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투약은 한 번이 죄 하나입니다. 모발검사에서 여러 달치가 나왔거나 조사에서 여러 번을 인정했다면 죄는 그 횟수만큼 늘어나지만, 형은 단순히 횟수를 곱해서 정해지지 않습니다. 이 글은 죄가 몇 개로 세어지는지, 그 여러 죄가 하나의 형으로 어떻게 합쳐지는지, 그리고 횟수가 수사와 재판에서 어떻게 확정되는지를 한 가지 쟁점으로 깊게 설명합니다.
이 글의 독자는 투약 사실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지만 "몇 번"이 문제인 피의자와 그 가족입니다. 경찰이 "횟수"를 집요하게 묻는 이유, 그리고 진술 한 줄이 왜 형량을 바꾸는지를 끝까지 읽으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투약 한 번은 죄 하나, 그러나 형은 "가장 무거운 죄 + 2분의 1"의 틀 안에서 정해집니다
대법원은 마약 투약을 각 투약 행위마다 별개의 죄가 성립하는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10번 투약했다면 10개의 죄가 되고, 이 죄들은 형법상 경합범으로 묶여 하나의 형이 선고됩니다.
그런데 경합범의 형은 10개의 형을 더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가장 무거운 죄의 법정형 상한에 2분의 1을 더한 범위가 선고할 수 있는 최대치가 되고, 실제 선고형은 그 안에서 양형기준과 양형사유에 따라 정해집니다.
그래서 "횟수가 늘어도 형이 무한정 커지지는 않는다"는 말도, "횟수가 늘면 형이 무거워진다"는 말도 모두 맞습니다. 상한은 제한되지만, 그 안에서 횟수는 가장 강력한 가중 요소로 작동합니다.
원칙 1. 투약은 횟수마다 별개의 죄로 셉니다
필로폰이든 대마든 투약 또는 흡연은 그때마다 하나의 범죄가 완성되고, 여러 번의 투약은 포괄일죄가 아니라 실체적 경합 관계에 있다는 것이 대법원의 일관된 태도입니다.
포괄일죄란 여러 행위를 하나의 죄로 묶어 보는 것을 말합니다. 예컨대 같은 피해자에게 같은 방법으로 돈을 반복해 가로챈 사기는 하나의 죄로 묶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마약 투약은 한 번 할 때마다 범의가 새로 생기고 행위가 끝난다고 보기 때문에, 같은 달에 같은 장소에서 같은 약을 했더라도 각각 별개의 죄가 됩니다.
이 원칙이 중요한 이유는 공소장에 적히는 범죄 수, 추징금의 합계, 양형기준의 다수범 계산이 모두 이 "횟수"에서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조사에서 횟수를 묻는 질문은 단순 확인이 아니라 죄의 개수를 세는 질문입니다.
원칙 2. 매수·소지·투약이 한 덩어리일 때, 흡수되는 것과 따로 남는 것
마약을 사서 보관하다가 투약하면 매수, 소지, 투약이라는 세 가지 행위가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가운데 투약 직전의 짧은 소지처럼 다른 행위에 당연히 수반되는 소지는 따로 처벌하지 않지만, 매수한 마약을 상당 기간 보관한 소지는 별개의 소지죄로 봅니다.
정리하면 실무에서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셉니다.
매수와 투약: 서로 다른 죄입니다. 사는 행위와 쓰는 행위는 각각 하나의 죄가 되어 실체적 경합이 됩니다.
투약 직전의 소지: 투약에 흡수되는 것이 보통이어서 별도의 소지죄로 기소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은 양의 보관: 투약 후 남은 마약을 집에 두었다가 압수되면 그 보관은 별도의 소지죄가 됩니다.
한 번에 산 것을 여러 번 나눠 투약: 매수 1회, 투약은 나눈 횟수만큼 각각 세어집니다.
그래서 "한 번 샀을 뿐"이라는 사정은 매수 횟수에는 의미가 있지만, 투약 횟수를 줄여 주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매수 경로가 없는 "얻어서 한 투약"은 매수죄 없이 수수와 투약만 문제됩니다.
형의 상한은 형법 제38조가 정합니다: 법정형 상한에 2분의 1을 더하는 산수
여러 죄를 동시에 재판할 때 형을 어떻게 정하는지는 형법이 직접 규정합니다. 핵심은 가장 무거운 죄의 장기에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의 장기를 전부 합한 것을 넘을 수 없다는 두 가지 한계입니다.
형법 제37조(경합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
형법 제38조(경합범과 처벌례) ① 경합범을 동시에 판결할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2. 각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이 사형, 무기징역이나 무기금고 외의 같은 종류의 형인 경우에는 가장 무거운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에 그 2분의 1까지 가중하되 각 죄에 대하여 정한 형의 장기 또는 다액을 합산한 형기 또는 액수를 초과할 수 없다.
이 규정을 마약류관리법의 법정형에 대입하면 처단형의 상한이 나옵니다.
필로폰 투약 여러 번: 필로폰 투약은 마약류관리법 제60조 제1항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입니다. 여러 번이면 장기 10년에 2분의 1을 더해 최대 15년까지가 처단형의 상한이 됩니다.
대마 흡연 여러 번: 대마 흡연은 같은 법 제61조 제1항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러 번이면 징역은 최대 7년 6개월, 벌금을 택하면 최대 7천500만원이 상한입니다.
필로폰 투약과 대마 흡연이 섞인 경우: 가장 무거운 필로폰 투약의 장기 10년을 기준으로 15년까지 가중됩니다. 대마의 벌금형은 따로 고려되지 않고, 징역형으로 묶여 처리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매매까지 포함된 경우: 필로폰 매매는 제60조 제1항의 10년 이하 징역이지만, 영리 목적이나 상습성이 인정되면 가중되고, 마약이나 향정 가목 물질의 매매는 제58조에 따라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 됩니다. 이때는 가장 무거운 죄가 바뀌므로 상한의 출발점 자체가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이 숫자가 "선고될 형"이 아니라 "선고할 수 있는 최대치"라는 점입니다. 투약 초범이 15년을 선고받는 일은 없습니다. 실제 형을 가늠하려면 다음 단계인 양형기준을 보아야 합니다.
실제 선고형에 가까운 숫자는 양형기준의 "다수범" 계산에서 나옵니다
법원이 실제로 쓰는 양형기준은 여러 죄가 있을 때 가장 무거운 죄의 권고형 상한에 두 번째 죄 상한의 2분의 1, 세 번째 죄 상한의 3분의 1을 더해 권고 범위의 상한을 정합니다. 네 번째부터는 더하지 않습니다.
이 계산 방식 때문에 투약이 3회를 넘어가면 권고형의 상한은 더 이상 올라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횟수가 많다는 사실 자체는 "반복적 범행"이라는 양형 요소로 평가되어, 같은 권고 범위 안에서도 더 무거운 쪽으로 선고형을 밀어 올립니다.
실무에서 체감되는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1~2회 투약, 초범: 권고 범위의 하한 부근에서 집행유예가 검토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수개월에 걸친 수회 투약, 초범: 권고 범위는 비슷하더라도 "반복성"이 평가되어 집행유예의 조건이 까다로워집니다. 치료 의지와 재범 방지 계획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보이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수회 투약에 매수·매도가 함께 있는 경우: 가장 무거운 죄가 매매로 바뀌고 권고 범위 자체가 올라가므로, 횟수보다 매매의 성격을 다투는 것이 먼저입니다.
동종 전과가 있는 수회 투약: 아래에서 설명할 누범과 상습범 문제가 겹쳐 실형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집니다.
횟수는 어떻게 확정되나: 모발검사, 자백, 그리고 공소사실 특정
횟수를 증명하는 수단은 크게 셋입니다. 모발감정 결과, 본인의 자백, 그리고 휴대폰과 계좌에서 나오는 거래 기록입니다. 이 셋이 서로 다른 횟수를 가리킬 때 공소장에 적히는 횟수가 결정됩니다.
모발검사는 "기간"을 말하지 "횟수"를 말하지 않습니다
모발은 한 달에 약 1cm씩 자라므로 길이를 구간별로 나누어 감정하면 대략 어느 시기에 투약이 있었는지가 나옵니다. 그러나 구간별 양성은 그 기간 안에 투약이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줄 뿐, 그 기간에 몇 번 했는지를 알려 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모발감정만으로 기소하는 공소사실은 "2026년 초순경 불상의 장소에서 불상의 방법으로 투약하였다"와 같은 형태가 됩니다. 수사기관이 횟수를 늘리려면 결국 본인의 진술이 필요합니다.
공소사실은 일시, 장소, 방법이 특정되어야 합니다
형사소송법 제254조(공소제기의 방식과 공소장) ④ 공소사실의 기재는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하여 사실을 특정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대법원은 마약 사건의 특성상 일시와 장소를 어느 정도 개괄적으로 적는 것은 허용하지만, 모발감정의 검출 가능 기간 전체를 뭉뚱그려 "그 무렵 투약했다"고 적는 것처럼 피고인이 방어할 수 없을 정도로 넓은 기재는 특정이 되지 않았다고 봅니다. 공소사실이 특정되지 않으면 그 부분은 공소기각의 대상이 됩니다.
이 법리는 횟수 다툼에서 실질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모발 구간이 세 개라고 해서 자동으로 세 번의 투약이 되는 것이 아니고, 각 구간마다 개괄적으로라도 시기와 장소가 특정되어야 각각의 죄로 기소될 수 있습니다.
횟수 진술은 한 번 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조사에서 "대여섯 번쯤 한 것 같다"고 말하면 수사기관은 그 진술을 바탕으로 일시와 장소를 하나씩 확인해 각각의 투약 사실을 만듭니다. 기억이 분명하지 않은 횟수를 어림잡아 말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죄를 스스로 만드는 일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발 결과와 명백히 모순되는 "한 번뿐"이라는 진술은 거짓 진술로 평가되어 양형에서 불리합니다. 횟수에 관한 진술은 기억에 근거해 구체적으로, 확실하지 않은 부분은 확실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미 판결을 받았는데 그 전의 투약이 더 나왔다면: 사후적 경합범
한 번 처벌을 받은 뒤 그 판결 확정 전에 있었던 투약이 뒤늦게 적발되는 일이 있습니다. 이 경우 형법 제39조에 따라 두 사건을 함께 재판했을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 형을 정하며, 감경이나 면제도 가능합니다.
형법 제39조(판결을 받지 아니한 경합범, 수개의 판결과 경합범, 형의 집행과 경합범) ① 경합범중 판결을 받지 아니한 죄가 있는 때에는 그 죄와 판결이 확정된 죄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 형평을 고려하여 그 죄에 대하여 형을 선고한다. 이 경우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025년 투약으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는데 그 판결보다 앞선 2024년 투약이 뒤늦게 드러났다면, 법원은 두 사건을 한꺼번에 재판했더라면 어떤 형이 되었을지를 기준으로 추가 사건의 형을 정합니다. 처음부터 같이 재판받았을 때보다 결과적으로 불리해지지 않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다만 이 혜택은 판결 확정 전에 범한 죄에만 적용됩니다. 판결이 확정된 뒤에 다시 투약했다면 사후적 경합범이 아니라 아래의 재범 문제로 넘어갑니다.
판결 뒤에 또 투약했다면: 누범, 상습범, 집행유예 실효가 겹칩니다
횟수 문제가 가장 무겁게 작동하는 지점은 재범입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마친 뒤 3년 안의 재범은 누범으로 법정형 장기가 2배까지 가중되고, 반복성이 습벽으로 평가되면 마약류관리법의 상습범 규정이 적용되어 다시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형법 제35조(누범) ①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을 종료하거나 면제를 받은 후 3년 내에 금고 이상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사람은 누범으로 처벌한다. ② 누범의 형은 그 죄에 정한 형의 장기의 2배까지 가중한다.
집행유예 기간 중의 투약은 누범에는 해당하지 않지만, 새 사건에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앞선 집행유예가 실효되어 유예되었던 형까지 함께 복역하게 됩니다. 집행유예 2년을 받은 사람이 유예 기간 중 투약으로 징역 1년을 받으면, 실제로는 앞의 형과 새 형을 모두 살게 되는 구조입니다.
상습범 판단에서는 투약 횟수, 기간, 동종 전과, 치료 이력이 모두 고려됩니다. 여러 번의 투약이 "습벽의 발현"으로 평가되면 법정형 자체가 올라가므로, 횟수가 많은 사건에서는 상습성 인정 여부가 경합범 계산보다 더 큰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추징금은 횟수대로 더해집니다
징역형과 달리 추징은 상한 없이 합산됩니다. 투약한 마약의 가액은 각 투약 횟수마다 시가로 계산되어 전부 더해지고, 매수한 마약도 매수 가액이 추징됩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몰수) 이 법에 규정된 죄에 제공한 마약류·임시마약류 및 시설·장비·자금 또는 운반 수단과 그로 인한 수익금은 몰수한다. 다만, 이를 몰수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추징한다.
필로폰 투약은 1회분의 시가를 수사기관의 기준표에 따라 산정하는데, 통상 1회 투약분 기준으로 10만원 안팎이 적용됩니다. 10회 투약이면 100만원 안팎의 추징이 징역형이나 집행유예와 별도로 붙고, 매수 가액이 확인되면 그 금액이 함께 추징됩니다. 추징금을 내지 않으면 재산 집행의 대상이 되므로 횟수 확정은 돈 문제이기도 합니다.
정리: 횟수가 문제인 피의자가 지금 챙길 다섯 가지
횟수 쟁점은 자백의 범위를 정하는 문제이고, 자백의 범위는 죄의 개수, 형의 상한, 추징금, 상습성 판단까지 연쇄적으로 결정합니다. 조사에 들어가기 전에 다음을 점검하십시오.
모발 결과의 구간을 확인합니다. 어느 기간이 양성인지, 그 기간에 실제 기억나는 투약이 무엇인지를 먼저 정리합니다.
기억에 근거해서만 횟수를 말합니다. 어림잡은 숫자는 없던 죄를 만들고, 명백한 결과를 부인하는 진술은 양형에서 불리합니다.
매수와 투약을 구분해 정리합니다. 한 번 산 것을 여러 번 나눠 했는지, 매번 샀는지에 따라 매수죄의 개수가 달라집니다.
이전 판결의 확정일을 확인합니다. 이번 투약이 그 전인지 후인지에 따라 사후적 경합범의 감경 대상이 되는지, 누범과 집행유예 실효 문제가 생기는지가 갈립니다.
반복성을 상쇄할 자료를 준비합니다. 횟수가 많을수록 치료 개시, 검사 음성 기록, 재범 방지 계획이 집행유예 여부를 좌우합니다.
횟수는 수사기관이 정하는 것이 아니라 증거와 진술이 정합니다. 그 진술을 어떤 범위에서 어떻게 할지는 조사 전에 결정해야 할 문제이며, 조사실에서 즉석으로 정할 일이 아닙니다.
※ 본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작성되었으며, 구체적인 법률 조언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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