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서울대] 법무법인 도모 대표변호사 고준용입니다.
최근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을 이유로 성범죄 고소를 당했다가, 수사 끝에 혐의없음이나 무죄로 사건이 정리된 뒤에야 “그때 그 고소는 처음부터 거짓이었다”며 무고를 문제 삼으려는 상담이 부쩍 늘었습니다.
제가 상담한 분들 중 상당수는 “이미 몇 년이 지났으니 시효가 끝났을 것이다”, “무죄가 나왔으니 상대방은 당연히 무고죄로 처벌받는 것 아니냐”는 두 가지 생각 사이에서 흔들리고 계셨습니다. 반대로 고소를 했던 쪽에서는 “오래전 일이고 사건도 끝났으니 이제 아무 일 없을 것”이라고 안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두 안심 모두 실제 법리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무고죄는 허위 신고가 접수된 때로부터 공소시효 10년이 진행되는 범죄이고, 성범죄 사건이 무죄로 끝났다는 사실만으로 곧바로 성립하는 범죄도 아닙니다. 몇 년 전 일이라도 고소가 가능한 경우가 있고, 시간이 지났다는 이유로 오히려 증명이 어려워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에서는 허위 성범죄 고소가 몇 년이 지난 뒤에도 무고죄로 고소될 수 있는지, 시효는 언제부터 계산하는지, 무고가 인정되려면 무엇을 입증해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 무고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므로, 몇 년 지났다는 이유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무고죄는 형법 제156조의 범죄이고, 법정형이 10년 이하 징역이라 공소시효가 10년입니다.
형법 제156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사람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성범죄로 고소하는 행위도 수사기관에 대한 신고이므로, 그 내용이 허위라면 이 조항의 적용 대상입니다.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이 법정형의 무게에 따라 나눕니다.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죄는 시효가 10년이고, 장기 10년 미만이면 7년입니다. 무고죄의 징역형 상한은 ‘10년 이하’, 즉 장기가 10년이므로 ‘10년 미만’이 아니라 10년 시효 구간에 들어갑니다. 많은 분이 “5년이면 끝난다”, “7년이면 끝난다”고 알고 계시지만, 무고죄는 그보다 깁니다.
그래서 허위 성범죄 고소가 3년 전, 5년 전, 8년 전에 있었더라도 아직 시효가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시효가 완성되면 검사가 공소를 제기할 수 없어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되지만, 그 전이라면 몇 년이 지났다는 사정은 수사 개시를 막는 사유가 아닙니다. 다만 시간이 길수록 증거가 사라진다는 현실적인 부담은 뒤에서 다루겠습니다.
무고죄는 공소시효가 10년이어서, 몇 년 전 일이라는 이유만으로 무고 고소가 불가능해지지 않습니다.
2. 시효는 사건이 끝난 날이 아니라 허위 고소장이 접수된 날부터 계산합니다
시효의 기산점은 허위 신고가 수사기관에 도달한 때이고, 성범죄 재판이 끝난 때가 아닙니다.
형사소송법 제252조 제1항은 시효를 범죄행위가 종료한 때부터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무고죄는 허위 사실의 신고가 수사기관에 도달한 때 범죄가 성립하고 종료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판례와 실무의 입장입니다. 따라서 시효의 출발점은 허위 고소장을 접수하거나 허위로 진술한 날이고, 그 고소로 시작된 성범죄 사건이 불기소나 무죄로 끝난 날이 아닙니다.
이 점에서 가장 많이 틀리는 경우가 둘 있습니다. 첫째는 성범죄 사건이 3년 전에 무죄로 확정되었으니 그로부터 10년이라고 계산하는 경우입니다. 실제로는 그 사건을 시작시킨 고소장 접수일부터 계산하므로, 수사와 재판에 걸린 기간만큼 남은 시효가 줄어들어 있습니다. 둘째는 고소인이 수사 중 진술을 여러 번 바꿨을 때, 마지막 진술일을 기산점으로 잡으려는 경우입니다. 추가 진술이 새로운 허위 신고로 평가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고, 최초 고소의 시효는 그대로 흘러갑니다.
시효가 정지되는 경우는 한정적입니다. 형사소송법 제253조에 따라 공소가 제기되면 시효 진행이 멈추고, 범인이 형사처분을 면할 목적으로 국외에 있는 기간에도 정지됩니다. 이 사정이 없다면 날짜는 단순하게 흘러갑니다. 몇 년 전 일인지 따질 때에는 사건번호가 아니라 고소장 접수일이 적힌 사건기록을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시효 계산의 출발점은 허위 고소장이 접수된 날이고, 고소 때문에 시작된 성범죄 재판이 끝난 날이 아닙니다.
3. 성범죄 무죄가 곧 무고는 아니며, 고소인이 허위임을 알고 신고했다는 점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무고죄의 핵심은 신고 내용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고, 신고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고의입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무죄나 혐의없음이 나왔다는 것은 검사가 범죄를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하지 못했다는 뜻이지, 고소인의 진술이 허위라고 확정되었다는 뜻이 아닙니다. 법원은 무고죄에서 신고 사실이 허위라는 점과 신고자가 허위임을 알면서 신고했다는 점을 모두 별도로 증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신고자가 진실이라고 믿고 신고했다면, 결과적으로 사실과 달라도 무고의 고의가 없는 것입니다.
형법 제156조의 조문 자체가 이 구조를 보여 줍니다.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공무소 또는 공무원에 대하여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형법 제156조).
또 하나 중요한 법리는 허위의 정도입니다. 신고 내용 중 일부가 과장되었거나 세부가 틀렸다는 정도로는 부족하고, 허위인 부분이 범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줄 만한 핵심이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성범죄가 있었던 날짜나 장소를 착각한 정도는 무고가 아니지만, 실제로는 합의하에 있었던 관계를 강제추행이나 강간으로 꾸며 신고했다면 핵심이 허위입니다.
실무에서는 고소인 진술이 수사 단계마다 달라졌는지, 객관적 증거와 정면으로 충돌하는지, 고소를 하게 된 별도의 동기가 있었는지를 함께 봅니다. 금전 요구, 합의금 제안, 이별 직후의 보복 정황, 고소 전후의 대화 내용이 대표적인 정황입니다. 이런 정황이 없이 무죄 판결문만으로는 무고 고소가 불기소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고는 ‘무죄였다’가 아니라 ‘허위임을 알고도 신고했다’를 증명해야 성립합니다.
4. 시간이 지날수록 증거가 사라지므로, 확보 가능한 자료의 종류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시효보다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몇 년 전 자료가 아직 남아 있는지입니다.
무고를 입증하는 가장 강한 자료는 고소 내용과 정면으로 어긋나는 객관적 기록입니다. 고소인이 주장한 시각과 장소에 실제로는 다른 곳에 있었음을 보여 주는 결제 내역, 교통카드, 통화 위치, 출입 기록이 그렇습니다. 사건 전후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호감이나 일상적 연락이 이어지고 있었다면 고소 내용의 신빙성을 흔드는 자료가 됩니다.
그런데 통신사 통화·문자 기록은 보관 기간이 정해져 있고, 건물 CCTV는 대부분 수개월 안에 삭제됩니다. 몇 년이 지난 뒤에는 이런 자료를 새로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미 성범죄 사건이 진행되었다면, 그 사건의 수사기록과 재판기록에 이미 첨부된 자료를 활용하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불기소 사건기록은 열람·등사가 가능한 범위가 제한되지만, 재판이 열렸다면 판결문과 증거목록, 증인신문조서가 큰 자산이 됩니다.
무고죄의 양형도 사안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신고로 상대방이 구속되거나 기소되어 재판을 오래 받았다면 책임이 무겁게 평가되고, 반대로 신고 직후 곧바로 취소되었다면 가볍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한편 형법 제157조는 신고한 사건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하도록 정하고 있으므로, 고소인 입장에서는 확정 전이라는 시점이 중요합니다. 이미 확정된 뒤라면 이 감경 규정은 적용받을 수 없습니다.
민사상으로도 별개의 길이 있습니다. 허위 고소로 정신적 고통과 변호사 비용 등 손해를 입었다면 불법행위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민법 제766조에 따라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 불법행위일부터 10년의 기간 제한이 있습니다. 형사와 달리 3년이라는 짧은 기간이 있으므로, 무고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효가 남아 있어도, 몇 년 전 자료가 남아 있지 않으면 무고 입증은 급격히 어려워집니다.
5. 무고 고소는 이런 순서로 준비하고 진행합니다
고소 전에 시효 잔여일과 확보 가능한 자료를 먼저 확정해야 합니다.
무고 사건은 통상 ①관할 경찰서(수원 지역이라면 수원남부·수원중부경찰서 등)에 무고 고소장 접수 → ②고소인·피고소인 조사와 원래 성범죄 사건 기록 대조 → ③검찰(수원지방검찰청)의 송치 및 처분 → ④기소 시 법원(수원지방법원) 재판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무고는 친고죄가 아니므로 고소 기간의 제한이 없고, 오직 공소시효만 따지면 됩니다.
몇 년 전 일을 두고 무고 고소를 고려하고 있다면 아래 순서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최초 허위 고소가 접수된 날짜를 사건기록이나 사건사무 확인서로 확인하고, 그날부터 10년의 시효가 남아 있는지 계산합니다.
성범죄 사건의 불기소 결정서 또는 판결문을 확보해, 어떤 이유로 혐의없음이나 무죄가 되었는지, 고소인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어떻게 판단했는지 확인합니다.
고소 내용과 어긋나는 객관적 자료(대화 내역, 결제·위치 기록, 고소 전후 연락 내용)를 정리해 허위의 핵심과 고소인의 인식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 검토합니다.
이러한 자료를 바탕으로 형사 고소와 민사 손해배상 청구를 함께 검토하면, 시효와 증거 사정에 맞춰 순서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고소를 했던 쪽이라면 확정 전 자백 감경 규정이 적용되는 시점과 현재 단계를 먼저 점검해야 합니다.
마치며
허위 성범죄 고소 문제는 “이미 지난 일을 다시 꺼내는 것 같아서”, 혹은 “이제 와서 문제될 리 없다”는 생각 때문에 대응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효는 사건이 끝난 날이 아니라 고소가 접수된 날부터 조용히 흘러가고 있습니다.
억울하게 성범죄 고소를 당했던 입장에서는 무죄 판결문이 있다는 사실보다, 그 고소가 허위임을 알고 한 것이라는 점을 뒷받침할 자료가 남아 있는지가 먼저입니다. 시효 잔여일을 확인하고 증거를 정리할수록 선택지가 넓어집니다.
반대로 몇 년 전 고소를 했던 입장에서도 “사건이 끝났으니 괜찮다”는 판단은 위험합니다. 무고의 시효는 10년이고, 사건 확정 전이라는 시점이 형 감경 여부를 가르기도 합니다.
저는 성범죄 사건에서 고소를 당한 쪽과 고소를 한 쪽 양쪽 사건을 모두 다뤄온 변호사로서, 날짜 하나와 자료 하나에 따라 결론이 완전히 달라지는 것을 여러 번 보아 왔습니다.
시효가 남아 있는지, 지금 어떤 선택이 가능한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는 마지막 지점에서, 고준용 변호사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허위 성범죄 고소가 7년 전 일인데 무고죄로 고소할 수 있나요?
A. 가능할 수 있습니다. 무고죄의 공소시효는 10년이고, 허위 고소장이 접수된 날부터 계산합니다. 7년 전이라면 남은 기간이 3년 정도이므로 서둘러야 합니다.
Q. 성범죄 사건에서 무죄가 확정되면 고소인은 자동으로 무고가 되나요?
A. 아닙니다. 무죄는 증명 부족일 수도 있습니다. 무고는 신고 내용이 핵심에서 허위이고 신고자가 허위임을 알았다는 점이 별도로 입증되어야 성립합니다.
Q. 시효는 무죄 판결이 확정된 날부터 10년인가요?
A. 아닙니다. 허위 신고가 수사기관에 접수된 날부터 계산하므로, 성범죄 수사와 재판에 걸린 기간만큼 이미 시효가 흘러간 상태입니다.
Q. 고소 내용이 일부만 거짓이어도 무고가 되나요?
A. 허위인 부분이 범죄 성립 여부에 영향을 줄 핵심이어야 합니다. 날짜나 장소의 사소한 착오, 단순 과장 정도는 무고로 보기 어렵습니다.
Q. 무고죄로 형사처벌 외에 손해배상도 받을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허위 고소로 입은 정신적 손해와 변호사 비용 등을 불법행위로 청구할 수 있고, 손해와 가해자를 안 날부터 3년이라는 기간 제한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Q. 제가 몇 년 전 고소했던 사건인데, 지금이라도 취하하면 괜찮을까요?
A. 이미 재판이 확정되었다면 형법 제157조의 감경·면제 대상이 아닙니다. 고소 취소가 무고 성립 자체를 없애지도 않으므로, 현재 사건 단계에 따라 대응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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