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택지개발, 산업단지 조성, 도로·철도 건설 같은 공익사업이 이어지면서 수용 통지를 받은 토지소유자분들의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개발 소문이 돌면서 우리 동네 땅값이 두 배 가까이 뛰었는데 그 오른 값으로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 “옆 필지는 시세대로 받았다던데 우리는 왜 낮게 나오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막상 사업시행자의 감정평가서를 받아보면 눈에 보이는 시세보다 한참 낮은 금액이 적혀 있고, 그 차이를 ‘개발이익 배제’라는 낯선 말로 설명하면 쉽게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최근 법원은 보상금 증액 소송에서 해당 공익사업 때문에 오른 가격은 보상액에 넣지 않는다는 원칙을 엄격히 적용하면서도, 사업과 무관하게 오른 가격까지 함께 깎아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개발로 오른 값’인지에 따라 보상금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까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보상액 산정 때 개발로 오른 땅값이 어떤 장치로 걸러지는지, 그리고 내 보상금이 부당하게 낮게 산정된 것은 아닌지 어떻게 따져볼 수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해당 공익사업으로 오른 땅값은 보상액에 반영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보상은 사업이 없었다면 형성되었을 가격을 기준으로 합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제67조 제2항은 보상액을 산정할 때 해당 공익사업으로 인하여 토지 등의 가격이 변동되었을 때에는 이를 고려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사업이 발표되고 기대감이 붙어 오른 값은 땅 자체의 가치가 아니라 사업이 만들어 낸 이익이므로, 그 사업을 위해 토지를 내놓는 사람에게 다시 지급할 이유가 없다는 취지입니다.
이 원칙은 오른 값뿐 아니라 내린 값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혐오시설이 예정되어 주변 땅값이 떨어졌다면 그 하락분도 보상액 산정에서 고려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개발이익 배제’는 소유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장치가 아니라, 사업의 영향을 걷어낸 상태로 가격을 맞추는 장치입니다.
가격을 보는 시점도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조 제1항에 따라 협의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협의 성립 당시, 재결로 취득하는 경우에는 수용재결 당시의 가격을 기준으로 하되, 그 사이에 사업으로 붙은 가격은 걸러내야 합니다. 결국 쟁점은 ‘얼마가 올랐느냐’가 아니라 ‘그중 얼마가 해당 사업 때문이냐’입니다.
사업 때문에 오른 값은 빼고, 사업과 무관하게 오른 값은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보상액 산정의 출발점입니다.
2. 사업이 알려지기 전의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삼아 개발이익을 걸러냅니다
공시기준일을 개발 발표 이전으로 당기는 것이 가장 직접적인 배제 장치입니다.
토지보상법 제70조는 취득하는 토지를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평가하되, 사업인정 후 취득이라면 사업인정고시일 전의 시점을 공시기준일로 하는 공시지가 중 사업인정고시일과 가장 가까운 것을 쓰도록 정하고 있습니다(제4항). 사업인정 이후에 공시지가가 아무리 올랐더라도 그 오른 공시지가는 쓰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제5항은, 공익사업의 계획 또는 시행이 공고되거나 고시되면서 토지 가격이 변동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공고일 또는 고시일 이전을 공시기준일로 하는 공시지가를 적용하도록 합니다. 사업인정보다 앞선 개발계획 공고 단계에서 이미 땅값이 움직이는 사례를 잡아내기 위한 규정입니다.
다만 제5항은 아무 때나 적용되지 않습니다. 시행령 제38조의2는 ①도로·철도·하천 관련 사업을 제외한 사업으로서 ②공익사업 면적이 20만 제곱미터 이상이고 ③사업지구 안 표준지공시지가의 평균변동률과 해당 시·군·구 전체 평균변동률의 차이가 3퍼센트포인트 이상이며 ④사업지구 안 평균변동률이 시·군·구 전체보다 30퍼센트 이상 높거나 낮을 것을 모두 요구합니다. 공시지가 변동률 통계로 가격 변동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소유자가 먼저 확인할 것은 내 토지의 평가에 적용된 공시기준일이 언제인지, 그리고 사업계획 공고일 이전의 공시지가가 아니라 그 뒤의 공시지가가 적용되지는 않았는지입니다. 반대로 사업 면적이 20만 제곱미터에 못 미치거나 도로 사업이라면 제5항이 아니라 제4항에 따라 사업인정고시일 기준으로 정해집니다.
보상액의 뼈대인 공시지가의 공시기준일이 어디에 찍혀 있는지가 개발이익 배제의 첫 번째 확인 지점입니다.
3. 사업을 위해 바뀐 용도지역은 바뀌기 전 상태로 되돌려 평가합니다
사업을 위해 규제가 가해진 땅은 규제가 없는 상태로 평가해야 정당한 보상입니다.
개발로 오르는 값만 문제가 아닙니다. 사업을 하기 위해 먼저 용도지역을 바꾸거나 개발을 막는 규제를 걸어 두면, 그 규제 때문에 떨어진 값을 기준으로 보상하는 불합리가 생깁니다.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23조는 공법상 제한을 받는 토지는 제한받는 상태대로 평가하되, 그 제한이 해당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가해진 경우에는 제한이 없는 상태를 상정하여 평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해당 공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용도지역이나 용도지구가 변경된 토지에 대해 변경되기 전의 용도지역을 기준으로 평가한다고 정합니다. 예를 들어 일반주거지역이던 땅이 공원 조성을 위해 자연녹지지역으로 바뀌었다면 보상은 일반주거지역을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대법원도 같은 법리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수용토지에 대한 손실보상액의 산정에 있어 그 대상 토지가 공법상의 제한을 받고 있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제한받는 상태대로 평가하여야 하지만 그 제한이 당해 공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여 가하여진 경우에는 당해 공공사업의 영향을 배제하여 정당한 보상을 실현하기 위하여 예외적으로 그 제한이 없는 상태를 전제로 하여 평가하여야 하고, 당해 공공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하여 용도지역 또는 용도지구 등이 변경된 토지에 대하여는 변경되기 전의 용도지역 또는 용도지구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6두11507 판결).
이 판결은 개발이익 배제가 소유자의 불이익으로만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사업의 영향을 배제’한다는 같은 논리가 개발로 오른 값은 빼고, 사업 때문에 규제로 눌린 값은 되살리는 방향으로 모두 작동합니다. 다만 사업과 직접 관련 없이 이전부터 있던 규제는 그대로 반영됩니다.
용도지역이 사업 때문에 바뀐 것인지 아닌지에 따라 같은 땅의 보상 단가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이웃 땅의 보상 사례도 개발이익이 섞여 있으면 그대로 따르지 않습니다
비교 사례의 가격에 개발이익이 포함되어 있으면 걷어낸 뒤에야 참작할 수 있습니다.
“옆 필지는 이만큼 받았다”는 주장은 보상 분쟁에서 가장 자주 나옵니다. 법원은 인근 유사 토지의 보상사례를 참작할 수 있다고 보지만, 그 가격이 정상적인 가격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여기서 정상적인 가격은 개발이익이 포함되지 않고 투기적 거래로 형성되지 않은 가격을 말합니다.
수용대상토지의 보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인근유사토지의 보상사례가 있고 그 가격이 정상적인 것으로서 적정한 보상액 평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임이 입증된 경우에는 이를 참작할 수 있고, 여기서 ‘정상적인 가격’이란 개발이익이 포함되지 아니하고 투기적인 거래로 형성되지 아니한 가격을 말한다(대법원 2010. 4. 29. 선고 2009두17360 판결).
같은 판결은 그 보상사례의 가격이 개발이익을 포함하고 있어 정상적인 것이 아닌 경우라도, 개발이익을 배제하여 정상적인 가격으로 보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방법이 있다면 그렇게 보정한 가격은 참작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사업 지구의 토지가 문제 되었는데, 개발 이후 지가변동률을 그대로 적용한 감정보다 해당 사업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 기준으로 시점수정한 법원 감정이 채택되었습니다.
실무에서 소유자가 주장하려면 비교하려는 사례가 사업 발표 전 거래인지, 사업지구 밖의 유사 토지인지, 거래 시점과 이용상황이 같은지를 자료로 정리해야 합니다. 사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가격이 정상적이라는 점은 입증되어야 합니다.
이웃의 보상 사례는 개발이익을 걷어낸 정상 가격일 때에만 내 보상액을 끌어올리는 근거가 됩니다.
5. 보상금이 낮다고 판단되면 이의신청과 소송으로 다툽니다
기한 안에 감정평가서의 공시기준일과 비교표준지부터 점검해야 합니다.
보상금 분쟁은 통상 ①사업시행자와의 협의 → ②협의 불성립 시 관할 지방토지수용위원회(경기 지역이라면 경기도 지방토지수용위원회)에 재결 신청 → ③수용재결 → ④불복 시 이의신청 또는 행정소송(수원 관내라면 수원지방법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토지수용위원회는 신청한 범위에서 재결하지만 손실보상에 관해서는 증액재결도 할 수 있습니다(토지보상법 제50조 제2항).
기한이 매우 중요합니다. 재결에 이의가 있으면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제83조),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이의신청을 거쳤다면 그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보상금 증액을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해야 합니다(제85조). 소유자가 원고라면 사업시행자를 피고로 삼습니다.
소송에서는 법원이 감정인을 선정해 다시 평가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재결 감정평가서에서 아래 순서로 문제를 짚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적용된 공시지가의 공시기준일이 사업인정고시일 또는 개발계획 공고일 이전인지, 그리고 시행령 제38조의2 요건에 따른 제5항 적용 여부가 올바른지 확인합니다.
시점수정에 쓴 지가변동률이 해당 사업의 영향을 받지 않은 지역의 것인지, 그 사업 때문에 바뀐 용도지역을 변경 전 기준으로 평가했는지 확인합니다.
비교표준지와 보상선례가 내 토지와 용도지역·이용상황이 유사한지, 개발이익이 걸러진 정상 가격인지 대조합니다.
이 세 가지를 정리해 두면 감정평가가 개발이익을 과도하게 뺐는지, 반대로 사업과 무관한 가격까지 배제했는지를 구체적으로 다툴 수 있고, 이의신청과 증액 소송의 방향이 분명해집니다.
마치며
수용 통지를 받은 분들은 “어차피 정해진 금액인데”라는 생각에 기한을 넘기거나 협의서에 도장을 찍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재결 이후 불복 기한은 30일, 90일로 짧고, 협의로 정리하고 나면 다투기가 어려워집니다.
보상금을 받는 토지소유자 입장에서는 ‘오른 값을 다 받아야 한다’는 주장보다, 사업 때문에 오른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가려내는 자료를 갖추는 것이 먼저입니다. 사업 발표일, 인근 거래 시점, 용도지역 변경 경위가 핵심입니다.
보상금을 산정하는 사업시행자 쪽 입장에서도 개발이익을 과도하게 배제하거나 규제로 눌린 값을 그대로 둔 평가는 재결과 소송에서 뒤집힙니다. 어느 쪽이든 법이 정한 틀을 정확히 지켰는지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저는 토지 수용과 보상금 분쟁에서 소유자 쪽과 사업시행 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공시기준일 하나, 용도지역 하나에 따라 보상액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보상금이 낮다고 느껴진다면, 불복 기한이 지나기 전에 감정평가서부터 함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개발 발표 후 우리 동네 땅값이 올랐다면 그 오른 값으로 보상받을 수 없나요?
A. 해당 공익사업으로 오른 부분은 보상액 산정에서 고려하지 않습니다(토지보상법 제67조 제2항). 다만 사업과 무관한 일반적인 지가 상승은 지가변동률 등을 통해 반영됩니다.
Q. 보상액 산정에서 어떤 공시지가를 쓰나요?
A. 사업인정 후 취득이라면 사업인정고시일 전을 공시기준일로 하는 공시지가 중 고시일과 가장 가까운 것을 씁니다. 사업 계획 공고로 가격이 변동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고일 이전의 공시지가를 씁니다.
Q. 개발계획 공고 전 공시지가 적용은 모든 사업에 되나요?
A. 아닙니다. 도로·철도·하천 사업은 제외되고, 사업 면적이 20만 제곱미터 이상이며 사업지구와 해당 시·군·구의 표준지공시지가 평균변동률 차이가 3퍼센트포인트 이상이고 30퍼센트 이상 높거나 낮은 경우여야 합니다.
Q. 사업 때문에 용도지역이 바뀌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요?
A. 해당 사업의 시행을 직접 목적으로 용도지역이 변경되었다면 변경 전 용도지역을 기준으로 평가합니다(시행규칙 제23조 제2항). 대법원도 같은 취지로 판단했습니다.
Q. 이웃 땅이 더 높게 보상받았으면 같은 금액을 주장할 수 있나요?
A. 보상사례가 정상적인 가격이어야 참작됩니다. 개발이익이 포함된 사례라도 합리적으로 보정할 수 있다면 보정한 가격은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재결에 불복하려면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이의신청은 30일, 행정소송은 90일 이내(이의신청을 거쳤다면 그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해야 합니다. 기한을 넘기면 다툴 수 없게 되므로 서둘러 자료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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