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경찰이나 금융회사로부터 “계좌가 지급정지되었다”는 통지를 받고 당황해서 상담을 요청하시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급여가 들어오는 계좌, 생활비 계좌, 사업 자금 계좌가 한꺼번에 막히면 당장 카드값과 월세부터 문제가 됩니다.
실무에서 가장 흔한 “잘못된 안심”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저는 돈을 받은 것뿐이라 곧 풀리겠죠”라는 생각이고, 다른 하나는 “경찰 조사 한 번 받으면 알아서 해제되겠죠”라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막상 시간이 흘러도 잔액은 그대로 묶여 있고, 어느 날 금융감독원 공고와 함께 계좌 잔액에 대한 채권이 소멸될 수 있다는 통지가 날아오는 일이 있습니다.
최근 개정된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은 지급정지가 시작된 뒤 공고일부터 2개월이 지나면 명의인의 채권이 소멸하도록 정하고 있고, 이의제기도 같은 기간 안에 해야 합니다. 즉 ‘언제까지 묶이는가’는 막연히 기다릴 문제가 아니라, 기한이 정해진 절차를 놓치지 않는 문제입니다.
아래에서는 경찰 요청에 의한 지급정지가 어떤 근거로 이루어지는지, 언제 풀리고 언제 확정되는지, 그리고 명의인이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경찰 요청 지급정지는 특별법 제3조 제2항과 제4조에 따른 조치입니다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금융회사는 즉시 계좌 전부를 지급정지해야 합니다.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3조 제2항은 수사기관이 사기이용계좌를 관리하는 금융회사에 지급정지를 요청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4조 제1항은 금융회사가 그 요청이 있으면 거래내역 등을 확인해 사기이용계좌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될 때 즉시 해당 계좌 전부에 대해 지급정지를 하도록 정합니다. 요청이 오면 금융회사는 사실상 지체할 수 없고, 지급정지를 하지 않아 이용자에게 손해가 생기면 금융회사가 배상 책임을 지기 때문에(제4조 제3항) 계좌 주인에게 사전 의견을 묻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대출 실행, 중고거래 대금, 알바 급여, 투자금 환급처럼 본인으로서는 정상적이라고 생각한 입금이 들어온 계좌도 그 입금이 다른 사람의 피해금과 연결되어 있으면 막힐 수 있습니다. 지급정지는 계좌 명의인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확정이 아니라 ‘사기이용계좌로 의심할 만한 사정’만으로 이루어지는 임시 조치라는 점이 출발점입니다.
다만 경찰의 요청이라고 모두 이 특별법상 지급정지는 아닙니다. 범죄 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추징보전이나 형사소송법상 압수(제106조)로 계좌가 묶이는 경우도 있고, 이때는 풀리는 절차와 기한이 전혀 다릅니다. 금융회사 통지서에 적힌 근거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금융회사는 지급정지 후 지체 없이 명의인에게 통지해야 하고(제4조 제2항), 명의인의 소재를 알 수 없을 때에는 홈페이지에 공시합니다.
지급정지의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에 따라, 계좌가 풀리는 방법과 기한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2. 지급정지에는 만료일이 없고, 공고일부터 2개월이 지나면 채권이 소멸합니다
‘언제까지’의 답은 날짜가 아니라 채권소멸절차의 진행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특별법상 지급정지에는 ‘몇 개월 뒤 자동 해제’라는 규정이 없습니다. 지급정지는 제8조가 정한 종료 사유가 생길 때까지 계속됩니다. 대표적인 종료 사유는 명의인의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진 경우, 금융감독원 또는 수사기관이 해당 계좌를 사기이용계좌가 아니라고 인정한 경우, 피해환급자산의 지급이 끝난 경우입니다.
반대로 아무 대응이 없으면 절차는 앞으로만 나아갑니다. 금융회사는 지급정지를 한 뒤 금융감독원에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를 요청해야 하고(제5조 제1항), 수사기관 요청에 의한 지급정지는 수사기관이 피해자와 피해자산을 특정해 금융회사에 통지한 때 공고가 요청됩니다. 공고가 나면 금융감독원이 명의인에게 그 사실을 통지하고, 제9조 제1항에 따라 다음과 같이 됩니다.
명의인의 채권(제5조제2항 및 제6조제4항에 따른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가 이루어진 금액등으로 한정한다)은 제5조제2항에 따른 최초의 채권소멸절차 개시의 공고일부터 2개월이 경과하면 소멸한다(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9조 제1항).
채권이 소멸한다는 것은 계좌에 남아 있는 예금 중 공고된 금액에 대해 은행에 돌려달라고 할 권리가 사라진다는 뜻입니다. 소멸한 채권은 피해자 등에게 환급 절차를 거쳐 지급됩니다(제10조). 따라서 ‘기다리면 풀리겠지’가 아니라 공고일로부터 2개월이 사실상 마지막 기회입니다.
한편 지급정지가 이루어진 뒤에는 제4조의2에 따라 명의인의 채권자도 그 계좌에 대해 압류·가압류를 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다만 명의인 또는 피해자는 서로를 상대로 채무부존재확인이나 부당이득반환 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그 소송이 법원에 계속 중인 동안에는 해당 피해자산 부분의 지급정지가 해제되지 않습니다(제8조 제2항).
지급정지는 자동으로 풀리지 않고, 공고일부터 2개월이 지나면 잔액 채권이 소멸할 수 있습니다.
3. 이의제기는 공고일 기준 2개월이 지나기 전에 소명 자료와 함께 해야 합니다
이의제기는 ‘억울하다’는 말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로 하는 절차입니다.
제7조 제1항은 명의인이 지급정지가 이루어진 날부터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일을 기준으로 2개월이 경과하기 전까지 금융회사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이의제기가 인정되는 사유는 세 가지입니다.
해당 계좌등이 사기이용계좌등이 아니라는 사실을 소명하는 경우 / 소멸될 채권의 전부 또는 일부를 명의인이 재화 또는 용역의 공급에 대한 대가로 받았거나 그 밖에 정당한 권원에 의하여 취득한 것임을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는 경우 / 해당 계좌등이 피해자산 편취를 위하여 이용된 계좌등이 아니라는 사실을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는 경우(같은 법 제7조 제1항 각 호 요지).
실무에서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는지는 입금 경위를 문서로 입증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중고거래라면 거래 게시글·채팅·택배 송장과 입금 내역, 급여나 용역대금이라면 계약서·세금계산서·업무 지시 내역, 대여금 회수라면 차용증과 이체 내역이 소명 자료가 됩니다. 입금자와 아는 사이인지, 입금 직후 어디로 이체했는지, 거래 규모가 평소 거래 패턴과 맞는지도 함께 보기 때문에 거래내역 전체를 정리해야 합니다.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두 번째 사유(정당한 권원)는 명의인이 해당 계좌가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이용된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고 인정되면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모르는 사람 부탁으로 입금받아 바로 현금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보낸 경우처럼 이체 행태가 이례적이면 ‘몰랐다’는 말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의제기가 접수되면 금융회사는 피해자와 금융감독원에 이를 통지하고, 제8조에 따라 지급정지가 종료될 수 있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통보받은 날부터 2개월이 지나기 전에는 원칙적으로 해제하지 않고, 명의인이 객관적 자료로 충분히 소명하고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해제할 수 있습니다(제8조 제2항 제2호). 피해자산 편취에 이용된 계좌가 아니라는 사유로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면 피해자산을 제외한 금액만 풀립니다.
이의제기의 기한은 공고일 기준 2개월이며, 소명 자료의 질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4. 계좌만 막히는 것이 아니라 형사책임과 전자금융거래 제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지급정지는 시작일 뿐이고, 수사 결과에 따라 명의인의 지위가 달라집니다.
경찰이 지급정지를 요청했다는 것은 이미 사건이 접수되어 수사 중이라는 뜻입니다. 계좌 명의인은 사건에서 피해금을 받은 자리에 있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참고인이 될 수도 있고 피의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가장 많은 유형은 통장·체크카드를 건넨 경우의 전자금융거래법 위반과, 입금된 돈의 성격을 알면서 이체·인출을 맡은 경우의 사기 방조입니다.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방조범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됩니다(형법 제32조).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대여한 경우 전자금융거래법 제49조 제4항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특별법 제13조의2는 전기통신금융사기와 관련된 위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날부터 3년, 징역형(집행유예 포함)을 선고받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않은 명의인을 금융감독원이 전자금융거래등 제한 대상자로 지정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지정되면 금융회사는 그 사람의 전자금융거래를 처리할 수 없게 되어 일상 금융생활에도 큰 제약이 따릅니다.
그래서 형사 사건에서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다투는 것과 지급정지에 대한 이의제기는 같은 사실관계를 두고 진행되는 별개의 절차이고, 한쪽에서 한 진술이 다른 쪽에 영향을 줍니다. 금융회사에 낸 소명서와 경찰 진술이 다르면 오히려 신빙성을 잃을 수 있어, 두 절차의 주장을 처음부터 일관되게 맞춰야 합니다.
지급정지 이의제기와 형사 대응은 한 몸처럼 움직여야 하고, 어느 하나의 실수가 다른 쪽에 영향을 줍니다.
5. 통지를 받은 날부터 이렇게 진행되고, 순서대로 움직여야 합니다
첫 2주 안에 통지 내용을 확인하고 입금 경위 자료를 모아 두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정합니다.
흐름은 통상 ①경찰의 지급정지 요청(수원 지역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금융회사의 계좌 전부 지급정지 및 명의인 통지 → ③경찰의 피해자·피해자산 특정 통지 후 금융감독원의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 → ④공고일부터 2개월 경과 시 채권 소멸, 이의제기가 받아들여지면 지급정지 종료의 순서입니다. 형사 쪽에서는 경찰 조사 후 수원지방검찰청 송치와 처분을 거쳐, 기소되면 수원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습니다.
통지를 받은 직후에는 아래 순서대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금융회사 통지서에서 지급정지 근거(특별법상 사기이용계좌인지, 압수·추징보전인지)와 지급정지일을 확인하고, 금융감독원 공고가 있었다면 공고일을 달력에 적어 둡니다.
문제가 된 입금의 일자·금액·상대방, 입금 직후 이체·인출 내역, 그 돈을 받게 된 경위를 입증하는 계약서·대화 기록·영수증을 모읍니다.
경찰 출석 요구가 오기 전에 진술 방향을 정리하고, 금융회사 이의제기서의 내용과 일치하도록 한 번에 작성합니다.
이렇게 준비하면 이의제기 기한 안에 소명 자료를 낼 수 있고, 형사 절차에서도 일관된 진술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생활비 계좌가 막힌 경우에는 그 사정도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계좌가 막히면 ‘곧 풀리겠지’ 하면서 시간을 보내거나, 반대로 당황해서 금융회사에 전화로만 항의하다 이의제기 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사건은 기한이 정해진 절차라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만큼 선택지가 줄어듭니다.
입금 계좌가 막힌 명의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 거래 경위를 입증할 자료를 모으는 것이 먼저입니다. 반대로 피해자 입장이라면 피해자산을 특정해 지급정지된 계좌에서 환급받을 수 있도록 수사기관과 금융회사에 필요한 자료를 정확히 제출해야 합니다. 어느 쪽이든 특별법의 기한을 정확히 아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저는 사기·계좌 관련 사건에서 계좌가 막힌 명의인과 피해를 호소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입금 내역도 소명 자료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지급정지 종료 여부가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공고일부터 2개월이 지나면 되돌릴 수 없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기한이 남아 있을 때,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경찰이 지급정지를 요청했는데, 경찰 조사가 끝나면 자동으로 풀리나요?
A. 아닙니다. 특별법상 지급정지는 제8조의 종료 사유가 있어야 풀립니다. 조사가 끝났다는 사정만으로 해제되지 않으므로 이의제기나 수사기관의 사기이용계좌 아님 판단이 필요합니다.
Q. 지급정지된 계좌에 월급이 들어오면 어떻게 되나요?
A. 지급정지는 계좌 전부에 대해 이루어지므로 이후 입금되는 돈도 인출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생활비 계좌라면 급여 수령 계좌를 바꾸는 것을 먼저 검토하고, 금융회사에 사정을 소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Q. 이의제기는 언제까지 할 수 있나요?
A. 지급정지가 이루어진 날부터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일을 기준으로 2개월이 지나기 전까지입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채권이 소멸할 수 있으므로 공고일을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Q. 저도 속아서 입금받은 피해자인데 계좌가 막혔습니다. 억울합니다.
A. 그 사정을 객관적 자료로 소명하는 것이 이의제기의 핵심입니다. 입금 경위 대화 기록, 본인도 피해를 입은 정황을 함께 제출하되, 이체·인출 행태가 이례적이면 중대한 과실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Q. 지급정지만 되고 형사처벌은 없을 수도 있나요?
A. 그럴 수 있습니다. 지급정지는 의심만으로 이루어지는 임시 조치이고, 형사처벌은 고의 등 범죄 성립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다만 접근매체를 대여했다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채권이 소멸되면 돈을 돌려받을 방법이 전혀 없나요?
A. 특별법 제13조는 소멸채권 환급 청구 절차를 두고 있으나 요건이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소멸 전에 이의제기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