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추행죄,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어도 인정될까?
“상대방이 제 음료에 몰래 체액을 넣었습니다. 몸에 직접 손을 댄 것은 아닌데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나요?”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면 강제추행죄로 처벌받지 않는 건가요?”
강제추행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상대방의 신체를 만지거나 끌어안는 등의 행위를 떠올립니다.
그러나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 접촉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추행죄의 성립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법원은 2026년 7월 9일 피해자가 마시던 커피에 몰래 정액을 넣어 마시게 한 행위가 강제추행죄의 폭행과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신체 접촉이 없는 모든 성적 행위가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행위가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인지,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하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1. 강제추행죄는 어떤 경우 성립할까요?
형법 제298조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추행한 경우 강제추행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강제추행죄에서 말하는 폭행은 반드시 상대방의 저항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할 정도일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기습추행처럼 유형력 행사 자체가 추행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는 유형력의 행사가 있다면 그 힘의 크고 작음을 따지지 않습니다.
또한 추행에 해당하는지는 행위의 내용과 경위, 피해자와 행위자의 관계, 당시 상황 등을 종합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신체 접촉이 있었는지, 피해자가 저항할 수 있었는지만으로 강제추행죄의 성립 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2. 대법원은 신체 접촉 없는 강제추행을 어떻게 판단했을까요?
대법원 2026. 7. 9. 선고 2026도2156 판결에서는 피해자가 마시던 커피에 몰래 정액을 넣은 행위가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지가 문제됐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운영하는 카페에 방문한 손님으로, 두 사람은 처음 보는 사이였습니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리를 비운 사이 미리 준비한 자신의 정액을 피해자가 마시던 커피잔에 넣었습니다.
피해자는 이를 알지 못한 채 커피를 마셨고, 이후 맛이 이상하다고 느껴 CCTV를 확인하면서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제1심과 원심은 피고인이 피해자의 신체에 직접 접촉하지 않았고, 물건에 대한 행위일 뿐 피해자에 대한 폭행이나 협박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강제추행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이자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이 커피잔에 정액을 넣은 행위는 외형상 물건에 대한 행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피해자로 하여금 정액이 섞인 커피를 마시게 하여 체내에 들어가게 한 행위라는 것입니다.
이에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했습니다.
다만 대법원이 피고인의 형을 최종적으로 확정한 것은 아닙니다.
3. 직접 접촉하지 않았는데 왜 폭행으로 인정됐을까요?
이번 판결에서 중요한 것은 행위의 실질이 피해자의 신체를 향하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피고인은 단순히 커피잔을 훼손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가 정액이 섞인 커피를 마시도록 했습니다.
대법원은 타인의 체액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마시게 하여 체내에 들어가게 하는 행위가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로 평가될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정액이 가지는 강한 성적 의미와 행위의 경위 등을 고려하여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에도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피해자의 신체에 불법한 유형력이 행사되고 그 행위가 추행에 해당한다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 판결을 근거로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주는 모든 행동이 강제추행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행위의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 성적 의미, 피해자의 신체에 미친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4. 음료에 체액을 넣었지만 피해자가 마시지 않았다면?
피해자가 실제로 체액이 섞인 음료를 마시지 않았다면 이번 대법원 판결과는 사실관계가 달라집니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마시게 할 의도로 체액을 음료에 넣는 등 강제추행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강제추행미수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형법 제300조는 강제추행죄의 미수범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만 미수죄의 성립 여부는 구체적인 행위와 실행의 착수 시점 등을 별도로 판단해야 합니다.
재물손괴죄 등 다른 범죄의 성립 여부도 함께 검토할 수 있습니다.
5. 피해를 입었다면 어떤 자료를 확보해야 할까요?
음료에 체액이 섞였거나 물건에 체액이 묻은 사실을 발견했다면 관련 증거를 신속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표적으로 다음 자료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CCTV 영상: 범행 장면과 사건 전후의 행동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음료와 용기: 체액 성분이나 DNA 감정 등에 활용될 수 있는 증거물
의료·상담 기록: 신체적·정신적 피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신고내역과 목격자 진술: 사건 발생 시각과 경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
특히 음료나 용기를 임의로 세척하거나 버리면 증거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가능한 한 현 상태를 유지하고 수사기관의 안내에 따라 증거물을 보관·제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신체 접촉 없는 강제추행, 자주 묻는 질문
Q1. 몸에 손을 대지 않아도 강제추행죄가 성립하나요?
A. 성립할 수 있습니다. 직접적인 신체 접촉이 없더라도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와 추행이 인정된다면 강제추행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2. 피해자가 당시 체액이 들어간 사실을 몰랐다면 강제추행죄가 성립하지 않나요?
A.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에서도 피해자는 정액이 들어간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커피를 마셨습니다. 피해자가 당시 범행을 인식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강제추행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Q3. 피해자가 마시기 전에 음료에서 체액을 발견했다면 어떻게 되나요?
A. 강제추행의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인정된다면 미수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행위의 내용과 경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Q4. 피해자와 합의하면 강제추행죄로 처벌받지 않나요?
A. 강제추행죄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수사와 재판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합의와 피해 회복 여부는 양형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강제추행죄는 신체 접촉 여부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피해자가 마시던 커피에 몰래 정액을 넣어 마시게 한 행위가 피해자의 신체에 대한 불법한 유형력의 행사이자 성적 자유를 침해하는 추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강제추행죄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직접적인 신체 접촉의 유무뿐 아니라 행위의 실질과 피해자의 신체에 미친 영향을 살펴봐야 한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다만 신체 접촉이 없는 모든 성적·불쾌한 행위가 강제추행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구체적인 행위의 방법과 경위, 성적 의미, 피해자의 의사 및 객관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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