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도시개발·택지개발·도로 사업 등 공익사업으로 토지가 수용되면서, 보상금을 산정하는 감정평가사를 누가 정하는지 궁금해하시는 토지 소유자분들이 많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감정평가는 사업시행자가 알아서 맡기는 것이니 우리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 “어차피 어느 감정평가사가 해도 금액은 비슷하다”는 생각으로 보상계획 공고를 그냥 넘기신 분들을 자주 만납니다. 그러다 보상액을 통지받고 나서야 금액이 낮다고 느끼지만, 이미 추천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나버린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토지보상법은 토지 소유자에게도 감정평가법인등을 추천할 권리를 분명히 주고 있습니다. 다만 아무나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간과 동의 요건이 정해져 있고 그 요건을 놓치면 권리 자체를 쓸 수 없습니다.
아래에서는 토지 소유자가 수용 보상 감정평가사를 추천할 수 있는 법적 근거와 요건, 추천이 보상액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추천 이후 불복 절차까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1. 토지 소유자도 감정평가법인등을 추천할 수 있습니다
보상액 산정을 맡길 감정평가법인등을 사업시행자가 단독으로 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이하 토지보상법) 제68조 제1항은 사업시행자가 보상액을 산정하려면 감정평가법인등 3인을 선정해 평가를 의뢰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사업시행자가 국토교통부령이 정한 기준에 따라 직접 보상액을 산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핵심은 같은 조 제2항입니다.
사업시행자가 감정평가법인등을 선정할 때 해당 토지를 관할하는 시ㆍ도지사와 토지소유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감정평가법인등을 각 1인씩 추천할 수 있다. 이 경우 사업시행자는 추천된 감정평가법인등을 포함하여 선정하여야 한다(토지보상법 제68조 제2항).
즉 시·도지사가 1인, 토지 소유자가 1인을 추천할 수 있고, 사업시행자는 추천된 곳을 반드시 포함해 선정해야 합니다. 3인 중 사업시행자가 고르는 사람은 결국 1인이 되는 구조입니다. 시·도지사와 토지 소유자가 모두 추천하지 않거나 어느 한쪽만 추천하지 않는 경우에는 2인에게 평가를 의뢰하게 됩니다.
이 제도는 사업시행자가 자기에게 유리한 평가 결과를 내줄 감정평가사만 고르는 것을 막고, 소유자 측 시각이 평가에 반영되도록 만든 장치입니다. 사업인정 이후 수용 절차뿐 아니라, 토지보상법 제26조가 제68조를 준용하므로 협의 취득 단계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토지 소유자는 법에 따라 감정평가법인등 1인을 추천할 수 있고, 사업시행자는 그 추천을 받아들여 포함해야 합니다.
2. 추천은 열람기간 만료일부터 30일 이내에 해야 합니다
추천 권리는 보상계획 공고 직후 정해진 기간 안에서만 행사할 수 있습니다.
토지보상법 제15조에 따라 사업시행자는 토지조서·물건조서를 작성한 뒤 보상계획을 공고하고 토지 소유자에게 통지하며, 그 내용을 14일 이상 열람하게 해야 합니다. 시행령 제28조 제1항은 이 공고에 “시·도지사와 토지 소유자가 감정평가법인등을 추천할 수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도록 하고, 소유자에게도 별도로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추천 기한은 같은 조 제2항이 정합니다. 보상계획의 열람기간 만료일부터 30일 이내입니다. 공고일이 아니라 열람기간이 끝난 날이 기산점이라는 점을 혼동하시면 안 됩니다. 이 기간을 넘기면 추천권은 소멸하고, 사업시행자는 추천 없이 감정평가법인등을 선정해 평가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부분이 바로 이 기간입니다. 보상계획 통지서를 받고도 “나중에 보상금 액수가 나오면 그때 보자”고 미루다 보면, 감정평가가 이미 끝난 뒤에야 문제를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한 번 평가가 끝나 보상액이 산정되면 추천을 통해 평가자를 바꿀 기회는 사실상 없습니다.
통지서에는 사업의 개요, 토지조서·물건조서 내용, 보상 시기와 방법이 담겨 있으므로, 받는 즉시 열람기간과 추천 기한을 달력에 표시해 두시기 바랍니다. 조서 내용에 이의가 있다면 열람기간 안에 사업시행자에게 서면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기억하셔야 합니다.
추천 기한은 열람기간 만료일부터 30일이며, 이를 넘기면 추천권을 쓸 수 없습니다.
3. 혼자 추천하는 것이 아니라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합니다
추천에는 면적 기준과 인원 기준을 동시에 충족하는 동의서가 필요합니다.
토지 소유자 한 사람이 “이 감정평가사로 해 달라”고 말한다고 추천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시행령 제28조 제4항은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감정평가법인등을 추천하려는 토지소유자는 보상 대상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에 해당하는 토지소유자와 보상 대상 토지의 토지소유자 총수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은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하여 사업시행자에게 감정평가법인등을 추천해야 한다. 이 경우 토지소유자는 감정평가법인등 1인에 대해서만 동의할 수 있다(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8조 제4항).
정리하면 면적 요건(보상 대상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과 인원 요건(소유자 총수의 과반수)을 모두 갖춘 동의서를 첨부해야 합니다. 두 요건 중 하나라도 부족하면 적법한 추천이 되지 않습니다. 또한 소유자는 한 사람의 감정평가법인등에게만 동의할 수 있으므로, 소유자들이 서로 다른 감정평가사를 밀면 어느 쪽도 요건을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생깁니다.
이 때문에 실무에서는 대책위원회나 주민대표 중심으로 의견을 먼저 모은 뒤 후보를 하나로 정하고 동의서를 일괄 징구합니다. 동의 대상자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토지조서의 소유자 명단과 지분 현황을 기준으로 삼아야 하고, 공유 토지는 소유자 수를 어떻게 셀지부터 미리 점검해야 합니다.
한편 추천에 필요한 자료가 필요하면 소유자는 해당 시·도지사와 한국감정평가사협회에 자료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5항). 또 소유자 총수와 면적을 계산할 때 추천 의사를 표시하지 않은 국유지·공유지는 분모에서 제외됩니다(같은 조 제6항). 국유지나 공유지가 섞여 있는 지구라면 계산이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추천은 면적 2분의 1 이상, 소유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은 1인에 대해서만 가능합니다.
4. 추천해도 보상액은 3인 평가의 산술평균으로 정해집니다
추천받은 감정평가사 1인이 보상액을 정하는 것은 아니므로 기대치를 정확히 잡아야 합니다.
추천권을 갖는다고 해서 소유자가 원하는 금액이 나오는 것은 아닙니다. 시행규칙 제16조 제6항에 따라 보상액은 각 감정평가법인등이 평가한 평가액의 산술평균치를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3인 중 1인이 소유자 추천이므로 평균에 대한 영향력은 그만큼으로 제한됩니다.
평가의 틀 자체도 법이 정합니다. 토지보상법 제70조 제1항은 취득하는 토지를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하되 이용계획, 지가변동률, 생산자물가상승률과 토지의 위치·형상·환경·이용상황 등을 고려해 평가한 적정가격으로 보상하도록 하고, 제67조 제2항은 해당 공익사업으로 인한 지가 변동을 고려하지 않도록 합니다. 같은 조 제70조 제2항은 일시적 이용상황이나 소유자의 주관적 가치는 반영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그래서 추천받은 감정평가사가 하는 일은 이 틀 안에서 비교 표준지 선정, 개별요인 비교, 현실 이용상황 인정 등을 소유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합리적 범위에서 꼼꼼히 따져 주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황이 도로나 농경지로 쓰이고 있는지, 형질변경 여부가 어떤지에 따라 평가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또한 평가서가 제출되면 사업시행자는 평가가 관계 법령을 위반했거나 비교 표준지 공시지가와 현저히 차이가 나는 등 부당하다고 인정할 때 재평가를 요구해야 합니다(시행규칙 제17조 제1항). 최고평가액이 최저평가액의 110퍼센트를 초과하면 다른 2인 이상에게 다시 의뢰해야 하며(같은 조 제2항 제2호), 이때 종전 평가가 소유자 추천으로 이뤄졌다면 소유자에게 다른 감정평가법인등을 다시 추천할 기회가 주어집니다(같은 조 제3항,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추천은 보상 평가에 소유자 시각을 반영하는 수단이지, 보상액을 결정하는 권한이 아닙니다.
5. 추천 이후 협의·재결·불복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추천은 시작일 뿐이고, 보상금에 불만이 있다면 재결과 소송 단계에서 다시 다툴 수 있습니다.
보상 절차는 통상 ①보상계획 공고·열람 및 감정평가법인등 추천(열람기간 만료일부터 30일 이내) → ②평가 결과에 따른 보상액 통지와 협의 → ③협의 불성립 시 관할 토지수용위원회 재결(경기도 소재 사업이라면 경기지방토지수용위원회) → ④재결에 불복할 경우 이의신청 또는 행정소송(수원지방법원 등 관할 법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업인정고시 후 협의가 성립되지 않으면 소유자는 사업시행자에게 서면으로 재결 신청을 청구할 수 있고, 사업시행자는 청구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재결을 신청해야 합니다. 기간을 넘기면 지연된 기간만큼 법정이율에 따른 금액이 보상금에 가산됩니다(토지보상법 제30조). 재결에서 토지수용위원회는 소유자가 신청한 범위를 넘더라도 손실보상 부분은 증액 재결을 할 수 있습니다(제50조 제2항 단서).
재결에 이의가 있으면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고(제83조), 행정소송은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90일 이내, 이의신청을 거쳤다면 이의신청 재결서를 받은 날부터 60일 이내에 제기해야 합니다(제85조 제1항). 보상금 증감 소송에서는 소유자가 사업시행자를 피고로 합니다.
다음 순서로 점검해 두시면 추천 단계를 놓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보상계획 통지서와 공고문에서 열람기간 종료일을 확인하고, 그날부터 30일째 되는 날을 추천 마감일로 기록합니다.
토지조서의 소유자 명단과 면적을 기준으로 동의 요건(면적 2분의 1 이상, 소유자 과반수)을 충족할 수 있는지 계산합니다.
추천할 감정평가법인등 1인을 정해 동의서를 받고, 동의 사실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해 기한 안에 사업시행자에게 서면으로 제출합니다.
이 과정을 놓치면 이후에는 재결·소송 단계에서 보상액을 다투는 방법밖에 남지 않으므로, 가능하면 추천 단계부터 챙기는 것이 유리합니다.
마치며
수용 통지를 받으면 “정부가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고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감정평가사 추천은 기간이 정해져 있어, 늦어지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토지를 수용당하는 소유자 입장에서는 감정평가사를 누구로 할지보다 먼저, 동의 요건을 충족할 소유자 모임을 만들고 마감 안에 서류를 갖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천 이후에도 재평가·이의신청·소송으로 보상액을 다툴 수 있는 길이 남아 있으므로 각 기한을 함께 관리하셔야 합니다.
반대로 사업시행자의 보상 절차에 대응해야 하는 입장에서도 추천 요건을 갖춘 동의서가 제출되면 이를 포함해 선정해야 한다는 점, 동의 요건이 부족한 추천은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어야 분쟁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토지 수용과 보상을 둘러싼 분쟁에서 소유자 측과 상대 측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기한과 요건을 한 번 놓친 것이 이후 결과에 얼마나 큰 차이를 만드는지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보상계획 통지서를 받으셨다면, 열람기간이 끝나기 전에 상담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추천 기한 안에 방향을 정하고 싶으시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토지 소유자 한 사람이 감정평가사를 추천해도 되나요?
A. 단독으로는 안 됩니다. 시행령 제28조 제4항에 따라 보상 대상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과 소유자 총수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 동의 서류를 첨부해야 합니다.
Q. 추천은 언제까지 해야 하나요?
A. 보상계획 열람기간 만료일부터 30일 이내입니다. 공고일이 아니라 열람기간이 끝난 날이 기산점이므로 통지서의 열람기간을 먼저 확인하셔야 합니다.
Q. 제가 추천하면 사업시행자가 반드시 그 감정평가사를 선정해야 하나요?
A. 적법한 추천이라면 그렇습니다. 토지보상법 제68조 제2항은 사업시행자가 추천된 감정평가법인등을 포함하여 선정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Q. 추천한 감정평가사가 평가하면 보상금이 더 많이 나오나요?
A. 보장되지 않습니다. 보상액은 시행규칙 제16조 제6항에 따라 3인이 평가한 금액의 산술평균치가 기준이고, 평가는 공시지가 기준 등 법이 정한 틀 안에서 이뤄집니다.
Q. 소유자들끼리 서로 다른 감정평가사를 추천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소유자는 1인에 대해서만 동의할 수 있어서, 의견이 갈리면 어느 쪽도 면적·인원 요건을 채우지 못해 추천 자체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전에 후보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추천 기한을 놓치면 보상액을 다툴 방법이 없나요?
A. 아닙니다. 협의가 성립하지 않으면 재결을 거쳐 재결서 정본을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 이의신청, 또는 90일 이내 행정소송으로 보상금 증액을 다툴 수 있습니다. 다만 추천 단계를 놓치지 않는 편이 훨씬 유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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