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빌려준 돈이나 받을 돈을 받아내겠다며 친구와 함께 상대방을 찾아갔다가, 공갈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는 상담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해보면 “내가 받을 돈을 받은 것뿐이다”, “친구는 옆에 서 있기만 했다”, “같이 간 사람이 둘이라고 형이 더 무거워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하신 분이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경찰 조사가 시작되면 상대방이 “두 사람이 같이 겁을 줬다”고 진술하고, 수사기관은 공갈죄에 더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이하 ‘폭처법’)의 공동범 가중 규정까지 검토합니다.
최근 대법원은 폭처법상 ‘공동하여’라는 요건을 공모만으로는 부족하고, 동일 장소·동일 기회에 서로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용하는 실행 가담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엄격하게 해석하고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현장에서 함께 압박한 정황이 확인되면 형이 최대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래에서는 친구와 함께 돈을 받아낸 행위가 어떤 경우에 공동공갈로 가중되는지, 가중되지 않는 경우에는 친구의 책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판례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공동공갈의 가중은 형법과 폭처법, 두 갈래로 나뉩니다
공동정범으로 처벌되는 것과 폭처법으로 형이 가중되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공갈죄는 사람을 공갈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로, 형법 제350조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본인이 직접 돈을 받지 않고 제3자가 받게 한 경우도 같은 형입니다.
친구와 함께한 경우 먼저 적용되는 것은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입니다.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므로, 친구가 돈을 직접 받지 않았더라도 함께 공모하여 역할을 나눴다면 공갈죄의 정범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형이 가중되는 것이 아니라 두 사람 모두 공갈죄의 정범으로 같은 법정형(징역 10년 이하)에 처해진다는 의미입니다.
두 번째가 폭처법입니다. 폭처법 제2조 제2항은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형법 제350조(공갈)의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하여 형법 각 해당 조항에서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공갈의 법정형이 징역 10년 이하이므로, 가중되면 처단형의 상한이 징역 15년까지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다만 ‘2분의 1까지’이므로 반드시 최대로 올라가는 것은 아니고, 구체적인 가중 정도는 사안별로 달라집니다.
그 밖에 단체나 다중의 위력을 보이거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고 공갈한 경우에는 형법 제350조의2의 특수공갈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데, 이는 폭처법 가중과 별개의 규정입니다. 친구 한 명과 맨몸으로 찾아간 정도라면 보통 폭처법 가중 여부가 쟁점이 됩니다.
공동정범 성립과 폭처법 가중은 별개이며, 가중에는 ‘공동하여’라는 추가 요건이 필요합니다.
2. ‘공동하여’는 같은 장소에서 서로의 범행을 이용했을 때만 인정됩니다
공모했다는 사실만으로는 폭처법 공동 가중이 되지 않고, 현장에서의 실행 가담이 있어야 합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다투는 지점이 ‘공동하여’의 의미입니다. 대법원은 폭처법 제2조 제2항의 같은 표현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습니다.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항 제1호의 ‘2명 이상이 공동하여 폭행의 죄를 범한 때’라고 함은 그 수인 사이에 공범관계가 존재하고, 수인이 동일 장소에서 동일 기회에 상호 다른 자의 범행을 인식하고 이를 이용하여 폭행의 범행을 한 경우임을 요한다. 따라서 폭행 실행범과의 공모사실이 인정되더라도 그와 공동하여 범행에 가담하였거나 범행장소에 있었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 해당하지 않고(대법원 2023. 8. 31. 선고 2023도6355 판결).
이 판결은 폭행 사건에 관한 것이지만, 같은 조 제2항이 공갈을 규정한 제3호까지 한꺼번에 ‘2명 이상이 공동하여’라는 같은 문언으로 묶고 있으므로 공갈에도 같은 틀로 판단된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즉 가중 여부는 ①두 사람 사이에 공범관계가 있는지 ②같은 장소에서 같은 기회에 ③서로의 행위를 인식하고 이용했는지를 차례로 봅니다.
예를 들어 두 사람이 함께 상대방의 가게를 찾아가 한 명은 “돈 안 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하고 다른 한 명은 출입문을 막고 서 있었다면, 서로의 행위를 이용한 것이므로 공동 요건이 충족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사전에 “같이 가서 받아내자”고 의논만 하고 한 사람만 현장에 간 경우에는 공동정범은 별론으로 하고 폭처법 가중까지 가기는 어렵습니다.
또 다른 대법원 판례(2005도9595)는 여러 피고인이 함께 공갈 행위를 한 사안에서 폭처법상 공동공갈미수로 처단한 원심을 유지한 바 있어, 이 요건이 충족되면 실제로 가중 처벌이 이루어진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가중 여부는 ‘함께 가자고 한 말’이 아니라 ‘현장에서 서로의 행위를 이용했는가’로 갈립니다.
3. 친구가 현장에 없었거나 지켜보기만 했다면 책임의 종류가 달라집니다
공동가중이 안 되더라도 친구는 단독범, 교사범, 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친구는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다”는 주장은 방어 논리로 자주 등장합니다. 앞서 본 2023도6355 판결의 사안이 바로 이런 경우였습니다. 한 사람이 직접 폭행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하거나 옆에서 지켜봤는데, 대법원은 지켜보거나 촬영한 것만으로는 상대방의 범행을 이용하는 실행행위 가담이 아니라고 보았고 폭처법상 공동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그 판결도 실행한 사람의 단독범행과 나머지 사람들의 교사 또는 방조 책임 여부는 별론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 구분은 공갈 사건에서도 그대로 중요합니다. 친구가 협박 발언을 하지 않고 자리에만 있었다면 공동 가중은 피할 수 있어도, 그 존재 자체가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주는 역할을 했거나 사전에 “이렇게 말해서 받아내라”고 코치했다면 교사·방조 또는 공동정범이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2조의 종범(방조범)은 정범의 형보다 감경되므로 책임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수사기관은 이를 가리기 위해 두 사람의 사전 대화(카카오톡·문자), 현장 동선, 통화 녹음, 이후 돈의 흐름(누가 받았고 누구에게 나눠줬는지)을 확인합니다. 돈을 나눠 가졌다면 공모가 있었다는 강한 정황으로 쓰이고, 반대로 친구가 한 푼도 받지 않고 동행만 했다는 점은 가담 정도를 낮추는 사정이 됩니다.
실무에서 주의할 것은 상호 진술이 엇갈리는 경우입니다. 한 사람이 “친구가 시켰다”고 하고 다른 사람이 “자기가 다 했다”고 하면 서로 다른 죄책이 정해지므로, 입을 맞추기보다 객관 자료로 각자의 역할을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공동 가중을 피하는 것과 친구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4. 내 돈을 받은 것이라도 방법이 사회통념을 넘으면 공갈이 됩니다
정당한 채권이 있어도 수단과 방법이 허용 범위를 넘으면 공갈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봅니다.
“내가 받을 돈이니 문제없다”는 항변은 가장 흔하지만 가장 위험한 오해입니다. 대법원은 권리행사와 공갈의 경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이러한 해악의 고지가 비록 정당한 권리의 실현 수단으로 사용된 경우라고 하여도 그 권리실현의 수단·방법이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다면 공갈죄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여기서 어떠한 행위가 구체적으로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정도나 범위를 넘는 것인지는 그 행위의 주관적인 측면과 객관적인 측면, 즉 추구된 목적과 선택된 수단을 전체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9. 13. 선고 2013도6809 판결).
같은 판결은 반대 방향도 보여줍니다. 피고인이 금전 청구의 근거를 두고 반환 요구 문자를 보내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것은 정당한 권리행사이고, 그 과정에서 다소 위협적인 언사가 있었어도 사회통념상 용인될 정도라면 협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판단 기준은 채권이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방법으로 받으려 했느냐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①채권의 존재와 금액이 객관적으로 확인되는지 ②요구한 금액이 채권액을 초과하지 않았는지 ③고지한 해악이 소송·고소 같은 적법한 수단인지 아니면 집·직장에 찾아가겠다, 가족에게 알리겠다, 위해를 가하겠다는 식인지 ④여러 명이 몰려가 위압적 분위기를 만들었는지를 봅니다. 특히 ④는 친구를 데려간 사실 자체가 ‘수단의 정도’를 판단하는 자료가 된다는 점에서 이 주제와 직결됩니다.
채권액보다 많이 받았다면 초과분에 대해서는 정당화되기 더 어렵고, 아예 채권이 없었거나 불분명한 상태에서 압박한 경우에는 권리행사라는 항변 자체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또 이미 돈을 받았다면 기수이고, 받지 못했더라도 형법 제352조에 따라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상습으로 한 경우에는 제351조에 따라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습니다.
받을 돈이 있다는 사실이 아니라, 그 돈을 받아낸 방법이 처벌 여부를 결정합니다.
5. 고소부터 재판까지, 대응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첫 조사 전에 각자의 역할과 채권 관계를 자료로 정리해야 합니다.
공동공갈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고소장이 접수되고 → ②고소인과 피고소인 두 사람이 각각 조사받고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후 기소 여부가 정해지며 → ④기소되면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이 진행되는 순서입니다. 두 사람이 따로 조사받기 때문에 서로 진술이 어긋나면 그 자체가 불리한 정황이 되고, 공모와 역할 분담이 쟁점인 사건에서는 먼저 조사받은 사람의 진술이 이후 사건의 틀을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아래 순서로 준비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돈을 받을 근거가 되는 차용증, 이체 내역, 계약서, 대화 내용 등으로 채권의 존재와 금액을 먼저 입증할 수 있게 정리합니다.
친구와 나눈 사전·사후 대화, 현장 동선, 통화·녹음 기록을 확인해 각자 어떤 말과 행동을 했는지 역할별로 구분합니다.
받은 돈의 흐름(누가 받았고 누구에게 얼마를 건넸는지)과 합의·반환 가능성을 확인한 뒤, 변호인과 함께 진술 방향을 정합니다.
이렇게 자료가 정리되면 권리행사 범위 안의 행위였다는 점, 공동 가중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는 점, 친구와 본인의 가담 정도가 다르다는 점을 각각 나누어 주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피해자와의 합의나 반환은 성립 여부를 바꾸지는 못하지만 기소 여부와 양형에서 중요한 사정으로 고려됩니다.
마치며
돈을 받아내는 일은 당사자에게는 정당한 권리 회복이라 느껴지기 때문에, 공갈이라는 말을 듣고도 한동안 실감하지 못하다가 조사 통보를 받고서야 대응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돈을 받아낸 쪽 입장에서는 채권이 있었다는 사실만 믿고 안심하기보다, 어떤 방법으로 받았는지와 친구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객관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초기 진술에서 역할이 과장되거나 축소되면 이후 수습이 어렵습니다.
반대로 돈을 건넨 쪽 입장에서도 단순히 받기 싫은 돈을 독촉당했다는 사정만으로는 공갈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해악의 고지가 있었는지, 그로 인해 겁을 먹고 돈을 교부했는지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저는 공갈·갈취 사건에서 고소하신 분과 고소당하신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행동도 채권 관계와 현장 상황에 따라 전혀 다른 결론으로 이어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시점이라면, 진술이 굳어지기 전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친구가 옆에서 지켜보기만 했는데도 공동공갈이 되나요?
A. 단순히 지켜보거나 촬영만 했다면 폭처법상 공동 가중은 어렵다는 것이 대법원 입장입니다. 다만 사전에 공모했거나 위압감을 주는 역할을 했다면 공동정범, 교사 또는 방조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Q. 제가 받을 돈이 맞는데도 공갈이 될 수 있나요?
A. 될 수 있습니다. 채권이 있어도 협박 등 수단이 사회통념상 허용 범위를 넘으면 공갈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봅니다. 채권액을 초과해 받았다면 더욱 불리합니다.
Q. 공동공갈로 가중되면 형이 얼마나 올라가나요?
A. 폭처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공갈죄의 법정형(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2천만원 이하)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징역 기준으로 처단형 상한은 15년이며, 실제 형은 개별 사정에 따라 정해집니다.
Q. 친구와 사전에 의논만 하고 저 혼자 갔다면 어떻게 되나요?
A. 폭처법 가중은 같은 장소에서 서로의 행위를 이용했을 때 인정되므로 현장에 없었다면 어렵습니다. 그러나 공모가 인정되면 공갈죄의 공동정범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 돈을 돌려주고 합의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A. 반환이나 합의로 범죄 성립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정은 기소 여부와 양형에서 유리하게 고려됩니다.
Q. 경찰에서 연락이 왔는데 친구와 먼저 말을 맞춰도 되나요?
A. 권하지 않습니다. 진술이 엇갈리면 역할이 더 무겁게 평가될 수 있고, 말을 맞춘 정황은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첫 조사 전에 각자의 역할을 객관 자료로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