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성범죄 목적으로 타인의 집이나 원룸, 숙소에 들어갔다가 현장에서 붙잡히거나 신고되어 수사를 받게 되는 사건에 대한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상담을 오시는 분들은 대개 “안에 들어가기만 했지 아무 짓도 안 했다”, “마음만 먹었을 뿐 손도 대지 않았으니 미수도 아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반대로 가족이나 지인이 붙잡힌 경우에는 “강간하려고 들어갔다는데 그럼 강간미수로 징역을 사는 것이냐”고 걱정하십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가 시작되면 어느 시점에 어떤 행위가 있었는지에 따라 적용 죄명이 주거침입 하나로 끝나기도 하고,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 규정된 중한 죄가 되기도 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강간의 실행의 착수 시점을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로 보고, 주거침입강간은 주거침입이 먼저 있고 그 뒤에 성폭력 행위가 이어질 때에만 성립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 두 기준이 결론을 가릅니다.
아래에서는 강간 목적으로 남의 집에 들어갔다가 붙잡힌 경우 어떤 죄가 성립하는지, 형량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수사가 시작되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강간할 생각으로 들어가 아무 일도 없었다면 강간미수가 아니라 주거침입입니다
마음먹고 침입한 것만으로는 강간의 실행에 착수한 것이 아닙니다.
미수범은 형법 제25조 제1항에 따라 범죄의 실행에 착수했으나 행위를 마치지 못했거나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에 처벌됩니다. 핵심은 ‘실행의 착수’가 있었느냐입니다. 형법 제28조는 범죄의 음모 또는 예비행위가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 않았다면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는데, 강간죄에는 예비·음모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따라서 강간할 목적으로 집에 들어갔더라도 피해자에게 폭행이나 협박을 시작하기 전에 발각되어 나왔다면, 강간미수는 성립하지 않고 형법 제319조 제1항의 주거침입죄(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로 처벌받는 데 그치는 것이 원칙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간 행위 자체가 주거침입으로 이미 기수에 이르기 때문에, 침입이 끝난 사실은 다툴 수 없고 다툴 지점은 그 이후에 무엇이 있었느냐입니다.
다만 ‘강간하려고 들어갔다’는 내심은 수사기관이 가만히 두지 않는 쟁점입니다. 흉기나 결박 도구를 챙겨 갔는지, 피해자의 동선을 미리 살폈는지,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내려 했는지 같은 정황이 모이면 침입 이후의 행위를 강간의 실행으로 평가하는 근거가 되고, 구속 여부와 양형에서도 매우 불리하게 작용합니다.
침입만 하고 폭행·협박에 나아가지 않았다면 강간미수가 아니라 주거침입죄가 문제 됩니다.
2. 강간의 실행 착수는 간음 시도가 아니라 폭행·협박을 시작한 때입니다
실제 간음이 시작되기 전이라도 폭행·협박을 개시했다면 이미 미수범입니다.
많은 분들이 “옷도 벗기지 않았고 성기를 삽입하려 한 적도 없다”는 이유로 미수에도 이르지 않았다고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런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강간죄는 사람을 강간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항거를 불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에 그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지, 실제 간음행위가 시작되어야만 그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볼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1. 8. 12. 선고 2020도17796 판결).
이 판결은 대법원 2000. 6. 9. 선고 2000도1253 판결 등 기존 판례를 이어받은 것입니다. 그러므로 방 안으로 들어가 피해자를 밀쳐 넘어뜨리거나 입을 막거나 목을 조르는 행위가 있었다면, 간음에 이르지 못했더라도 형법 제300조에 따라 강간미수로 처벌됩니다. 반대로 “꼼짝 마라”는 말만 했더라도 항거를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의 협박이라고 평가되면 같은 결론이 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가 잠들어 있거나 술에 취해 정신을 잃은 상태라면 폭행·협박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299조의 준강간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하거나 추행하는 죄이므로, 그 상태를 이용해 옷을 걷거나 신체에 손을 대는 등 간음을 위한 행위를 시작했다면 준강간미수가 문제 됩니다.
강간미수 여부는 ‘간음을 시도했는가’가 아니라 ‘폭행·협박을 시작했는가’로 갈립니다.
3. 침입한 뒤 폭행·협박에 나아갔다면 주거침입강간 미수로 훨씬 무겁게 처벌됩니다
주거침입 이후에 성폭력을 시도했다면 성폭력처벌법 제3조 제1항의 미수범이 됩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조 제1항은 형법 제319조 제1항의 주거침입죄를 범한 사람이 강간(형법 제297조), 유사강간, 강제추행, 준강간·준강제추행의 죄를 범한 경우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같은 법 제15조는 이 죄의 미수범도 처벌한다고 규정합니다. 일반 강간죄가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인 것과 비교하면 하한이 두 배 이상 올라가는 것입니다.
그래서 강간 목적으로 남의 집에 들어간 뒤 피해자를 제압하려다 미수에 그쳤다면, 형법상 강간미수가 아니라 특례법상 주거침입강간의 미수로 의율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쟁점은 순서입니다. 대법원은 이 죄를 주거침입죄를 범한 뒤에 성폭력 행위를 하여야 하는 일종의 신분범으로 보면서,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주거침입강제추행죄 및 주거침입강간죄 등은 … 주거침입죄를 범한 후에 사람을 강간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야 하는 일종의 신분범이고, 선후가 바뀌어 강간죄 등을 범한 자가 그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한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않고 강간죄 등과 주거침입죄 등의 실체적 경합범이 된다(대법원 2021. 8. 12. 선고 2020도17796 판결).
예를 들어 집 밖에서 피해자를 제압하고 끌고 들어갔다면 이미 문 밖에서 폭행·협박이 시작된 것이므로 주거침입강간이 아니라 강간(미수)과 주거침입의 경합이 됩니다. 반면 문을 열고 들어선 뒤에 비로소 달려들었다면 특례법 제3조 제1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같은 사건처럼 보여도 언제 폭행이 시작됐는지에 따라 하한이 3년 이상인지 7년 이상인지가 달라지므로, 시간순서를 CCTV와 통화기록, 피해자 진술로 정밀하게 따져야 합니다.
침입 뒤에 폭행·협박이 시작됐는지, 침입 전에 이미 시작됐는지가 적용 법조를 바꿉니다.
4. 미수 감경과 중지미수가 형을 가를 수 있지만, 주거침입은 어떤 경우에도 남습니다
미수라는 이유만으로 형이 낮아지는 것이 아니고, 자의로 멈췄는지가 핵심입니다.
형법 제25조 제2항은 미수범의 형을 기수범보다 감경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감경할 ‘수 있다’는 임의적 규정이라 법원이 반드시 줄여주는 것이 아닙니다. 폭행의 정도, 피해자가 입은 상해와 정신적 충격, 기수에 얼마나 근접했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형법 제26조의 중지미수는 범인이 실행에 착수한 행위를 자의로 중지한 경우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는 제도입니다. 다만 피해자의 저항이나 비명, 인기척, 신고 때문에 멈춘 것은 외부 장애 때문에 못 한 것이므로 자의에 의한 중지가 아닌 장애미수로 평가됩니다. 스스로 후회하고 물러난 것인지를 입증할 객관적 자료가 없다면 중지미수 주장은 받아들여지기 어렵습니다.
중지미수가 인정되더라도 이미 완성된 주거침입죄는 남습니다. 결국 경우의 수는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폭행·협박 전에 그쳤다면 주거침입죄 단독, 침입 뒤 착수했다면 특례법상 주거침입강간 미수, 침입 전에 착수했다면 강간미수와 주거침입의 경합범입니다. 합의나 처벌불원 의사는 양형에서 중요하게 참작되지만, 강간죄는 친고죄가 아니기 때문에 합의만으로 공소제기가 막히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5. 수사는 이런 순서로 진행되고, 첫 진술이 사건 방향을 정합니다
어느 시점에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첫 진술이 적용 죄명을 결정합니다.
이런 사건은 통상 ①현장 또는 신고 후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임의동행 또는 체포 → ②피의자 조사와 휴대전화·CCTV 압수수색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와 구속영장 청구 여부 판단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특히 주거침입강간 미수는 법정형이 무겁기 때문에 도주 및 증거인멸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이 청구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처음 조사를 받으시기 전에 반드시 정리해 두셔야 할 순서는 아래와 같습니다.
침입 경위와 출입 방법, 문이 열려 있었는지 또는 비밀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를 시간순으로 기억을 정리합니다.
피해자에게 신체 접촉이나 위협이 있었는지, 있었다면 그 시점이 침입 전인지 후인지를 구분합니다.
현장을 벗어난 이유가 스스로 멈춘 것인지 저항·신고 때문인지에 관한 객관적 자료(대화, 이동 경로, CCTV)를 확보합니다.
불리한 정황이 있더라도 사실과 다르게 진술하거나 침입 목적을 숨기려 하면 오히려 신빙성을 잃습니다. 변호인과 함께 사실관계를 분리하여 침입 이후 폭행·협박의 개시 여부를 다투는 방향으로 진술을 설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며
이런 사건은 “아직 아무 일도 없었으니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조사에 응하다가 불리한 진술을 남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피의자로 입건된 분의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반성문이나 즉흥적인 변명보다, 침입 시점과 폭행·협박의 개시 시점을 객관 자료로 확정하는 일이 먼저입니다. 같은 행위라도 적용 법조가 주거침입, 강간미수, 주거침입강간 미수 중 무엇이 되느냐에 따라 형의 하한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피해를 입은 분의 입장에서도 침입 전후의 행위 순서, 가해자의 언행, 현장에 남은 증거를 빠짐없이 보존해야 적정한 죄명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피의자 측과 피해자 측 양쪽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몇 분의 차이와 한 문장의 진술이 적용 죄명을 바꾸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간할 목적으로 들어갔지만 아무 짓도 안 하고 나왔습니다. 처벌되나요?
A. 폭행·협박 등 실행의 착수가 없었다면 강간미수는 성립하지 않고, 주거침입죄(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가 문제 됩니다. 다만 침입 목적을 보여주는 정황은 양형에 불리하게 반영될 수 있습니다.
Q. 옷을 벗기거나 삽입하려 하지 않았는데도 강간미수가 될 수 있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항거를 곤란하게 할 정도의 폭행 또는 협박을 개시한 때 실행의 착수가 있다고 보며, 실제 간음행위가 시작될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Q. 주거침입강간 미수는 형이 얼마나 되나요?
A. 성폭력처벌법 제3조 제1항이 무기징역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을 정하고 있고, 제15조에 따라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미수 감경은 법원이 재량으로 하는 것이어서 반드시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Q. 집 앞에서 먼저 때리고 끌고 들어갔다면 어떻게 되나요?
A. 침입 전에 이미 폭행이 시작됐다면 주거침입강간이 아니라 강간(미수)죄와 주거침입죄의 실체적 경합범이 됩니다. 순서가 달라 법정형 하한이 달라지는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강간죄와 특례법상 범죄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공소제기가 막히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와 처벌불원 의사는 구속 여부와 양형에서 중요하게 참작됩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침입 경위와 폭행·협박의 개시 시점에 관한 첫 진술이 적용 죄명과 구속 여부를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