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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부양한 자녀의 유류분, 대법원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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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부양한 자녀의 유류분, 대법원 판결 

김의지 변호사

안녕하세요, 이혼 및 가사 전문 변호사 김의지입니다.

오늘은 무려 27년간 부모님을 부양해 온 자녀가 그 대가로 받은 재산을 두고, 다른 형제자매로부터 유류분 반환 청구를 받은 사건을 소개해 드리려 합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다시 심리하라고 판단했습니다.

27년이라는 세월 동안 부모님 곁을 지키며 요양병원비와 생활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해 온 자녀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요. 그런데 그 헌신의 대가로 받은 재산을 부양에 참여하지 않은 형제자매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면, 그것은 정의로운 결과일까요. 이번 판결은 바로 그 물음에 답을 제시합니다.

1. 서론

유류분은 피상속인이 특정인에게 재산을 몰아주더라도 다른 상속인이 최소한의 몫을 확보하도록 보장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종래 민법에는 큰 공백이 있었습니다. 피상속인을 오래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기여한 상속인이 그 대가로 받은 재산을 유류분 산정에서 어떻게 다룰지에 관한 규정이 없었던 것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이 공백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보아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 민법이 개정되었습니다. 대법원은 2026. 5. 20. 선고한 2026다200648 판결에서, 이 개정 조항이 이미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에도 소급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하며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습니다.

2. 사건의 개요

망인은 2022. 11. 19. 사망하였습니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결정이 선고되기 전이었습니다.

망인의 공동상속인인 원고는, 피고가 망인으로부터 생전에 재산을 증여받았다는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유류분 반환을 청구하였습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자신이 망인을 27년간 부양하면서 요양병원비와 휴대폰 요금 등을 부담하는 등 망인의 생활에 기여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즉 자신이 받은 돈은 그러한 부양과 기여에 대한 대가라는 취지였습니다.

원심인 대구지방법원은 피고가 망인으로부터 생전 증여받은 이 사건 돈이 피고의 특별수익으로서 유류분 산정을 위한 기초재산에 산입된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습니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상고하면서, 이 돈은 망인에 대한 특별한 부양 내지 기여의 대가이며 원심이 헌법불합치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고 주장하였습니다.

3.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헌법불합치결정 선고 이전에 상속이 개시되어 개정 민법 부칙의 적용 대상이 아닌 사건에 대해서도, 위헌성이 제거된 신법 조항을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4. 대법원의 구체적인 판단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으로 환송하였습니다.

먼저 대법원은 헌법불합치결정의 효력 범위를 짚었습니다. 헌법재판소가 위헌성을 확인하고도 2025. 12. 31.을 시한으로 구법 조항의 계속 적용을 명한 것은, 유류분 제도를 시행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근거를 유지할 필요성 때문이지, 기여상속인의 정당한 이익이 침해되는 기본권 침해 상태를 개선입법 시행 시까지 유지하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계속 적용의 효력은 대습상속과 특별수익자의 상속분에 관한 준용 부분에만 미치고, 기여분을 유류분에 준용하지 않은 부분은 적용중지 상태에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음으로 개정 민법의 소급효를 다루었습니다. 2026. 3. 17. 개정된 민법은 제1008조 단서를 신설하여, 상당한 기간 동거하거나 간호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데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증여나 유증은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특별수익에서 제외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보상적 증여나 유증을 유류분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재산에서도 제외하도록 하였습니다.

개정 민법 부칙 제2조는 이 신법 조항을 2024. 4. 25. 이후 상속이 개시된 경우에 적용한다고 정하였는데, 이 사건 망인은 그 이전인 2022. 11. 19. 사망하여 형식적으로는 적용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헌법불합치결정의 소급효 법리를 적용하였습니다. 위헌제청신청을 하지 않았더라도 헌법불합치결정 당시 구법 조항이 재판의 전제가 되어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에는 그 소급효가 미치므로, 부칙의 경과조치 범위에 포함되지 않더라도 위헌성이 제거된 신법 조항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건 역시 헌법불합치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이므로 신법 조항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럼에도 원심이 구법 조항을 전제로 피고가 받은 돈을 특별수익으로 산입한 것은 유지될 수 없다고 보아 파기환송한 것입니다.

5. 판결의 의미와 주목해야 할 점

이 판결은 앞서 같은 취지로 선고된 대법원 판결에 이어, 기여상속인 보호의 법리가 실무에 확고히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 사건은 27년간의 부양이라는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통해, 개정 민법이 보호하려는 대상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요양병원비와 생활비를 오랜 기간 부담해 온 자녀가 그 대가로 받은 재산을, 부양에 참여하지 않은 형제자매에게 반환해야 하는 결과는 헌법재판소가 지적한 바로 그 불합리한 상황입니다.

다만 유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대법원이 피고의 주장을 최종적으로 받아들인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 신법 조항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법리를 밝히면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을 뿐이고, 실제로 그 돈이 특별한 부양이나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는 환송 후 원심에서 다시 심리하게 됩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이라면 다음을 염두에 두시기 바랍니다.

첫째, 진행 중인 유류분 소송이 있다면 이 법리의 적용 가능성을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상속 개시 시점이 헌법불합치결정 선고일 이전이더라도, 헌법불합치결정 당시 법원에 계속 중이던 사건이라면 신법 조항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둘째, 부양과 기여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입증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가 주장한 요양병원비와 휴대폰 요금 부담처럼, 실제로 어떤 비용을 얼마나 오래 부담했는지를 보여주는 자료가 핵심이 됩니다. 계좌이체 내역, 병원비 영수증, 동거 사실을 보여주는 주민등록 자료 등을 체계적으로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받은 재산이 그 기여에 대한 보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점까지 연결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오래 모셨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증여 당시의 정황과 피상속인의 의사를 통해 보상적 성격이 드러나야 합니다.

넷째, 기여에 상응하는 범위에서만 제외된다는 점도 기억하셔야 합니다. 받은 재산 전부가 자동으로 제외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기여한 정도에 상응하는 범위에서 제외되므로 기여의 내용과 정도를 구체적으로 평가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6. 마무리

부모님을 오래 모신 자녀가 그 헌신의 대가마저 지켜내지 못하는 상황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이번 판결을 포함해 최근 대법원의 판단들은, 그런 분들에게 분명한 법적 근거가 되어 주고 있습니다.

다만 기여의 인정과 보상적 증여의 입증은 매우 섬세한 영역입니다. 27년이라는 긴 시간도 그 자체로 결론을 보장하지는 않으며, 결국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거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상속이나 유류분 문제로 고민하고 계신다면, 혼자 짐을 지지 마시고 먼저 전문가와 차분히 상황을 정리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헌신이 정당하게 평가받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방법을 함께 찾아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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