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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인데 초병을 밀쳤으면 군사법원에서 재판받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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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인인데 초병을 밀쳤으면 군사법원에서 재판받나요 

고준용 변호사

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부대 정문이나 위병소 앞에서 술에 취해 시비가 붙었다가 근무 중인 병사를 밀쳐 사건이 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군 복무와 전혀 상관없는 민간인이 이런 일에 휘말리면 “나는 군인도 아닌데 왜 군에서 조사받느냐”는 당혹감부터 듭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에는 “살짝 밀친 것뿐인데 일반 폭행으로 끝나겠지”, “민간인이니까 당연히 일반 법원에서 재판받겠지”라고 생각하고 초기 대응을 미룬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상대가 초병으로 근무 중이었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형법상 폭행죄가 아니라 군형법상 초병 폭행죄가 문제되고,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헌법은 군인이 아닌 국민이 군사법원 재판을 받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초병에 관한 죄 가운데 법률이 정한 경우에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이 예외가 실제로 어떤 범위에서, 어떤 요건으로 작동하는지 모르고 대응하면 처음부터 방향을 잘못 잡게 됩니다.

아래에서는 민간인이 초병을 밀쳤을 때 군사법원 재판을 받게 되는 근거와 한계, 처벌 수위, 그리고 수사부터 재판까지의 절차를 법령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초병에 관한 죄는 민간인도 군사법원 재판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헌법이 예외를 열어두었고, 군형법과 군사법원법이 그 예외를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27조 제2항은 군인이나 군무원이 아닌 국민의 군사법원 재판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면서, 예외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군인 또는 군무원이 아닌 국민은 대한민국의 영역안에서는 중대한 군사상 기밀·초병·초소·유독음식물공급·포로·군용물에 관한 죄중 법률이 정한 경우와 비상계엄이 선포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군사법원의 재판을 받지 아니한다(헌법 제27조 제2항).

이 헌법 규정을 받아 군형법 제1조 제4항은 군인이 아닌 내국인·외국인이 범하더라도 군형법을 적용하는 죄를 열거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제54조부터 제56조까지(초병에 대한 폭행·협박, 집단 폭행·협박, 특수 폭행·협박)와 제58조, 제58조의2부터 제58조의6까지 그리고 제59조(초병살해)가 들어 있습니다. 즉 초병을 폭행하거나 다치게 한 죄는 신분이 민간인이어도 군형법이 적용됩니다.

재판권은 군사법원법 제2조가 정합니다. 같은 조 제1항 제1호는 군사법원이 군형법 제1조 제1항부터 제4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이 범한 죄에 재판권을 가진다고 하면서, 제4항 해당자 중 군형법 제66조·제68조·제69조(군사시설 등에 대한 죄)와 그 미수범만 제외합니다. 초병에 대한 죄는 제외 목록에 없으므로, 민간인의 초병 폭행 사건은 군사법원 재판권 안에 남아 있습니다.

참고로 헌법재판소는 2013. 11. 28. 2012헌가10 결정에서 헌법 제27조 제2항의 예외를 엄격하게 해석해 ‘군용물’에 군사시설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예외 규정은 좁게 읽는다는 취지이므로, 어떤 사건이 정말 “초병에 관한 죄”인지가 쟁점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초병을 폭행한 민간인은 헌법·군형법·군사법원법의 연결 고리를 따라 군사법원에서 재판받을 수 있습니다.


2. 상대가 법률상 ‘초병’이어야 군사법원 재판권이 생깁니다

부대 정문에 서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경계 임무로 배치된 사람이어야 합니다.

군사법원 재판권의 출발점은 피해자가 군형법상 초병인지입니다. 군형법 제2조 제3호는 초병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초병(哨兵)”이란 경계를 그 고유의 임무로 하여 지상, 해상 또는 공중에 책임 범위를 정하여 배치된 사람을 말한다(군형법 제2조 제3호).

이 정의에서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경계가 고유의 임무여야 하고, 둘째 책임 범위를 정해 배치되어야 합니다. 위병소·초소에서 근무표에 따라 경계 근무를 서고 있는 병사는 전형적인 초병입니다. 반면 같은 부대 정문 근처에 있더라도 민원실에서 방문객을 안내하는 장병, 근무를 마치고 복귀하는 병사, 청소·작업 중인 병사는 초병이 아닙니다.

이 구분이 중요한 이유는 적용 법조와 재판 법원이 갈리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초병이 아니라면 가해자가 민간인인 이상 군형법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형법 제260조 폭행죄 등 일반 형사법에 따라 경찰·검찰 수사를 거쳐 일반 법원에서 재판받습니다. 초병이 맞다면 군형법 제54조가 적용되고 군사법원으로 갑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사건 당시 피해 병사가 근무 중이었는지, 근무 교대 직전이었는지, 근무복장·무기·근무일지는 어떠했는지가 증거로 확인됩니다. 가해자 입장에서는 근무 배치 사실 자체를 다투어 볼 여지가 있는 지점이므로, 근무 상황을 먼저 정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초병 여부는 “근무 중이었는가”가 아니라 “경계 임무로 책임 범위가 정해져 배치되었는가”로 따져야 합니다.


3. 밀친 행위도 폭행이고, 상처가 생기면 죄명이 달라집니다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면 족하고, 다치게 했다면 초병 상해나 폭행치상까지 문제됩니다.

군형법 제54조의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의 행사를 말합니다. 어깨를 밀치거나 멱살을 잡거나 팔을 뿌리치며 부딪히는 행위도 폭행에 해당할 수 있고, 피해 병사가 실제로 다쳤는지는 폭행죄 성립에 필요하지 않습니다. “살짝 밀었을 뿐”이라는 말이 방어가 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결과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집니다. 단순히 밀치기만 했다면 군형법 제54조, 폭행으로 초병이 상처를 입었다면 제58조 제2항(폭행치상)이나 제58조의2(초병에 대한 상해)가 문제됩니다. 흉기나 위험한 물건을 들고 있었다면 제56조의 특수 폭행이 됩니다. 두 명 이상이 함께 폭행했다면 제55조 제2항에 따라 제54조의 형을 2분의 1까지 가중할 수 있습니다.

술에 취한 상태였다는 사정은 책임을 면하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또한 폭행 당시 상대가 군인이라는 점, 근무 중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는지 역시 쟁점이 될 수 있는데, 복장과 초소 위치 등 객관적 상황이 알 수 있었음을 뒷받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무에서는 사건 직후 CCTV 영상, 초소 근무일지, 현장에 있던 다른 병사의 진술, 피해 병사 진단서가 핵심 증거가 됩니다. 밀친 강도와 횟수, 피해 부위가 영상으로 확인되면 상해 여부와 고의 정도가 거의 그 자리에서 정리됩니다.

밀치기만 했다면 초병 폭행, 부상이 생겼다면 폭행치상이나 상해로 죄명이 올라갑니다.


4. 초병 폭행은 벌금형 없이 징역형만 규정되어 있어 부담이 큽니다

일반 폭행죄와 달리 벌금형 선택지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형법 제260조 제1항의 폭행죄는 2년 이하의 징역, 500만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하므로 초범이면 벌금으로 끝나는 사례가 많습니다. 하지만 군형법 제54조 제2호는 적전이 아닌 평시의 초병 폭행을 5년 이하의 징역으로만 정하고 있고 벌금형이 없습니다.

피해 병사가 다쳤다면 부담은 더 커집니다. 군형법 제58조의2 제2호의 초병 상해는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제58조 제2항 제2호의 폭행치상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입니다. 흉기를 휴대한 특수 폭행(제56조 제2호)도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이며, 초병을 사망에 이르게 했다면 제58조 제1항에 따라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까지 올라갑니다.

그렇다고 곧바로 실형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징역형이 선택되더라도 초범 여부, 폭행의 경위와 정도, 우발성, 피해 회복과 합의, 반성 정도에 따라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사례가 있고, 양형에서 참작될 사정을 얼마나 객관적 자료로 정리하느냐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합의의 의미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일반 폭행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지만, 군형법 제54조에는 이런 규정이 없습니다. 피해 병사와 합의하더라도 사건이 종결되지 않고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반영되는 데 그친다는 점을 전제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벌금형이 없으므로 초범이라도 징역형을 전제로 양형 자료를 준비해야 합니다.


5. 수사부터 항소심까지 절차는 일반 사건과 다르게 흘러갑니다

군검사의 기소, 군사법원의 1심, 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 대법원 상고 순서로 진행됩니다.

민간인의 초병 폭행 사건은 통상 ①사건 직후 부대 군사경찰 또는 출동한 경찰이 가해자를 확보해 신원을 확인하고(수원 인근 부대 앞 사건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관할 지구대가 먼저 출동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 ②군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며 → ③군검사가 사건을 처분해 기소하면 → ④지역군사법원에서 1심 재판을 받습니다. 군사법원법 제6조는 중앙지역군사법원과 제1~4지역군사법원을 두고, 어느 법원이 맡는지는 사건이 발생한 지역에 따라 별표 2의 관할구역으로 정해집니다.

1심 판결에 불복하면 군사법원법 제10조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을 하고, 그 판결에 대한 상고는 같은 법 제9조에 따라 대법원이 맡습니다. 군사법원이 재판권이 없다는 점이 뒤늦게 밝혀지면 같은 법 제2조 제3항에 따라 재판권이 있는 법원으로 사건이 이송됩니다. 반대로 피해자가 초병이 아닌 사건이라면 수원지방검찰청과 수원지방법원 등 일반 절차로 진행됩니다.

조사 통보를 받았거나 현장에서 인계된 상태라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1. 피해자가 사건 당시 초병으로 배치되어 있었는지, 즉 근무 배치·근무 시간·근무 장소를 먼저 확인합니다.

  2. 폭행의 경위와 정도를 CCTV 영상, 목격자, 본인의 음주 상태 등으로 정리하고 상해 진단서 유무를 확인합니다.

  3. 진술서를 쓰기 전에 적용될 법조(제54조인지, 상해 포함인지)를 확인하고 합의와 양형 자료 준비 계획을 세웁니다.

사건 초기에 어떤 진술을 하느냐에 따라 초병 해당 여부, 고의, 상해와의 인과관계가 정리되므로, 군사법원 절차에 익숙한 변호사와 함께 첫 조사 전부터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마치며

민간인이 군 관련 사건에 연루되면 “군에서 알아서 하겠지” 혹은 “별일 아니겠지” 하는 생각 때문에 초기 대응이 늦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어느 법원에서 재판받는지, 벌금형이 가능한지는 처음 며칠의 대응에서 방향이 정해집니다.

밀치는 행위를 한 쪽에서는 상대가 법률상 초병이 맞는지, 폭행의 정도가 어느 수준이었는지, 합의와 양형 자료를 어떻게 갖출지를 먼저 정리해야 합니다. 피해를 입은 병사와 그 가족 쪽에서도 처벌 의사만이 아니라 진단서와 근무 기록 등 사실관계를 정확히 남겨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는 형사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분과 피해를 입은 분 양쪽의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어떤 법조가 적용되고 어느 법원이 재판하느냐에 따라 같은 행위가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정말 민간인도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나요?

A. 초병에 관한 죄는 헌법 제27조 제2항이 예외로 열어둔 영역이고, 군형법 제1조 제4항과 군사법원법 제2조 제1항이 이를 받아 군사법원 재판권을 인정합니다. 다만 피해자가 법률상 초병이어야 합니다.

Q. 피해 병사가 근무를 마친 뒤 부대 밖에서 밀쳤다면요?

A. 군형법 제2조 제3호의 초병은 경계 임무로 배치된 사람을 말하므로, 근무 중이 아니었다면 군형법이 아니라 형법상 폭행죄가 문제될 수 있고 이 경우 일반 법원에서 재판받습니다.

Q. 피해 병사와 합의하면 사건이 끝나나요?

A. 군형법 제54조는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만으로 공소가 제기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합의는 양형에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될 수 있습니다.

Q. 벌금으로 끝날 수는 없나요?

A. 군형법 제54조의 법정형은 5년 이하의 징역이고 벌금형이 규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징역이 선택되더라도 사정에 따라 집행유예가 선고될 수 있습니다.

Q. 술에 취해서 기억이 나지 않는데도 처벌되나요?

A. 음주 사실만으로 책임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기억이 없더라도 CCTV와 목격자 진술로 폭행 사실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영상 확인 후 진술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Q. 1심 군사법원 판결에 불복하면 어디서 다시 재판하나요?

A. 군사법원법 제10조에 따라 서울고등법원이 항소심을 맡고, 그 판결에 대한 상고는 대법원이 심판합니다.

Q. 군에서 조사받으라는 연락을 받았는데 언제 변호사를 선임해야 하나요?

A. 첫 조사 전이 가장 좋습니다. 초병 해당 여부와 폭행 정도에 관한 초기 진술이 이후 죄명과 양형을 좌우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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