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건설·설비·제조 현장에서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오르고 설계가 바뀌면서, 발주처가 원청의 계약금액을 올려주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런데 정작 일을 하는 하도급업체에는 그 증액분이 내려오지 않는다는 상담이 꾸준히 들어옵니다.
제가 상담한 하도급업체 대표님들은 “원청이 어차피 우리 단가는 계약서대로라고 하니 더 말하기 어렵다”, “다음 공사를 못 받을까 봐 그냥 넘어갔다”는 말씀을 많이 하십니다. 반대로 원청 쪽에서는 “발주처 증액은 우리 몫이고, 하도급 단가는 이미 확정된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생각이 하도급법 위반이 되어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으로 돌아오는 일이 실제로 있습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와 법원은 하도급대금 조정 의무를 발주처 증액이 있었다면 원사업자가 그 내용과 비율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올려야 하는 법정 의무로 엄격하게 보고 있습니다. 계약서에 단가가 확정돼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의무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아래에서는 원청만 발주처에서 증액받았을 때 하도급대금을 어떻게 받을 수 있는지, 그 요건과 기한, 원청이 거부할 때의 제재와 실제 절차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1. 원청이 발주처에서 증액받았다면 하도급대금도 따라 올라가야 합니다
발주처 증액분은 원청이 독차지할 수 있는 돈이 아니라, 증액 사유를 함께 부담한 하도급업체와 나눠야 하는 돈입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 제16조 제1항은 원사업자가 제조·수리·시공·용역 위탁을 한 뒤 발주자로부터 계약금액을 증액받은 경우, 그 증액받은 내용과 비율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증액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계약서에 정한 단가가 그대로 유지된다는 약정이 있더라도 이 규정의 취지를 뒤집을 수는 없습니다.
원사업자는 제조등의 위탁을 한 후에 설계변경, 목적물등의 납품등 시기의 변동 또는 경제상황의 변동 등을 이유로 계약금액이 증액되고, 같은 이유로 목적물등의 완성 또는 완료에 추가비용이 들 경우에는 그가 발주자로부터 증액받은 계약금액의 내용과 비율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증액하여야 한다(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
여기서 핵심은 “증액하여야 한다”는 문언입니다. 재량이 아니라 의무입니다. 원청이 발주처와 협의해 증액을 받았다면, 그 증액에 하도급업체가 수행한 공종의 변경이 포함돼 있는지를 따져 그만큼을 하도급업체에 반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발주처와 원청의 계약금액이 설계변경으로 10억원에서 11억원으로 늘었고, 그 증액 사유가 하도급 공종의 물량 증가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 증액의 내용과 비율이 하도급대금에도 그대로 반영되어야 합니다. 원청이 증액 사실 자체를 알리지 않은 채 차액을 가져가는 것이 가장 전형적인 위반 유형입니다.
발주처 증액이 있었다면, 원청은 그 내용과 비율에 따라 하도급대금을 올려줄 법적 의무를 집니다.
2. 증액 요건은 ‘같은 이유’와 ‘추가비용’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발주처가 올려준 이유와 하도급업체에 추가비용이 든 이유가 같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하도급법 제16조 제1항은 두 가지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를 전제로 합니다. 첫째, 설계변경·납품 시기의 변동·경제상황의 변동 등을 이유로 발주처가 원청의 계약금액을 증액했을 것. 둘째, 그와 같은 이유로 하도급업체가 맡은 목적물의 완성에도 추가비용이 들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원청이 발주처에서 증액받은 돈이 하도급업체가 맡은 공종과 전혀 무관한 사유, 예를 들어 원청 직영 공종의 물량 증가에서 나온 것이라면 하도급대금 증액을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발주처가 설계변경 지시서나 증액 계약 변경서에 적은 사유가 하도급 공종의 물량·사양 변경과 겹친다면, 그 부분은 증액 대상이 됩니다.
실무에서는 입증이 승패를 가릅니다. 하도급업체는 원청이 받은 증액의 사유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설계변경 지시서·공사 변경 계약서·현장 작업지시 공문·추가 물량 산출 내역·자재 구매 영수증을 모아 “증액 사유와 우리의 추가비용이 같은 뿌리”라는 점을 보여야 합니다. 원청의 현장 지시를 문자나 메신저로만 받았더라도 그 대화 기록이 있다면 중요한 증거가 됩니다.
또한 추가·변경 위탁이 있었는데도 원청이 서면을 주지 않았다면, 하도급법 제3조 제1항 위반이 별도로 문제됩니다. 위탁 내용을 서면으로 확인하지 못했다면 같은 조 제8항에 따라 수급사업자가 위탁받은 작업의 내용과 하도급대금 등을 서면으로 통지해 확인을 요청할 수 있고, 원청이 통지를 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회신을 보내지 않으면 수급사업자가 통지한 내용대로 위탁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됩니다.
증액 사유가 같다는 점과 하도급업체의 추가비용이 실제 들었다는 점, 이 두 가지를 자료로 보여야 합니다.
3. 원청에게는 15일 이내 통지 의무와 30일 이내 증액 기한이 있습니다
기한을 넘긴 원청은 법정 지연이자까지 얹어서 지급해야 합니다.
하도급법 제16조 제2항은 원사업자가 발주자로부터 계약금액을 증액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그 증액 사유와 내용을 수급사업자에게 통지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발주처가 직접 하도급업체에 통지한 경우에는 예외입니다. 같은 조 제3항은 하도급대금의 증액을 증액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원청이 증액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하도급업체는 통지를 받을 때까지 기한이 진행되는 줄 모르는 상태에 놓입니다. 이 경우에도 원청의 통지 의무는 증액받은 날부터 15일이라는 기준으로 판단되므로, 하도급업체가 나중에 알게 됐다고 해서 원청의 위반이 없었던 것이 되지는 않습니다.
지급이 늦어질 때의 이자도 법이 정해 두었습니다. 같은 조 제4항은 원청이 증액에 따라 발주자로부터 추가금액을 지급받은 날부터 15일이 지난 후에 추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하면 제13조 제8항을 준용하도록 합니다. 제13조 제8항은 지급기일을 넘긴 초과기간에 대해 연 100분의 40 이내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고시하는 이율로 이자를 지급하도록 한 규정입니다. 어음으로 지급할 때의 할인료와 어음대체결제수단 수수료도 같은 방식으로 준용됩니다.
증액받은 날부터 15일 안에 통지하고 30일 안에 증액해야 하며, 늦으면 법정 이자가 붙습니다.
4. 원청이 증액을 거부하면 형사처벌과 손해배상이 모두 문제됩니다
제16조 위반은 하도급대금의 2배 이하 벌금 대상이며, 보복은 더 무겁게 처벌됩니다.
하도급법 제30조 제1항 제3호는 제16조 제1항·제3항·제4항을 위반한 원사업자를 하도급대금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증액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 곧바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와 별도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정조치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민사 책임도 있습니다. 제35조 제1항은 원사업자가 하도급법을 위반해 손해를 입은 자가 있으면 배상책임을 지되, 원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만 면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즉 입증 책임이 원청에게 넘어갑니다. 추가 하도급대금 자체는 약정과 법 규정에 따른 대금 청구로, 지연 손해는 법정 이자와 손해배상으로 함께 청구할 수 있습니다.
많은 하도급업체가 가장 걱정하는 것은 신고 후 거래 단절입니다. 하도급법 제19조는 수급사업자가 신고했다는 이유로 거래 중단이나 수량 축소 같은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하면 제30조 제2항에 따라 3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증액 거부보다 무겁게 처벌됩니다. 또한 제35조 제2항은 제19조를 위반한 경우 손해의 3배 이내에서 배상책임을 지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증액 요구가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증액 사유가 하도급 공종과 무관하다고 판단되면 위반으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신고나 소송에 앞서 요건을 점검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5. 증거 확보부터 신고·조정·소송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내용증명으로 증액을 공식 요구하고, 안 되면 조정·신고·소송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입니다.
실무에서는 보통 ①발주처 증액 사실과 사유의 확인 및 증거 확보 → ②원청에 대한 내용증명 발송(증액 요구와 지급 기한 명시) → ③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 조정 신청 또는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 ④민사소송(수원 지역 사업장이라면 수원지방법원) 제기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하도급법 제24조가 정한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는 소송보다 빠르고 비용 부담이 적어 원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고 싶지 않은 하도급업체에 많이 이용됩니다.
증액 요구를 하기 전에 아래 순서로 자료부터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도급계약서와 추가·변경 작업지시 자료를 모아 위탁 내용과 단가가 어떻게 정해졌는지 확인합니다.
발주처가 원청에 증액해 준 사유와 금액을 계약 변경서나 설계변경 서류, 원청의 통지로 확인하고, 하도급 공종과 겹치는 부분을 표시합니다.
하도급업체가 추가로 부담한 인건비·자재비·장비비를 증빙(세금계산서·영수증·작업일지)으로 정리해 증액 요구 금액을 산정합니다.
이렇게 정리한 자료를 바탕으로 하도급 분쟁에 경험 있는 변호사와 함께 내용증명 발송, 조정·신고, 민사 청구를 함께 검토하면 거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회수 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마치며
하도급업체 대표님들은 “다음 일감이 끊길까 봐”라는 걱정 때문에 증액 요구를 미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는 흩어지고, 법이 정한 증액 기한은 이미 지난 상태로 굳어버립니다.
증액분을 받지 못한 하도급업체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항의보다, 발주처 증액 사유와 우리 공종의 추가비용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정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설계변경 서류, 작업지시 기록, 비용 증빙이 쌓일수록 조정과 소송 모두에서 유리해집니다.
반대로 증액 여부를 문제 삼는 원청 입장에서도 “계약서대로 줬으니 문제없다”는 말만으로는 방어가 되지 않습니다. 증액 사유가 하도급 공종과 어떻게 구분되는지, 통지와 협의를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집니다.
저는 하도급 대금 분쟁에서 대금을 받지 못한 쪽과 청구를 받은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에 어떤 자료를 갖추고 어떤 순서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원청이 발주처에서 얼마를 증액받았는지 모르는데 어떻게 알 수 있나요?
A. 원청은 증액받은 날부터 15일 이내에 그 사유와 내용을 수급사업자에게 통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통지가 없었다면 이를 요구할 수 있고, 발주처 설계변경 서류와 현장 지시 자료로 간접적으로 확인하기도 합니다.
Q. 계약서에 “단가는 변경하지 않는다”고 적혀 있으면 증액을 못 받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하도급법 제16조는 발주처 증액이 있을 때 원사업자가 그 내용과 비율에 따라 증액해야 한다고 정한 강행적 의무 규정이어서, 단가 불변 약정만으로 이를 피하기 어렵습니다.
Q. 증액 기한 30일을 넘기면 청구할 수 없나요?
A. 아닙니다. 30일은 원청이 증액을 이행해야 하는 기한이라 넘기면 오히려 원청이 위반 상태가 되고, 추가 하도급대금과 법정 지연이자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Q. 원청을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면 거래가 끊기지 않나요?
A. 신고를 이유로 한 거래 중단이나 수량 축소는 하도급법 제19조가 금지하며, 위반 시 3억원 이하의 벌금과 손해의 3배 이내 배상책임이 따릅니다. 다만 현실적 부담이 있으므로 조정 신청을 먼저 택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Q. 형사처벌까지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제16조 제1항 위반은 하도급법 제30조 제1항에 따라 하도급대금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의 벌금 대상입니다. 다만 실제 처리는 위반 정도와 증액 사유의 입증에 따라 달라집니다.
Q. 변호사는 언제 선임하는 것이 좋나요?
A. 내용증명을 보내기 전이 가장 좋습니다. 증액 요구 금액과 근거를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조정·신고·소송의 방향이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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