안건 제출처럼 주주와 경영진의 대립이 드러난 직후에 우호적인 상대방에게 신주를 발행하면 이런 의심을 받기 쉽습니다.
같은 법리는 신주를 인수할 권리가 붙은 사채를 제3자에게 발행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형식을 사채로 바꾸었다고 해서 지배권 방어 목적의 문제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이사회가 남겨 둘 자료
경영상 목적은 결의 당일의 설명보다 그 전부터 쌓인 자료로 증명됩니다. 다음과 같은 자료를 이사회 자료와 의사록에 남겨 두는 것이 좋습니다.
자금이 필요한 이유와 사용 계획, 필요한 금액의 산정 근거
주주 배정 유상증자나 차입 등 다른 조달 방법을 검토한 내용과 선택하지 않은 이유
해당 투자자나 제휴 상대방을 고른 이유와 기술·영업상 협력 내용
발행가액을 정한 근거가 된 평가 자료와 협상 경과
발행 후 지분 구조의 변화와 기존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
이 자료들은 발행이 다투어졌을 때 회사가 경영상 목적을 설명하는 기본 증거가 됩니다. 반대로 자료 없이 결의만 남아 있으면 같은 거래라도 방어 목적이라는 주장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셋째, 발행사항을 정해진 기관에서 결정합니다
신주의 종류와 수, 발행가액과 납입기일, 인수방법 등 발행사항은 정관에 정함이 없으면 이사회가 결정합니다(상법 제416조). 정관으로 주주총회에서 결정하도록 정했다면 주주총회 결의가 필요합니다.
자본금 총액이 10억원 미만이고 이사가 1명 또는 2명인 회사는 이사회 대신 주주총회가 이 사항을 결정합니다(상법 제383조 제1항 단서, 제4항). 작은 회사에서 대표이사 혼자 투자계약서에 서명하고 발행을 마치는 경우가 있는데, 주주총회 결의가 빠지면 절차상 흠이 남습니다.
결의를 하는 이사회나 주주총회 자체에도 흠이 없어야 합니다. 판례 가운데에는 이사 선임 결의가 나중에 취소된 이사들이 참여한 이사회에서 신주발행을 결의하고, 발행을 막는 가처분 결정이 나온 뒤에도 그대로 발행해 한쪽만 신주를 인수한 사안에서 그 발행을 무효로 본 예가 있습니다.
발행가액과 현물출자
발행가액은 회사의 가치에 비추어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사와 통모하여 현저하게 불공정한 발행가액으로 주식을 인수한 사람은 공정한 발행가액과의 차액을 회사에 지급할 의무가 있고, 이는 이사의 손해배상 책임과 별개입니다(상법 제424조의2).
투자자가 돈 대신 기술이나 채권 같은 재산을 출자한다면, 그 재산의 가액을 조사하도록 원칙적으로 법원에 검사인 선임을 청구하거나 공인된 감정인의 감정을 받아야 합니다(상법 제422조 제1항). 재산의 가액이 자본금의 5분의 1과 대통령령으로 정한 금액을 모두 넘지 않는 경우, 거래소 시세 있는 유가증권을 시세 이하로 출자하는 경우, 변제기가 돌아온 회사에 대한 금전채권을 장부가액 이하로 출자하는 경우 등에는 예외가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넷째, 납입기일 2주 전까지 주주에게 알립니다
제3자에게 신주를 배정할 때 회사는 신주의 종류와 수, 발행가액과 납입기일, 인수방법, 현물출자 사항 등을 납입기일의 2주 전까지 주주에게 통지하거나 공고해야 합니다(상법 제418조 제4항).
이 통지는 주주가 발행 전에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주기 위한 것입니다. 회사가 법령이나 정관을 위반하거나 현저하게 불공정한 방법으로 주식을 발행해 주주가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있으면, 주주는 회사에 그 발행을 멈추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424조). 통지를 빠뜨리거나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주주가 이 사전 구제 기회를 잃게 되므로, 발행이 다투어질 때 절차 위반으로 문제 삼아질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투자계약의 클로징 날짜를 먼저 정하고 거꾸로 일정을 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통지일부터 납입기일까지 2주가 확보되는지, 통지 방법이 주주명부상 주소로의 서면 통지인지 정관이 정한 공고 방법인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납입 이후: 주주가 되는 시점과 변경등기
신주 인수인은 납입이나 현물출자를 이행하면 납입기일의 다음 날부터 주주가 됩니다(상법 제423조 제1항). 납입기일에 납입하지 않은 인수인은 그 권리를 잃고, 회사는 별도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제3항).
신주 발행으로 자본금과 발행주식총수가 바뀌면 본점 소재지에서 2주일 안에 변경등기를 해야 합니다(상법 제317조 제4항, 제183조). 등기 신청에는 정관, 결의 의사록, 주식 청약과 납입을 증명하는 서류 등이 필요하므로, 앞서 준비한 자료가 여기서도 그대로 쓰입니다.
다툼이 생기면: 신주발행무효의 소와 6개월
이미 발행된 신주의 무효는 주주, 이사 또는 감사만 신주를 발행한 날부터 6개월 안에 소송으로만 주장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429조). 소는 본점 소재지 지방법원에 제기합니다(상법 제430조, 제186조).
판례는 이 6개월이 지나면 새로운 무효 사유를 추가로 주장할 수 없다고 봅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6개월이 지난 뒤 소장에 없던 사유가 새로 나오면 그 점을 지적할 수 있고, 반대로 다투려는 쪽은 처음부터 사유를 빠짐없이 정리해야 합니다.
무효 사유는 엄격하게 판단됩니다. 판례는 법령이나 정관의 중대한 위반 또는 현저한 불공정이 있고, 그것이 회사법의 기본원칙에 반하거나 기존 주주들의 이익과 경영권 내지 지배권에 중대한 영향을 미쳐, 거래 안전을 고려하더라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정도일 때 무효로 봅니다. 따라서 작은 절차상 흠이 있다고 바로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정관 근거 없는 경영권 방어 목적 배정처럼 지배구조에 큰 변화를 가져온 경우에는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무효 판결이 확정되면 신주는 장래에 대하여 효력을 잃고, 회사는 신주의 주주에게 납입한 금액을 돌려주어야 합니다(상법 제431조 제1항, 제432조 제1항). 다만 그 금액이 판결 확정 당시 회사의 재산상태에 비추어 현저하게 부당하면 법원이 회사나 주주의 청구에 따라 금액의 증감을 명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432조 제2항). 판결 확정 전에 그 신주를 바탕으로 생긴 권리의무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상법 제430조, 제190조 본문). 투자자 입장에서는 지분을 잃고 납입금 반환을 구해야 하므로, 투자계약에 발행 절차에 관한 회사의 진술과 보장, 그 위반 시의 책임을 함께 정해 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행 전 최종 점검표
제3자 배정 신주발행을 결의하기 전에 다음 사항을 차례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정관에 주주 외의 자에게 배정할 수 있는 근거와 사유가 있고, 이번 거래가 그 사유에 들어가는지
신기술 도입이나 재무구조 개선 등 경영상 목적을 보여 주는 자료와 다른 조달 방법 검토 내용이 있는지
경영권 분쟁이나 주주와의 대립이 진행 중인지, 그렇다면 발행 시점과 상대방 선정에 대한 설명이 가능한지
발행사항을 이사회 또는 정관이나 법률이 정한 주주총회에서 적법하게 결정했는지
발행가액의 근거 자료와 현물출자 시 검사 또는 감정 절차를 준비했는지
납입기일 2주 전까지 주주에게 통지하거나 공고할 수 있는 일정인지
납입 확인 후 2주일 안에 변경등기를 할 서류가 준비되었는지
제3자 배정은 회사가 필요한 자금과 협력 상대방을 빠르게 확보하는 수단이지만, 기존 주주의 지분을 줄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법은 정관 근거, 경영상 목적, 사전 통지라는 세 가지 장치를 두었고, 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발행 뒤 6개월 안에 효력이 다투어질 수 있고, 그 흠이 중대하면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특히 주주 사이에 이미 갈등이 있는 회사라면 발행 시점, 상대방, 가격 하나하나가 목적을 의심받는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정관과 주주 구성, 투자계약 조건을 함께 놓고 주주 배정 방식이나 정관변경을 먼저 거칠지 판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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