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병영 내 생활관, 휴게 시간, 회식 자리에서 벌어진 동료 간 신체 접촉이 성추행 문제로 번져 형사사건이 되는 사례가 계속 접수되고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군인분들 중 상당수는 “장난이었는데 이 정도로 문제가 될 줄 몰랐다”, “같은 소대 동기끼리 하는 스킨십이라 괜찮다고 생각했다”, “말리는 과정에서 넘어져 다친 것이지 일부러 다치게 한 게 아니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 상대방이 불쾌감을 표시하며 밀치다가 팔이나 허리를 다쳤다면, 단순 추행으로 끝나지 않고 상해가 붙은 훨씬 무거운 죄명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수사기관과 법원은 군 내부 성폭력에 대해 피해자의 의사와 상해 결과를 중심으로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으며, 군형법상 추행에 상해가 더해지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라는 매우 무거운 법정형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군인이 동료를 추행하다 다치게 한 경우 어떤 조문이 적용되는지, 형이 어느 구간에서 정해지는지, 그리고 수사를 받게 되었을 때 무엇부터 확인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군인 사이의 추행은 형법이 아니라 군형법이 먼저 적용됩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군인이면 군형법 제92조의3 이하 규정이 적용됩니다.
군형법 제1조는 현역 장교·준사관·부사관·병을 군인으로 정하고, 군무원과 군적을 가진 사관생도·사관후보생 등도 군인에 준해 이 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군형법 제92조의3은 폭행이나 협박으로 이 범위의 사람에게 추행을 한 사람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형법상 강제추행(제298조)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이지만, 군형법상 강제추행은 벌금형이 없고 하한이 징역 1년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폭행’은 상대방을 때리는 행위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추행의 수단으로 상대의 몸을 붙잡거나 끌어안거나 억지로 신체 부위를 만지는 행위처럼 상대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면 충분하다고 보는 것이 실무입니다. “장난이었다”는 주관적 의도는 추행의 성립을 막는 사유가 되지 못하고, 객관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인지가 기준이 됩니다.
폭행이나 협박에 이르지 않는 추행이라도 군형법 제92조의6은 군인 등에 대하여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을 2년 이하의 징역으로 처벌합니다. 피해자가 심신상실이나 항거불능 상태였다면 제92조의4(준강제추행)가 적용되어 제92조의3의 예에 따라 처벌되고, 이 모든 죄의 미수범은 제92조의5에 따라 처벌됩니다.
피해자가 군인 등이라면 형법이 아니라 군형법이 먼저 적용되고, 그 하한은 징역 1년입니다.
2. 추행 과정에서 상대를 다치게 하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까지 올라갑니다
추행에 상해가 결합되면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1년에서 징역 7년으로 뛰어오릅니다.
군형법 제92조의7은 제92조 및 제92조의2부터 제92조의5까지의 죄를 범한 사람이 군인 등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추행을 시도하다 미수에 그친 경우에도 제92조의5의 미수범이 이 조문의 대상이므로, 추행이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상대가 다쳤다면 같은 구간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제92조 및 제92조의2부터 제92조의5까지의 죄를 범한 사람이 제1조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군형법 제92조의7).
‘상해’는 피해자의 신체 건강 상태가 불량하게 변경되고 생활기능에 장애가 초래되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고, 멍이나 찰과상, 염좌, 타박상처럼 병원 진단서가 발급되는 정도의 상처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즉 추행에 저항하는 상대를 밀쳐 넘어뜨려 손목을 다치게 했거나, 붙잡는 과정에서 팔에 멍이 들었다면, 상해의 고의가 없었더라도 ‘상해에 이르게 한 때’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방어 측에서 다툴 수 있는 지점은 크게 둘입니다. 하나는 그 상처가 추행 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지입니다. 추행과 무관한 사유(운동 중 부상, 기존 질환)로 생긴 상처라면 상해가 결합되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상처가 진단서상 존재하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극히 경미해 상해로 볼 수 없는지입니다. 이 두 쟁점은 사고 직후의 진단서, 부대 의무대 기록, 당시 촬영된 사진이 누구 손에 어떻게 남아 있는지에 따라 결론이 갈립니다.
단순 추행이었다면 징역 1년 이상이던 법정형이, 상해가 결합되면 무기 또는 징역 7년 이상으로 바뀝니다.
3. “장난이었다”, “넘어지다 다쳤다”는 항변은 쟁점별로 따로 판단됩니다
추행의 고의, 폭행·협박의 존재, 상해와의 인과관계는 각각 별개의 입증 대상입니다.
수사 단계에서 가장 많이 나오는 항변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성적인 의도가 없었다”는 주장입니다. 추행은 행위자의 성적 동기나 만족이 없더라도 객관적으로 상대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라면 성립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 주장만으로는 방어가 어렵습니다. 대신 행위가 이루어진 장소와 시간, 신체 접촉 부위, 주변에 다른 인원이 있었는지, 피해자가 즉시 거부 의사를 표시했는지 같은 사정을 구체적으로 복원해 ‘추행에 해당하지 않는 접촉’이었음을 다투게 됩니다.
둘째 “피해자도 동의했다”는 주장입니다. 군대는 계급과 서열이 뚜렷한 조직이어서, 피해자가 분명하게 거부하지 못했다는 사정이 동의로 해석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반대로 폭행이나 협박 없이 접촉이 이루어졌다면 제92조의3이 아니라 제92조의6(2년 이하의 징역)으로 적용 조문이 달라질 수 있어, 폭행·협박이 있었는지는 형량을 가르는 핵심 쟁점입니다.
셋째 “다친 것은 우연이다”라는 주장입니다. 앞서 본 대로 제92조의7은 ‘상해에 이르게 한 때’까지 포함하므로 상해의 고의를 부정한다고 책임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추행과 상해 사이의 인과관계가 끊긴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가해자가 아닌 제3자가 개입했거나, 피해자가 스스로 넘어졌거나, 상처가 사건 이전부터 있었음을 보여주는 의무기록이 있다면 적용 조문이 바뀔 수 있습니다.
한편 상관이 부하를 가혹하게 대하는 과정에서 추행이 벌어졌다면 군형법 제62조의 가혹행위(직권남용 5년 이하 징역, 위력 행사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가 함께 문제될 수 있다는 점도 확인해야 합니다.
고의·폭행협박·인과관계는 각각 따로 판단되므로, 쟁점마다 증거를 나누어 준비해야 합니다.
4. 실제 선고는 감경과 집행유예 가능 여부에서 갈립니다
7년 이상의 법정형은 작량감경을 해도 징역 3년 6월 이상이어서 집행유예가 불가능합니다.
제92조의7의 하한은 징역 7년이므로, 법원이 정상을 참작해 형법 제53조의 작량감경을 하더라도 형법 제55조에 따라 유기징역은 형기의 2분의 1을 감경하는 데 그쳐 징역 3년 6월 이상이 됩니다. 집행유예는 3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할 때만 가능하므로(형법 제62조), 상해 결합 추행으로 기소되면 원칙적으로 집행유예를 기대하기 어렵고 실형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사건이 제92조의3(하한 1년)이나 제92조의6(2년 이하)으로 정리되면 구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제92조의3은 작량감경 시 징역 6월 이상이 되어 집행유예가 열려 있고, 제92조의6은 법정형 자체가 2년 이하라 선고유예·집행유예가 모두 가능합니다. 따라서 ‘상해가 인정되느냐, 폭행·협박이 있었느냐’는 단순한 죄명 다툼이 아니라 실형과 집행유예를 가르는 문제가 됩니다.
양형에서는 피해자와의 합의 여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는지, 상처의 정도와 치료기간, 계급 차이와 우월적 지위 이용 여부, 반성 태도와 동종 전력 등이 참작됩니다. 다만 성폭력 계열 범죄는 합의가 곧바로 공소권 소멸로 이어지지 않으며, 합의는 양형 단계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평가되는 것이므로 합의 시점과 방식이 중요합니다.
유죄가 확정되면 형의 선고와 별도로 징계, 전역·제적 등 신분상 불이익과 취업 제한, 수강명령 등 부수 처분이 따를 수 있으므로 형량 외 결과까지 함께 보셔야 합니다.
7년 이상의 구간에 들어가는 순간 집행유예의 길이 닫히므로, 상해 쟁점의 방어가 사건의 승부처입니다.
5. 고소 접수부터 재판까지, 군 사건도 절차가 달라집니다
성폭력 사건은 군사법원이 아니라 일반 법원에서 재판받는다는 점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군사법원법 제2조 제2항은 군인 등이 범한 성폭력범죄와 그 경합범 관계에 있는 죄에 대해 군사법원이 아니라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가지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통상 ①부대 신고 또는 고소 접수 후 군사경찰의 조사 → ②피의자·피해자 조사와 의무기록·CCTV 확보 → ③검찰 송치 및 처분(수원 지역 부대라면 수원지방검찰청 계열) → ④기소 시 일반 법원(수원지방법원 등)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국방부장관이 국가안전보장 등의 사유로 군사법원에 기소하도록 결정하는 예외도 있지만, 이는 군사법원법 제2조 제4항에 따른 매우 제한적인 경우입니다.
조사를 받게 되었다면 아래 순서로 먼저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피의사실이 군형법 제92조의3, 제92조의6, 제92조의7 중 어느 조문으로 적용되었는지부터 확인하고, 상해 부분이 포함되어 있는지 따져봅니다.
피해자의 진단서·의무기록·상처 사진을 확인해 사고 시점과 상처의 시간 순서가 맞는지, 추행과의 인과관계가 있는지 점검합니다.
당시 같은 공간에 있던 목격자, 메신저 대화, CCTV 등 객관 자료를 조사 전에 확보하고, 첫 진술은 이 자료와 어긋나지 않게 정리합니다.
첫 조사에서 한 진술이 이후 재판까지 이어지므로, 군 조사 단계에서도 변호인의 조력을 받아 진술의 범위와 순서를 먼저 설계하시기를 권합니다.
마치며
군 복무 중 벌어진 일은 “같은 부대에서 계속 봐야 하는 사이”라는 부담과 군 내부 평판에 대한 걱정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군인 입장에서는 당시 상황을 기억에만 의존하기보다 진단서, 메신저 기록, 목격자 정보를 빨리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신고 이후 부대 내 2차 피해를 막을 장치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가해자로 지목된 군인 입장에서도 “장난이었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추행의 객관적 성격, 폭행·협박의 유무, 상해와의 인과관계, 합의의 시점에 따라 적용 조문과 형량 구간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쪽과 피해를 주장하는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 하나와 진단서 한 장이 결과를 바꾸는 장면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무기 또는 7년 이상이라는 무거운 구간이 걸려 있는 사건일수록 처음 한 달의 대응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장난으로 동기의 신체를 만졌을 뿐인데도 처벌되나요?
A. 처벌될 수 있습니다. 추행은 행위자의 성적 의도보다 객관적으로 상대에게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인지를 기준으로 보기 때문에, 장난이었다는 주장만으로는 성립을 막기 어렵습니다.
Q. 상대를 다치게 할 생각은 없었는데도 상해로 처벌되나요?
A. 군형법 제92조의7은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를 모두 규정하고 있어 상해의 고의가 없어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추행과 상처 사이의 인과관계는 별도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피해자와 합의하면 사건이 종결되나요?
A. 합의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되고, 수사기관의 처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시점과 방식이 중요합니다.
Q. 상해가 인정되면 집행유예를 받을 수 없나요?
A. 법정형 하한이 징역 7년이어서 작량감경을 해도 징역 3년 6월 이상이므로, 집행유예가 가능한 3년 이하 구간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그래서 상해 인정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됩니다.
Q. 군인 사건인데 군사법원에서 재판받나요?
A. 군인 등이 범한 성폭력범죄는 군사법원법 제2조 제2항에 따라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가집니다. 예외는 국방부장관이 군사법원에 기소하도록 결정하는 제한적 경우뿐입니다.
Q. 전역한 뒤에도 처벌받나요?
A. 받을 수 있습니다. 군형법 제1조 제5항은 군복무 중에 저지른 죄는 전역 후에도 이 법을 적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Q. 경찰이나 군사경찰의 조사 통보를 받았는데 변호사는 언제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첫 진술이 사건 전체의 방향을 결정하고, 상해가 결합된 사건은 구속 수사 가능성까지 대비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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