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업체에 대한 불만을 사실 그대로 적었더라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우리 형법은 허위사실뿐 아니라 '진실한 사실'을 공연히 드러낸 경우도 처벌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직접 겪은 일을 객관적으로 알리고 그 주된 목적이 다른 소비자에게 정보를 주는 데 있다면 처벌되지 않을 여지가 큽니다. 결국 무엇을, 누구에게, 어떤 표현으로, 왜 알렸는지가 결론을 가릅니다.
1. 적용될 수 있는 법 조항과 법정형
오프라인(피켓·전단·1인 시위)
형법 제307조 제1항 사실적시 명예훼손: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형법 제307조 제2항 허위사실 명예훼손: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형법 제311조 모욕: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
형법 제314조 업무방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
온라인(후기·블로그·카페·SNS)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비방할 목적으로 사실을 드러낸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같은 조 제2항: 비방할 목적으로 거짓 사실을 드러낸 경우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
명예훼손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입니다(형법 제312조 제2항,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3항). 반면 모욕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하는 친고죄입니다.
2. 성립 여부를 가르는 4가지 기준
① 피해자가 특정되는가
상호를 쓰지 않아도 건물, 층수, 원장 이름, 진료 과목 등 주변 정보로 어느 업체인지 알 수 있다면 피해자가 특정된 것으로 봅니다. 반대로 같은 건물에 비슷한 업체가 여럿 있고 어느 곳인지 알 수 없다면 특정 업체에 대한 명예훼손은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② 공연성이 있는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알 수 있는 상태면 공연성이 인정됩니다. 길거리 피켓, 인터넷 게시글은 대부분 이에 해당합니다.
③ 진실한 사실이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가
형법 제310조는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온라인의 경우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 처벌되는데,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 목적은 부정됩니다.
대법원은 산후조리원 이용자가 직접 겪은 불편사항을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에 후기로 올린 사건에서, 주요 내용이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고 다른 임산부의 선택에 도움이 되는 정보라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며, 환불을 받으려는 사적 동기가 함께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비방할 목적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2. 11. 29. 선고 2012뎔10392 판결).
④ 표현 방식이 지나치지 않은가
'사기꾼', '살인 병원'처럼 경멸적 표현을 쓰면 사실 적시와 별개로 모욕죄가 문제 됩니다. 또 의학적 인과관계가 다퉈지는 상황에서 '수술 실패'라고 단정하면 허위사실로 평가될 위험이 커집니다.
3. 1인 시위에서 특히 주의할 점
출입구를 막거나 고성을 지르거나 방문객에게 말을 걸면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피켓 문구가 '환불하라' 위주이면 공익보다 사적 분쟁 압박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같은 장소에서 장기간 반복하면 표현 방법이 지나치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본인 경험을 "저는 ○○ 수술 후 ○○ 증상을 겪고 있습니다"처럼 사실 그대로 적는 편이 안전합니다.
4. 자주 묻는 질문
Q1. 사실만 썼는데 고소당하면 무조건 처벌되나요?
아닙니다. 진실한 사실이고 주된 목적이 다른 소비자 보호 등 공공의 이익이라면 위법성이 없어지거나 비방 목적이 부정됩니다. 다만 그 사정은 진료기록, 영수증, 대화 내용 같은 객관적 자료로 뒷받침해야 합니다.
Q2. 업체 이름을 가리면 안전한가요?
이름을 가려도 주변 정보로 누구인지 알 수 있으면 특정된 것으로 봅니다. 초성, 위치, 대표자 특징만 적어도 특정될 수 있습니다.
Q3. 고소된 뒤 글을 지우면 끝나나요?
삭제해도 이미 성립한 범죄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불원 의사를 받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고, 삭제는 정상참작 사유가 됩니다.
5. 이런 경우 바로 상담이 필요합니다
업체로부터 명예훼손·업무방해 고소장이나 경찰 출석요구를 받은 경우
게시글·피켓에 확인되지 않은 의학적 판단이나 단정적 표현이 들어간 경우
업체가 내용증명으로 글 삭제와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경우
시위나 게시를 계속할지, 조정·소송으로 전환할지 판단이 필요한 경우
반대로 허위 후기나 악의적 시위로 영업 피해를 입고 있는 업체인 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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