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 “내일 역에서 사람들 다 죽이겠다”, “학교에 칼 들고 간다” 같은 살인 예고 글이 올라와 경찰이 출동하고 작성자가 검거되는 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수사를 받게 된 분들 중 상당수는 “그냥 장난이었다”, “진짜 그럴 생각은 전혀 없었다”, “친구들끼리 웃자고 쓴 글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글을 올린 순간에는 가벼운 농담이라고 생각했지만,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서야 사안이 얼마나 무거운지 실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25년 3월 신설된 형법 제116조의2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가하겠다는 내용으로 공연히 공중을 협박하는 행위를 별도로 처벌하고 있습니다. 장난이었다는 내심의 사정은 처벌을 막는 근거가 되기 어렵고, 글의 내용과 게시 경위, 이를 본 사람들이 받아들일 만한 상황인지가 훨씬 중요하게 다뤄집니다.
아래에서는 장난으로 올린 살인 예고 글이 어떤 경우에 공중협박죄가 되는지, 함께 문제되는 다른 죄는 무엇인지, 수사가 시작되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1. 장난이라는 이유만으로 공중협박죄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처벌의 기준은 작성자의 속마음이 아니라, 글이 어떤 해악을 어떻게 알렸느냐입니다.
형법 제116조의2 제1항은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내용으로 공연히 공중을 협박한 사람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상습으로 범한 경우에는 그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이 조문이 생기기 전에는 불특정 다수를 향한 예고 글을 기존 협박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피해자를 누구로 볼 것인지를 두고 판단이 엇갈렸습니다. 지금은 “누구를 특정해서 겁을 줬는가”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가 볼 수 있는 곳에서 생명·신체에 대한 해악을 알렸는가”가 구성요건의 중심입니다.
실무에서 “장난이었다”는 주장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협박의 법리 때문입니다. 협박은 일반적으로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한 해악을 알리는 것을 말하고, 이를 본 사람이 실제로 공포를 느꼈는지, 작성자가 실제로 실행할 생각이 있었는지는 성립의 필수 조건이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작성자가 속으로 농담이라고 여겼더라도, 글 자체가 객관적으로 겁을 줄 만한 내용이고 그 사실을 알면서 공개된 곳에 올렸다면 고의는 인정될 수 있습니다.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을 내용으로 공연히 공중을 협박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116조의2 제1항).
“장난이었다”는 말은 양형에서 참작될 여지는 있어도, 공중협박죄의 성립 자체를 막아주지는 못합니다.
2. 어떤 글이 공중협박으로 판단되는지는 표현의 구체성과 게시 상황이 좌우합니다
같은 살인 예고라도 시간·장소·방법이 특정될수록 처벌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법원과 수사기관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글에 담긴 해악의 내용입니다. “죽이겠다”는 막연한 감정 표출보다, “몇 월 며칠 몇 시에 어느 학교·역·행사장에서 흉기로 사람들을 해치겠다”처럼 시간, 장소, 방법이 구체적일수록 이를 본 사람이 현실적인 위험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지고, 공중협박으로 판단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다음으로 보는 것은 게시 상황입니다. 불특정 다수가 접근할 수 있는 커뮤니티, 오픈채팅방, SNS 공개 계정에 올렸는지, 아니면 사실상 몇 명만 보는 비공개 대화방이었는지에 따라 ‘공연히’ 요건의 충족 여부가 갈립니다. 다만 비공개방이라도 참여 인원이 많고 외부로 쉽게 퍼질 수 있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글의 맥락도 중요합니다. 게임 속 대사를 인용한 것이 분명한 경우, 소설·창작물의 일부인 경우, 누가 봐도 풍자나 과장으로 읽히는 경우에는 해악의 고지로 볼 수 있는지 자체가 다퉈집니다. 반대로 최근 실제 강력범죄가 이슈가 된 직후에 비슷한 방식으로 예고했거나, 흉기 구매 인증 같은 정황이 함께 있다면 장난이라는 주장은 설득력을 잃습니다.
작성 후 곧바로 삭제했다는 사정, 글에 “장난”이라는 표시를 달았다는 사정도 고려 요소이긴 하지만, 이미 캡처되어 퍼진 뒤라면 성립을 부정하기는 어렵고 양형 자료로 쓰이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표현이 구체적이고 불특정 다수에게 열려 있을수록, 장난이라는 주장의 힘은 약해집니다.
3. 공중협박죄 외에 업무방해와 경범죄처벌법 위반까지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살인 예고 한 건이 여러 죄명으로 동시에 검토됩니다.
예고 글이 올라오면 경찰은 해당 장소에 병력을 배치하고, 학교는 휴교하거나 등교를 통제하며, 행사 주최 측은 일정을 취소하기도 합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형법 제314조 제1항의 업무방해죄(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가 함께 검토됩니다. 허위의 예고로 경찰이나 학교, 업소의 정상적인 업무를 위력으로 방해했다고 보는 것입니다.
가벼운 사안에서는 경범죄처벌법이 적용되기도 합니다. 못된 장난 등으로 다른 사람, 단체 또는 공무수행 중인 자의 업무를 방해하면 2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제3조 제2항 제3호)로, 있지 아니한 범죄나 재해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하면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제3조 제3항 제2호)로 처벌됩니다.
있지 아니한 범죄나 재해 사실을 공무원에게 거짓으로 신고한 사람은 6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한다(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3항 제2호).
어떤 죄명이 적용되는지는 글의 내용, 그로 인한 실제 피해의 크기, 반복 여부에 따라 달라집니다. 단순히 한 번 올린 가벼운 글이라면 경범죄 수준에서 정리되기도 하지만, 경찰력이 대규모로 동원되었거나 여러 곳에 반복해서 올렸다면 공중협박죄와 업무방해죄가 함께 적용되어 처벌 수위가 크게 높아집니다.
형사처벌과 별도로 민사책임도 있습니다. 출동한 경찰력이나 취소된 행사로 손해를 입은 상대방이 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형사 절차와 함께 대비해야 합니다.
살인 예고 글 하나가 공중협박, 업무방해, 경범죄, 민사 손해배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셔야 합니다.
4. 작성자가 미성년자라면 연령에 따라 절차가 크게 달라집니다
만 14세 미만은 형사처벌이 아닌 소년보호 절차로, 만 14세 이상은 형사 절차로 갑니다.
살인 예고 글 사건은 청소년이 작성자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형법 제9조는 14세가 되지 아니한 사람의 행위는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만 14세 미만이라면 형사처벌은 받지 않습니다. 다만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소년법에 따라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고, 처벌이 아니라고 해서 아무 조치도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만 14세 이상이라면 성인과 마찬가지로 범죄가 성립합니다. 다만 소년 사건은 경찰·검찰 단계를 거쳐 가정법원 소년부로 송치되는 경우가 많고, 재범 위험성과 환경, 반성 정도를 중심으로 처분이 정해집니다. 이 과정에서 학교의 징계, 학교폭력 사안 여부, 가정의 보호 환경에 대한 소명이 결과에 큰 영향을 줍니다.
성인의 경우에는 초범인지, 글의 구체성이 어느 정도였는지, 실제 피해가 있었는지, 수사 초기부터 반성하고 피해 회복 노력을 했는지가 기소 여부와 형량을 가르는 핵심입니다. 같은 글이라도 대응 방식에 따라 기소유예와 벌금형, 정식 재판으로 결과가 갈릴 수 있습니다.
연령에 따라 걸어가야 하는 절차가 완전히 다르므로, 작성자의 나이부터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5. 경찰 조사부터 재판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글이 올라간 직후부터 수사가 시작되므로, 첫 진술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살인 예고 사건은 신고가 접수되면 경찰이 접속 기록과 계정 정보를 확인해 작성자를 특정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통상 ①경찰서 출석 요구 또는 긴급 체포·압수수색(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 → ②피의자 조사와 휴대전화·계정 압수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되면 구속 수사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조사에서 “장난이었다”고만 반복하면 오히려 반성이 없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글을 쓴 경위, 올린 장소, 삭제 여부, 같은 내용을 여러 곳에 올렸는지 등 사실관계를 정확히 정리해 일관되게 진술해야 합니다. 휴대전화 압수에 응해야 하는 범위와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도 미리 알고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글을 올린 계정, 시각, 게시판 주소와 삭제 여부를 먼저 정리하고, 임의로 추가 삭제하거나 계정을 탈퇴하지 않습니다.
글을 쓰게 된 대화의 앞뒤 맥락과 게임·창작물 인용 여부를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합니다.
사과문 게재, 피해 기관 또는 상대방과의 합의 가능성, 재발 방지 노력을 양형 자료로 준비합니다.
이러한 준비를 바탕으로 조사 전에 변호사와 함께 진술 방향을 정하면, 불필요하게 불리한 표현을 하는 일을 막고 기소유예나 선처를 받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마치며
살인 예고 글 사건은 “설마 이 정도로 경찰이 오겠어”라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경찰이 이미 접속 기록을 확보한 뒤라면, 작성자를 특정하는 일은 시간문제입니다.
실제로 글을 올려 수사를 받게 된 분이라면 장난이었다는 항변보다 글의 구체성, 게시 경위, 이후의 수습 노력을 정리해 대응 방향을 세우는 것이 먼저입니다. 특히 자녀가 연루된 부모님이라면 연령에 따른 절차와 학교 대응을 함께 챙겨야 합니다.
반대로 이런 글을 보고 불안을 느끼거나 피해를 입은 쪽에서도 증거 보존과 신고, 손해배상 청구 여부를 판단할 때 정확한 법률 정보가 필요합니다.
저는 형사 사건에서 수사를 받는 쪽과 피해를 입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진술과 증거 정리 하나로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가볍다고 느껴지더라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시점은 지금입니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친구들만 있는 단체 대화방에 쓴 글도 공중협박죄가 되나요?
A. 참여자가 소수이고 외부 전파 가능성이 낮다면 ‘공연히’ 요건이 문제됩니다. 다만 인원이 많거나 쉽게 퍼질 수 있는 방이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고, 이 경우에도 기존 협박죄나 다른 죄명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Q. 올리고 바로 삭제했는데도 처벌되나요?
A. 삭제했다는 사정만으로 범죄가 없어지지 않습니다. 이미 다른 사람이 보았거나 캡처된 경우 성립을 다투기 어렵지만, 신속한 삭제와 사과는 양형에서 유리하게 참작됩니다.
Q. 정말 실행할 마음은 전혀 없었는데도 협박이 되나요?
A. 됩니다. 협박은 겁을 줄 만한 해악을 알리는 것이면 되고, 실제 실행 의사나 상대방의 실제 공포 여부는 성립에 필수가 아니라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입니다.
Q. 공중협박죄의 형량은 어느 정도인가요?
A.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고, 상습범은 가중되며 미수범도 처벌됩니다. 실제 선고는 글의 구체성, 피해 규모, 초범 여부, 반성과 피해 회복 노력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Q. 중학생 자녀가 올렸는데 경찰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떻게 되나요?
A. 만 14세 미만이면 형사처벌은 되지 않지만 소년법상 보호처분 절차로 갈 수 있습니다. 만 14세 이상이라면 소년 형사 절차가 진행되므로 조사 전에 변호사와 상의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Q. 경찰 출동 비용이나 피해를 배상해야 하나요?
A. 형사처벌과 별개로 업무방해 등으로 손해를 입은 상대방이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형사 절차에서 합의와 피해 회복을 병행하면 양형에도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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