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검찰·수사기관을 사칭하거나 투자 리딩방, 대출 상담을 가장해 피해자에게 가상자산 거래소 앱을 설치하게 하고, 돈이 아니라 코인을 사서 보내게 하는 보이스피싱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상담을 하다 보면 “계좌이체가 아니라 코인으로 보냈으니 이미 외국 지갑으로 빠져나갔을 것이다”, “코인은 지급정지도 안 된다고 들었다”며 일찍 포기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이체 직후 몇 시간 안에 어디에 무엇을 신청했는지에 따라 환급 가능성은 크게 갈립니다. 포기하는 동안 사기 일당은 받은 코인을 다른 계정으로 쪼개 보내기 때문입니다.
현행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은 금전뿐 아니라 가상자산의 이전도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로 규정하고, 가상자산거래소를 지급정지 의무가 있는 ‘금융회사등’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다만 모든 코인 피해가 환급되는 것은 아니고, 코인이 어디로 갔는지에 따라 길이 달라집니다.
아래에서는 코인으로 보낸 보이스피싱 피해가 어떤 요건에서 환급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환급이 안 될 때 어떤 수단이 남는지 조문을 중심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현행 법은 코인으로 이전한 피해도 환급 대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돈이 아니라 코인을 보냈다는 사정만으로 환급제도 밖에 놓이지 않습니다.
특별법 제2조 제2호는 전기통신을 이용해 타인을 기망·공갈하여 자금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하는 행위 중 ‘자금을 송금·이체하도록 하거나 가상자산을 이전하도록 하는 행위’를 전기통신금융사기로 정의합니다. 개인정보를 알아내 가상자산을 이전하는 행위, 가상자산이 저장된 수단을 교부받는 행위도 같은 호에 들어 있습니다.
환급의 대상이 되는 ‘피해자산’도 같은 취지입니다. 제2조 제5호는 피해자의 계좌 또는 계정에서 사기이용계좌등으로 송금·이체·이전된 금전 또는 가상자산을 피해자산이라고 정하고, 제6호는 이를 기초로 금융회사등이 피해자에게 지급하는 금전 또는 가상자산을 피해환급자산이라고 정합니다. 즉 환급도 코인 그대로, 혹은 금전으로 받을 수 있게 설계되어 있습니다.
실무에서 가장 먼저 따져야 할 것은 사기범에게 코인이 넘어간 ‘도착지’가 어디인가입니다. 제2조 제4호는 사기이용계좌등을 ‘가상자산거래소가 이용자에게 부여한 고유식별번호’, 즉 거래소 계정으로 정의합니다. 따라서 사기범이 거래소 계정으로 받았다면 지급정지 대상이 되지만, 개인이 직접 관리하는 개인 지갑 주소로 곧바로 빠져나갔다면 법상 지급정지·채권소멸 절차를 그대로 쓰기 어렵고, 그 뒤 거래소 계정으로 흘러 들어간 흔적을 추적하는 수사에 기대야 합니다.
코인으로 보냈더라도 사기범이 받은 곳이 거래소 계정이라면, 특별법상 지급정지와 환급의 틀 안에 있습니다.
2. 이체 직후 거래소와 수사기관에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것이 환급의 출발점입니다
지급정지는 피해자 본인의 신청과 수사기관의 요청, 두 갈래로 작동합니다.
제3조 제1항은 자금을 송금·이체하도록 하거나 가상자산을 이전하도록 한 행위, 또는 개인정보를 알아내 이전한 행위로 피해를 입은 사람이 피해자산을 보낸 쪽 거래소·금융회사 또는 받은 쪽 거래소·금융회사에 지급정지 등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신청을 받은 곳은 다른 거래소로 코인이 넘어갔다면 그곳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급정지를 요청해야 합니다(제3조 제4항).
피해구제 신청이나 수사기관 요청이 있으면 금융회사등은 거래내역 등을 확인하여 사기이용계좌등으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즉시 해당 계정 전부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를 해야 합니다(제4조 제1항). 이 의무를 어겨 이용자에게 손해가 생기면 배상책임도 집니다(제4조 제3항).
한편 가상자산이 저장된 수단(하드웨어 지갑, 시드 구문 등)을 사기범에게 넘겨준 유형이나 피해자 계좌에서 사기범이 직접 출금한 유형은 피해자가 직접 신청하는 대상이 아니라 수사기관이 지급정지를 요청하는 구조입니다(제3조 제2항). 이때 수사기관은 요청한 날부터 대통령령이 정한 기한 안에 피해자와 피해자산을 특정해 금융회사등에 통지해야 하므로(제3조 제3항), 경찰 신고가 늦어지면 지급정지 자체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지급정지는 사기범에게 남아 있는 자산을 묶어 두는 장치일 뿐이어서, 이미 다른 계정으로 흩어진 코인은 그 흐름을 따라 연쇄적으로 정지해 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거래소에 이체한 시각, 상대 지갑 주소, 전송 해시를 최대한 빨리 정리해 제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급정지가 걸린 시점에 사기범 계정에 코인이 남아 있어야 환급이 가능하므로, 신고의 속도가 곧 환급액을 정합니다.
3. 지급정지 이후 채권소멸절차를 거쳐 피해환급자산이 지급됩니다
지급정지 후 2개월 공고 기간이 지나면 사기범 계정의 채권이 소멸하고, 그 범위에서 환급이 이루어집니다.
지급정지가 되면 금융회사등은 지체 없이 금융감독원에 채권소멸절차 개시 공고를 요청하고(제5조 제1항), 금융감독원이 공고를 합니다(제5조 제2항). 명의인의 채권은 최초 공고일부터 2개월이 지나면 소멸합니다(제9조 제1항). 공고 전에 신청하지 못한 피해자도 공고일부터 2개월 이내에는 금융회사등에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6조 제1항).
채권이 소멸하면 금융감독원은 소멸일부터 14일 이내에 피해환급자산을 받을 사람과 액수를 정해 통지합니다. 코인의 경우 제10조 제4항이 환급 방식을 정하고 있습니다.
제10조(피해환급자산의 결정·지급) ④ 제1항에도 불구하고 같은 항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피해환급자산이 가상자산이고 피해자의 요청이 있는 경우 가상자산거래소는 해당 가상자산을 매도한 후 그 대금을 피해자에게 금전으로 지급할 수 있다.
즉 원칙은 가상자산으로 지급하되, 피해자가 요청하면 매도하여 금전으로 받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환급액은 남아 있는 소멸채권의 범위로 제한됩니다. 총 피해액이 소멸채권액보다 크면 소멸채권액에 각 피해자의 피해 비율을 곱한 만큼만 나누어 받고(제10조 제2항 제1호), 그렇지 않으면 피해액 전부를 돌려받습니다. 시세가 변동하는 코인이라는 특성상, 지급정지 시점의 수량과 환급 시점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미리 알아 두어야 합니다.
환급은 전액 보장이 아니라, 지급정지로 묶인 자산이 얼마나 남았는가에 비례해서 정해집니다.
4. 환급이 부족하거나 안 되는 경우에는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를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환급제도는 묶인 자산만 돌려줄 뿐, 부족분은 별도의 형사·민사 절차가 메웁니다.
사기범이 이미 자산을 빼내 지급정지로 묶이는 금액이 적거나, 개인 지갑으로 빠져나갔다면 환급액은 피해액에 못 미칠 수 있습니다. 이때 부족분은 사기범에 대한 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 청구로 다툴 수 있습니다. 환급을 받으면 그 한도에서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하므로(제12조), 이미 받은 환급액은 청구액에서 빠집니다.
주의할 것은 제4조의2입니다. 지급정지가 된 사기이용계좌등에 대해서는 지급정지가 종료되기 전에는 누구든지 손해배상·부당이득반환 소송, 압류·가압류·가처분 신청을 할 수 없습니다(제4조의2 제1항). 지급정지 중인 계정을 직접 가압류하려다 막히는 경우가 있으니, 이 기간에는 환급 절차를 우선하고 소송은 그 이후 부족분을 대상으로 준비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형사적으로는 가상자산을 속여서 이전하게 한 행위도 형법 제347조 사기죄가 문제되며, 사기죄의 법정형은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또한 환급은 피해자 본인에게 책임이 있으면 막힙니다. 제11조는 해당 사기에 공범으로 가담했거나 자신에게 불법원인이 있는 사람, 부당이득을 취한 사람에게는 피해환급자산을 지급하지 않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불법 투자 사이트임을 알고 자금을 넣은 경우에는 환급이 거절될 위험이 있습니다.
환급은 지급정지로 묶인 만큼만 돌려받는 제도이므로, 남은 피해액은 고소와 민사 절차로 이어가야 합니다.
5. 신고부터 환급까지,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이체 직후의 거래 기록 확보가 환급과 수사 모두의 출발점입니다.
코인 보이스피싱 피해는 통상 ①이용 중인 거래소와 상대 거래소에 지급정지 신청, 관할 경찰서(수원 거주자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신고 → ②수사기관의 피해자·피해자산 통지 및 금융회사등의 지급정지 → ③금융감독원의 채권소멸절차 공고와 2개월 경과 후 환급 결정 → ④사기범이 검거되면 수원지방검찰청 송치와 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체 직후 피해자가 챙겨야 할 자료는 다음 순서가 효율적입니다.
이용한 거래소의 입출금 내역 화면과 전송 해시, 상대 주소를 캡처하고 거래소에 지급정지·피해구제를 즉시 신청합니다.
사기범과 주고받은 메신저·문자·통화 기록, 가짜 사이트 주소, 안내받은 앱 설치 화면을 원본 그대로 보존합니다.
경찰서에 신고하고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 거래소·금융회사에 제출해 수사기관 통지가 이어지도록 합니다.
이후 환급 결과를 보고 부족분이 있다면 형사 고소와 민사상 반환청구를 함께 검토해 회수 방안을 정리하게 됩니다.
마치며
코인으로 보낸 피해는 “이미 끝났다”는 생각 때문에 신고가 늦어지고, 그 사이 지급정지로 묶을 수 있던 자산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피해를 입은 입장에서는 감정적인 대응보다 전송 기록과 대화 기록을 정리해 지급정지와 수사 신고를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환급은 묶인 자산의 범위에서만 이루어지므로 첫 단계가 빠를수록 돌려받는 몫이 커집니다.
반대로 사기에 쓰인 계정의 명의인으로 지목된 입장에서도, 코인 입금을 받았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지는 것은 아닙니다. 정당한 권원에 의한 입금이었음을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면 지급정지와 채권소멸절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고(제7조), 거래 경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저는 사기 피해를 입은 분과 계좌·계정이 사기에 이용되어 의심받게 된 분,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초기 대응의 순서와 증거 정리에 따라 결론이 크게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지금 상황이 애매하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업비트 같은 거래소에서 사서 개인 지갑으로 보냈는데도 환급이 되나요?
A. 사기범이 받은 곳이 거래소가 부여한 계정이어야 지급정지 대상이 됩니다. 개인 지갑으로 곧바로 빠졌다면 특별법상 환급이 어렵고, 이후 거래소 계정으로 들어온 경로를 수사로 추적해야 합니다.
Q. 코인 가격이 올랐거나 내렸을 때 환급액은 어떻게 되나요?
A. 환급은 원칙적으로 가상자산 수량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피해자가 요청하면 거래소가 매도한 대금을 금전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제10조 제4항). 매도 시점에 따라 금액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Q. 이체한 지 며칠이 지났는데 지금도 신청할 수 있나요?
A. 신청 자체는 가능하지만 사기범이 이미 자산을 옮겼다면 환급액이 줄어듭니다. 채권소멸 공고가 난 계정이라면 공고일부터 2개월 이내에 추가 피해구제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6조 제1항).
Q. 환급을 받으면 사기범에게 손해배상은 못 받나요?
A. 받은 환급액만큼만 손해배상청구권이 소멸합니다(제12조). 환급되지 않은 부족분은 형사 고소와 민사 청구로 계속 다툴 수 있습니다.
Q. 투자 사이트인 줄 알고 보낸 코인도 환급되나요?
A. 기망으로 이전한 것이면 전기통신금융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다만 불법 도박·투자임을 알고 가담했거나 불법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환급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제11조).
Q.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 변호사부터 만나도 되나요?
A. 가능하지만 지급정지는 시간 싸움이므로 거래소 신청과 신고는 먼저 하시고, 이후 진술 방향과 증거 정리, 부족분 회수 전략을 변호사와 정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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