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강제추행으로 이미 처벌받은 적이 있는 분이 다시 같은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면서, 이번에는 일반 강제추행이 아니라 ‘상습범’으로 의율되는 것은 아닌지 문의하시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전에 벌금 내고 끝난 일인데 설마 그게 이번에 더해지겠느냐”, “전과가 여러 번이라도 이번 피해자는 처음 본 사람이라 상습은 아니다”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수사기관은 범죄경력 조회에서 동종 전과가 확인되는 순간부터 형법 제305조의2의 상습범 적용을 염두에 두고 사건을 보게 되고, 이 단계에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형량의 상한 자체가 달라집니다.
최근 법원은 상습성을 전과 횟수가 아니라 범행의 반복성과 그 바탕에 있는 습벽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전과가 여러 번이라는 사실만으로 자동으로 상습범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동종 전과는 습벽을 보여주는 가장 강력한 간접 증거로 쓰이므로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아래에서는 강제추행 전과가 여러 번일 때 상습범 가중이 어떤 요건으로, 어느 정도까지 이루어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상습강제추행은 일반 강제추행보다 형의 상한이 2분의 1만큼 높아집니다
상습성이 인정되면 강제추행의 법정형 자체가 1.5배 범위로 올라갑니다.
형법 제298조의 강제추행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형법 제305조의2가 얹힙니다. 이 조문은 상습으로 강제추행(제298조) 등을 범한 사람에게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가중의 대상이 되는 것은 ‘형의 장기’와 ‘벌금의 다액’이므로, 계산해 보면 징역의 상한은 10년에서 15년으로, 벌금의 상한은 1천500만원에서 2천250만원으로 올라갑니다. 형을 “반드시 1.5배로 한다”는 뜻이 아니라 선고할 수 있는 범위의 상한이 올라간다는 뜻이고, 실제 선고형은 이후 양형 단계에서 정해집니다.
또한 이 조문은 강제추행뿐 아니라 강간, 유사강간, 준강제추행, 그리고 각 미수범까지 같은 틀로 묶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 전과가 강제추행이 아니라 준강제추행이었더라도 상습성 판단 자료에서 제외되지 않습니다.
상습범으로 인정되는 순간, 같은 행위라도 처벌 범위의 상한이 징역 15년까지 올라갑니다.
2. 상습성은 전과 횟수가 아니라 ‘습벽’이 있는지로 판단합니다
동종 전과는 습벽의 강력한 간접 증거이지만, 전과만으로 상습범이 확정되지는 않습니다.
상습범에서 말하는 상습성은 같은 종류의 범죄를 반복해서 저지르는 습벽, 즉 행위자의 속성을 뜻합니다. 범행 횟수는 습벽을 추단하는 하나의 자료일 뿐 그 자체가 요건은 아닙니다. 그래서 전과가 한 번도 없어도 짧은 기간에 여러 차례 추행을 반복했다면 상습성이 인정될 수 있고, 반대로 전과가 여러 번 있어도 그 사이의 간격이 길고 범행 동기와 양상이 서로 다르다면 습벽으로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 가능합니다.
실무에서 수사기관과 법원이 보는 사정은 대체로 정해져 있습니다. 전과의 죄명이 동종인지, 전과와 이번 범행 사이의 시간적 간격이 얼마인지, 범행 수법과 장소가 유사한지(예컨대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에서의 접촉이 반복되는지), 처벌이나 치료 이수 이후에도 범행이 이어졌는지 등입니다.
상습으로 제297조, 제297조의2, 제298조부터 제300조까지, 제302조, 제303조 또는 제305조의 죄를 범한 자는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한다(형법 제305조의2).
이 조문은 ‘전과가 몇 번 이상’이라는 기준을 두지 않고 ‘상습으로’ 범했는지만 묻고 있습니다. 결국 방어의 핵심은 전과 기록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범행이 과거 범행과 같은 습벽의 발현이 아니라는 점을 구체적 사실로 보여주는 데 있습니다.
전과 횟수는 상습성을 보여주는 자료일 뿐이고, 법원은 그 뒤에 반복하는 습벽이 있는지를 따로 봅니다.
3. 상습범 가중과 누범 가중은 서로 다른 제도이고, 둘 다 문제될 수 있습니다
상습범은 ‘습벽’을, 누범은 ‘전과 후 3년 내 재범’을 기준으로 따로 따집니다.
전과가 있는 분들이 가장 헷갈려 하는 부분이 상습범과 누범의 구별입니다. 누범은 형법 제35조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다시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경우에 성립하고, 누범의 형은 그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됩니다.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그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은 누범으로 처벌한다. 누범의 형은 그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한다(형법 제35조).
이 차이는 전과의 종류에서 큰 결과를 낳습니다. 과거 전과가 모두 벌금형이었다면 누범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상습성 판단에서는 여전히 동종 전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최근 실형을 마치고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상습성 여부와 별개로 누범 가중이 따로 문제됩니다. 누범이 적용되면 강제추행의 징역 상한은 단순 계산으로 20년까지 열려 있습니다.
더 큰 불이익은 집행유예입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는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 판결이 확정된 때부터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된 후 3년까지의 기간에 범한 죄에 대해서는 집행유예를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어서, 최근 실형 전력이 있다면 실형을 피할 길이 사실상 사라집니다.
상습범과 누범은 요건도 효과도 다르므로, 전과 각각의 형 종류와 집행 종료 시점부터 정리해야 합니다.
4. 여러 번의 범행이 한꺼번에 기소되면 하나의 상습범으로 묶여 판단됩니다
상습성이 인정되면 여러 번의 추행은 개별 범죄가 아니라 포괄하여 하나의 상습강제추행으로 처벌됩니다.
상습범은 여러 번의 개별 행위가 습벽에 의해 반복된 것을 하나의 죄로 평가합니다. 따라서 이번 사건에서 피해자가 여러 명이고 범행 시기가 흩어져 있더라도, 상습성이 인정되면 각 행위를 따로 경합범으로 계산하는 대신 하나의 상습강제추행으로 처벌합니다. 개별 행위를 각각 경합범으로 처리하는 경우보다 선고 형이 오히려 낮아질 여지가 있다는 점은 상습범 포괄일죄의 특징입니다.
다만 이 구조가 피고인에게 항상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기소장에 적힌 여러 건의 범죄일람표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증거가 부족해 무죄가 되면 그 부분은 빠지지만, 상습성이 인정되는 한 나머지 범행도 같은 습벽의 발현으로 묶여 법정형 상한 자체가 올라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미 확정판결을 받은 전과의 범행 시기와 이번 범행이 같은 습벽에서 나온 것으로 평가되면, 확정판결 이전의 범행은 이미 판단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검토 대상이 됩니다. 이 주장이 가능한지는 확정판결의 죄명이 상습범이었는지, 범행 시기가 어떻게 겹치는지 등에 달려 있어서 판결문과 공소장을 놓고 구체적으로 따져야 합니다.
상습범은 반복된 행위를 하나로 묶는 제도라서, 어떤 행위가 묶이는지가 곧 형량의 방향을 결정합니다.
5. 수사 단계에서는 상습성을 어떻게 다투고 어떤 순서로 대응해야 합니까
범죄경력 조회가 끝난 직후의 첫 진술이 상습성 인정 여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제추행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고소 접수 또는 지하철수사대 등 입건 → ②피의자 조사 → ③검찰(수원 관내 사건은 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동종 전과가 있는 경우 경찰 단계부터 범죄경력과 수사경력 자료를 근거로 상습성을 의심하는 질문이 들어오기 때문에, 이에 대한 답변을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
방어의 방향은 크게 둘로 나뉩니다. 하나는 이번 혐의 자체의 성립을 다투는 것으로, 폭행·협박 또는 이에 준하는 유형력과 추행 사실, 고의를 놓고 당시 CCTV와 목격자 진술, 접촉 경위를 따지는 것입니다. 다른 하나는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상습성만큼은 인정되지 않도록 전과와의 간격, 범행 양상의 차이, 재범방지 노력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과거 판결문과 범죄경력회보서를 모두 확보해 전과별로 죄명, 형의 종류, 집행 종료일을 표로 정리합니다.
전과와 이번 사건 사이의 시간적 간격, 수법과 장소의 차이 등 습벽을 부정할 사정을 증거로 뒷받침합니다.
피해자와의 합의 시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가족·직장의 탄원 등 양형 자료를 조사 전부터 준비합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에 따라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고, 등록기간은 제45조에 따라 징역형 3년 이하라면 15년, 벌금형이라면 10년이며, 3년 초과 10년 이하 징역이면 20년이 됩니다. 같은 법 제16조에 따른 수강명령·이수명령 병과도 함께 따라오므로, 형량뿐 아니라 이런 부수 효과까지 함께 보고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마치며
동종 전과가 있는 분들은 “이미 한 번 처벌받았으니 이번에는 어차피 안 좋게 보겠지”라는 생각에 사건을 일찍 체념하는 경우가 많고, 그 사이 초기 조사에서 상습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혐의를 받는 분 입장에서는 전과를 숨기려 하기보다, 전과 하나하나의 의미를 정확히 정리하고 이번 사건과 같은 습벽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점을 구체적 사실로 뒷받침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상습성만 부정되어도 법정형의 상한이 달라지고, 누범 해당 여부에 따라 집행유예 가능성도 갈립니다.
피해를 입은 분 입장에서도 가해자의 동종 전과가 확인된다면 상습범 적용을 전제로 고소장에 범행 경위와 반복성을 구체적으로 적어 두는 것이 사건의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저는 강제추행 사건에서 혐의를 받는 쪽과 피해를 호소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같은 전과 기록이라도 정리 방식에 따라 상습성 판단이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전과가 여러 번이라 이미 늦었다고 느껴지는 지금이, 상습성 인정 여부를 다툴 수 있는 마지막 시점일 수 있습니다. 그 시점에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강제추행 전과가 두 번이면 이번에 무조건 상습범이 되나요?
A. 아닙니다. 형법 제305조의2는 전과 횟수가 아니라 ‘상습으로’ 범했는지를 묻습니다. 다만 동종 전과는 습벽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라서 실무에서 상습성 인정의 근거로 자주 쓰입니다.
Q. 전과가 없어도 상습강제추행으로 처벌될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짧은 기간에 같은 수법으로 여러 차례 추행한 경우처럼 반복되는 습벽이 인정되면 전과가 없어도 상습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상습범이 되면 형이 얼마나 올라가나요?
A.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므로 징역 상한이 10년에서 15년으로, 벌금 상한이 1천500만원에서 2천250만원으로 올라갑니다. 실제 선고형은 양형에서 따로 정해집니다.
Q. 과거 전과가 모두 벌금형이면 누범은 아닌가요?
A. 누범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아 집행이 종료되거나 면제된 후 3년 내 재범일 때 성립하므로 벌금형 전과만 있다면 누범은 아닙니다. 하지만 상습성 판단에서는 여전히 동종 전과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Q. 상습범으로 기소되면 집행유예는 어려운가요?
A. 상습성 자체가 집행유예를 막지는 않습니다. 다만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후 집행 종료·면제로부터 3년 이내에 범한 죄라면 형법 제62조 제1항 단서로 집행유예가 제한됩니다.
Q. 상습성만 부정되면 어떤 점이 달라지나요?
A. 형법 제298조의 일반 강제추행으로 처벌되므로 법정형 상한이 10년 이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 벌금으로 낮아집니다. 포괄일죄로 묶이는 범위에도 영향이 있어 전략적으로 중요합니다.
Q. 경찰에서 전과 이야기가 나오면 어떻게 답해야 하나요?
A. 사실과 다르게 답하면 안 되지만, 상습성을 스스로 인정하는 표현은 피해야 합니다. 첫 조사 전에 변호사와 전과별 정리를 마치고 진술 방향을 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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