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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후에도 안 갚는 거래처, 재산명시 활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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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후에도 안 갚는 거래처, 재산명시 활용법 

임호균 변호사

판결이나 지급명령이 확정됐는데도 거래처가 대금을 갚지 않고 재산도 보이지 않는다면, 법원에 채무자의 재산목록 제출을 요구하는 재산명시 신청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재산명시는 그 자체로 돈을 받아 주는 절차는 아니지만, 압류할 재산을 찾는 출발점이 되고, 결과에 따라 재산조회나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 글은 물품대금이나 용역대금 소송에서 이겼거나 지급명령을 확정받았지만 실제로는 한 푼도 회수하지 못한 채권자를 위한 안내입니다. 2026년 10월 29일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현행 민사집행법과 민법 조문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소송 전 가압류나 지급명령 이의 대응처럼 집행권원을 얻기 전의 절차는 다루지 않습니다. 이미 판결 등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채무자의 재산을 어떻게 찾고, 찾은 뒤 무엇을 따로 판단해야 하는지에 집중합니다.

재산명시는 어떤 채권자가 신청할 수 있나요

재산명시는 금전 지급을 명한 집행권원으로 강제집행을 시작할 수 있는 채권자가 신청합니다. 확정판결, 확정된 지급명령, 화해·조정조서처럼 돈을 지급하라는 내용이 담긴 집행권원이 대표적입니다. 신청은 채무자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 즉 통상 채무자의 주소지나 법인 본점 소재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합니다.

민사집행법 제61조 제1항: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집행권원에 기초하여 강제집행을 개시할 수 있는 채권자는 채무자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법원에 채무자의 재산명시를 요구하는 신청을 할 수 있다.

주의할 예외가 있습니다. 가집행 선고가 붙은 판결이나 이에 준해 집행력을 가지는 집행권원으로는 재산명시를 신청할 수 없습니다. 1심에서 이겼지만 상대방이 항소해 판결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면, 가집행 판결로 압류 같은 강제집행을 할 수는 있어도 재산명시 신청은 확정 이후로 미뤄야 합니다.

신청서에는 집행력 있는 정본과 강제집행을 개시하는 데 필요한 문서를 붙여야 합니다. 판결이라면 통상 집행문을 부여받은 정본과 송달증명 등을 준비합니다. 첨부서류가 빠지면 보정 과정에서 시간이 걸리므로, 신청 전에 집행권원의 종류에 맞는 서류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법원은 언제 명령하고, 언제 기각하나요

법원은 재산명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채무자에게 재산목록을 제출하라고 명합니다. 반대로 정당한 이유가 없거나 채무자의 재산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인정하면 신청을 기각합니다. 이 판단은 채무자를 심문하지 않고 이루어집니다.

채권자가 이미 채무자의 예금 계좌나 거래처 매출채권을 알고 있다면, 재산명시보다 그 재산에 대한 압류를 먼저 검토하는 편이 빠를 수 있습니다. 재산명시를 신청할 때에는 그동안 확인한 자료와 회수가 어려웠던 사정을 정리해 두면 신청의 필요성을 설명하기 쉽습니다.

송달이 되지 않을 때의 주소보정

재산명시명령은 채무자에게 실제로 송달되어야 합니다. 법은 이 송달을 우편송달이나 공시송달 방식으로 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채무자에게 송달할 때에는 명령에 따르지 않으면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함께 알려야 합니다.

송달이 되지 않으면 법원은 채권자에게 기간을 정해 채무자의 주소를 보정하라고 명합니다. 채권자가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원은 재산명시명령을 취소하고 신청을 각하합니다. 기각이나 각하가 된 뒤에는 그 사유를 보완하지 않고서는 같은 집행권원으로 다시 신청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신청 전에 송달 가능한 주소를 여러 갈래로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거래 당시 받은 사업장 주소, 계약서상 주소, 법인등기부상 본점 등 실제로 채무자가 서류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정리해 둡니다.

채무자가 이의하거나 기일에 나오면 어떻게 되나요

채무자는 재산명시명령을 송달받은 날부터 1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이의가 있으면 법원은 조사 기일을 열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살피고, 이유가 있으면 명령을 취소하며 이유가 없거나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기일에 나오지 않으면 이의를 기각합니다.

이의가 없거나 기각되면 법원은 재산명시기일을 정해 채무자에게 출석을 요구하고 채권자에게도 통지합니다. 채무자는 이 기일에 강제집행의 대상이 되는 재산과 함께 과거의 일정한 처분 내역을 적은 재산목록을 제출해야 합니다.

  • 재산명시명령이 송달되기 전 1년 이내에 한 부동산의 유상양도

  • 재산명시명령이 송달되기 전 1년 이내에 배우자, 직계혈족, 4촌 이내의 방계혈족과 그 배우자, 배우자의 직계혈족과 형제자매에게 한 부동산 외 재산의 유상양도

  • 재산명시명령이 송달되기 전 2년 이내에 한 재산상 무상처분(의례적인 선물은 제외)

채권자에게는 이 과거 처분 내역이 현재 재산만큼 중요합니다.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재산이 가족에게 넘어갔거나 대가 없이 처분된 흔적이 있다면, 뒤에서 설명할 채권자취소 여부를 판단하는 단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채무자는 기일에 재산목록이 진실하다는 것을 선서해야 합니다. 강제집행을 개시할 수 있는 채권자는 제출된 재산목록을 보거나 복사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으므로, 기일이 끝나면 목록을 확보해 내용을 꼼꼼히 검토합니다.

변제를 약속하며 기일을 미루는 경우

기일에 출석한 채무자가 3개월 이내에 갚을 수 있음을 소명하면 법원은 3개월 범위에서 기일을 연기할 수 있습니다. 새 기일에 채무액의 3분의 2 이상을 갚았다는 서류를 내면 다시 1개월 범위에서 연기될 수 있습니다.

채권자 입장에서는 이 기간에 실제 입금이 이루어지는지 날짜별로 확인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약속만 있고 변제가 없다면 연기된 기일에서 재산목록 제출로 이어지는지 지켜보고, 이미 알고 있는 재산에 대한 압류 준비도 함께 검토합니다.

출석하지 않거나 거짓 목록을 내면 어떤 제재가 있나요

재산명시에는 강제력을 뒷받침하는 제재가 있습니다.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기일에 나오지 않거나, 재산목록 제출을 거부하거나, 선서를 거부하면 법원은 결정으로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합니다.

민사집행법 제68조 제1항: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다음 각호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법원은 결정으로 20일 이내의 감치(監置)에 처한다. 1. 명시기일 불출석 2. 재산목록 제출 거부 3. 선서 거부

채무자가 법인이면 그 대표자가 감치 대상이 됩니다. 감치 집행 중이라도 채무자가 재산명시명령을 이행하겠다고 신청하면 법원은 바로 명시기일을 열고, 재산목록을 내고 선서하거나 신청채권자에 대한 채무를 갚았다는 서면을 내면 감치결정을 취소하고 석방을 명합니다.

거짓 재산목록을 낸 경우에는 더 무거운 처벌이 있습니다. 채무자가 거짓의 재산목록을 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채무자가 법인이면 대표자가 처벌되고 법인은 벌금형을 받습니다.

재산목록에 빠진 재산이 있다고 의심된다면 그 근거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거래 과정에서 대금을 받던 계좌, 사용하던 차량, 다른 거래처와의 계약 정황처럼 객관적인 자료가 있어야 이후 재산조회 범위를 정하거나 추가 조치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재산목록만으로 부족할 때는 재산조회를 신청합니다

재산조회는 재산명시절차를 거친 채권자가 이용하는 다음 단계입니다. 재산명시절차의 관할 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에 따라 공공기관, 금융기관, 단체 등에 채무자 명의의 재산을 조회할 수 있습니다. 법은 그 요건을 다음 세 가지로 정합니다.

  1. 재산명시절차에서 주소보정명령을 받았으나 공시송달 사유에 해당해 채권자가 이를 이행할 수 없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2. 채무자가 제출한 재산목록의 재산만으로는 집행채권의 만족을 얻기에 부족한 경우

  3. 채무자가 명시기일 불출석, 재산목록 제출 거부, 선서 거부를 하거나 거짓 재산목록을 낸 경우

재산조회를 신청할 때에는 조회할 기관과 단체를 특정하고 조회 비용을 미리 내야 합니다. 조회를 받은 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할 수 없고, 거짓 자료를 내거나 제출을 거부하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

어떤 기관을 조회할지는 비용과 효과를 함께 따져 정합니다. 채무자가 개인인지 법인인지, 거래 과정에서 확인된 은행이 있는지, 찾고자 하는 재산이 예금인지 차량인지 등에 따라 조회 대상을 좁히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6개월 넘게 갚지 않으면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도 가능합니다

채무불이행자명부는 재산명시와 별개로 신청할 수 있는 절차입니다. 금전 지급을 명한 집행권원이 확정된 뒤 또는 집행권원을 작성한 뒤 6개월 이내에 채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자는 채무자를 명부에 올려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가집행 선고가 붙은 판결 등은 제외됩니다.

재산명시절차에서 채무자가 불출석, 목록 제출 거부, 선서 거부를 하거나 거짓 목록을 낸 경우에도 등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신청할 때에는 그 사유를 소명해야 하며, 6개월 불이행을 이유로 하면 채무자의 보통재판적이 있는 곳의 법원이, 명시절차의 불이행을 이유로 하면 재산명시절차를 실시한 법원이 관할합니다.

법원은 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으면 등재 결정을 하지만, 쉽게 강제집행할 수 있다고 인정할 만한 명백한 사유가 있으면 기각합니다. 등재되면 명부는 결정한 법원에 비치되고 그 부본이 채무자 주소지의 시·구·읍·면의 장에게 보내지며, 금융기관 등에 신용정보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명부는 누구든지 열람과 복사를 신청할 수 있지만 인쇄물 등으로 공표할 수는 없습니다.

명부 등재는 직접 돈을 받아 주는 절차는 아닙니다. 다만 채무자에게 금융거래와 거래 신용상 부담을 주어 변제를 협의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채무자에게 실제로 재산이 없다면 등재만으로 회수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재산을 찾은 뒤에는 압류와 취소 소송을 따로 판단합니다

재산명시나 재산조회로 재산을 확인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돈이 지급되지는 않습니다. 찾은 예금이나 매출채권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압류 신청을 해야 하며, 재산의 종류에 따라 필요한 절차와 비용이 달라집니다.

재산목록에 나타난 과거 처분이 채권자를 해치는 행위로 보인다면 채권자취소권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을 처분했다면 채권자는 법원에 그 취소와 원상회복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이 거래 당시 채권자를 해친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취소할 수 없습니다.

민법 제406조 제2항: 전항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있은 날로부터 5년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이 기간은 짧게 지나갈 수 있습니다. 1년 기간은 재산목록을 받은 날이 아니라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진행하므로, 그 전에 이미 처분 사실을 알았다면 그때부터 계산될 수 있습니다. 재산목록을 열람하거나 복사한 날과 함께 처분 사실을 처음 알게 된 경위를 기록해 두면 기간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처분 시점이 오래됐다면 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났는지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신청 전에 점검할 사항

아래 항목은 법이 정한 서식이 아니라 실무상 점검 순서입니다. 각 단계의 요건을 미리 확인하면 기각이나 각하로 시간을 잃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 판결이라면 확정되었는지, 가집행 선고만 붙은 미확정 판결은 아닌지 확인합니다.

  • 집행력 있는 정본과 송달증명 등 강제집행 개시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합니다.

  • 채무자에게 실제로 송달될 수 있는 주소를 여러 경로로 확인합니다.

  • 이미 알고 있는 재산과 그 재산으로는 회수가 어려운 사정을 정리합니다.

  • 재산조회가 필요할 경우 조회할 기관 후보와 예상 비용을 검토합니다.

  • 집행권원 확정 후 6개월이 지났는지 확인해 명부 등재 가능성을 함께 따집니다.

  • 처분 사실과 취소원인을 처음 알게 된 날을 기록해 취소 소송 기간을 관리합니다.

재산명시는 숨은 재산을 찾고 채무자에게 성실한 협조를 요구하는 수단입니다. 다만 법원이 대신 재산을 찾아 돈을 받아 주는 절차는 아니므로, 신청 단계부터 압류와 취소 소송까지 이어지는 흐름을 함께 설계해야 실제 회수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 개인의 상황에 맞는 정확한 법률 자문은 반드시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글은 실제 사건이나 가상 사례를 사용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에 따라 판단 및 대응 방법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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