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표 사건 서면 작성 가이드 ⑩]
"피해 회복이 어려울 때 공탁서 활용"
RR씨는 매크로 예매로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고소한 예매처에 여러 차례 합의를 요청했지만 회사는 "내부 방침상 합의하지 않는다"는 답만 보내왔습니다. 피해 회복 노력을 보여 줄 방법을 찾던 RR씨가 알게 된 것이 공탁이었습니다. 다만 형사공탁은 돈을 맡기기만 하면 끝나는 절차가 아니어서 사건에 맞는 방식인지부터 따져야 합니다.
1. 공탁은 받지 않는 피해자를 위한 방법입니다
피해자가 합의를 거절하거나 돈을 받지 않을 때 법원 공탁소에 돈을 맡겨 피해 회복 의사를 보여 주는 것이 공탁입니다. 양형에서는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와 같은 무게로 평가되지는 않고 피해자의 의사가 함께 고려됩니다.
2. 형사공탁 특례는 쓸 수 있는 경우가 정해져 있습니다
공탁법 제5조의2의 형사공탁 특례는 기소된 피고인이 피해자의 인적사항을 알 수 없을 때 사건번호 등으로 피해자를 특정해 공탁할 수 있게 한 제도입니다. 수사 단계의 피의자는 이 특례를 쓸 수 없습니다. 예매처처럼 이름과 주소가 분명한 법인 피해자라면 특례가 아니라 일반적인 변제공탁의 방식을 검토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 공탁의 근거가 되는 금액을 정해야 합니다
공탁은 피해자에게 갚아야 할 돈을 맡기는 것이어서 얼마를 왜 맡기는지가 분명해야 합니다. 업무방해 공탁에서 예매처의 손해를 어떻게 산정할지는 쉽지 않은 문제이고 금액이 지나치게 적으면 형식적인 공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금액을 정하는 과정에서 범행 규모를 스스로 인정하는 결과가 될 수도 있습니다.
4. 법원은 피해자의 의견을 듣습니다
2025년부터 형사소송법은 피고인이 공탁하면 법원이 판결 선고 전에 피해자의 의견을 듣도록 했습니다. 선고 직전에 기습적으로 공탁해 형을 낮추는 일을 막기 위한 것입니다. 피해자가 공탁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내면 기대한 만큼 반영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공탁 시점과 방식이 중요해졌습니다.
5. 한번 맡긴 돈은 원칙적으로 돌려받을 수 없습니다
공탁법 제9조의2는 형사사건 피해자를 위한 공탁금의 회수를 원칙적으로 막고 있습니다. 무죄가 확정되거나 기소유예를 제외한 불기소 결정이 나온 경우 또는 피해자가 회수에 동의하거나 수령을 거절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공탁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6. 공탁 전에 합의 노력의 기록을 남겨 둡니다
공탁이 의미를 가지려면 그 전에 피해자에게 합의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는 사정이 드러나야 합니다. 연락한 날짜와 방법 그리고 회사의 답변 내용이 남아 있어야 공탁이 피해 회복 노력의 연장선으로 읽힙니다.
7. 공탁만으로 결과를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공탁은 다른 양형 자료와 함께 읽힐 때 효과가 있습니다. 반성의 태도와 재범 방지 노력 그리고 수익 정리 같은 사정이 함께 제시돼야 공탁이 형을 정하는 데 실제로 반영됩니다.
형사공탁은 피해 회복이 막혔을 때 쓸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지만 요건과 효과가 사건마다 다릅니다. 공탁 여부와 방식 그리고 시점을 사건 흐름에 맞춰 정하는 것이 공탁의 의미를 살리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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