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송천 기윤서 변호사입니다.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정비업체), 정비기반시설 설계업체, 세무·법률 자문사, 감정평가법인, 그리고 OS(홍보)요원 용역 등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대에 달하는 수많은 외주 용역계약이 체결됩니다.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인다는 명목하에 조합장과 집행부가 최고 의결기구인 '조합 총회'의 사전 의결을 거치지 않은 채 독단적으로 고액의 용역계약을 먼저 체결하고, 공금을 집행해 버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합니다. 사후에 이를 알게 된 조합원들은 "조합원들에게 막대한 분담금을 떠넘기는 불법 계약이므로 무효이며, 지급된 용역비를 전액 회수하라"고 강하게 반발하곤 합니다. 반면 조합 집행부와 용역업체는 "사업 진행을 위해 불가피했고 사후 총회 추인을 받았거나 실제 용역을 완료했으니 정당하다"고 맞섭니다.
도시정비법은 조합원 권익 보호를 위해 총회 의결 사항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어, 총회를 거치지 않은 계약은 단순한 내부 절차 하자를 넘어 계약 자체의 사법상 효력과 형사처벌 문제로 직결됩니다. 오늘 칼럼에서는 총회 없이 체결된 정비사업 용역계약의 효력과 비용 부담 책임을 살펴보겠습니다.
도시정비법 제45조 위반과 강행규정 위반에 따른 계약 무효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시정비법) 제45조 제1항 제4호는 '예산으로 정한 사항 외에 조합원의 부담이 될 계약'을 체결할 때 반드시 총회의 사전 의결을 거치도록 강제하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이 조항을 단순한 훈시규정이 아닌 '강행법규'로 해석합니다. 따라서 조합의 정관이나 총회에서 사전 승인받은 예산 범위를 벗어나 조합원에게 금전적 부담을 지우는 계약을 총회 의결 없이 집행부가 체결했다면, 그 계약은 상대방 업체의 선의·악의를 불문하고 사법상 확정적 무효가 됩니다. 나아가 총회 사전 의결 없이 이러한 계약을 체결한 조합 임원은 동법 제137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 형사처벌 대상이 됩니다.
총회 사전 예산의 포괄성과 '업무범위 변경'의 적법성 한계
조합 집행부는 흔히 "정기총회에서 포괄적인 운영비나 사업비 예산 승인을 받았으므로 개별 용역계약마다 총회를 열 필요는 없다"고 항변합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예산안에 구체적인 비목과 지출 한도가 명시되지 않은 채 막연히 승인된 포괄 예산만으로는 총회 의결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고 판단합니다. 특히 당초 총회에서 가결된 예산 규모와 업무 범위를 벗어나 임의로 성공보수 약정을 추가하거나 계약금액을 대폭 증액하는 '변경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변경분에 대해 별도의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는 한 법적 효력을 인정받을 수 없습니다.
사후 총회 추인의 유효 요건과 실질적 고지의무
사전 의결을 누락한 집행부가 정기총회나 임시총회 안건으로 '기체결 용역계약 추인의 건'을 상정해 사후 승인을 받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총회 안건명에 계약 추인이라는 문구만 올려놓고 거수투표를 통과시켰다고 해서 무효였던 계약이 당연히 유효로 전환되는 것은 아닙니다. 조합원들이 계약의 상대방, 구체적 용역비 액수, 계약 체결의 불가피성, 사후 추인의 취지를 명확히 인지하고 실질적인 찬반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총회 책자에 상세 내역이 사전 공개되었어야 합니다. 핵심 정보가 은폐된 채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사후 추인 결의는 결의무효확인의 소를 통해 효력을 정지시킬 수 있습니다.
무효 계약 시 기지급 용역비의 부당이득반환과 4대 대응 실무
총회 미의결로 계약이 무효로 확정되었을 때 이미 집행된 조합 공금을 회수하고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다음 4가지 핵심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도시정비법 위반 형사고발 병행: 총회 의결 없이 계약을 체결한 전·현직 조합 집행부를 상대로 도시정비법 위반 및 업무상 배임 혐의 고발을 진행해 위법성을 공적으로 확정합니다.
용역업체 대상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 제기: 계약 무효를 원인으로 기지급된 계약금 및 기성 용역비 전액의 반환을 청구합니다.
업체의 실질 기여도 감정 및 손해 산정: 업체가 실제로 수행한 업무가 조합에 실질적 이익(결과물)을 주었다면 민법상 부당이득 법리에 따라 그 실비 상당액은 공제될 수 있으므로, 업무보고서의 조작 여부를 철저히 감정합니다.
조합 집행부에 대한 손해배상(구상금) 청구: 불법 계약으로 조합에 금전적 손실을 끼친 조합장과 이사진을 상대로 연대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고 재산을 가압류합니다.
📌 핵심 요약
도시정비법상 총회 사전 의결 없는 예산 외 용역계약은 강행규정 위반으로 절대적 무효입니다.
포괄적인 사업비 예산 승인만으로는 개별 고액 용역계약의 체결 권한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충분한 사전 정보 제공 없는 깜깜이 사후 추인 결의는 결의무효확인 대상이 됩니다.
무효 계약으로 확인된 용역비는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하고 집행부 배임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정비사업 현장에서 조합원들의 눈과 귀를 가린 채 집행부가 독단적으로 체결하는 수억, 수십억 원대의 밀실 용역계약은 조합원의 분담금을 폭증시키고 사업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가장 고질적인 비리 유형입니다.
"이미 업체가 일을 마쳤으니 어쩔 수 없다"거나 "이사회 결의를 거쳤으니 문제없다"는 집행부의 주장은 대법원 판례와 강행법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핑계에 불과합니다. 도시정비법상의 엄격한 총회 의결 요건을 법리적으로 파고들어야만 불법 계약을 무효화하고 줄줄 새는 조합 자금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습니다.
조합 집행부의 무단 용역계약 체결이나 불투명한 용역비 집행으로 조합원 갈등을 겪고 계시거나, 대금 반환 및 집행부 해임·고발 절차를 준비 중이시라면 정비사업 전문 변호사의 조력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조합 정관, 총회 의사록, 총회 책자, 용역계약서 및 지출결의서를 지참하시어 법무법인 송천으로 연락 주시면 명쾌하게 검토해 드리겠습니다.
법무법인 송천 기윤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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