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대한변호사협회 인증 형사전문 김의지 변호사입니다.
공인중개사로 성실히 일해 오시던 분이 어느 날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하는 일은 상상만으로도 아득한 일입니다.
정당하게 중개 업무를 수행했을 뿐인데, 계약 이후의 사정 변화로 인해 형사 피의자가 되어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은 당사자에게 큰 두려움과 억울함으로 다가옵니다.
오늘은 재개발 정비구역 내 공유지분 토지 중개와 관련하여 사기 및 공인중개사법위반 혐의로 고소되었으나,
경찰 수사 단계에서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이끌어낸 사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비슷한 어려움에 처하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기를 바랍니다.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재개발 정비구역 내에 있는 공유지분 토지 여러 필지를 중개한 공인중개사였습니다.
그런데 매수인이 의뢰인을 상대로 사기 및 공인중개사법위반 혐의로 고소를 제기하였습니다.
매수인은 의뢰인이 해당 물건에 대해 단독 입주권이 나오는 물건이라고 기망하였고, 이로 인해 약 2억 2천만 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당사자에게는 생업의 기반이 걸린 매우 중대한 사건이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은 계약 당시의 조례 해석 문제였습니다.
계약이 체결된 2021년 무렵에는, 권리산정기준일 이전에 취득한 공유지분의 여러 필지 면적을 합산하여 단독 분양자격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행정기관마다 해석이 엇갈려 있었습니다.
즉 당시에는 합산이 가능하다는 해석이 충분히 통용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2024년부터 2025년에 걸친 법원 판결과 2026년 지방자치단체의 유권해석을 통해,
이 문제가 합산 불가 방향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계약 당시에는 가능한 해석이었으나 계약 이후 상당한 시간이 지나 해석이 변경된 사안이었습니다.
그렇다면 계약 당시 통용되던 해석에 기초해 설명한 중개사에게 사기의 죄를 물을 수 있는지가 관건이었습니다.
변호인의 대응
저희는 크게 세 가지 방향으로 방어 논리를 구성하였습니다.
첫째, 기망행위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입증하였습니다.
계약과 같은 시기에 작성된 재개발 전문 자료, 그리고 정부기관과 지방자치단체의 공식 답변 사례를 확보하여, 계약 당시 합산 가능 해석이 실제로 통용되고 있었음을 객관적으로 입증하였습니다.
나아가 지방자치단체의 공식 유권해석이 계약 후 무려 5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나왔다는 사실을 통해, 계약 당시에는 확립된 해석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음을 방증하였습니다.
또한 의뢰인이 매수인에게 "100퍼센트 된다"가 아니라 "높은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였다는 점을 일관되게 부각하였습니다. 이는 단정적 기망과는 명백히 다른 것입니다.
둘째, 편취의 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하였습니다.
계약서에 조건이 성취되지 않을 경우 대금을 반환한다는 특약이 명기되어 있었다는 점을 제시하였습니다.
처음부터 속여서 돈을 가로챌 의도였다면 이러한 반환 특약을 둘 이유가 없습니다.
또한 분쟁이 발생한 이후 의뢰인이 매수인에게 대체 물건을 무상으로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사실, 그리고 같은 구역에서 유사한 방식으로 원만하게 처리된 동종 사례가 존재한다는 점도 함께 제시하였습니다.
셋째, 고소에 이르게 된 경위의 특수성을 짚었습니다.
고소인이 급박한 개인 자금 수요가 생긴 상황에서 방문 후 불과 5일 만에 고소를 접수한 경위 등, 이 사건 고소가 이루어진 배경의 특수한 사정을 관련 자료와 함께 정리하여 제출하였습니다.
결과
경찰은 사기 및 공인중개사법위반 혐의 전부에 대하여 불송치(혐의없음) 결정을 내렸습니다.
아울러 공인중개사법위반 부분에 관하여는 공소시효가 이미 도과하였다는 점도 함께 확인되었습니다.
오랜 기간 마음고생을 하셨던 의뢰인께서 비로소 억울함을 벗고 일상으로 돌아가실 수 있게 되어, 저희도 큰 보람을 느낀 사건이었습니다.
이 사건의 시사점
재개발이나 재건축 관련 중개에서는 법령과 조례의 해석이 사후에 변경되어 당초 기대했던 계약의 목적이 실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는 원칙적으로 형사상 사기의 문제가 아니라 민사상 계약 이행의 문제입니다.
사기죄의 성립 요건인 기망의 고의는 어디까지나 행위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하며, 계약 이후에 변경된 해석을 소급하여 적용함으로써 처벌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바로 그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사례입니다.
방어의 핵심은 다음의 세 가지였습니다.
계약 당시 통용되던 해석을 입증할 수 있는 동시대의 객관적 자료를 확보한 것,
계약서에 조건 불성취 시 반환 특약이 존재했던 것,
그리고 분쟁 발생 이후에도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한 기록이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형사 사건에서는 억울한 상황일수록 감정에 호소하기보다, 행위 당시의 정황을 보여주는 객관적 증거를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결정적입니다.
마무리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해 온 분이 예상치 못한 형사 고소에 휘말리는 일은 결코 드물지 않습니다.
특히 재개발이나 부동산 거래처럼 법령 해석이 복잡하고 유동적인 분야에서는 더욱 그러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별일 아니라고 생각하여 혼자 대응하거나 초기 조사에 안일하게 임하는 것입니다.
초기 대응의 방향과 증거 확보 여부가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형사 고소나 수사로 어려움을 겪고 계신다면, 혼자 고민하지 마시고 가능한 한 이른 단계에 전문가와 상담하시기를 권해 드립니다.
억울한 상황에 홀로 맞서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희가 처음부터 끝까지 곁에서 함께 대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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