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설을 했다고 모두 모욕죄일까? 욕설을 했다고 모두 모욕죄일까? | 명예훼손/모욕 | 로톡
욕설을 했다고 모두 모욕죄일까?
욕설을 했다고 모두 모욕죄일까?
법률가이드
명예훼손/모욕 일반사이버 명예훼손/모욕

욕설을 했다고 모두 모욕죄일까? 욕설을 했다고 모두 모욕죄일까? 

김상윤 변호사

상대방과 말다툼을 하다가 욕설을 하였다면 모욕죄로 처벌받을까요?

인터넷 게시판에 특정인을 가리켜 '쓰레기'라고 댓글을 작성했다면 어떨까요?

​

일반적으로 욕설이나 비하 표현을 사용하고, 이를 다른 사람이 듣거나 볼 수 있었다면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상대방에게 욕설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반드시 모욕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

최근 대법원은 층간소음 문제로 다투던 이웃에게 심한 욕설을 한 사건과 인터넷 카페에서 특정인을 '쓰레기'라고 비난한 사건에서 잇따라 모욕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습니다(대법원 2026. 5. 29. 선고 2025도506 판결, 대법원 2026. 7. 16. 선고 2026도3934 판결).

​

두 판결은 일상적인 말다툼과 인터넷상의 비판이라는 서로 다른 상황에서 이루어졌지만, 모욕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에 관하여 중요한 공통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

1. (첫번째 사건) 층간소음으로 다투다가 심한 욕설을 한 사건

​

첫 번째 사건은 아파트 층간소음 갈등에서 시작되었습니다.

​

피고인과 피해자는 약 2개월 동안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었습니다. 사건 당일 피고인은 경찰에 신고하였으나, 출동한 경찰관들은 관리사무소의 중재를 통해 해결하도록 안내하고 철수하였습니다.

​

이에 피고인은 아파트 관리직원과 함께 피해자의 집을 찾아갔고, 양측은 관리직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말다툼을 벌였습니다. 서로 흥분하여 목소리가 커지면서 욕설까지 주고받았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야이 씨발놈아, 씹도 못하는 새끼"라는 등의 욕설을 하였습니다.

​

제1심과 항소심은 이러한 발언이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

대법원은 피고인이 상당 기간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겪어왔고, 양측이 서로 흥분하여 욕설을 주고받는 과정에서 문제의 발언이 이루어졌다는 점에 주목하였습니다.

​

이에 비추어 피고인의 발언은 상대방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면서 한 단순한 욕설로서, 피해자의 주관적인 감정을 상하게 할 수는 있지만 객관적으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결국 대법원은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환송하였습니다.

​

2. (두번째 사건) 인터넷에서 '쓰레기'라고 댓글을 작성한 사건

​

두 번째 사건은 인터넷 카페에 작성한 댓글이 문제 된 사안입니다.

​

피고인은 네이버 카페에서 특정 인물과 피해자 사이의 갈등을 다룬 게시글을 보고, 피해자를 지칭하여 "h 쓰레기인 듯..."이라는 댓글을 작성하였습니다. 다음 날에는 다른 게시글에 "h가 쓰레기임"이라는 댓글을 작성하였습니다.

​

이러한 표현은 상대방을 비하하는 의미가 분명하고,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는 인터넷 게시판에 작성되었다는 점에서 모욕죄에 해당한다고 판단될 여지가 있었습니다. 실제로 원심은 해당 댓글에 관하여 유죄를 인정하였습니다.

​

그러나 대법원은 2026. 7. 16. 선고 2026도3934 판결에서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을 파기하였습니다.

​

대법원이 주목한 것은 해당 댓글이 작성된 맥락이었습니다. 당시 인터넷 카페에서는 피해자와 다른 인물 사이의 대립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오가고 있었습니다. 특히 피고인이 처음 댓글을 작성한 게시글에는 피해자를 '쓰레기'라고 지칭하는 영상이 있었고, 피고인은 이러한 의견에 동조하면서 피해자의 행위나 처신을 비판하는 취지로 댓글을 작성한 것으로 보였습니다.

​

또한 문제 된 댓글은 각각 짧은 문장으로 작성되었고, 서로 다른 게시글에 한 차례씩 게시된 것이었습니다.

​

대법원은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해당 표현이 인터넷 공간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동조하면서 피해자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나타낸 단발적인 욕설적 표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즉, '쓰레기'라는 표현이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 표현이 사용된 전체적인 맥락에 비추어 형사처벌의 대상인 모욕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것입니다.

​

3. 모욕죄의 핵심은 '불쾌감'이 아니라 '사회적 평가'입니다

​

두 판결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모욕죄가 무엇을 보호하는 범죄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

여기서 '모욕'이란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하지 않고 사람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모욕죄가 보호하는 '외부적 명예'란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합니다. 이는 상대방이 개인적으로 느끼는 불쾌감이나 모멸감과 구별되는 개념입니다.

​

따라서 모욕죄가 성립하는지를 판단할 때에는 상대방이 얼마나 기분이 나빴는지를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것인지를 살펴야 합니다.

​

대법원은 당사자들의 관계, 해당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 방법, 당시 상황 등 객관적인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모욕죄의 성립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법리에 따르면 동일한 욕설이라도 어떤 상황에서, 어떤 경위로, 어떠한 의미를 담아 사용되었는지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

4. 모든 부적절한 표현에 형사처벌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

특히 2026. 7. 16. 선고 2026도3934 판결은 모욕죄의 성립 범위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하는 이유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였습니다.

​

대법원은 자신의 불만이나 분노를 표출하는 표현, 관용적이거나 단발적인 욕설, 즉흥적·충동적인 욕설 등이 상대방의 명예감정이나 인격권을 침해할 수는 있지만, 이를 곧바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모욕이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

또한 일시적인 감정 표현은 성별, 인종, 민족, 장애, 출생 지역, 성적 지향 등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에 기반한 공격적·적대적·경멸적 표현에 해당하지 않는 한, 사회문화적 맥락에서의 자율적인 평가와 통제 또는 민사상 책임을 통해 규율할 수 있는 영역이 적지 않다고 설명하였습니다.

​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형벌권은 최후적·보충적인 규제수단이라는 점입니다.

​

타인을 비난하거나 무례하게 행동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과 그러한 행위에 국가가 형벌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모든 언행을 형사처벌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일상적인 의견 충돌이나 감정적인 말다툼까지 형사사건으로 확대될 수 있습니다.

​

대법원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사회적으로 부적절한 표현과 형법상 모욕에 해당하는 표현을 구별해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

다만 위 판결이 차별이나 혐오에 기반한 표현이면 언제나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한 것은 아닙니다. 그러한 표현 역시 구체적인 내용과 맥락에 따라 모욕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

5. 모욕죄가 성립하는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

실제 모욕죄 사건에서는 공연성, 피해자의 특정성, 모욕에 해당하는 표현인지 여부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

특히 이번 판결들이 강조한 것은 표현의 모욕성을 판단할 때 욕설 자체만을 분리하여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점입니다.

​

예를 들어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특정인을 공개적으로 비하하거나 인격적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발언을 반복하였다면 모욕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일시적인 언쟁에서 서로 욕설을 주고받았거나 특정한 사안에 관한 비판적인 의견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단발적으로 거친 표현을 사용하였다면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

인터넷 댓글도 마찬가지입니다. 댓글이 공개적으로 작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모욕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해당 게시글의 내용, 논의가 이루어진 배경, 댓글의 전체적인 맥락, 표현의 의미와 정도 등을 함께 살펴야 합니다.

​

따라서 모욕죄로 고소하거나 고소를 당한 경우에는 문제 된 표현만 발췌할 것이 아니라 전후 대화 내용과 갈등 경위, 당시 상황 등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녹음파일, 영상, 인터넷 게시글 및 댓글의 전체 내용은 모욕죄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

아울러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더라도 민사상 손해배상책임까지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형사처벌의 요건과 민사상 불법행위의 성립 요건은 서로 구별되므로, 구체적인 사안에 따라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

6. 두 판결이 갖는 의미

​

2026년 5월과 7월에 선고된 두 대법원 판결은 각각 대면 상황에서의 욕설과 인터넷상의 비하 댓글이라는 서로 다른 사안을 다루고 있습니다.

​

그러나 두 판결이 제시하는 법적 기준은 일관됩니다. 모욕죄는 단순히 욕설을 했다는 이유로 성립하는 범죄가 아니라,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상대방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경우에 성립하는 범죄라는 것입니다.

​

특히 두 판결 모두 원심에서 유죄로 판단한 표현에 관하여 발언 경위와 전체적인 맥락을 다시 검토한 뒤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

이는 대법원이 일상적인 갈등에서 발생하는 욕설이나 비판적인 의견 표현에 대하여 형사처벌의 범위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

다만 두 사건 모두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한 사건이라는 점은 유의해야 합니다.

​

결국 모욕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핵심은 '무슨 말을 했는가'에 그치지 않고 '왜, 어떠한 상황에서, 어떤 의미로 그 말을 했는가'까지 살펴보는 데 있습니다.

​

욕설을 했다고 모두 모욕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순간적인 감정에서 한 말이라는 이유만으로 언제나 형사책임을 면하는 것도 아닙니다. 모욕죄의 성립 여부는 개별 발언의 내용과 구체적인 맥락을 종합하여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로톡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콘텐츠 내용에 대한 무단 복제 및 전재를 금지하며, 위반 시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김상윤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포스트
조회수 24
관련 사례를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